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가 좁아지다 실명에 이르는 녹내장 환자가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002년 20만 7000명에서 2009년 40만 1000명으로 증가했으며 연령별로는 80대 이상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70대, 60대 순이었는데, 최근에는 20대에서 40대 사이에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2009년 발생한 70만 명의 실명의 실명환자 가운데 33%가 녹내장이었다. 하지만 그에 비해 녹내장에 대한 정보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며, 2009년 한해 동안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40만 명 정도로 전체 환자의 20%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80%는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 80-90% 이상 손상될 때까지 증상 없어
녹내장이란 눈 속에 있는 각막과 수정체의 영양을 공급 하는 ‘방수’라 불리는 액체가 정상적으로 흘러가지 못해 눈 안의 압력(안구내의 정상안압: 12-21mmHg)이 올라감으로써 시신경을 손상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녹내장의 뚜렷한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령(40세 이상), 인종적 특성, 가족력(유전), 고도근시, 당뇨병, 고혈압 등의 전신질환, 편두통, 장기간 스테로이드 점안약을 투여한 경우 등이 발병 위험인자들이다. 특히 가족력의 경우 부모가 녹내장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녹내장 발병 확률이 2~3배 높고, 형제가 녹내장 환자면 5~7배 높다.
녹내장은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녹내장의 경우, 갑작스런 안압 상승으로 인해 구역질,구토,두통,안통,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녹내장은 만성으로 서서히 진행하고 중심시력보다 주변시력을 담당하는 시신경이 먼저 손상되기 때문에 병의 초기 및 중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위험하다. 녹내장을 ‘소리 없는 실명’이라 부르는 이유다. 말기에는 터널 속에서 밖을 보듯 주변시야가 좁아져 중심부만 보이게 되는데 환자가 이런 정도의 시야 손상을 느낄 정도면 이미 시신경이 많이 손상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 증상을 느낄 때는 손상 심각, 정기 검진만이 최상
녹내장의 예방은 정기적인 안과검진이 최선이다. 특히 40대 이상은 녹내장 고위험군으로 연 1회 이상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다. 젊은 층이라도 녹내장 발병 위험인자가 있으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시신경 손상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장비들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발견 후 지속적인 치료로 녹내장에 따른 실명확률을 낮출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미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어렵다. 따라서 손상되지 않은 시신경을 보전하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다. 치료는 안약, 약물복용, 레이저수술 등의 방법으로 안압을 조절하여 시신경의 장애를 최소화한다. 주로 약물치료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녹내장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일생 동안 관리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약물치료는 규칙적으로 지속되어야 효과적이다. 증상이 안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치료를 중지하면 다시 나빠질 수 있다.
약물치료에 부작용이 있거나 약물만으로 안압을 충분히 떨어뜨릴 수 없는 경우엔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하게 된다. 최근에는 레이저의 발달로 녹내장 수술의 많은 부분을 레이저로 대치하여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그러나 100% 완치되는 것은 아니며 수술 후에도 안압 재상승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으로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녹내장 예방 생활수칙으로는 금연, 카페인 음료 절제, 물구나무서기와 같이 머리로 피가 몰리는 자세 피하기, 윗몸 일으키기와 같이 복압을 증가시키는 자세 피하기 등이다. 또 어두운 곳에서 TV 시청과 독서, 컴퓨터 사용을 오랫동안 하지 말아야 하며 한번에 물을 많이 마시지 않고 넥타이 느슨하게 매기 등은 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