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

  • 홈
  • 기획시리즈
  • 프리미엄 칼럼
  • 칼럼
  • 명의인터뷰
  • [의학칼럼] 원인 없이 찾아오는 병, ‘특발성 파킨슨병’ 아세요?

    [의학칼럼] 원인 없이 찾아오는 병, ‘특발성 파킨슨병’ 아세요?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의 약 20%를 넘어서며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노인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3대 노인성 뇌질환 중 하나인 파킨슨병은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관심도도 늘고 있다.‘특발성 폐섬유증’, ‘특발성 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에서 ‘특발성’이라는 용어는 비교적 자주 등장한다. 의학적으로 특발성 이란 질환의 발생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경우에 사용하는 용어다. 이는 외상, 감염, 유전, 독성 노출 등과 같은 분명한 인과관계 없이, 자발적으로 발병한 질환이라는 뜻에 가깝다.‘특발성 파킨슨병’ 또한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 관련 증상들이 뇌졸중, 외상, 약물, 유전 질환 등 명확한 외부 요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 즉 특별한 원인 없이 발병한 경우를 ‘특발성 파킨슨병’으로 진단한다. 전체 파킨슨병 환자의 대부분이 이 특발성 유형에 해당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노화는 주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로 유전적 소인이나 농약, 중금속 등의 특정 환경적 노출도 발병과의 연관성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요인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지는 아직까지 논쟁의 여지가 있다.초고령화 사회로 본격 진입하면서 특발성 파킨슨병에 대한 관심과 우려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퇴행성 신경질환의 일종인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중뇌의 흑질부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되며 운동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진전(떨림), 경축(경직), 운동 완만(서동) 등이 있으며, 질병의 진행에 따라 인지기능 저하나 자율신경계 이상과 같은 비운동 증상도 동반된다.진단은 주로 임상 증상과 신경학적 검사 기반에 따라 이뤄진다. 뇌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과 같은 영상 검사, 혈액 검사 등은 파킨슨병과 유사한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과의 감별 진단을 위해 활용된다. 치료는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한 약물치료가 기본이며, 대표적으로 도파민 전구체인 ‘레보도파’가 널리 사용된다. 레보도파는 운동 증상을 개선하여 환자가 일상생활을 보다 독립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다.그러나 도파민 제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약효 지속 시간이 점차 짧아지거나 이상 운동증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용량 조절 및 병용요법 등의 치료 전략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 뇌심부자극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도 고려될 수 있다.특발성 파킨슨병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여전히 많은 연구와 해석이 필요한 질환이다. 그러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이 곧 치료 불가능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증상 완화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치료법은 충분히 발전되어 있다. 앞으로의 의학 연구가 병인의 규명에 가까워질수록, 보다 정밀한 치료와 예방 전략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이 칼럼은 안양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구경모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안양윌스기념병원 뇌신경센터 구경모 원장(신경과 전문의)2025/04/21 14:41
  • 20대의 발기부전… 음란물을 끊어야 한다

    20대의 발기부전… 음란물을 끊어야 한다

    병원을 찾는 20대 환자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조루증이 많다. 사정이 잘 안 된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진료실에서 20대 환자를 만나는 건 드문 일이었다. 대체 젊은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1980년대 전공의 시절에도 20대 환자를 만나기는 했었다. 밀월성 발기부전. 결혼 첫날 밤 거사를 치르지 못해 화가 난 신부의 손에 끌려 내원하는 경우들이었다. 결혼 전까지 성 경험이 전혀 없다가 초야에 긴장감에, 신부의 강한 성격에 주눅이 들어 발기가 잘 되지 않았던 것이다.그런데 최근에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젊은 발기부전의 가장 흔한 원인은 음란물 중독이다. 두 번째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온 원인으로, 근육질 몸을 만들기 위해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근육 형성에 도움을 주는 남성호르몬의 일종) 주사를 맞는 것이다. 세 번째는 젊을 때부터 탈모 치료제를 먹는 경우다.탈모 치료제 중 전립선비대증 치료에도 쓰이는 ‘5알파환원효소억제제’라는 약이 그렇다. 이 약제는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효과로 탈모를 개선시킨다. 그래서 발기부전, 성욕 저하, 정액량 감소 등 성 관련 부작용이 있지만, 약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회복이 된다. 이 약제를 꼭 복용해야 한다면 성적 부작용을 개선시키는 약제를 함께 투여할 수 있다.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운동 선수들에서 도핑 시 가장 흔히 적발되는 복용 금지 약물이다. 이 주사를 맞으면 근육은 잘 만들어지지만, 몸에서 남성호르몬 생산은 중단된다. 정자 생성을 억제해 무정자증도 초래된다. 이 약제를 투여하다가 중단하면 남성호르몬이 없는 상태가 돼 20대라도 성욕 저하, 발기부전, 무정액증 등의 심한 갱년기 증상이 초래된다. 최근에는 이런 주사를 맞지 않았는데도 갱년기 증상을 호소해서 검사하면, 남성호르몬이 심하게 저하된 결과를 보인다. 그 이유는 남성호르몬이 성분 고지도 없이 불법적으로 혼입돼 있는 미네랄, 혹은 단백질 보충제를 복용해서다. 이란은 30개 제품 중 11종(36.7%), 유럽산은 15%, 미국 FDA는 21%로 보고됐다. 수입품이 많은 국내의 실정에 비추어 보면 적지 않은 비율로 혼입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청년 성기능 장애의 가장 흔한 원인인 음란물 시청은 큰 문제다. 청년들이 파트너와 성관계를 유지하더라도 빈번하게 자위를 하면서 음란물 속 여성에 익숙해지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그 결과, 자위할 때는 발기도 잘 되고 사정도 쉽지만 실제 성관계에서는 음란물처럼 강한 자극을 받지 못해 발기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사정이 잘 안되는 사태가 발생한다.또 이런 남성은 콘돔 착용 시 발기가 잘 유지되지 않아 콘돔을 안 쓰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특히 배려나 노력 없이, 자신만 자극을 받으려는 태도를 보여 파트너와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흔하다. 자위가 많아지면 생산된 정액이 저장될 여유도 없이 배출돼, 항상 정액량이 적은 상태고 강한 성적 자극이 없으면 성욕도 잘 생기지 않는다.치료는 음란물과 자위의 절제 수준이 아닌 완전한 중단이다.앞선 두 원인은 의사가 치료 약제라도 처방할 수 있지만, 음란물 중독의 치료는 중독에서 벗어나는 약제가 있는 게 아니다. 환자가 자위와 음란물을 철저히 중단해서 스스로 중독을 이겨내야 하기에 매우 힘든 과정이 예상된다. 일이 벌어지기 전,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칼럼민권식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2025/04/21 09:00
  • 치매 의심돼 병원 가면, 어떤 검사를 받을까?

    치매 의심돼 병원 가면, 어떤 검사를 받을까?

