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만 되면 회사에 출근도 못하고 3일간을 앉아있거나 누워만 있어야 할 정도로 배가 정말 아픕니다. 매달 돌아오는 생리기간이 무서워요.”
“생리통이 심해서 학교에서 쓰러진 적도 있어요. 신경이 예민해져서 가만히 있어도 짜증나고 화가 나서 친구에게 괜한 트집을 잡기도 해요. 왜 그럴까요?”
간혹 심한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여학생과 젊은 여성들의 상담을 받는다. 우리나라 여성들, 특히 나이가 어리거나 미혼인 여성들은 대부분 산부인과 찾는 것을 꺼리는데, 이렇게 먼저 찾아오는 분들이 필자는 무척 반갑다. 생리는 여성의 중요한 생식기관인 자궁과 관련이 깊은 여성의 건강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평소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생리통 증상에 관심을 갖고 내 몸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려는 모습은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참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여성에게 생리는 월례행사이다. 하지만 생리기간마다 괴로운 여성들이 많다. 한 달에 한번 ‘그날’마다 전체 가임기 여성의 약 75% 정도가 한 번씩은 다 생리통을 경험하고, 2명중 1명꼴은 생리가 시작되기 4~5일 전부터 소위 말하는 월경전증후군까지 겪고 있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여성에게 골칫거리인 것이다.
여성마다 겪는 생리통의 증상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두통, 요통, 하복통, 근육통, 유방통, 체중증가 등의 신체적인 증상을 비롯하여, 이유모를 피곤함과 무력감, 집중력 저하, 우울함, 적개심 등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해진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 호르몬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생리통은 원인에 따라 크게 원발성 생리통과 속발성 생리통 2가지로 나뉜다.
원발성 생리통은 뚜렷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생리통으로, 주로 10, 20대 초반에 많이 나타난다. 흔히 복용하는 진통제나 항프로스타글란딘제를 통해 쉽게 개선이 가능하며, 극심한 다이어트나 심한 운동, 스트레스 등 평소 생활습관과도 연관이 있기에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생활, 규칙적인 생활 유지를 한다면 생리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 원발성 생리통은 임신이나 출산 후에 자연스럽게 없어지기도 한다.
속발성 생리통은 자궁 등 생식기관의 이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주로 자궁내막증이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산부인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우선이다. 생리양이 급격히 늘었다거나 생리주기가 짧고 기간이 길어지는 등의 생리불순 현상이 생리통과 함께 일어난다면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골반염과 같은 자궁질환까지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하복부 등의 가벼운 통증을 넘어 경련성 동통, 구토, 설사, 어지럼증, 혼절 등을 경험한다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산부인과에서는 생리주기에 따라 주기적인 통증이 동반됨을 확인하고, 내진, 골반초음파, 자궁경 등의 검사를 통해 속발성 생리통을 진단한다. 원인 진단이 되면 그 원인에 따라 여성의 연령이나 임신계획여부 등을 고려하여 골반장기의 기질적인 요인을 치료하게 된다.
생리통은 과거의 자세한 병력이나 문진, 혈중 호르몬 측정,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원인 진단을 하면 그 인자를 치료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혼자서 괴로워하기보다는 주저 없이 산부인과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
이윤진산부인과 이윤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