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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빠! 햄이 비를 맞으면? 습햄(스팸)! 재밌지, 재밌지? 푸하하하!”최근 아재 개그에 빠져있는 초등학교 3학년 막내 아이가 내가 답을 할 시간도 주지 않고 자문자답에 이은 웃음으로 마무리한다. 나도 그냥 웃으며 끝내면 좋을 텐데, 눈치 없는 입술이 움직인다.“스팸은 햄이 아닌데?”“햄이야!”“아니야.”“아빤, 이상해!”(미안하다, 아들아. 아빠 T인가봐.)스팸. 한국인의 소울푸드 중 하나에 해당하는 식품이 아닐까? 흰 쌀밥에 올라간 짭조름한 분홍색 스팸.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그런데 스팸은 무엇일까?어린 시절의 나는 스팸이 햄이라고 철썩 같이 믿었다.(사실 스팸 말고는 딱히 햄이라고 할만한 것도 없었다.) 그런데 스팸이 사실은 햄이라고 할 수 없단다. 차라리 소시지에 더 가깝다고 한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은 말. 원래 비닐 같은 껍질이 있고 길쭉하게 생긴 것이 소시지, 반대로 넙데데하게 생긴 것이 햄 아닌가? 넙데데한 스팸은 당연히 햄이라고 생각할 수밖에.그런데 외국에 나가서 접해본 소시지는 항상 껍질이 있지도 않았고, 길쭉하게 생기지도 않았다. 우리나라 모 패스트푸드 식당의 소시지 머핀에 있는 소시지만 해도 그렇다. 얼핏 보면 햄버거 패티처럼 생겼다. 그런데도 소시지란다.사실 소시지와 햄의 구분에서 가장 결정적인 기준은 고기의 분쇄 여부라고 한다. 햄은 고기 덩어리 자체를 절이거나 훈제를 해서 만드는 것이고, 소시지는 고기를 갈아서 케이싱(비닐 껍질 같은 것)에 넣어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케이싱 없이 패티처럼 사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고기를 갈아 만든 스팸은 햄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존재가 된다.맛있으면 됐지, 햄인지 소시지인지가 뭐가 중요한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햄인 듯 소시지인 듯한 스팸의 정체를 들으면 뭔가 마음이 불편해 할 것이다. 어떤 사물을 특정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우리 지각·인지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인간의 지각·인지 시스템이 갖는 궁극적 목표는 주변 환경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 어두운 숲을 걸어간다고 생각해보자. 뭔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린다면 공포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그 소리의 정체가 새끼 길고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안심이 된다. 혹시 소리의 정체가 호랑이라면 난감한 상태가 되겠지만, 그래도 정체를 모를 때보다는 낫다. 대상을 알면 확실한 대응 전략(도망을 간다던가, 죽은 척을 한다던가, 아니면 떡을 하나 던져준다던가)이라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있다. 그 모든 것들을 각각 세세하게 처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범주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하나의 사물을 더 큰 범주로 구분해 관리한다.예를 들어, 무지개를 생각해보자. 모든 독자들이 알고 있듯 무지개는 빨주노초파남보 7개 색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실제 무지개는 7개 색이 아닌, 380nm에서 750nm에 걸친 스펙트럼이다. 그 안에서 색과 관련된 파장이 연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무지개에는 수만 가지의 색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스펙트럼을 7개의 색으로 범주화시켜 받아들인다. 이런 것을 범주화 지각이라고 한다.범주화 지각을 하면, 하나의 범주로 묶인 개체끼리는 더 유사하게 지각을 하고, 다른 범주에 묶인 개체들은 더 차이가 나도록 지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아래의 그림을 통해서도 쉽게 경험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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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에 대한 기성세대의 인식은 점점 더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자주 듣는 말들이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이기적이다. 자기밖에 모른다. 예의도 없고, 책임감도 부족한데 요구 사항만 많다" 이런 반응은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실망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하지만 과연 이 친구들이 정말로 형편없는 세대일까? 그렇다면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한 번쯤 생각해본 적 있는가? 혹시 문제는 이들 세대가 아닌, 그들이 처한 환경과 배경에 있는 것은 아닐까? 기성세대, MZ세대, 그리고 우리 사회가 다 같이 놓친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함께 짚어보려 한다.◇9시 출근이라면서, 9시 출근했더니 일찍 좀 다니라고?질문을 하나 던져보겠다. 회사의 정해진 출근 시간이 아침 9시라면, 직원이 딱 9시에 출근하는 것은 늦은 것일까, 아니면 정시에 도착한 것일까? 혹은 매주 수요일 아침 9시에 전체 회의가 있는 회사에서, 직원이 9시에 맞춰 출근했다면 이것은 늦은 출근일까?기성세대와 MZ세대는 이 질문에 서로 상반된 답을 내놓았다. 많은 기성세대는 출근 시간이 9시라면 준비를 마친 상태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9시 이전에 도착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MZ세대는 회사 규정이 9시라면 그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그뿐만 아니라, MZ세대는 회사가 9시에 출근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회의 시작을 9시로 잡는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 차이는 단순한 출근 시간 문제가 아니다. 개인과 집단의 가치를 바라보는 인식 차이가 숨어 있는 셈이다. 이렇게 작은 차이에서 시작된 세대 간 갈등이 실은 더 큰 시각 차이의 단초일 수 있다.◇기성세대와 MZ세대, 같은 나라의 다른 문화기성세대와 MZ세대의 갈등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장소는 어디일까? 아마도 직장일 것이다. 직장에서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를 보며 답답함을 느낀다. “업무가 다 끝나지 않았는데 퇴근 시간이 되었다고 칼같이 퇴근한다” “회식을 잡아도 개인 약속이 있다며 나오지 않는다”는 식이다. 반대로 MZ세대도 직장 내 기성세대에 대해 불만이 적지 않다. “왜 퇴근 후에도 술자리를 강요하는가?” “업무 시간 내에 끝낼 수 없는 과중한 업무를 직원에게 배정해 놓고 야근을 당연하게 여기는가?”이런 상황에서 기성세대는 MZ세대가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이라며 비판한다. 반면 MZ세대는 기성세대가 ‘꼰대’라며, 본인의 삶과 시간을 지키려는 자신들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세대 간의 이러한 상반된 인식이 갈등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이 문제의 핵심은 개인의 가치와 집단의 가치를 얼마나 중시하는가에 대한 차이에서 비롯된다. ◇노력하면 성공한다? 나때는 말이야!그렇다면 왜 MZ세대는 개인의 가치를 더욱 소중히 여기는 것일까? 지금의 30대 후반과 40대 이상인 기성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열심히 공부하면 성공한다" "좋은 대학에 가면 미래가 보장된다"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입사하면 성공한 인생이다"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다. 이는 그들 세대의 성공 방정식이기도 했다. 이 공식을 따른 이들은 사회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지만, 현재 MZ세대가 이 공식을 그대로 적용하려 하면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취업 시장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연봉 상승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서울의 아파트 값은 젊은이들의 주머니 사정과는 너무나도 멀어져 있다.MZ세대는 ‘N포 세대’라는 별칭을 가진다. 연애, 결혼, 출산 등 인생의 중요한 요소들을 포기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본의 ‘사토리 세대’, 중국의 ‘탕핑족’처럼 전 세계적으로 MZ세대는 기존의 성공 공식을 따르기 어려운 환경 속에 놓여 있다.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사회적 변화 속에서 MZ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게 된 것이다.◇비교와 기대 속에 갇힌 젊은 세대오늘날 MZ세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남들의 위치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된다. SNS에는 여행, 고급 음식, 아름다운 일상이 가득하다. 자신은 아침 일찍 일어나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데, 누군가는 해외의 휴양지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즐기는 모습을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 결과는 불안감과 좌절감이다.“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나만의 기준을 세워라”라는 말은 쉽다. 하지만 남들과의 비교에서 자유롭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비교와 기대 속에 갇힌 MZ세대는 종종 좌절감을 느낀다. 자신이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에 더 집중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불행감을 키워가게 된다. 남들보다 조금 더 나은 삶을 꿈꾸던 젊은 세대는, 이젠 다른 사람의 삶에 휘둘리며 자신을 잃어가는 것이다.◇기성세대가 함께 알아야 할 것들기성세대도 젊은 세대의 이러한 좌절감과 무력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기성세대에게는 당연했던 가치가 MZ세대에게는 다른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한때는 미래의 성공을 향해 달리던 기차가 어느새 빠르게 사라졌다. 하지만 기성세대는 여전히 그 기차가 남아 있다고 믿으며 젊은 세대에게 똑같은 성공 공식을 권하곤 한다.2030세대가 무기력하게 느껴질지라도, 이는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한 고민의 과정일 수 있다. 지금의 청년들은 정해진 틀에 맞춰 나아가기보다는 스스로의 삶을 선택해 나가려는 의지가 강하다. 기성세대가 이들을 문제 삼기보다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방식을 찾아가려는 그들의 여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포기하지 않는 선택의 힘마지막으로 MZ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남들과 비교하면서 불행해지지 말았으면 한다. 