    치매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로 “인지기능 저하인 것 같다”며 외래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치매가 의심될 때 어떤 검사로 이를 진단하고 평가할 수 있을까?치매 검사는 철저한 병력 청취에서 시작한다. 언제부터 어떤 증상이 나타났는지, 증상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지,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이때 약물 복용 여부, 과거 질병,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등 정신적 요인도 함께 고려한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환자 증상을 환자 앞에서 말하는 것을 꺼려하므로 환자와 보호자를 분리해 병력 청취를 하는 경우가 많다.인지기능이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인지기능 선별 검사로 환자의 대략적인 상태를 평가한다. 가장 널리 쓰이는 검사는 MMSE(간이정신상태검사)다. ▲시간 및 장소 인지력 ▲기억력 ▲주의 집중력 ▲언어 능력 ▲시공간 구성력 ▲계산 능력 등을 간단하게 평가한다. 단, MMSE는 인지기능 저하 가능성을 선별하는 검사로 MMSE 검사만으로 치매를 진단할 수 없다. 환자의 인지기능을 정확히 확인하려면 여러 인지기능검사를 함께 시행해야 한다. 그래야 인지기능 저하 정도를 판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억력, 집중력, 언어능력, 시공간지각능력 등 어떤 영역의 기능이 떨어진 상태인지 파악 가능하다.치매 원인을 감별하려면 뇌 영상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뇌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은 뇌병변 확인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검사다. MRI 검사가 불가능한 경우라면 뇌 CT(컴퓨터단층촬영)를 통해서라도 뇌 병변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을 진단하기 위한 정밀 검사도 시행된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에 쌓였는지 확인하기 위해 필요 시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진행한다. 흔히 치매 진단 과정에서 혈액 검사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는데 치매 증상을 유발하는 신체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비타민B12 결핍, 간질환, 신장질환, 감염성 질환 등은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혈액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ApoE(아포지질단백질 E) 유전자도 확인 가능하다. 그 외에 뇌전증에 의한 인지기능 저하 감별을 위해 뇌파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치매를 일으키는 생체지표를 확인하기 위한 요추천자 검사도 있다. 최근에는 치매를 일으키는 퇴행성질환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한 생체지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요추천자 검사의 중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치매가 의심될 때 다양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치매는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가 크므로 증상이 의심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 의료기관에서 정밀한 진단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본 인지 건강 캠페인은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와 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칼럼최호진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 정책이사) 2025/04/21 06:05
  • [의학칼럼] 척추뼈 밀려나온 '척추전방전위증'… 이제 내시경으로 간단히 해결

    [의학칼럼] 척추뼈 밀려나온 '척추전방전위증'… 이제 내시경으로 간단히 해결

    우리 몸의 중심축이라 불리는 척추는 몸의 수직 방향 하중을 버티는 기둥 역할을 하며, 동시에 유연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척추의 정교한 구조는 다양한 외부 충격과 퇴행성 변화에 쉽게 노출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척추전방전위증이다. 척추전방전위증은 말 그대로, 윗 척추뼈가 아랫 척추뼈보다 앞으로 밀려 나와 정렬이 어긋나는 질환이다. 단순한 허리 통증이 아닌, 척추 구조 자체의 무너짐이 원인이여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척추전방전위증은 선천적인 구조 이상, 사고에 의한 외상, 또는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척추분리증을 방치할 경우, 성인이 된 후 전방전위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오래 서 있거나 걸을 때 다리 쪽으로 저림과 감각 이상이 발생한다면 척추전위 가능성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진단은 X-ray 및 MRI를 통해 전위 정도와 신경 압박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초기 발견 시에는 운동치료, 도수치료,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 접근만으로도 충분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하지 마비, 근력 약화 등의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전통적인 수술 방법은 척추유합술인데 척추뼈가 어긋난 것을 교정하고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인대와 뼈를 제거한 후 인공뼈를 삽입하고 나사를 삽입해 고정시키는 수술이다. 이러한 수술을 하는 경우 광범위하게 근육 절제가 필요하고 출혈이 되기 때문에 수혈이 필요한 경우도 많고 수술 후 회복도 비교적 오래 걸린다. 하지만 척추 전위가 크지 않고 불안정증이 심하지 않으면 간단한 내시경 감압술을 해볼 만하다. 척추내시경을 이용한 내시경 감압술은 작은 절개만으로 신경을 압박하는 원인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회복이 빠르고 출혈이 적다. 인공뼈와 나사를 삽입하는 부담도 없앨 수 있다. 하지만 전위 정도가 크고 척추가 불안정한 경우에는 척추유합술을 통해 척추 뼈를 제자리로 고정해 주는 방식이 적용되는데,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최소침습 유합술이 가능해져, 수술 부담이 큰 고령 환자나 만성질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안정적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척추전방전위증은 통증만을 치료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무너진 척추 구조를 어떻게 바로잡고, 재발을 방지할 것인가다. 척추를 구성하는 뼈, 인대, 근육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특히 정형외과,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여러 임상의들의 협진 체계를 통해, 환자 개인에 맞춘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장기적인 예후 개선에 큰 차이를 만든다.척추전방전위증은 방치할수록 전위가 진행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술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허리와 다리 통증이 반복된다면 척추 정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이 칼럼은 새움병원 홍순우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새움병원 홍순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2025/04/18 10:35
  • [의학칼럼] 극심한 무릎 통증의 원인… 관절염 악화하는 '연골하 부전골절'

    [의학칼럼] 극심한 무릎 통증의 원인… 관절염 악화하는 '연골하 부전골절'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60세 이상 인구의 80% 이상이 겪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관절 사이에 있는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는 병으로 통증이나 부종을 일으킨다. 대부분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지만, 간혹 통증의 정도나 부기가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무릎 연골하 부전골절(Subchondral Insufficiency Fracture, SIF)을 의심할 수 있다. 연골하 부전골절은 관절의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 바로 아래에 있는 뼈가 금이 간 상태를 말한다. 이 때문에 갑작스럽게 심해진 통증으로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과거에는 이 같은 증상을 무릎에서 발생하는 자발적 골괴사(Spontaneous Osteonecrosis of the Knee, SONK)로 불렀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괴사가 보다는 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변화(병태생리)를 봤을 때 골절에 적합하여 이제는 연골하 부전골절이라 부르고 있다. 약해진 연골 아래의 뼈가 반복적으로 하중을 받으면 미세한 골절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부종과 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관절염이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다. 연골하 부전골절은 퇴행성 관절염 환자 중 다리 정렬에 이상이 있을 때 더 많이 발생하며 반복적으로 무릎을 사용하거나 과격한 운동과 같은 무리한 활동 등도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걷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발생했다면 X-ray나 MRI 검사를 통해 무릎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X-ray 검사에서 명확한 골절 선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어 작은 병변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MRI 검사가 도움이 된다.연골하 부전골절로 진단되면 골절이 일어난 부위의 안정화를 목표로 체중을 싣지 않도록 목발을 사용해 무릎의 부하를 덜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심할 경우 소염진통제 등을 통해 완화할 수 있으며, 이때 스테로이드 주사는 연골하 부전골절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2~3개월의 비수술적 치료로도 통증이 완화되지만, 일부에서는 연골하 부전골절 부위가 함몰되면서 관절염이 급격히 진행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결국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손상된 무릎 관절 연골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내구성이 좋은 코발트, 티타늄 등의 금속으로 제작된 맞춤형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부위만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부분 치환술과 관절 연골 전체를 바꾸는 전치환술이 있는데 무릎 상태와 환자의 나이, 활동 수준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수술 후에는 보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3개월 이상 꾸준한 재활 운동으로 무릎 주위 근력을 강화해야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1~2일 이내에 재활 치료가 시작된다. 운동을 소홀히 하면 관절이 뻣뻣해질 수 있어 무릎 기능 회복을 위해서는 재활에 집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연골하 부전골절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절염의 급격한 진행을 막는 것이다. 골절이 발생하면서 관절에 추가적인 손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무릎의 퇴행성 변화를 앞당기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 중 걷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생겼다면,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 칼럼은 강서K병원 관절센터 이형민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강서K병원 관절센터 이형민 원장(정형외과 전문의)​2025/04/18 10:30
  • 봄날의 맨발 산책, '이 질환' 있다면 피하세요

