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던 한파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눈이 내리면서 겨울철 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겨울에는 특히 건강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낮은 기온 탓에 심혈관질환이나 피부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추운 날씨에 잘못된 건강 상식 탓에 건강을 해치는 사람들이 있다. '술을 마시면 몸이 따뜻해진다'는 속설 탓에 한파에도 과도한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추운 겨울철 음주는 저체온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심한 경우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부정맥이 생겨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음주와 체온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아본다.
우선 술을 마시면 체온 상승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혈액이 피부 표면으로 몰려들어 피부가 뜨거워지는 등 체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체온이 올라가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피부를 통해 열이 발산되기 때문에 다시 체온이 떨어진다. 이 과정에서 음주 탓에 체온이 정상 수준보다 더 낮아져 35ºC이하로 떨어지면 저체온증이 발생한다. 우리 몸은 시상 하부와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 신경계를 통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데, 술을 마시면 중추신경계의 기능이 떨어져 체온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 술을 마시면 추위를 피해야 한다거나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판단력이 떨어져 저체온증 위험이 더욱 커진다.
따라서 겨울에 음주를 할 때는 우선 취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과음을 하고 추운 장소에서 잠이 드는 것이 저체온증의 가장 위험한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만일 과음을 한 사람이 심하게 몸을 떨면서 의식이 없거나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한다면 저체온증을 의심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저체온증 환자가 발생하면 우선 따뜻한 음료를 마시게 하고, 외투나 담요를 덮어 체온을 높여주는 것이 좋다. 만일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황이라면 음료를 제대로 삼키지 못할 수 있으므로 억지로 음료를 마시게 하지 말고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