기성세대가 세운 기준에 스스로를 맞추기보다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면서 자기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N포 세대’라는 말에 지레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선택과 기회를 마주하면서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포기는 실패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맞는 삶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기성세대와 MZ세대는, 결국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소통과 이해의 틀 속에서, 세대 간의 편견을 넘어 각자의 시각을 존중하고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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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났다. 수능 날 긴장하지 않고 제 실력을 발휘해야 하므로, 해마다 수험생을 둔 부모들은 한의원을 찾아와 총명탕이나 총명공진단, 우황청심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요즈음에는 TV광고의 영향인지 천왕보심단을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수험생 대표 한약인 우황청심원은 청심(淸心)이라는 말에서 원래의 효과를 짐작할 수 있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는 심(心)을 심장과 뇌의 기능을 모두 주관하는 의미로 쓰여왔다. 즉 청심(淸心)은 심열(心熱), 뇌의 열을 꺼트린다는 의미로서 과거에 우황청심원은 뇌졸중 급성기의 반신불수, 정신혼미와 같은 상황에서 구급약으로 사용해 왔다. 그래서 원방 우황청심원의 처방 구성을 보면 우황뿐 아니라 사향, 서각, 석웅황, 경면주사(법제를 통해 수은 성분을 날린)등 희귀하면서도 강력한 약리효과를 내는 한약재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그 중에서도 처방 이름에 들어갈 정도인 우황은 소의 담석을 의미하는데, 소에 담석이 생기면 소가 난폭해지고, 이 담석을 토해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것에 착안하여 우황을 신경안정 작용에 쓰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우황은 신경계에 작용하여 진정, 항-대뇌허혈효과와 기억력 개선에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심근 혈관형성을 촉진하고 항-고혈압 작용도 하는 것이 밝혀져 이름 그대로 청심(淸心)에 뛰어난 효과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우황청심원은 중요한 순간을 앞둔 긴장된 상태에서 복용해도 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한의원에서 처방되거나 약국에서 판매하는 우황청심원은 긴장된 상태의 신경안정을 위해 복용해도 된다.원방과 비교하여 서각이나 주사와 같은 강력한 약리효과를 내는 한약재를 넣지 않고, 우황과 사향의 경우에도 너무 비싸 함량이 원방보다 적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현재 실제로 처방되는 우황청심원은 원래의 우황청심원보다 훨씬 순한 효과를 가지게 되었고 점점 신경 불안 증상에 사용할 수 있는 약으로 변해왔다.다만 그렇다고 하여 신경불안증상이 있는 환자가 우황청심원을 다른 한약처럼 매일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우황청심원은 어쨌든 허한 사람보다는 심열(心熱) 증상이 갑자기 확연하게 생겼을 경우에 복용하는 약이기 때문에 평소 심약하다는 사람은 맞지 않기 때문이다.또한 만약 한 번도 우황청심원을 복용해 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중요한 일을 앞두고 당일에 갑자기 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신경안정 효과가 너무 강한 나머지 졸음이나 두통,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날 전에 최소한 2-3회 정도는 미리 복용해보는 것이 좋다.평소 심약하다는 말을 잘 듣거나 만성적인 신경불안, 불면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우황청심원보다 천왕보심단을 꾸준히 복용하거나 중요한 날을 앞두고 미리 복용하는 것이 맞다.천왕보심단은 보심(補心)이라는 말에서 우황청심원과 차이가 있다. 말 그대로 심(心-심장 뿐 아니라 뇌의 정신활동을 포함)을 보하는 처방이기 때문에 소위 허한 사람이나 만성 신경불안 환자에게 더 잘 맞는 신경안정제라고 할 수 있으며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 하에 우황청심원과 달리 꾸준히 복용해도 좋다. 그렇기에 우황청심원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날을 앞둔 경우에는 최소한 일주일에서 열흘 전부터 복용하는 것이 중요한 날을 망치지 않는 안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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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인생에서 힘든 순간을 겪습니다. 때로는 그 무게가 너무 커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느껴질 때가 있죠. 특히 자살 충동은 예상하기 어려운 순간에 쌓여왔던 감정이 폭발하면서 찾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살예방 핫라인'은 그런 순간에 당신을 도와주는 중요한 안전망입니다. 당신이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따뜻한 도움의 손길입니다.자살예방 핫라인이 우리에게 실제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한 사람의 경험을 들여다 보겠습니다."네이버에 자살이라고 검색하니까 전화번호가 하나 나왔다. 여기에 전화하면 내 말을 그냥 선입견 없이 들어줄 수 있을까? 죽기 전에 누구한테라도 털어놓고 싶어서 전화를 했다. 그런데 통화 중이었다. 그것도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이라는 것이다. 새벽 2시였다. 그래도 꿋꿋하게 기다렸다. 전화번호를 남기면 전화를 준다는 메시지에 연락처를 남겨 놨다. 어차피 죽고 싶은 사람이 한두 시간 기다렸다 죽는 거 힘든 일도 아니었다. 전화가 왔다. 정말 그때 상담전화를 받은 분에게 잊지 못할 정도로 감사하다. 따뜻한 말과 경청의 자세로 나의 어려움을 묻지도 따지지도, 선입견을 갖지도 않고 들어만줬다. 나는 그분이 고마워서라도 순한 양처럼 "네네"하며 모든 것에 동의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그 근래 들어 가장 편안한 잠을 잤다. 다음날 자살예방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사례 관리자가 집으로 찾아오겠다고 했고, 인상이 좋은 간호사 두 분이 내 집을 방문해 이야기를 들어줬다. 필요하면 정신과 상담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해줬다. 이후 실제로 정신과 진료를 받으러 가, 약 처방을 받았다. 약을 먹으니 모든 것이 무덤덤해졌지만, 이때부터 남편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누군가의 자화상(자살시도자 수기집)'에 기록된 글입니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자살예방 핫라인은 단순히 마음이 힘든 사람의 전화를 받아주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핫라인을 통한 상담은 당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으로 시작되지만, 그 후에도 개인정보활용동의를 통해 연결된 지역사회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사례관리자가 정기적인 상담이나 방문을 하고 정신적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합니다. 정신적 고통에서 스스로 벗어나기 어렵거나 자살에 대한 생각을 떨치기 어려운 경우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반복된 자살에 대한 생각과 그로 인한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자살예방 핫라인은 이처럼 위기 순간의 즉각적인 도움뿐 아니라, 장기적 회복의 길로 나아가는 것을 돕습니다.자살예방 핫라인은 당신의 이야기와 고통을 가볍게 여기지 않습니다. 누구나 익명성을 보장받으며, 자기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안전하게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여러 고통으로 자살이란 선택지를 고민하는 사람을 포함해 심적 위기를 겪는 사람들에게도 현실적인 도움을 제공합니다. 자살뿐 아니라 여러 정신건강의학적 질환의 위험을 낮추고 병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자살예방 핫라인은 여러 개입니다.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상담전화(1577-0199)는 각 지자체마다 설치된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의해 24시간 운영됩니다.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상담을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지역사회 정신건강 서비스로 연결하거나, 자살위험 또는 심각한 정신과적 위기에 대응하여 출동하는 역할을 합니다. 세종특별자치시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도 정신건강 상담전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살예방상담전화(109)는 자살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도움을 제공하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추가적인 지원 서비스로 연계합니다. 청소년 정신건강 핫라인(1388)은 청소년들을 위한 맞춤형 상담을 제공합니다. 학교나 지역사회 자원과 연결해 청소년의 정신건강을 돕습니다. 이 핫라인들은 자살생각을 경험하거나 자살 위기에 처한 모든 사람들이 언제든지 도움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자살예방 핫라인은 단순한 '전화번호'가 아닙니다. 당신과 가족, 이웃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손길입니다. 당신이나 주변의 누군가가 마음의 심한 아픔을 겪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자살예방 핫라인에 연락해보세요. 우리의 생명은 무엇보다도 소중합니다. 우리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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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인구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가 내년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불과 7년 만이다. 이에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은 요양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관련 사업에 너나없이 뛰어드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금융사가 자회사를 통해 프리미엄 요양원 개소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해당 업체는 지난 9월부터 입소 사전 신청을 받았는데, 이미 입소 정원이 채워졌고 수 십 명이 입소 대기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의료계 일각에선 정부가 요양사업 관련 다양한 규제 완화 정책들도 논의 중이여서, 관련 시장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최근 토지나 건물을 소유하지 않고 임차만으로 수도권에 노인요양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요양 시설 사업자는 현행법상 부지·건물을 소유해야 하기 때문에 도심권 토지 매입가격, 건축비용 등에 대한 부담이 컸다.다만 이 같은 흐름 속 요양 보호사들도 늘어나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요양 보호사들의 평균 연령이 60대로 사실상 노인이 노인을 간호하는 ‘노노(老老) 간병시대’가 도래했다는 점이다. 