    봄날의 맨발 산책, '이 질환' 있다면 피하세요

    본격적인 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시니어들 사이 '어싱(Earthing)'이 인기 웰니스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그라운딩(Grounding)'이라고도 불리는 어싱은 맨발로 흙이나 잔디 위를 걷는 간단한 활동이지만, 자연 속에서 신체 건강과 정신적 안정 두 가지를 모두 챙길 수 있어 인기다. 실제 청주자생병원 인근 상당공원에 황톳길이 조성된 이후, 어싱을 체험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곤 한다. 최근에는 파크골프와 어싱을 결합한 테마형 힐링 여행 상품까지 등장해 관심이 더해지는 추세다.걷기 운동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신진대사를 높여 고혈압, 당뇨, 비만 등 시니어들의 만성질환 관리에 도움을 준다. 여기에 맨발로 자연을 직접 접촉하면 발바닥의 감각신경과 근육이 자극되면서 그 효과가 한층 강화된다. 발은 신체의 축소판이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혈자리와 말초신경이 집중된 부위며, 맨발로 땅을 밟는 행위는 두통, 불안, 불면 등 스트레스성 증상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하지만 어싱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발에 상처가 있거나 근골격계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어싱은 신발을 신었을 때보다 발바닥에 직접적인 부담이 가해지기 때문에  ‘족저근막염’을 보유한 시니어들은 주의가 필요하다. 족저근막염은 불규칙한 지면을 장시간 걷거나, 불편한 신발을 오래 신었을 때 발바닥에 위치한 족저근막에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마라톤이나 러닝 등의 운동을 과하게 할 경우, 편평족(평발)이거나 체중이 많이 나갈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첫걸음을 뗄 때 발바닥에 찢어지는 듯한 날카롭고 예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시간이 지나면 족저근막의 상처가 회복하여 통증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이런 간헐적인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할 시 대부분의 경우 만성화되기 쉽고, 재발 위험도 커진다.족저근막염은 다양한 치료법이 있지만, 그중 한의학에서는 침·약침을 중심으로 한 한의통합치료로 상태를 호전시킨다. 침 치료는 연곡혈, 곤륜혈 등 발의 주요 경혈을 자극해 경직된 근육을 풀고 혈액순환을 개선, 통증을 완화시킨다. 약침 치료는 정제된 한약 성분을 경혈에 직접 주입해 근막 주변의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가라앉히고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촉진한다.아울러 어싱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유의사항을 숙지하는 것도 좋다. 먼저 걷기 전 보행 경로에 유리 조각이나 날카로운 이물질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너무 차갑거나 딱딱한 지면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경로에 독성이 있는 식물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상처와 감염에 취약한 당뇨 환자의 경우 어싱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자연과의 접촉을 통해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어싱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춰 올바른 방법으로 실천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따뜻한 봄날, 어싱을 통해 건강과 여유를 함께 누리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이 칼럼은 청주자생한방병원 최우성 병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청주자생한방병원 최우성 병원장2025/04/18 09:30
  • 우울증 약, 겁내지 말고 드세요

