수원에 거주하는 양모(68세, 여)씨는 척추관협착증을 진단 받은 환자로 허리와 엉치통증이 있을 때 마다 근처 병원에서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으며 참고 견디면서 지냈다. 그러다가 3개월 전부터 밤마다 다리 저림이 심해 밤새 뒤척이는 날이 많았다. 추석을 앞두고 딸과 함께 시장을 가려고 나섰지만 100m도 걷지 못하고 주저앉자 놀란 딸이 어머니를 데리고 급하게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오래 전,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 받았지만 고령의 나이와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최근, 중증의 척추관협착증도 비수술 치료처럼 절개를 하지 않지만 효과는 수술처럼 비슷한 ‘내시경 척추관 성형술’이 있다는 말을 듣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내시경 척추관 성형술’ 절개 없이 근본적인 치료 가능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은 뼈가 노화하기 시작하면서 그로 인해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증상에 따라 치료를 단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초기에 발견한다면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한다. 보존적 치료를 3개월 이상 받아도 호전 되지 않거나, 허리∙엉치 통증 정도만 있고 어느 정도 보행이 가능한 경우에는 통증완화 만으로도 일상생활이 크게 개선되기 때문에 비수술적 치료인 ‘풍선확장술’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퇴행성 질환이라는 것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심화되기 때문에 보존요법이나 ‘풍선확장술’ 같은 비수술 시술로는 낫지 않는 경우가 있다. 다리의 감각이상이나 배뇨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수술 대부분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절개 부위에 흉터가 남아 고령의 환자, 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수술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내시경 척추관 성형술은 단 7mm의 두 개의 구멍을 뚫어 한 쪽은 내시경, 다른 한쪽에는 수술기구를 삽입한 후 내시경으로 보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조직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구멍만 뚫기 때문에 정상 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고 합병증이 적다. 또한, 수술시간도 30분 내외로 회복이 빠르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바늘을 찔러서 치료하는 의미의 경피적 시술이기 때문에 비수술에 가깝지만, 치료결과는 현미경수술처럼 신경을 누르는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접근이 어려운 위치에서도 가능한 ‘내시경 척추관 성형술’
내시경 치료는 다양한 진료 분야에서 비수술적 치료로 적용돼 왔다. 허리디스크에는 부분적으로 내시경을 활용해 좋은 효과를 얻었다. 꼬리뼈에 한 개의 구멍만 뚫어 내시경으로 보면서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를 직접 제거해 통증을 해소시켜 준다. 이 시술은 허리뼈 제3-4번, 4-5번 사이의 디스크 탈출증에는 효과가 크지만, 나머지 접근이 어려운 위치에 터진 허리디스크나 중증의 척추관협착증, 척추불안정증 등은 치료가 어렵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인대나 뼈가 두꺼워지거나 탄력을 잃은 디스크의 간격이 좁아진 경우, 척추뼈가 불안정해 신경통로가 좁아진 경우 등 그 원인과 발생 위치가 매우 다양하다. 때문에 수술기구의 접근이 어렵고 직접적으로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절개법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내시경 척추관 성형술’은 작은 구멍을 두 개만 뚫기 때문에 척추관협착증 외에도 접근이 어려운 위치에서 디스크가 심하게 탈출해도 시술을 할 수 있다. 또한, 척추전방전위증, 척추분리증, 척추불안정등 등 척추 유합술이나 나사못 고정이 필요한 경우에도 총 4개까지 구멍을 뚫어 치료가 가능하다.
기존의 현미경 수술의 5배율보다 20배율의 내시경으로 보기 때문에 시야확보가 좋아 정밀도가 높다는 것이 이 시술의 장점이다. 시술의 간편성과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 해 회복이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① C-arm 영상을 통해 병소의 위치를 확인한다. | ② 등쪽에 직경 7mm정도되는 두개의 구멍을 2~3cm 간격을 두고 내서 위쪽에는 내시경 장비, 아래쪽에는 수술도구를 위치한다. | ③ 내시경을 보면서 드릴 또는 레이저로 좁아진 신경통로의 원인이 되는 요소를 제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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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술 전후 MRI
등 쪽의 후관절부위와 신경통로 사이에 위치한 황색인대가 퇴행으로 인해 두꺼워져 신경을 압박하고 있으며, 내시경척추관성형술로 비후한 황색인대만 선택적으로 제거해 신경통로를 넓혀줬다.
수술 전 |
수술 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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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 윌스기념병원 전문의 엄진화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