돌봄을 받아야 할 시기에 아픈 배우자나 부모를 돌보거나, 혹은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간병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실제 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요양 보호사 자격을 취득한 '자격자'의 평균 연령은 58.02세지만, 실제 요양 보호사로서 일을 하려는 '등록자'의 평균 연령은 61.3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요양 보호사 연령별 비중은 60대가 50.15%, 50대 31.03%, 70대 이상이 11.77%였고, 20대와 30대는 1% 미만에 불과했다.더욱이 보호사들의 돌봄 업무는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이동 작업이나 체위 변경, 목욕 서비스 등 신체적 무리가 가중되는 동작들이여서 근골격계 질환에 크게 노출돼 있는 상태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거론됐던 '공공요양원 종사자 3년간의 질병 현황'을 보면, 요양 보호사들의 40.6%가 근골격계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나 노인들의 평균 몸무게가 60㎏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도 서너번씩 노인들을 맨몸으로 옮기는 이들에게 척추와 허리주변 근육·인대 퇴행이 가속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대표적인 퇴행성 척추 질환인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는 노화나 과사용으로 인해 발생한다. 증상은 척추뼈 사이의 손상된 디스크(추간판)가 주위 신경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고 통증을 키운다. 증상이 심할 경우 엉덩이와 다리까지 저린 하지방사통이 동반되기도 한다.만약 허리디스크 통증을 달고 사는 시니어 요양 보호사들이라면 한의 치료법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비수술 한방통합치료로 허리 통증을 호전시킨다. 허리디스크에 대한 장기적인 한방 통합 치료 효과는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게재한 연구논문을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연구진이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들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시각통증척도(VAS; 0~10)가 치료 전 중등도(4.39)에서 치료 후 통증이 거의 없는 수준(1.07)으로 개선됐다. 이후 10년 뒤까지 호전세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허리디스크는 지난 4월부터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요양 보호사들의 치료비 부담도 덜 수 있다.초고령 사회에 대한 각종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들을 돌보는 요양 보호사들의 고령화와 건강 문제에 대해선 사회적 관심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나 허리 등 근골격계 질환을 사실상 달고 사는 이들에게 다양한 치료법 등을 알리고,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빨리 만들어지길 희망해본다.(*이 칼럼은 노원자생한방병원 송주현 병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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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면 가려움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증가한다. 차고 건조한 날씨에 여름철의 샤워습관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건조한 피부는 가려움을 유발하기 때문이다.또 나이가 들면서 피부 각질층은 수분 함량이 낮아지고 땀샘의 기능은 저하되고 피부지질이 감소되어 피부건조가 흔하게 생기게 된다. 건조한 피부는 전신적 가려움증의 흔한 원인이 되는데 보습제의 사용 방법뿐 아니라 샤워 습관도 건조함에 큰 영향을 준다.한 보고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내분비내과에 방문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연령별 건조 피부의 유병률을 살펴보았는데 80∼84세 군이 88.7%로 가장 많았고, 85세 이상 군도 88.2%를 보였다. 이어 75∼79세, 70∼74세, 65∼69세 군이 각각 75.0%, 61.1%, 48.9%의 건조피부 유병률을 보여 연령군이 높을수록 건조피부가 많았고 특히 70세 이상에서 확연히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건조 피부를 갖는 경우 가려움증을 호소한 사람은 54.7%, 반대로 건조피부가 없는 사람 중 전신적 가려움을 보인 경우는 21.6%로 건조피부가 가려움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임을 보여준다.또한 보습제 도포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답변자의 33.3% 정도만이 보습제를 사용하였고 남자는 17.2%, 여자는 46.7% 가 보습제를 사용하는데 가려움증으로 피부과 진료를 보러 오시는 분들 중 남자분들이 많기 때문에 특히 남성의 경우 샤워 후 보습제의 사용을 습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습제의 사용 횟수에 대하여 주 2∼3회 정도를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많아 매일 보습제를 바르는 것 또한 습관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샤워 횟수에 대하여 매일 샤워를 하는 경우는 32.0%, 주 2∼3회 이상 하는 경우가 51.6%를 보였다. 또 목욕할 때, “때를 민다”는 응답자가 66.5%를 차지하여 밀지 않는 경우보다 많았는데 피부건조와 함께 가려움을 느낀다면 때를 밀지 않고 비누사용을 줄여 피부보습을 유지해야 도움이 된다.아침저녁 서늘한 날씨가 시작되면서 스물스물 가려움이 느껴진다면 여름에 사용하던 제품에 문제가 없는지, 어떤 제품을 바꿔줘야 하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먼저, 사용하는 보습제는 크림 제형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여름 내내 사용했던 로션타입의 제형에서 조금은 끈적거리고 무거운 사용감을 갖는 크림으로 바꾸어야 한다. 보습제를 구성하는 성분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연화제는 탈락하는 각질층 사이에 있는 틈을 메워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성분이다. 습윤제는 각질층 수분량을 늘려주는 역할을 하는데 글리세린은 습윤제의 역할을 하며 표피의 수분 소실을 억제하여 피부를 촉촉하게 해준다. 글리세린 이외의 습윤제는 propylene glycol, pyrrolidone carboxylic acid, sodium lactate, 요소(urea) 등이 있다. 밀폐제는 유성 물질로 피부 표면에 기름막을 만들어주어 수분 손실을 방지하는데 미네랄오일, 백색바세린, 라놀린, 호호바오일 등의 여러 식물성오일 등이 사용된다. 뛰어난 밀폐 효과로 수분증발을 막아주어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는데 도움을 주지만 기름기가 있는 사용감을 불편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피부장벽의 회복성분으로 세라마이드가 있는데 수분 증발을 억제하고 수분과 결합하여 피부의 수분을 머금고 있게 하여 피부장벽 기능에 중요한 성분이다. 크림제형의 보습제는 끈적임이 있지만 밀폐효과가 충분해 가을, 겨울철 피부건조에 도움을 주며 사용감이 무겁더라도 계속 바르는 것을 습관화하면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가려움, 특히 무릎아래 앞쪽 다리가 가려움이 시작된다면 크림제형의 보습제로 교체하여 사용해주기를 권한다.둘째, 샤워할 때 비누거품을 만들어주는 샤워볼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샤워볼 뿐만 아니라 샤워타월이나 때수건 같이 피부에 비누거품을 만들고 피부를 밀어내는 등 자극을 주는 도구들은 모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더불어 몸을 씻는 비누선택은 자극이 적은 제품을 택하는 것이 좋다. 너무 뽀득뽀득하게 씻겨지는 타입의 비누는 피부장벽을 깨뜨리기 쉽기 때문이다. 지저분한 곳에 다녀오지 않았고 매일 샤워하는 경우라면 굳이 전신에 비누질을 할 필요가 없다. 물로만 씻어내도 충분하다. 어릴 적 한 달에 한번 목욕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안 씻는다고 가려움이나 피부병이 생기는 것이 아님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은 너무 많이 씻어서 가려움증이 생기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피부보습을 유지시켜주는 비누 혹은 세안제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세 번째, 여름 내 사용하던 선블럭 제품을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온도가 높은 여름을 지나고 나면 선블럭 제형이 분리되어 사용할 때 기름이 물처럼 먼저 나오는 경우가 있고 여름철 사용하는 가벼운 제형이 건조한 피부에 더 건조함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남아있는 선블럭 제품을 체크해봐야 한다. 여름에 비해 자외선은 줄지만 가을부터는 산책, 산행, 나들이 등으로 생각보다 자외선 노출이 적지않다. 제품을 확인한 후 제형분리가 되었다면 새로운 선블럭을 사용하고 선블럭 사용 후 건조함이 버석버석하게 느껴진다면 크림제형의 선블럭으로 제형을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가려움증은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감각이다. 가려움증은 일차적으로 피부질환뿐 아니라 전신, 신경, 정신 질환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만성적으로 가렵다면 피부 이외에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6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가려움증이라고 하는데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가장 흔한 원인은 아토피피부염, 습진, 건선, 노인성 건조증, 두드러기와 같은 피부질환이다.팔,다리의 가려움증은 보습제의 사용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보습제 사용에 대한 인식 부족, 번거로움, 보습제 구매비용 등의 이유로 보습제 사용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은데 나이가 들면서 팔다리를 중심으로 가려움이 시작된다면 보습제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 건조피부 및 건조함으로 인한 가려움증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습제 선택이 중요하고 더불어 꾸준히 수개월 이상 바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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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국제학회에서 열린 심리치료 워크숍에 참석했을 때 일입니다. 워크숍을 시작하기에 앞서 진행자님은 각국에서 모인 30명 남짓한 참여자들에게 빈 명찰을 나누어 주며 최근에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적어보게 했습니다. 그런 다음 이리저리 거닐다 누군가를 마주치면 말 없이 명찰을 서로에게 보여주며 잠시 머물러 보라고 했지요. 기꺼이 배우려는 마음 덕분이었는지, 다들 내면 깊은 곳의 괴로움을 진솔하게 나누었습니다. 명찰에 적힌 내용들은 놀랍게도 모두 '관계'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될까 두렵고, 지금 속해 있는 집단에 자신이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 불안하고, 누군가에게 받았던 해묵은 상처가 여전히 욱신거린다는 각자의 이야기가 고요하게 공간을 채워가던 순간은 지금도 강렬한 경험으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의 생존을 위해 관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빈약하거나 몹시 제한된 사회관계는 흡연과 맞먹는 정도로 사망률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인간의 신경계 상당 부분도 갓 태어난 순간부터 사회기능을 학습하도록 섬세하게 짜여 있고요.