    우울증 약, 겁내지 말고 드세요

    ‘국민건강영양조사’로 파악한 한국 사람들의 우울감 경험률은 2023년 기준 11.6%다. 우울증 환자는 2022년 기준 100만명을 넘었고,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우울감을 경험하는 많은 사람들이 진료 받기를 회피하고, 약을 먹는 건 더욱 두려워하곤 한다. 우울증 약은 부작용이 많고 중독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우울증이 악화될 때까지 버티는 경우도 많은데, 우울증 약에 대한 자세한 지식을 알고 있으면 막연한 두려움이 해소될 수 있다. 우울증 약이 어떤 효과가 있고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자.경증~중등증 우울증에는 ‘에스시탈로프람’이라는 성분의 약을 1차적으로 가장 많이 처방한다. 이 약은 약물 상호작용이 거의 없어서 다른 약을 여러 가지 먹는 사람도 문제없이 복용할 수 있고, 다른 부수적 효과 없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효과만 주기 때문에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다.에스시탈로프람은 효과 또한 매우 좋은 편에 속하는데, 우울증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는 관해율이 무려 33%에 달한다. 즉, 우울증 환자 3명 중 1명은 에스시탈로프람 하나만 갖고도 우울증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뜻이다.에스시탈로프람은 하루에 한 번 한 알만 먹는 약이며, 처음 먹는 사람의 경우 천천히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2개월 정도 지나야 최대 약효를 느낄 수 있다. 약효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우울증 증상이 대부분 없어지고, 우울증 검사에서도 정상에 가까운 결과가 나온다. 다만, 증상이 좋아졌어도 1~2년은 계속해서 복용해야 재발하지 않는다.우울증 환자의 3분의 1은 이 약으로 치료되지만, 나머지 3분의 2는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을 견디지 못해 치료에 실패한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속 메스꺼움, 입 마름, 어지러움, 식은땀 등이다.다른 우울증 약에 비해 부작용이 약한 편이지만, 불편함이 심해서 못 먹겠다면 다른 약으로 바꿔보면 나아지는 경우가 많다. 에스시탈로프람에서 ‘설트랄린’이나 ‘데스벤라팍신’으로 바꿀 경우 좀 더 강한 약효가 나타나고, 기존 부작용이 사라지기도 한다.약효가 어느 정도 있지만 부족하다 싶으면 기존 우울증 약 한 알에 다른 우울 증약을 추가하기도 한다. 이를 ‘증폭치료’라고 하는데, 작용 원리가 약간 다른 ‘아리피프라졸’, ‘쿠에티아핀’ 같은 신경과 약을 추가해 효과를 두 배 이상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두 가지 약으로도 안 되면 또 다른 약을 추가해 세 가지 약을 복용할 수도 있다. 세 가지 약으로도 안 되는 경우 보통 ‘치료저항성 우울증’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경우 더 강한 약을 쓸 수 있고, ‘신경조절술’이라고 하는 기계를 이용한 치료법이나 코 흡입제 등으로 효과를 더 높이는 방법도 고려한다.우울증 약을 먹으면 중독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울증 약은 내성이나 의존성이 없어서 중독되지 않는다.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우울증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고 해서 걱정하는 환자도 있는데, 살이 찌는 약이 있고 살이 오히려 빠지는 약도 있다.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약인지 파악한 후 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젊은 여성 우울증 환자의 경우 살찌는 부작용에 아주 예민한데, 살이 많이 찌는 우울증 약 순서는 ▲파록세틴 ▲미르타자핀 ▲독세핀 ▲아미트립틸린 ▲노르트립틸린 ▲클로미프라민이다.살이 거의 찌지 않고 중립적인 우울증 약은 에스시탈로프람·벤라팍신·데스벤라팍신·설트랄린·트라조돈이다. 이들 약을 복용했음에도 살이 찐다면 살이 빠지는 우울증 약을 선택해볼 수 있다. 식욕이 감소하고 살이 빠지는 우울증 약은 플루옥세틴과 부프로피온이다. 두 약은 비만클리닉에서도 식욕억제제로 처방한다.우울증 약을 먹고 졸리거나 멍해져서 업무에 지장이 있는 경우, 인지능력을 향상시키고 피로감, 집중력을 개선시켜줄 수 있는 보티옥세틴, 부프로피온을 선택하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 약을 먹고 성적 흥미가 감소하고 발기부전이 생겼다고 하는 환자들도 있는데, 성기능이 감소하는 우울증 약이 있고 그렇지 않은 약이 있다. 부프로피온, 미르타자핀, 아고멜라틴 등은 성기능 관련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우울증 약은 효과나 부작용 여부에 따라 약물을 선택하면 개인별 맞춤형으로 효과는 좋고 부작용은 적게 할 수 있다. 물론, 사람마다 약효가 다르고 본인에게 맞는 약을 찾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으므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천천히 약을 찾아보는 게 좋다. 2~3개월 복용해보고 효과 부족이나 부작용 발생으로 포기하지 말고, 최소 6~24개월은 본인에게 맞는 약을 찾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칼럼엄준철 약사2025/04/18 08:52
  • [의학칼럼] "자동차 사고 후, MRI 검사로 후유증 잡아야"

    [의학칼럼] "자동차 사고 후, MRI 검사로 후유증 잡아야"

    자동차 사고를 경험한 운전자 상당수는 '조금 쉬면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외상이 크게 없어 보이거나 통증이 미미할 때에는 X-ray 촬영 정도로 간단히 마무리하고 곧바로 합의에 돌입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이는 추후 후유증으로 고생하게 되거나 적절한 보상을 받기 어려워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자동차 사고는 충격 직후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며칠 혹은 몇 주가 지나면서 통증이나 이상 감각이 뒤늦게 나타나기 쉽다. 근육, 인대, 디스크, 신경 등 연부조직의 미세손상은 겉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히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단순 X-ray로는 뼈의 골절 여부만 파악하기에 한계가 뚜렷한데, 이러한 사소한 손상을 놓치면 결국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따라서 자동차 사고 충격이 신체 내부에 남은 상태에서 제대로 진단 및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후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 후유증으로 고생할 뿐 아니라 보상 문제 역시 복잡해질 수 있다.'자동차 사고 후유증' 시간 지나 드러나자동차 사고 직후에는 금방 통증이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근육 긴장이나 인대 손상, 신경 압박, 디스크 이상 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세가 뚜렷해질 수 있다. 특히 외부 상처 없이 내부 조직이 손상된 경우라면 더욱 인지하기 어려워 병을 키우는 결과를 낳는다. 이때 MRI 검사는 연부조직을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어 미세한 염좌나 디스크 손상, 인대 파열, 신경계 이상 등을 조기에 진단하기에 효과적이다. 방사선을 이용하는 CT나 X-ray와 달리, MRI는 뼈보다는 연부조직의 미세한 변화를 더욱 정확히 포착한다.보상 문제, 정확히 하기 위해 MRI 검사받아야자동차 사고와 관련된 통증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검사가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X-ray나 CT 결과만으로는 연부조직 손상이 확인되지 않아, 보상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다. 반면 MRI로 미세 손상 부위를 명확히 찍어두면 치료 및 보상 과정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사고 후 곧바로 MRI를 찍어 놓으면, 만약 후유증이 생기더라도 사고 인과관계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다.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 입장에서도 책임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고 원활한 합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권장한다.MRI 검사 시, 고화질 장비 갖춘 병원 선택 중요MRI 검사는 일반적으로 고가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자동차보험이 적용될 경우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상당 부분 줄어든다. 다만 보험사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검사 필요성을 의학적으로 명확히 뒷받침해야 하므로, 교통사고 환자 치료 경험이 풍부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MRI 장비마다 해상도와 촬영 속도가 다르므로, 정밀도가 높은 장비를 갖춘 곳에서 검사받는 편이 유리하다. 정확도 높은 MRI 촬영은 작은 손상까지 놓치지 않고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후유증 예방과 보상 문제 모두에 있어 도움이 된다. 검사부터 진료, 보험처리까지 일괄적으로 진행해 주는 병원을 선택하면 시간과 정신적 부담까지도 덜 수 있다.(*이 칼럼은 연세훈정형외과의원 성창훈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연세훈정형외과의원 성창훈 원장​2025/04/16 15:33
  • 꿈속에서 신령님이 “비트코인”을 외쳤다