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우리 역사 속에서 만난 상호작용으로부터 다듬어지고 굳어진 결과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일까요? 치료를 위해 찾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관계에 대한 사연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곤 합니다. 관계에서 받은 '내상(內傷)'이 치료를 결심한 계기일 때도 있고, 꽤 긴 시간 치료에서 자신의 '문제'를 탐색하다 그 문제가 대인관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걸 발견하기도 합니다. 대개 저와의 관계, 즉 '치료 관계'라 불리는 치료자와 상호작용에서 자신이 맺어 온 관계의 특성이 투영될 때 뚜렷하게 드러나곤 하지요. 물론 겉보기에 꽤 다르지만, 행동이 담고 있는 기능은 진료실 안이든 밖이든 신기할 만큼 닮아 있습니다. 읽다 보니 내 대인관계는 어떨지 궁금해지지 않나요? 심리학 이론과 치료 기법에 따라 대인관계를 분석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오늘은 행동주의 심리학에 기반을 둔 기능분석정신치료에서 제시하는 '인식-용기-사랑'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소개하려 합니다. 먼저 ▲인식이란 현재 순간 자신과 상대방, 그리고 둘 사이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 능력 덕분에 매번 똑같은 방식으로 상대방을 대하기보다 타이밍에 맞춰 행동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지요. ▲용기는 상처받을지도 모를 불확실성을 감수하더라도 자신의 내면을 진실되게 표현하거나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효율적으로 요청할 수 있는 힘을 일컫습니다. 누군가와 더 가까워지고 싶을 때도,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드러낼 때도, 도움이나 피드백을 받고자 할 때도 우리에겐 용기가 필요하지요. ▲사랑이란 다른 사람의 용기에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행동입니다. 이해와 공감을 전할 수도 있고, 그에 발맞춰 자신의 진실함을 표현할 수도 있고, 사과나 약속을 할 수도, 필요하다면 침착하게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말 대신 몸짓이나 행동으로 반응할 수도 있지요. 만약 용기 있는 행동을 했지만 상대방으로부터 바라던 반응을 얻지 못했다면, 이 사랑을 자신에게 직접 전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지난 칼럼에서 소개했던 자기자비를 떠올려 보세요). 이들 ▲인식 ▲용기 ▲사랑 세 가지 특성 간 균형이 흔들릴 때 관계에 불협화음이 발생합니다. 한 번 생각해 볼까요? 인식만 있고 용기와 사랑이 없다면 무기력함이나 공허함을 느끼기 쉽습니다. 용기만 있고 인식과 사랑이 없다면 상대에 대한 배려 없이 무모하게 행동하다 멀어지게 되지요. 사랑만 있고 용기와 인식이 없다면 갈등 상황에서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잘해주다 지쳐버리곤 합니다. 모두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보거나 겪어보았을 상황들이지요. 그저 다음 번엔 더 잘해 볼 수 있길 기대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오래 굳어진 방식을 되풀이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심리치료에서, 치료자와 나 사이 이런 일이 생긴다면 어떨까요? 환자분께 이 질문을 던지면 으레 '그래도 선생님은 선생님이고 이건 치료인데 여기서 설마 그럴 일은 없겠죠'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심리치료 또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기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은근하고 미묘하게라도 내가 지금껏 반복해서 겪어 온 대인관계 속 어려움이 치료관계에서도 나타납니다. 내 마음을 돌보기 위해 찾아간 곳에서마저 이런 일이 생기면 속상함은 몇 배로 커지고, 결국 치료를 중단하게 되는 주된 이유가 되기도 하지요.하지만 이와 동시에 치료에서는 이런 순간들이 앞서 말씀드렸던 새롭고 건강한 관계 맺는 방식을 시도해 볼 좋은 재료가 됩니다. 지금 나와 치료자가 무엇을 느끼는지 알아차리고(인식),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이나 자신이 진정으로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표현해 보고(용기), 치료자의 안내에 따라 자신 또한 이 상호작용에서 변화를 시도해 볼 수 있는(사랑) 과정이 일어나는 기회가 되는 것이죠. 특히 자신의 느낌이나 필요를 자해나 자살 시도 같은 위험하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보아도 무시당하거나 거절당하지 않을 수 있는 첫 순간이 움틀 수도 있습니다. 그 새로운 방식을 삶 속에 옮겨 심어 보는 것이 다음 단계이지요. 치료관계를 통해 대인관계 전반을 변화시켜 가는 이 작업은 마치 무성하고 퇴색한 덩굴을 솎아내고 자신만의 숲을 오롯이 가꾸어 가는 과정처럼 느껴지곤 합니다.예전에 비해 심리상담이나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자연스레 우리 삶에서 '치료자'라는 호칭을 가진 사람을 만날 일도, 그들과 관계를 맺을 기회도 더 많아졌습니다. 치료자와 만남을 위로와 힘이 되는 짤막한 경험으로 매듭을 짓든, 함께 급한 불을 끈 다음 계절마다 한 번씩 안부를 주고받으며 이어가든, 조금 더 촘촘히 만나며 주된 배움의 장으로 꾸려가든,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함께 걷는 그 시간이, 심지어 조금은 불편한 긴장과 갈등의 순간 마저도 당신이 얽혀 있던 오랜 관계의 흔적을 솎아내고 건강한 연결을 키워가는 자양분이 되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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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해마다 이 시기가 되면 수험생 자녀의 시력교정술에 대해 문의하는 부모들이 많다. 입시 준비로 분주해 눈 건강에 관심을 갖기 어려웠을 수험생들이 시력교정술을 계획할 때 미리 알아 둘 주의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시력교정술이 가능한 나이는 성장이 완성되는 만 18세 이상으로 본다. 근시, 난시는 일반적으로 키가 성장하는 나이까지 진행되기 때문이다. 남학생의 경우 드물게 20세 무렵까지도 성장이 진행하는 사례가 있어 이제 막 성인이 된 학생들은 시력교정술 전 6개월 내 시력변화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수술한다. 기존에 착용하던 안경과 도수를 비교해야 해 안과 검사 시 안경을 꼭 지참해야 한다. 콘택트렌즈를 착용 중인 경우에는 수술 전 검사 및 수술 준비 기간에 렌즈 착용을 일정 기간 중단해야 한다. 콘택트렌즈의 착용으로 각막이 눌려 있고, 각막 표면도 건조하여 정확한 시력 측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렌즈별로 소프트렌즈는 최소 만 5일 이상, 하드렌즈 및 난시교정용 렌즈는 최소 만 7일 이상, 드림렌즈의 경우 최소 1개월 이상 중단해야 한다.수험생들의 경우 장기간 학업에 몰두하느라 필요한 치료를 제때 못했다면 치료 후 수술을 진행한다. 심한 안구건조증, 각막염 등 질환 치료가 필요하면 치료를 우선하고 집도의가 눈 상태 호전을 확인한 후 수술한다. 지금은 수험생들이 바로 안과 진료를 보러 오기 힘든 시기여서 눈이 일시적으로 뿌옇게 흐려 보이고 이물감을 느낄 정도로 안구건조증상이 불편하면 콘택트렌즈의 장시간 착용은 심화시켜 안경을 착용하고 무방부제 1회용 인공눈물을 수시로 넣어주면 도움이 된다. 수험생들은 입시가 마무리될 때까지 중요한 시험 일정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 가능한 시력교정술 방법과 그 수술의 회복 기간에 대해 미리 고려해야 한다. 각막 실질부에 렌즈 모양의 렌티큘을 만들어 추출해 내는 방식의 스마일라식(Small Incision Lenticule Extraction)은 기존 라식수술의 각막 절개량 대비 10분의 1로 줄었기 때문에 수술 후 회복이 빨라 수술 다음날 세안, 피부화장, 가벼운 운동 등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각막 상피부터 절삭하는 라섹수술은 각막 상피부터 절삭하기 때문에 각막 상피가 깨끗하게 재생하고 시력이 안정되기까지 회복 기간이 더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회복 기간의 길고 짧음이 수술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의사는 검사 결과를 토대로 환자별로 눈 조건에 가장 장기적으로 안전한 수술 방법을 결정하고 환자와 보호자는 해당 수술의 주의사항을 바탕으로 수술 일정을 결정하면 된다. 끝으로 수술 후 시력의 질을 좌우하는 각막 고위수차를 줄일 수 있는 시력교정술을 해야 한다. 우리가 아는 근시, 난시는 각막의 '저위 수차'이다. 수술 시 근·난시를 완벽하게 교정하더라도 눈의 미세한 광학적 부작용(야간 빛 번짐, 눈부심 등)을 유발하는 각막의 '고위수차'를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같은 1.0을 보더라도 시력의 질적 차이가 생긴다. 같은 도수의 안경렌즈 두 개 중 하나는 매끈하고 다른 하나는 흠이 나 있어 시야를 방해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각막이 울퉁불퉁하면 빛이 산란해 선명하고 깨끗하게 보기 힘들다. 스마일, 라식, 라섹 등 모든 레이저 시력교정술은 수술 후 각막 고위수차가 증가하게 되는데 수술 시 이를 미리 억제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술해야 한다.스마일라식의 경우, 레이저에 셋팅 된 표준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환자 별 각막 박리에 필요한 임계에너지 수준까지 에너지를 낮춘 로우에너지 스마일(Low Energy SMILE)수술방법을 시행하면 각막에 열 손상을 줄여 각막을 부드럽게 남겨 각막 고위수차를 줄이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일 수술 시 사용하는 펨토초 레이저 속도가 2MHz까지 빨라진 신규 플래폼으로 수술 시 더 좋은 임상결과를 보이고 있다. 좋은 수술 결과의 전제는 정확한 검사부터, 집도의가 직접 수술 전 환자 눈 상태를 확인하고 심지어 레이저 에너지까지 환자 별로 커스터마이징 해 시행할 때 만족스러운 결과를 볼 수 있다. 수술 후 정기검진이 체계적인 이루어지는지 확인하는 것도 시력교정술을 위한 의료기관을 선택할 때 매우 중요하다. (*이 칼럼은 아이리움안과 박시윤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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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 년 전부터 콘돔을 착용하면 발기가 안 돼서 성관계가 안 되는 환자가 내원하고 있다. 이 현상은 수십 년 전에 성병이 많은 젊은 흑인 남성들에게서 처음 관찰됐으며 19~25%에서 발견된다는 최근 연구 결과도 있다. 문제는 국내에서도 젊은 연령에서 이런 호소가 많아지며 연과 관계없이 점점 빈도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콘돔 발기부전은 말 그대로 평소에는 발기가 잘 되다가 콘돔을 착용할 때 발기가 소실되거나 착용 후 행위 중에 발기가 소실되는 상태다. 그래서 성관계 중에 발기가 소실될 조짐을 보이면 콘돔을 제거해 커플 간 갈등도 유발한다. 또 애초에 콘돔 착용에 매우 부정적이다.콘돔 발기부전은 성파트너가 많았던 사람, 행위 전 음주, 콘돔의 꽉 조이는 느낌을 싫어하거나 콘돔 자체를 싫어하는 남성, 성병 위험도가 높은 남성에서 잘 나타난다. 또 행위 중에 성적 흥분도를 높이려는 행동을 하며, 캐주얼 섹스 때도 콘돔을 거부하거나 첫 성관계 때보다 점점 콘돔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포르노의 규칙적 소비, 고빈도의 자위행위, 경도의 발기부전이 있는 남성에서 호발한다.이런 남성은 성적흥분에 대한 역치가 많이 높아진 상태로서, 발기를 유지하기 위해 성관계 중에도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한데 콘돔으로 그 자극이 무디어지기 때문에 발기가 소실된다. 또 경도의 발기부전 환자는 콘돔을 착용하지 않으면 어느 정도 성관계가 가능하므로 발기부전을 인지하지 못하고 콘돔을 탓하는 것이다. 그래서 행위 중에 발기가 소실될 것 같으면 콘돔을 제거하는 행동을 보인다. 발기부전 환자에서 콘돔으로 인한 발기 소실이 3.2배, 행위 중 콘돔 제거는 2.5배 증가한다는 보고가 이것을 대변한다. 포르노에 대한 노출이 과도하면 실제 성행위에서는 포르노만큼의 자극도 없고 콘돔으로 자극이 더 감소하여 발기가 잘 유지되지 않는다. 또 남성은 사정 후에 발기가 잘되지 않는 해소기가 일정 시간 있는데, 자위 빈도가 과도하면 해소기가 길어져 발기력이 정상이라도 잘되지 않는다.치료는 이러한 병리를 이해하고 쉽지는 않지만 잘못된 습관의 교정이 필요하다. 우선 술은 발기력을 저하시키므로 관계 전 음주는 피한다. 포르노 시청은 줄이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단절해서 성적 자극에 대한 역치를 줄여야 한다. 고정 파트너가 없는 남성은 자위를 최소화하고, 있는 경우는 자위를 금한다. 캐주얼 섹스는 파트너가 많아질수록 새로운 성적 자극으로 성적 역치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파트너를 더 늘리지 않도록 노력한다.이런 노력으로도 발기부전이 지속된다면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한다. 검사상 발기부전이 있으면 적절한 치료를 하면서 언급한 습관 교정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발기부전이 아니라면, 콘돔 착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으므로 평소에 콘돔 착용을 올바로 배우고 연습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조급하게 콘돔을 착용하지 말고, 성관계 중 발기 소실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시간을 들여 충분히 발기가 된 후 착용한다. 이런 환자는 정상에 비해 강한 발기가 될 때까지 1.5~2배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기 때문이다. 킨제이 연구소에서도 이런 환자에게 콘돔 교육의 필요성을 권고하고 있다.콘돔 발기부전이 있는 남성은 콘돔 사용을 회피하고 여성에게 피임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콘돔은 피임 기구만이 아니고 성병 예방의 기능도 매우 중요하다. 성병의 위험도가 높은 남성에게 이 질환이 잘 생긴다가 아니라 콘돔을 회피하다 보니 성병이 잘 걸리는 것이고, 증상이 없는 성병이 많다 보니 이런 남자와의 성관계에서 여성이 성병에 이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이유로 콘돔 발기부전은 성병 전파의 한 축으로 인정되어 사회적으로도 치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성관계란 서로의 성적 만족을 위한 행위이기는 하지만, 나의 만족을 위해 상대에 대한 존중이나 성적 건강은 안중에 없이 콘돔 거부, 콘돔 중도 탈착 등은 절대로 지양해야 한다. 또한, 부부나 오랜 커플에서 성병이나 임신은 서로의 책임이라 하겠지만, 캐주얼 섹스는 상대를 탓할 일이 아니다. 남녀 모두 스스로가 자신을 지킬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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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일교차가 커지는 이 계절, 특별히 다친 적이 없는 것 같은데도 어깨가 갑자기 아파지거나 돌리기 힘들다면, 잠시 멈추고 스스로 어깨를 점검해 봐야 한다. 바로 중년층에 자주 발생하는 오십견이 우리를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오십견은 단순한 통증을 넘어 어깨가 딱딱하게 굳은 것처럼 움직이기 어려운 질환으로 특히 50대에서 많이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어 오십견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정식 질환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면서 관절낭이 수축·경직돼 통증과 함께 어깨관절의 운동 범위가 점점 줄어드는 질환으로, 동결견 또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 부른다. 오십견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주로 노화, 기저 질환,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발생하며, 증상은 통증기, 동결기, 회복기로 나뉜다. 통증기에는 어깨 주변으로 날카로운 양상의 심한 통증이 느껴지고,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한 경우가 많다. 동결기에는 통증은 줄어드는 대신 어깨 관절이 굳어가면서 관절 운동 범위가 줄어들게 된다. 이후 회복기에는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가 점차 회복되며 통증도 줄어들게 되는데, 이 과정이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 걸리기도 한다.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치유되는 질환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고 그동안 어깨관절의 기능이 제한되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극적이고 올바른 치료를 받으면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오십견을 진단받고 난 뒤, 증상과 염증의 정도에 따라 재활운동,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거나, 비수술적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거나 악화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관절 내시경을 이용하여 관절 내 염증의 정도 및 손상된 구조물이 있는지를 확인하여 유착된 관절낭을 절제하고, 주변의 염증조직을 제거하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을 시행하게 된다. 수술 다음날부터 빠른 재활 과정을 통해 통증이 감소되고, 일상생활로 조기에 복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건강한 어깨는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편안함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가을철 소홀하게 생각하기 쉬운 어깨 통증을 지나치지 말고, 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깨가 편안해야 일상도 편안해질 수 있고, 가을철 여러 활동을 즐길 수 있다.(*이 칼럼은 새움병원 이승건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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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영 님'은 진료실에서 됐던 여러 환자의 이야기를 토대로 재구성한 가상의 인물이며, 특정 인물과 무관함을 밝힙니다.)김희영 님, 안녕하세요? 오늘 오전 진료실에서 인사드렸던 신준성입니다. 김희영 님이 불편한 표정으로 제 외래 진료실에 처음 오신 날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진료 기록을 살펴보니 벌써 두 번의 계절이 지났더군요. 종양내과 교수님 소개로 처음 진료실에 오신 날, 불편한 점을 묻는 제 질문에 '제가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할 정도인가요?'라며 반문하시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보름마다 입원해 항암치료받는 것만 해도 진이 빠지는데, 새로운 의사를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것이 버거우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정신종양학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진료 분야가 낯서셨을 것 같습니다. 첫 진료 때 말씀드렸듯 저는 암 환자가 겪는 정신적 어려움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분야를 공부하는 연유로 김희영 님의 치료 여정에 함께하게 됐습니다.지난 겨울 외래로 처음 찾아오신 날, 김희영 님은 이미 긴 항암치료로 많이 지쳐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항암치료 동의서를 작성하면서 설명 들었던 갖가지 증상들이 몸으로 나타나 달라져 버린 스스로의 모습에 좌절하던 그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평생을 이어갈 것이라 믿었던 소중한 직업까지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인해 내려놓아야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제가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참으로 막막했습니다. 나의 몸, 나의 일상이 하루아침에 달라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좌절과 우울감을 불러일으킬지, 감히 짐작하기조차 어려워 쉽게 대답해드리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오늘 이 편지에 담아봅니다.사실 이 글은 김희영 님께 의사로서 드리는 반성문이기도 합니다. 언제인가 정신 없이 진행되는 내과 외래에서 이미 마음을 많이 다치셨다고 말씀하셨지요. 암 치료를 맡고 계신 선생님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환자들을 위해 애쓰고 고민하는 걸 알기에 그러한 경험을 하시게 되는 현실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동시에 암 치료를 받는 분들이 정신적으로도 얼마나 큰 고통을 겪는지 저희 의사들이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음을 반성했습니다. 암을 앓으시는 분들의 일상은 치료와 회복, 인내와 고통의 순환이고, 그 사이사이를 불안과 희망, 우울과 좌절이 채우고 있으리라 감히 짐작해봅니다. 치료가 끝나고 얼마간은 내 몸 안에 '암'이라는 존재가 없다는 듯 엄마로서, 남편으로서 일상에 집중해 보겠노라 다짐하지만, 불현듯 다음 외래와 CT 검사 일정이 떠오를 때면, 그리고 그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올 때면, 걷잡을 수 없는 불안과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많이 좋아졌다며, 약 없이도 잘 잤다며 환히 웃으시던 지난봄의 김희영 님이, CT 검사 소견을 듣고 주체할 수 없는 불안 때문에 한숨도 잘 수 없었다고 말씀하시는 오늘의 김희영 님과 같은 분이라는 것을 기억해 봅니다. 암을 앓고 있는 분들이 보통의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암 자체가 주는 무게에, 치료 과정에서 동반되는 통증과 기분 변화, 식욕 부진과 불면 같은 증상이 더해져서 때로는 암 치료를 이어갈 용기마저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암 치료 과정에서 겪는 여러 부작용을 덜어내기 위해 여러 의료진의 도움을 받듯, 정신적인 어려움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저는 김희영 님이 제게 진료받는 시간만이라도 암이 주인공이 되지 않도록, '암 환자'의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치료하는 분'에게 암이 있는 것이라 여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암과 마음을 완전히 떼어내어 생각할 수는 없기에, 치료에 지쳐있는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고통스러운 증상들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방법들을 고민합니다. 현대 의학이 아직 치료법을 찾아내지 못한 증상을 겪으실 때는, 의료진들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에 단 몇 분이라도 더 이야기를 들어드리고자 합니다.