    꿈속에서 신령님이 “비트코인”을 외쳤다

    때는 2024년 3월. 얼굴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흰색 옷에(한복이었나? 확실하진 않다) 흰 머리, 흰 수염이 가득한 어떤 남자가 필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왜?’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 뭔가 무서운 느낌.한참이나 필자를 노려보던 그 사람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비! 트! 코! 인!’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침실. 세상은 고요했고, 옆에서 아내는 조용히 잠들어있었다. ‘꿈이구나.’상황이 이해됐고, 모든 꿈이 그러하듯 대부분 자세한 정보는 사라졌지만, 필자에게 신령인 듯한 그 사람이 말한 네 글자, ‘비트코인’은 더 선명해졌다. 이게 무슨 일이람.그래도 명색이 심리학자. 꿈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 꿈의 내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필자가 심리학과에 입학하던 그 옛날, 심리학과 예비 전공생이던 우리들에게는 몇 권의 필독서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었다.프로이트. 심리학자인 듯 심리학자 아닌, 심리학자 같은 정신과 의사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을 창시해 전 세계 지식계에 큰 영향을 준 사람이다.(사실 필자는 심리학과 진학하면 프로이트 책만 주구장창 읽는 줄 알았는데, 30년 심리학 외길 인생에서 프로이트와 만날 일은 거의 없었다) 책이 가장 멋진 인테리어라는 말을 신봉하던 필자도 그 책을 사서 읽었는데, 아니 정확하게는 읽으려고 했는데, 피가 용솟음치던, 이성보다는 호르몬이, 책보다는 술이 더 강하게 작용했던 20살의 필자로서는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아무튼, 인간의 무의식을 강조하던 정신분석학에서 꿈은 매우 의미 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꿈은 억압된 무의식적 욕망이 상징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꿈에서 내가 보는 것들을 ‘명시적 내용(Manifest content)’, 이 명시적 내용 속에 담긴 무의식적인 욕망·갈등·소망과 같은 진짜 의미를 ‘잠재적 내용(Latent content)’으로 구분했다. 잠재적 내용이 우아하게(?) 명시적 내용으로 포장돼 나타나면서 욕망을 은밀하게 충족시키는 것으로 봤다. 예를 들면, 위에서 떨어지는 꿈의 경우 프로이트는 성적인 욕망과 불안의 표현으로 해석하고 해방과 행복에 대한 유혹을 반영하는 것으로 봤다.이런 이론에 따르면, 산신령이 필자에게 ‘비트코인’이라고 외친 것은 4인 가정의 가장으로 살아가는 필자가 현실적으로 겪는 경제적 어려움으로부터 선물처럼 일확천금을 얻어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경제적 어려움이 비트코인으로 상징화된다고하기에는 너무 직접적인 것 아닐까? 물론 정신분석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수준 낮은 해석일 것이고, 필자가 잠재적 내용을 제대로 뽑아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꿈의 의미를 중요시했던 정신분석학과 정반대로 꿈의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는 시각도 있다. 주로 신경생리학적 접근을 취하는 이론들인데, 일반적으로 꿈은 뇌가 수면 중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꿈에 쓸데없이 의미를 부여해 해석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예를 들면, ‘활성-합성 가설’의 경우, 렘수면 단계에 뇌에서는 활발한 활동이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저장됐던 감정이나 기억들이 활성화되는데, 이때 뇌에서 활성화된 정보들을 합쳐서 일련의 이야기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꿈이라고 봤다. 그냥 수면 중 발생하는 정보처리 과정의 일환일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이 관점에서 낙하하는 꿈은 그냥 전정기관에서 유발되는 것과 비슷한 신호가 우연히 렘수면 중에 잡혀서 경험하는 것일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필자가 꾼 비트코인 꿈은 일종의 ‘개꿈’인 셈이고, 쿨하게 잊으면 된다.정신분석학과 신경생리학 사이에 위치한 이론들도 있다. 주로 인지심리학 계열의 이론들인데, 이들은 꿈이 수면 단계에서 처리되는 정보의 영향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면서도, 어느 정도 의미를 반영한다. 수면 단계에서 활성화되는 정보들이 그냥 아무런 이유 없이 무작위로 일어나는 단순한 생리적 반응은 아니라고 봤다. 깨어있을 때 다양한 활동을 하고, 그 기억과 감정들이 재정리되고 조직화되는 과정에서 활성화되는 것으로 이해했다. 이런 맥락이면 꿈에서 나타나는 정보들이 일상생활과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예컨대, 낙하하는 꿈은 일상에서 느낀 심리적 불안, 실패에 대한 두려움, 대인 관계에서의 무력감 등이 꿈에서 떨어지는 상황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깨어있는 동안 비트코인을 생각했었나? 돈 버는 고민을 했었나? 필자의 상황들을 곰곰이 복기해보니, 떠오르는 한 가지 경험이 있다. 웹 소설. 그때 필자는 웹 소설 읽기에 재미가 들렸고, 그 중 현실 판타지물을 즐겨봤는데, 비트코인으로 부자가 돼 재벌이 되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고 있었다. 아마도 그 기억이 수면 중 재구성되면서 신령님의 비트코인 예언 꿈으로 완성됐으려니 싶었다.그래서 비트코인을 샀냐고? 당연히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 워낙 꿈을 잘 꾸지 않던 필자가 너무 생생하게 꾼 꿈이어서, 잠시 이런저런 생각을 했던 흥미로운 일화였다.(라고 칼럼이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2024년 3월, 비트코인… 신령님, 꿈에 한 번 더 나와주면, 그땐 다른 결정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칼럼최훈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2025/04/14 08:52
  • [의학칼럼] 실명 부를 수 있는 망막질환, 정기 안과 검진으로 예방해야

    [의학칼럼] 실명 부를 수 있는 망막질환, 정기 안과 검진으로 예방해야

    눈은 우리 삶의 질과 직결되는 중요한 감각기관이다. 특히 시각 정보의 90% 이상을 처리하는 망막에 이상이 생기면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직업 활동, 사회적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망막질환이 위험한 이유는 대부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미미해 조기 진단이 어려워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망막질환으로는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망막박리가 있으며, 각각의 질환은 원인과 진행 양상이 다르지만 모두 시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의 미세 혈관이 손상되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망막 내 혈관이 약해지고, 이로 인해 출혈이나 부종, 혈관 폐쇄 등이 발생하면서 시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진행되면 시야가 흐릿해지고 물체가 왜곡되어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할 경우 신생혈관이 발생해 출혈이나 망막박리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당뇨망막병증 치료는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레이저 광응고술,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주사, 유리체절제술 등이 사용되며, 무엇보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철저한 혈당 조절이 핵심이다.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 부위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질환이다. 주로 5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발병하며, 유전적 요인, 흡연, 고혈압, 자외선 노출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황반변성이 발생하면 사물이 휘어져 보이거나 중심이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특히 습성 황반변성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실명 위험이 높다. 치료방법으로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주사, 광역학 치료, 영양제 복용 등이 있으며, 질환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조기 진단과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망막박리는 망막이 안구의 안쪽 벽에서 분리되는 현상으로, 매우 빠르게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응급 안과 질환이다. 고도근시, 외상, 백내장 수술 이력, 노화로 인한 유리체 변화 등이 주요 원인이다.망막박리는 눈앞이 번쩍이는 빛이 보이거나, 날파리 같은 부유물 증가, 시야의 일부가 커튼처럼 가려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빠른 시간 내에 수술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시력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방법으로는 공막돌륭술, 유리체절제술, 기체망막유착술 등이 있다. 공막돌륭술은 망막과 유리체 사이의 비정상적인 당김을 완화시키고, 찢어진 망막을 망막색소상피에 다시 부착시켜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시키는 방법이다. 유리체절제술은 특수한 수술기구를 이용해 눈 속의 유리체를 제거하고 가스나 실리콘 오일을 넣어 망막이 재유착되도록 하는 방법이며, 기체망막유착술은 눈 안에 가스를 넣어 팽창하는 원리를 이용하여 망막을 재유착 시키는 방식이다.이처럼 망막질환은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하지만 대부분 초기에는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40세 이상 중장년층이나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정기적인 망막 검사를 통해 눈 건강을 지켜야 한다. 눈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으로 망막 전문 의료진과의 꾸준한 관리가 실명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칼럼은 더원서울안과 허장원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더원서울안과 허장원 원장​2025/04/11 10:31
  • 맛과 건강 다 잡아주는 다크 초콜릿의 세계