오늘 김희영 님은 혼자 힘으로 신발조차 신기 어려워진 자신을 돌아보며, "이제는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까지 치료를 이어가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차라리 빨리 삶을 정리하고 싶다는 말씀도 하셨지요. 그러한 생각에 이르기까지 겪어온 과정은 모두가 다르겠지만, 암을 가진 10명 중 9명은 자살을 생각해 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암 환자들이 자살로 삶을 마치는지 자세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른 나라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 수가 암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두 배나 높다고 하지요. 김희영 님께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조용히 죽고싶다는 말을 했을 때, 침묵을 지켰던 몇 초간 제 마음 속은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정신과 의사에게 '자살'이란 촌각을 다투는 응급상황이기에 김희영 님을 보호하기 위해 바로 무언가를 해야 할 것만 같은 충동이 잠시 들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말 뒤에 숨어있는 김희영 님의 어려운 마음을 감히 짐작할 수도 없기에, 조금 더 들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희영 님의 마음 속에도 그런 여러 생각들이 서로 다투고 있었을까요. 이야기의 주제는 어느새 나이를 많이 먹은 반려견으로 옮겨가, 그 녀석보다 하루라도 더 살려면 열심히 버텨야겠다는 내용으로 이어졌습니다.김희영 님처럼 혼란스러운 마음을 붙잡고 자살과 삶을 저울질하며 하루를 살아가는 암 환자들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른 누군가의 힘을 빌려야 하는 일들이 하나둘 늘어갈 때, 내가 가족들에게 짐이 되는 게 아닐지 걱정하고 스스로 존재 이유를 의심하게 됐다는 말이 참 가슴 아팠습니다. 김희영 님이 삶을 이어가야 할 이유는, 김희영 님이 할 수 있는 '일'과 '역할'에 있는 것이 아니라, 김희영 님이 끝끝내 살아온 '이야기' 속에 있다고 감히 말씀드려 봅니다. 암이 김희영 님의 일상을 흔들더라도, 김희영 님이 살아오신 삶의 궤적과 용기 있게 이어온 치료의 여정을 지워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사 의학(narrative medicine)'이라는 분야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의료 현장에서의 '이야기'를 공부하는 학문입니다. 그동안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의사가 독차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서사 의학에서 말하는 이야기의 힘을 믿습니다. 의대생 시절, 실습 나갔었던 호스피스 병원에서 주치의 선생님이 맡기신 첫 번째 일이 환자분들이 살아오신 이야기를 들어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수시로 찾아오는 통증 때문에 진통제를 투여받는 와중에도 미소를 지으며 유년 시절의 이야기를 이어갔던 한 어르신의 표정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제게 찾아오신 시간 동안, 김희영 님이 만들어온 삶의 순간들을 이야기로 꿰어내실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용기 있게 살아오신 나날들을 이야기로 엮어내는 경험이 삶을 긍정하고, 어두운 감정을 잠시나마 덜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너무나 평범하고 특이할 것 없는 이야기더라도, 김희영 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울림이 되고, 또 스스로에게는 삶을 이어갈 이유가 될 수 있다는, 미심쩍어 보이는 제 말을 믿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작은 진료실에서 김희영 님이 들려주신 이야기가, 힘겨운 일상속에서도 용기 있게 삶의 끈을 잡고 나아가는 그 이야기가, 환자들의 고통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배우고 있는 젊은 의사에게 귀한 울림을 줬기 때문입니다. 물론 너무 힘들 때는 잠시 멈추어야 할 순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면, 그리고 삶의 끈을 놓고 '자살'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때는 억지로라도 진료실로 오셔서 그 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조금은 서툴더라도 김희영 님과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오늘도 제 진료실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외래에서 오늘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서 들려주시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신준성 올림.[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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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반 시니어 솔로 남녀들이 출연한 리얼리티 연애 TV프로그램이 화제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제2의 인생을 꿈꾸는 50대 이상 시니어들의 솔직한 연애 감정을 관찰 예능 형식으로 흥미롭게 담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간 2030세대 위주의 미혼 남녀, 돌싱들의 연애 관찰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뤘지만, 시니어 대상 관련 프로그램이 공개되면서 그 관심도가 커진 모양새다. 무엇보다 나이가 믿겨지지 않는 시니어들의 놀라운 건강 비주얼과 젊은 감각 등은 해당 프로그램의 이목도를 키우기 충분했다. 일부 출연자들의 경우 30~40대 라고 해도 믿을 만큼의 외형으로 "정말 시니어 맞아?"라는 의구심이 들게 할 정도였다. 이 같은 흐름과 맞물려 최근에는 시니어모델 선발대회가 지속 개최되는데 이어, 일부 대학교에선 '비학위 시니어모델 과정'을 개설했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요즘이다. 그야말로 ‘웰에이징(Well-aging·건강한 나이 듦)’, ‘뉴 시니어(新노년)’ 시대를 맞아 내적 건강은 물론 외적인 건강도 중시되는 시대가 도래된 듯하다.시니어들이 내·외적인 건강함을 모두 잡으려면 식단조절과 운동이 필수적이다. 먼저 식단 조절의 경우 정량의 식사량을 유지하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 성인의 1일 권장 단백질 섭취량은 몸무게 기준으로 체중 1㎏당 0.8g이지만, 시니어들은 노화로 인해 근육 감소가 빠르게 진행돼 체중 1㎏당 1.0~1.2g 정도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아울러 근력 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계에서는 30세 이후가 되면 우리 몸에서 매년 약 1%씩 근육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65세 이후부터는 그 속도가 더 빨라진다고 본다. 근감소는 기초대사량 감소로 이어져 각종 대사질환에 취약해지고, 뼈와 관절의 부담도 늘어나 골다공증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 근육이 줄면 뼈를 지탱하는 힘이 무너져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근감소증을 겪는 퇴행성 디스크 등 근골격계 질환자의 경우 약해진 근육이 뼈와 관절을 제대로 지지하지 못해 일반 환자보다 사망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 한 대학 연구에 따르면 근감소증이 있는 65세 이상 남성은 일반 남성보다 사망률이 4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한의학에선 근육 성장을 위한 한약재로 '사과락'을 주로 활용한다. 사과락은 박과의 수세미오이 열매에서 씨앗과 껍질을 제거해 말린 한약재다. 기존에는 발열·출혈·염증 등을 완화하는 데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사과락에 함유된 페놀산·플라보노이드 등의 성분이 단백질 합성과 근육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연구팀은 실험 쥐로부터 분리한 근육조직에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을 고용량 처리해 근위축을 유도했다. 이후 사과락 추출물을 100, 200, 400μg/mL 농도로 나눠 처리했다. 그 결과 사과락 투입 농도가 높을수록 근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사과락은 근세포의 생존율을 높여 세포 증식을 촉진했으며 덱사메타손에 의한 근세포 사멸을 보호하는 효과도 보였다.근력이 손상되면 뼈 건강까지 악화돼 노후의 삶의 질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평소 근력 운동에 기반한 생활 습관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만약 꾸준한 운동이 어렵다면 근감소를 방지할 수 있는 전문적인 치료도 대안이 될 수 있다.(*이 칼럼은 해운대자생한방병원 김상돈 병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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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로스코라는 화가가 있다. 스티브 잡스가 좋아했던 작품을 그린 화가로도 유명한데, 그의 그림을 보면, ‘초등학생 우리 아들도 그리겠는데?’라는 생각이 들만큼 단순하다. 특별한 형태를 띠지 않는 그의 그림 속 주인공은 색(color)이다. 단순한 색의 배열로 구성된 그의 그림은 묘한 감동을 준다. 색 자체가 예술로 승화되는 느낌이다.하나의 사물은 형태와 색채가 어우러져 존재하지만, 우리의 뇌는 다양한 시각 정보를 따로따로 처리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형태와 색상은 뇌의 다른 영역에서 독립적으로 처리된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보면 마크 로스코가 행한 색의 미술은 뇌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셈이다.이렇게 색이 중요해서인지, 미술계에서는 색의 전쟁이 진행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블랙 전쟁(?)이었다. 검은색은 흥미롭게도 색이면서 색이 아니다. 보통 무채색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색채가 없는 색’이라는 뜻이니 얼마나 모순적인가? (미술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심리학에서는 밝기와 색채를 구분한다. 뇌의 V4 영역이 손상돼 생기는 대뇌색맹의 경우, 색채를 구분하지는 못하지만, 밝기를 지각하는 데는 문제가 없어서 세상을 흑백 모드로 지각하게 된다. 그러니 솔직히 검은색은 색채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밝기의 영역에 있다고 할 수 있다.그래서 검은색을 포함한 무채색들의 경우에는 흡수율로 정의된다. 보통 빛의 95~98%를 흡수하면 검은색이라고 본다. 그런데 2014년 영국의 한 회사가 빛의 99.6%를 흡수하는 물질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반타블랙이라고 불리는 이 물질(혹은 색)은 역사상 가장 어두운 검정색이며, 인간이 만든 블랙홀이라고도 불렸다. 반타블랙이 단순한 물감이 아닌 이유는 이 정도로 빛을 흡수하면 우주산업·군수산업에서 큰 유용성을 갖게 된다. 실제로 반타블랙은 애초에 인공위성의 위장용 도료로 개발됐으며, 스텔스 제작에도 활용될 수 있다.또한 반타블랙은 예술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반타블랙으로 칠한 물건은 실제 반사되는 빛이 없기 때문에 표면의 굴곡 등은 모두 지각이 불가능하다. 반타블랙으로 칠한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 말 그대로 블랙홀과 같아 보이며, 필자의 모든 것이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 반타블랙의 발명은 너무나도 혁신적인 일이었던 것이었다.그런데 문제는 2016년 아니쉬 카푸어라고 하는 건축가이자 예술가가 예술 목적에 관해 반타블랙의 독점 사용권을 사들이면서 발생한다. 