    맛과 건강 다 잡아주는 다크 초콜릿의 세계

    초콜릿을 마음 편하게 사먹을 수 있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원래도 주 원산지인 코트디부아르 등지의 아동 노동 착취가 심각한 가운데, 기후 이상 등이 맞물려 원재료인 코코아의 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 2024년 말 뉴욕선물시장에서 코코아 가격이 t당 1만2987달러(약 1907만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연초 대비 206% 오른 가격이었다. 큰 폭은 아니지만 국내 과자 시장에서도 가격 인상이 이루어졌다.그래서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고 권하고 싶은 가운데 시선 또한 조금 돌려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도 우리가 먹는 초콜릿의 다수는 코코아에 분유 등 유제품과 설탕을 상당 부분 섞어 희석시킨 밀크 초콜릿이다. 잠깐 초콜릿 제조 공정을 살펴보자면, 원료인 카카오콩을 수확해 깍지 안의 알갱이를 채취해 건조·발효 시킨다.그렇게 2~8일 발효를 마친 콩을 커피 생두처럼 볶으면 과육(nib)이 되는데, 이를 압착해 나온 코코아액을 체로 걸러 코코아 고형분과 코코아 버터로 분리한다. 고형분은 맛과 향을, 버터는 특유의 풍성함을 책임지는데 이 둘에 유제품이나 설탕을 섞는 비율에 따라 다양한 초콜릿 제품이 만들어진다.참으로 오랫동안 단맛 위주의 밀크 초콜릿이 권세를 누려왔는데, 그 지평이 바뀌기 시작한 것도 대략 헤아려 이십 년은 충분히 넘는다. 설탕에 대한 우려와 더 나은 초콜릿의 맛에 대한 소비자의 욕망이 맞물리면서 다크 초콜릿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코코아 고형분과 코코아 버터 둘의 혼합물인 코코아액이 밀크 초콜릿은 대략 10% 수준이었는데, 다크 초콜릿이 60% 수준으로 단숨에 쭉 끌어 올렸다.이런 제품들이 ‘세미스위트(Semisweet)’ 또는 ‘비터스위트(bittersweet)’ 등의 딱지를 달고 나오면서 초콜릿의 지평이 삽시간에 재편됐는데, 이제는 다음 단계가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코코아액의 비율이 80%를 넘어 90%를 넘기는 제품들이 일상 속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물론 이렇게 코코아액의 함량이 높은 초콜릿이 요즘 막 등장한 것은 아니다. 내가 ‘외식의 품격(2013)’이라는 서양 음식 비평서를 쓴 십여 년 전에도 이미 99% 다크 초콜릿이 몇몇 유명 브랜드에서 출시돼 화제였었다. 맛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99%쯤 되면 융통성도 붙임성도 떨어져 소비자들에게 ‘흙맛’이라며 괴식 취급을 받았다.하지만 이들이 엄청나게 큰 사랑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시장에서 버텨준 덕분에 다크 초콜릿이 한층 더 대담해질 수 있었다. 요즘은 70%대는 가볍다 할 수 있고, 80%를 넘어 90% 초반까지의 제품들도 ‘뭐 유난 떨 거 있느냐’는 듯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되고 있다.이처럼 코코아액 비율이 높은 제품들은 아무래도 설탕 섭취의 걱정은 덜하는 가운데 초콜릿의 장점은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콜릿은 기본적으로 항산화 석탄산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어 노화 방지에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설탕 함유량이 높아서 다들 꺼렸던 것인데 이제 그럴 이유가 상당 부분 사라진 것이다.다양한 브랜드의 80% 이상 다크 초콜릿을 맛보았는데 너나할 것 없이 훌륭했다. 설탕이 최소한의 간을 맞춰주는 가운데 초콜릿 특유의 향이 풍성하고 부드러웠다. 최고 92%까지는 크게 부담감이 없으니 초콜릿이 더 귀해지기 전에 마음껏 즐길 것을 권한다. 물론 초콜릿은 음미할 때 더 맛있는 음식이므로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지는 않는 게 좋다.
    칼럼이용재 음식평론가2025/04/11 07:31
  • 결혼 생활 30년, 당신과 나는 정말 행복했을까?

    결혼 생활 30년, 당신과 나는 정말 행복했을까?

    “이제 와서 이혼이라니, 남은 인생을 혼자 보낼 자신이 있을까?”“아이들도 다 컸고, 내 삶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결혼 생활 30년, 이제 남은 것은 지루한 침묵뿐이라고 생각하는 부부가 있다. 함께 보낸 세월보다 남은 시간이 더 길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과거에는 노년기 이혼이 극히 드문 일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함께한 세월을 뒤로하고 갈라서는 부부들지난 해 통계청이 발표한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이혼 건수는 9만 2000건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혼인 지속 기간이 20년 이상 된 부부들의 이혼율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서울시 자료에서도 이혼 부부 중 결혼 20년 이상 지속한 경우(27.3%)가 결혼 4년 이내(2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황혼이혼이 이제 더 이상 사회적으로 이례적인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자녀를 모두 성장시킨 부부가 비교적 나이가 들어 이혼하는 유형을 ‘황혼이혼’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50대 이후의 인생을 ‘인생의 황혼기’라고 말한다. 자녀들이 성장하고 독립했을 무렵 부부의 나이는 50~60대 정도가 되는데, 때문에 이 시기의 이혼을 황혼이혼이라고 칭하는 것이다.“나도 더 이상 참고 살지는 못하겠어”황혼이혼이 증가하는 원인은 다양하게 분석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기대 수명의 증가와 삶의 질에 대한 인식 변화다.▷기대 수명의 증가와 새로운 인생에 대한 인식 변화=과거에는 50~60대가 되면 노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로 여겼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건강한 노년기가 길어지면서 이 시기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 평균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부부가 자녀를 독립시킨 후에도 30년을 함께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단순한 통계적 사실이 아니라, 관계의 지속 가능성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과거에는 자녀 양육과 경제적 이유로 갈등을 참고 살아왔지만, 자녀가 성장하고 독립한 후에는 더 이상 참고 살 이유가 없어진다. 남은 인생을 '갈등 속에서 참고 사느냐' 혹은 '새로운 시작을 하느냐'라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역할 변화=황혼이혼의 증가 원인 중 하나는 여성의 경제적 자립이다. 과거에는 이혼을 선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경제적 이유로 인해 결혼 생활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는 여성의 경제적 참여율이 증가하면서 독립적인 삶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여성가족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62.1%로 과거보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50대 이상의 여성들도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하며, 은퇴 이후에도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경제적 자립이 가능해지면서 더 이상 부부 관계를 유지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전통적인 성 역할의 변화와 가치관 차이=과거 한국 사회에서는 가부장적인 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남성은 가정을 부양하고, 여성은 집안일과 육아를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부부 관계에서 평등한 역할 분담이 중요해졌다. 현재의 50~60대 부부는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대적인 가치관을 모두 경험한 세대이다. 결혼 당시에는 가부장적 문화가 강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부부 관계에서도 평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과거의 성 역할을 고수하려는 배우자와 변화에 적응한 배우자 간의 갈등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남편이 여전히 ‘집안일은 아내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아내는 ‘이제는 서로 돕는 시대’라고 인식한다면, 이러한 가치관의 차이는 누적된 갈등을 폭발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우리는 언제부터 멀어졌고, 또 어떻게 가까워질 수 있을까?부부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황혼이혼을 고민하는 부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단순히 최근 몇 년간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누적된 갈등 속에서 살아왔다. 그동안 해결하려는 노력보다는 갈등을 피하고, 참고, 견디는 방식으로 살아온 경우가 많다. 젊은 부부들은 갈등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싸우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반면, 황혼이혼을 고민하는 부부들은 ‘어차피 해결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십 년 혹은 그 이상을 침묵하며 살아왔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첫째, 갈등 해결의 첫 단계는 언제나 ‘대화’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단순히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배우자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경청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가부장적인 남편이라면 오래된 권위를 내려놓고 아내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어야 한다. 아내 역시 무엇이 섭섭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관계를 개선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두 번째로, 감정이 아닌, 관계 자체를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부부 갈등은 감정적인 문제로 치부되기 쉽다. 하지만 감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관계의 패턴이다. 부부가 갈등을 겪을 때, “당신이 이래서 문제야”라고 말하기보다는, “우리 관계에서 이런 패턴이 반복되는 것 같아, 함께 바꿔보면 어떨까?”라고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부가 함께 상담을 받거나, 중립적인 제3자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마지막으로 ‘남은 인생’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황혼이혼을 고민하는 부부들은 남은 인생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제 와서 혼자 살 자신이 있을까?”라는 고민이 이혼 결정을 망설이게 만든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혼을 선택할지, 관계를 회복할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이 감정적인 충동이 아니라 충분한 고민과 대화 끝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같은 집에 있었지만, 같은 시간을 산 건 아니었다면결혼 생활 수 십년 동안 부부는 수많은 기쁜 순간과 섭섭한 일들을 겪으며 살아왔다. 많은 부부가 “이제 와서 변할 수 있겠어?”라고 생각하지만, 부부 관계는 충분히 변할 수 있다. 다만 변화는 자연스럽게 오는 것이 아니라, 노력해야 만들어진다. 황혼이혼은 단순히 부정적인 현상이 아니다.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선택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갈등을 포기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관계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대화와 이해의 노력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배우자가 아닌 ‘인생을 함께한 동반자’라는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본다면, 남은 인생을 더 따뜻하게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칼럼한승민 선릉숲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2025/04/07 07:18
  • 치매 위험 확실히 줄이는 운동… ‘코그니사이즈’ 도전을

    치매 위험 확실히 줄이는 운동… ‘코그니사이즈’ 도전을

    운동은 뇌 건강을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 중 하나로 꼽힌다. 운동이 인지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까? 본 칼럼에서는 운동과 뇌 건강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본다.운동 부족이 신체뿐 아니라 인지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보다 치매 발생률이 30~40% 더 높다고 보고된다.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따르면, 위험 인자 14개를 조절하면 전체 치매 발생의 45%를 예방할 수 있으며 이 중 운동 부족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다. 우리나라 성인은 앉아있는 평균 시간이 약 7.7시간이며 성인의 30~40%가 신체활동이 부족한 상태로, 규칙적인 운동이 절실하다.다양한 연구를 통해 운동이 뇌에 미치는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밝혀진 바 있다. 운동을 할 때 근육에서 ‘아이리신’이라는 물질이 생성돼 혈액으로 분비되는데 신경 발달과 신경세포 간 연결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뇌에서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발현을 증가시켜 신경 성장, 회복, 기억력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에 축적돼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최근에 사용되는 치료제인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도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아이리신 역시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돼 운동이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늦추거나 진행을 억제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 것이다.운동은 해마와 전두엽 사이의 연결을 강화해 인지 작업의 효율을 높인다. 실제 뇌 영상 연구에서도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의 해마와 전두엽이 더 크고 활발하게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운동은 단순 신체활동을 넘어 뇌 건강과 기능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중요한 수단이다. 해마를 포함한 뇌 여러 영역의 기능을 유지함으로써 치매와 같은 인지질환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치매 예방을 위한 운동 강도는 개인 건강상태에 맞게 조절돼야 한다. 특히 고령자나 심혈관질환, 관절질환이 있는 사람은 전문가와 상담 후 알맞은 운동 강도와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주당 최소 150분의 중간 강도의 유산소 운동 혹은 75분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권장한다.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을 추천한다.운동 종류도 다양하다. 유산소 운동으로는 빠르게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있으며 기억력, 주의력, 문제 해결 능력 등 인지 기능 향상에 효과적이다. 근력 운동으로는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등이 있고 결정력과 집행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요가나 필라테스 등 유연성 운동은 몸의 유연성을 기를 뿐 아니라 명상과 호흡을 통해 정서 조절과 집중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최근 주목받고 있는 운동인 ‘코그니사이즈(CogniSize)’도 추천한다. 인지기능(Cognition)과 신체운동(Exercise)을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자전거 타기나 러닝머신 등 신체활동과 동시에 메모리 게임, 숫자 문제, 언어 퍼즐 등 인지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뇌 활동을 극대화한다. 이중 자극을 통해 뇌 신경망을 폭넓게 자극해 신경 연결 효율성이 높아지고 인지 기능 향상 효과가 커진다.운동 전후로 충분한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해 부상 위험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운동은 혼자서 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같이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룹 운동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증진시키고 동기 부여를 강화해 운동 지속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일상 속 운동은 치매 예방뿐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 건강 유지에 필수적이다. 운동이 뇌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잘 이해하고 많은 분들이 규칙적인 운동을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해마·전두엽해마는 기억 형성과 관련된 뇌 부위를 말한다. 전두엽은 복잡한 인지 처리와 판단을 담당한다.[본 인지 건강 캠페인은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와 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칼럼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 고문) 2025/04/07 06:05
  • 마라톤 뛰는 시니어, 풀코스 도전한다면 '발목 부상' 예방 필수