워낙 비싼 가격이어서 개별 화가들이 사용하기에 어려운 물감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그걸 혼자 쓰겠다고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 아니쉬 푸어의 독점 사용을 못마땅하게 여긴 몇몇 사람들은 독자적으로 반타블랙을 능가하는 색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그 결과 스튜어트 샘플이라는 화가가 Black(블랙) 2.0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97.5%의 흡수율을 보이는 이 검은색은 반타블랙보다는 더 밝지만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으로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단, 예외는 있는데 아니쉬 카푸어는 쓸 수 없다고 명시해 놓았다. 스튜어트 샘플은 Black 2.0 외에도 가장 핑크 같은 핑크색과 같은 여러 물감을 개발했는데, 모든 물감에 아니쉬 카푸어는 쓸 수 없다고 명시했다.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튜어트 샘플의 도발에 발끈한 아니쉬 카푸어는 스튜어트 샘플의 물감을 구입해서는 자신의 세 번째 손가락에 가득 그 물감을 묻히고서 자신의 SNS에 자랑스럽게 올린다. 그리고 얼마 후 스튜어트 샘플은 반짝거리는 물감을 개발하는데, 그 물감에는 유리 조각이 있어서 손가락을 넣으면 다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나름 치열했던 검은색 전쟁은 2019년 MIT 연구진이 빛의 99.995%를 흡수하는, 반타블랙보다 더 어두운 물질을 개발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게 된다. 특히 MIT 연구진은 이 물질을 비상업적인 활동에 한해 예술가들에게 제공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 점에서 반타블랙과 대비되고 있다.뭔가 유치한 듯 재미있는 검은색의 전쟁은 지각 심리학자의 입장에서도 흥미롭다. 우리의 보는 행위는 빛을 감지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눈에 있는 세포들이 망막에 맺힌 빛 에너지를 감지해 뇌로 정보를 보내면, 그 정보를 해석하는 것이 보는 행위, 즉 시지각(visual perception)이다. 이런 점에서 가장 어두운 검은색을 둘러싼 전쟁은 우리로 하여금 빛을 보지 못하게 하는, 다시 말하면 시지각을 방해하는 노력이었던 셈이다. 이렇듯 빛이 없다는 정보도 보는 행위에서 매우 높은 가치를 띤다. 정보 홍수의 시대. 각자 다양한 정보를 경쟁하듯 내어놓는 것이 미덕인 시대. 이런 시대에서 펼쳐진 정보 없음의 경쟁인 검은색 전쟁은, 뭔가 정신없이 갓생의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이 불과 물을 찾아 멍때리기에 심취하는 오늘날의 모습과 비슷해 보인다. 지금 이 순간 잠시 눈을 감고, 정보 없음의 가치를 한 번 느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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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활동이 늘어나는 가을철이 되면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게다가 일교차가 큰 요즘, 낮아진 기온으로 인해 척추의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고 수축하면서 신경을 압박하게 되는 '척추관협착증'이 악화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50~70대에 생기는 퇴행성 질환이다. 노년층과 여성에 많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 중 하나다. 대개 노화로 인한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원인으로 척추 신경 주위의 황색 인대나 후관절돌기, 추궁 등이 두꺼워지거나 추간판이 변성되고, 골극이 자라나며 척추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발생한다. 최근에는 노화 외에도 바르지 못한 자세와 과한 운동, 외상 등으로 인해 젊은 층 중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주된 증상은 허리 통증과 다리 통증·저림이다. 허리디스크 증상과 비슷해 이를 혼동하기 쉽지만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 달리, 앉아 있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혀지며 통증이 줄어들고 걷거나 서 있으면 통증이 심해진다. 그래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몸을 앞으로 구부리는 자세를 주로 취하게 되는데, 이에 따라 주변에서 허리를 굽히고 생활하는 어르신들을 많이 볼 수 있다.또한 걸을 때마다 다리가 터질 듯한 통증과 발바닥까지 타는 듯한 증상과 다리에 감각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심한 경우 조금만 걸어도 통증으로 인해 앉아 쉬었다 걷기를 반복하며 보행 가능 거리가 점점 줄어들어 간헐적 파행이 나타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보행장애 및 대소변 장애, 마비 등의 후유증도 동반하며 일상적인 활동에 큰 지장 받게 될 수 있어 무엇보다 초기에 증상에 대한 신속한 대처가 중요하다.신경 마비증상이 없고 통증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수술하지 않고 보존 치료를 진행하며 경과를 살핀다. 경도 및 중증도의 경우 소염진통제나 근육이완제 등 약물치료와 보조기 착용, 물리치료, 도수치료, 신경차단술 등의 비수술 방법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개월 동안 이와 같은 치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심한 통증과 보행장애, 마비, 대소변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척추관협착증의 수술은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 압박된 신경을 풀어주는 척추관 신경 감압술을 진행한다. 신경이 넓은 범위에 걸쳐 심하게 압박되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척추 주변의 인대와 관절을 더 제거해야 하므로 척추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나사못으로 안정적으로 고정해 주는 척추 유합술을 동시에 시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최소 침습 방법으로 최소 절개를 통해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삽입하여 고해상도의 영상으로 직접 보면서 더욱 정확하고 안전하게 이루어지는 환자 부담을 최소화한 척추내시경 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이는 미세한 절개만으로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주변 조직의 손상과 출혈량이 적고 합병증의 위험도 낮아 수술이 어려운 고령 환자나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 환자들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신경 감압술과 유합술을 비롯한 최소침습 척추내시경 수술은 고난도의 수술로 담당 의료진의 임상 경험과 실력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따라서 수술 전 수술 경험이 많은 의료진과 시설을 갖춘 병원을 찾아 충분히 상담하고 진행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어 예방에 힘써야 한다. 평소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과 걷기를 추천하며, 과제중, 오래 앉아 있거나 쪼그려 앉기, 무거운 물건 들기 등 생활 습관은 척추관 협착증을 발생하기 쉬워지기 때문에 평소 바른자세와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칼럼은 동탄시티병원 김기택 명예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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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고, 웃으며 친절하게 대했더니 오히려 그걸 당연하게 여기며 무시하는 사람도 있다. 친절을 베풀었음에도 감사함을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는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모두 한 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오늘도 그 속에서 고생한 여러분께 진심으로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이번 칼럼에서는 이러한 사람들 때문에 지치고 힘든 여러분이, 어떻게 자신을 보호하면서 그들과의 관계를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이야기하려 한다. 또한, 마지막에는 오늘부터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할 예정이다.◇친절하게 대했더니 오히려 나를 만만하게 본다일상 속에서 우리를 가장 피곤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인간관계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이직을 결심한 이유'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적은 월급이나 업무 만족도가 아닌 '사람과의 관계'가 항상 1위로 꼽힌다. 사람들과의 갈등이 너무 힘들어서 직장을 떠나고 싶어질 정도로 많은 이들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는 좋은 마음으로 상대방에게 친절을 베풀고, 때로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며 관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감사할 줄 모르는 상대방은 나를 만만하게 보고, 무례한 태도를 보인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그리고 이런 사람들을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오늘은 핵심적인 부분만 간추려서 설명하고자 한다.◇대체 왜 나를 함부로 대하는 거지?사람들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이타적인 사람들, 두 번째는 자신만을 중요시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물론 누구나 상황에 따라 이 두 가지 특성을 모두 지니고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어느 쪽으로 더 기울어져 있느냐이다.이기적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데, 이들은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과 '함부로 대해선 안 되는 사람'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무례한 사람들은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정한 경계 안에서 타인을 대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무례하게 대하면서도 본인은 전혀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오히려 문제를 제기하면 "내가 뭘 어쨌길래 그래?"라는 식으로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무의식 중에 상대방을 함부로 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당신은 잘못되지 않았다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했더니 나를 만만하게 보는 사람들.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우리는 '다시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하지 말아야지' 또는 '웃으며 대하면 나만 손해 보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여러분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이 잘못된 것이다. 타인을 배려하고 친절을 베풀 줄 아는 당신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주변에 당신의 진심을 알아주고 감사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당신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많은 이들이 행복함을 느낀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마음을 지켜줘서 고맙다.◇이기적인 사람에게는 딱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그렇다면 이기적인 사람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오늘은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바로 '자기 주장'이다. 자기 주장은 내가 상처받지 않고 나를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무례한 행동은 한순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점차 쌓여서 관계 속에서 나타난다. 상대가 처음에는 살짝 무례한 말을 했을 때, 내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으면 상대는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더 큰 무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부터 자신의 감정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무례함을 계속해서 쌓아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자기 주장은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기술이다. 자기 주장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면서도 인간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예의를 지키며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럼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겠다. 상대방의 행동에 대해 "당신이 그렇게 해서 제 기분은 이렇습니다. 그래서 부탁하건데 다음 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예이다.예를 들어, 회사에서 상사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신을 면박을 준 상황을 상상해 보자. 이때, "제가 실수한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지적하는 것은 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다음번에는 개인적으로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면 충분하다. 자기주장을 하면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들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자기주장을 하는 것과 무례하게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무례한 행동은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문제를 떠넘기는 방식에서 생긴다. 반면, 자기주장은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다음번에는 그런 일이 없기를 부탁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짧고 간결하게 내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다. 만약 이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 상대방이 처음에는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더 이상 무례함을 계속 쌓아가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자기 주장을 하다 보면 상대방도 어느새 나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자기 주장을 통해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지 않는 삶을 살아가자.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침묵하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연습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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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노년을 맞는 것은 누구나 바라 마지않는 일입니다. 하지만 한 해, 한 해 지남에 따라 질병을 하나 이상 겪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아집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한 노인실태 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 중 86.1%가 하나 이상, 평균적으로 2.2개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만성질환은 당장 죽음의 위기보다 1년 이상 지속되는, 완치보다 '관리'를 요하는 질병입니다. 이로 인해 살아가는 데 여러 불편과 제약을 줍니다. 고혈압, 당뇨병과 함께 각종 심장병, 만성 폐쇄성 폐질환, 뇌졸중, 만성 신장병, 치매 등이 대표적인 만성질환입니다. 의학의 발전으로 상당수 암도 꾸준히 치료받아야 하는 만성질환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됐지요. 이 중 심각한 만성질환은 진단 자체만으로 큰 충격입니다. 삶을 태어나서, 나이 들고, 병을 얻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生老病死)으로 본다면, 질병이라는 것은 곧 죽음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심각한 만성질환은 죽음과 함께하고, 죽음을 마주하며 사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로 인해 병을 앓는 사람에게 심리적·사회적 스트레스와 강렬한 정서적 고통을 줍니다. 실제 영국인 약 4700만명을 조사했을 때 심각한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3배 더 많이 자살했습니다. 국내 약 6만명의 자살자를 분석했을 때도 자살자의 90%가 만성질환을 경험했고, 그들은 만성질환이 없는 사람보다 자살의 위험비가 약 2~3배 높았습니다.왜 그럴까요? 긴 병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지속되는 통증, 불편함 등의 고통은 사람을 지치게 합니다. 지치면 고통은 더 심해집니다. 지속되는 고통과 함께하는 삶은 누구나 괴롭습니다. 고통은 피하려 하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어떤 사람은 괴로움에 지쳐 고통을 멀리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기도 합니다. 그런데 고통에서 멀어지는 것만으로 충분할까요? 괴로움만 없다고 살만한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자신이 꾸려온 삶 속엔 정말 살아갈 만하다고 느낀 소중한 그 무엇과 활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고통 피하기'에만 몰두하다 보면 오히려 하루 종일 '고통'만 떠올리게 됩니다. 그러면 괴로운 기억을 피하고, 다가올 고통에 대비하는 것만 고심하게 되지요. 그리고 삶의 생동감과 즐거움에서 멀어집니다. 질병에 대한 고통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느끼는 고통보다 고통이 올 것에 대한 괴로움, 겪은 고통에 대한 괴로움이 자신을 짓누릅니다. 그래서 미래와 과거의 고통이 지금의 순간을 가득 채워 버리기도 합니다. "살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어요""죽지 못해 삽니다"삶의 의미가 사라지고 오직 고통만이 있다면, 얼마나 괴로울까요? 진실로 내 모든 삶의 궤적의 끝에 이르러 남은 것이 질병의 무게라면, 억지로 삶을 연장하기만 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통을 피하며 삶에서 멀어지고, 그래서 우울함과 불안함을 느낀다면 그것은 전자와 또 다른 우울한 일입니다. 우울과 불안은 생각을 더욱 부정적으로 몰아가지요. 만성질환의 경우 항상 삶 속에 질병이 있기에, 질병의 고통과 싸워 이기는 것은 때론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 노력이 '스스로 느끼기에' 반복한 실패로 여겨져 무능력함, 막막함, 무력함, 고립감 등을 느끼게 되면 일종의 사기 저하 요소가 됩니다. 전투 상황에서 사기 저하가 승패에 영향을 미치듯, 만성질환에서도 사기 저하는 자살의 위험 요인입니다. 지치고 사기가 떨어지면 '삶의 의미'를 더욱 찾기 어려운데, 이것은 우울증보다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더 잘 유발합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때로는 원망스럽습니다. 괜히 나 때문에 고생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가도, 자신의 고통을 몰라주는 것 같아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점점 무거워지는 짐을 혼자 감내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 고통의 한가운데,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다르게 '연결'돼야 합니다. 고통과 연결돼 과거와 미래의 반복되는 괴로움을 혼자 감당해서는 안됩니다. 지금 현재에 연결돼, 질환보다 더 큰 나와 연결되고, 삶의 의미와 연결되며, 소중한 사람들과 연결돼야 합니다. 먼저 지금 당신은 어디에 머무르고 있습니까? 과거의 고통 혹은 미래의 혼란 속에 휘말려 있지는 않나요? 그럴 때 '지금 여기'로 돌아옵시다. 자리에 앉은 자세로 양 발이 바닥을 단단히 디디고 있는 감각을 느껴보세요. 그리고 천천히 양 발을 교대로 디디며 바닥과 단단하게 닿는 느낌을 느껴보세요. 주위를 둘러봅시다. 창 밖의 하늘과 구름의 모양, 방 안의 친숙한 물건과 재질을 난생 처음 살펴보듯 천천히 살펴봅시다. 질병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용기 있는 행동입니다. 오늘 하루를 보내기 위해 노력한 자신에게 위안과 고마움을 전해봅시다. 양 팔을 가슴 앞에서 교차해 양 손을 반대편 가슴 위로, 마치 나비처럼 두어 봅시다. 그리고 천천히 호흡하며 한 손, 한 손을 번갈아 양측 가슴을 천천히 토닥여 줍시다. 천천히 그리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천천히 양 손으로 토닥여 봅시다. 그리고 자신에게 소리내어 감사를 전해 봅시다. "오늘 하루도 힘내줘서 고맙다"그리고 다음을 한 문장씩 읽고 생각해 봅시다. ▲원래 나는 어떤 사람이었고 내 삶에서 어떤 것이 가장 소중했나요? ▲무엇을 할 때 활기차고 생동감이 있었습니까? ▲나는 삶에서 어떤 것을 배웠습니까? ▲처음 병을 앓고 충격을 받았음에도 어떻게 견딜 수 있었습니까? ▲그것을 누구에게 알려주고 싶습니까? 마지막으로 소중한 사람, 고마운 사람을 떠올려 보세요.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고마움과 사랑을 생각해 보십시오. 말로는 전달하지 못했던 감사와 애정을 생각하고, 짧은 문장으로 적어 보십시오. 그리고 그 문장을 읽어 본 뒤, 그 사람에게 다가가 전해주세요.여러분은 병자가 아닙니다. 삶은 병보다 훨씬 큽니다. 나 역시도 환자보다 큰 존재입니다. 만일 질환이 주는 고통으로 괴로움 속에 매몰된다면 바로 '지금'으로 돌아오십시오. 그리고 살아온, 살아갈 삶 속에서 소중했던 것을 돌이켜 보십시오. 무엇보다 용기 있는 자신을 토닥이고 소중한 관계와 연결되어 가십시오. 그리고 혼자서는 어렵다면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정신건강의학과를 포함한 심리전문가와의 시간은 만성질환을 겪는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찾고 나아가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당신은 그저 고통에 끌려가는 환자가 아니라 소중한 이와 함께 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삶 속의 고통을 받아들이기로 선택한 사람입니다. [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