    마라톤 뛰는 시니어, 풀코스 도전한다면 '발목 부상' 예방 필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마라톤 열풍이 한창이다. 지난달 개최된 서울마라톤에선 역대 최다 규모인 4만여 명이 참가했고, 1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 마라톤 대회들도 전국 각지서 잇따라 개최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과 맞물려 60대 이상의 시니어들도 마라톤에 참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인천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서는 84세의 참가자가, 합천에서는 83세의 참가자가 최고령자로 기록됐으며, 여의도 63빌딩을 오르는 이색 마라톤에도 83세의 참가자가 등장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하지만 마라톤은 장시간 달리기를 요구하는 고강도 운동이기 때문에, 근골격계가 약해진 시니어들에게는 부상 위험이 매우 높다. 그중 시니어 마라토너들은 작은 충격에도 발목이 접질리거나 관절에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고, 장거리 주행 중 체력 소모로 인해 이러한 위험은 더욱 증가하기 마련이다. 실제 스포츠안전재단에 따르면, 마라톤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는 부상 부위는 발목(37.2%)인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러닝을 통해 발생하는 대표적 발목 질환으로 발목 염좌가 꼽힌다. 발목 염좌는 발목 관절을 지지하는 인대가 외부 충격에 의해 과도하게 비틀리거나 꺾이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발목염좌는 손상 정도에 따라 1도에서 3도까지 구분된다. 1도 염좌는 인대의 미세한 손상으로 경미한 통증만을 동반하는 반면, 2도 염좌는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돼 부종과 심한 통증, 보행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3도 염좌는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상태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다. 발목 염좌는 인대가 완전히 파열돼 수술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를 비롯한 침구 치료를 중심으로 발목 염좌를 치료한다. 구체적으로 침 치료는 곤륜, 구허, 태계, 족삼리 등 통증이 나타나는 주요 족관절 혈자리에 시행되며 경직된 근육을 이완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함으로써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약침은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봉약침이나 냉성어혈 등의 약침을 활용해 염증과 통증을 신속히 완화할 수 있다. 아울러 족관절 기능 저하를 개선하기 위해 세부 증상에 따라 추나요법이 활용될 수도 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관절, 인대, 근육 등의 부정렬을 교정하는 수기 치료법으로, 족관절과 신체 전반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발목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해소하고 가동 범위 및 안정성 회복에 도움을 준다. 시니어들이 마라톤 완주를 하기 위해선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적절한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 또한 발목 및 무릎 보호대 착용, 적합한 러닝화 선택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체계적인 준비와 예방 조치를 통해 시니어들이 보다 안전하게 마라톤에 참여하고, 건강한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이 칼럼은 평촌자생한의원 박경수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평촌자생한의원 박경수 대표원장2025/04/04 09:30
  • 미세먼지 공격 받을 때… 호흡기 건강의 명약, 금은화

    미세먼지 공격 받을 때… 호흡기 건강의 명약, 금은화

    겨울이 어느새 지나가고, 역대급이었다는 독감도 다소 유행이 줄어들지만 아직 호흡기 건강을 안심할 수는 없다. 통상적으로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봄이기 때문이다. 자칫 방심했다가는 호흡기가 가뜩이나 싫어하는 건조함과 미세먼지까지 겹쳐 오히려 더더욱 감기를 달고 살 수 있는 요즈음이다.호흡기 건강에 도움이 되는 많은 약재들이 있지만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금은화다. 다양한 약리작용으로 인해 가장 오래된 한약재 서적인 신농본초경에도 실렸을 만큼, 역사적으로 3000년 이상의 기간 동안 호흡기에 사용하는 약재로 활용되었다.금은화의 가장 대표적인 효능은 항염증, 항바이러스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염증 인자를 억제하기에 최근에는 여드름과 같은 피부질환에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항바이러스 효과 역시 대단히 뛰어난데 어찌 보면 금은화가 유명해진 것이 이 항바이러스의 효과 덕이라고 할 수 있다. 2003년 중국에서 SARS라는 전염병이 유행했을 당시 금은화를 활용한 처방이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널리 사용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또한, 최근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에도 금은화나 연교, 황금으로 이루어진 처방이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가능성이 주목받으며 금은화가 다시 한번 품귀현상을 겪기도 했다. 항바이러스라든지, 코로나, SARS 같은 얘기를 하다 보니 약효가 엄청 독할 것 같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는데 실제 효과 대비 독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로인해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중국에서는 이 금은화가 아주 대중적인 차로 섭취된다는 사실이다.금은화차만이 아니라 금은화주(酒), 금은화 영양음료, 요거트, 리퀴드 등이 판매되고 있으며 마스크와 치약까지 판매되고 있다. 또한 금은화 에센셜 오일도 담배 냄새를 가려주는 제품으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이 금은화가 들어가는 것 중에 가장 유명한 차가 있으니 바로 중국에서 코카콜라를 이기고 가장 많이 판매된다는 차로 알려진 ‘王老吉(왕라오지)’다. 일반적으로 차는 따뜻하게 마신다는 인식과 달리 중국 남부지방에는 량차(凉茶,시원하게 마시는 차)가 유명한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왕라오지다.왕라오지는 1800년대 초반 왕택방이라는 사람이 창시했는데, 당시 광동 지역에 전염병이 돌았을 때 이 차를 마시고 많은 사람이 목숨을 구하며 인근 지방의 명물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2000년 초반부터 지역을 넘어 중국 전역에서 사랑받는 건강음료로 각광받으며 현재는 코카콜라보다도 많이 팔리는 중국 대표 음료가 되었다. 이 음료의 주성분이 바로 금은화이다. 중국 남부 덥고 습한 지역에서의 각종 전염병을 예방하는 데 금은화만한 약재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이 같은 호흡기 건강의 명약인 금은화를 가정에서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역시 차로 음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고 효과적인데, 물 2L를 끓인 후 불을 끄고 말린 금은화 20~30g을 넣은 후 그대로 식혀서 하루 2~3회 물 대신 복용하면 된다. 또한 금은화 가루를 음식에 조금씩 넣어서 먹거나 물에 타서 마시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다만, 금은화는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몸이 차가운 사람은 양을 조절하면서 복용할 필요가 있다.
    칼럼최윤용 한의사(으뜸생약 대표) 2025/04/04 06:30
  • [의학칼럼] 황반변성, 중심시야 손상시켜··· '망막' 안과 정기검진 중요​

    [의학칼럼] 황반변성, 중심시야 손상시켜··· '망막' 안과 정기검진 중요​

    눈은 한 번 나빠지면 회복이 쉽지 않다. 특히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중심 시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황반은 물체를 또렷하게 인식하는 데 필요한 시세포가 밀집된 곳으로 우리가 책을 읽거나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는 등 일상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황반변성은 이 황반 부위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며 시력을 손상시키는 질환으로, 주로 50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발생하며 국내 65세 이상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 두 가지로 나뉜다. 전체 환자의 약 85~90%는 건성 황반변성에 해당하며 이는 황반 부위에 드루젠(drusen)이라 불리는 노폐물이 쌓이며 점진적으로 세포가 위축되는 양상이다. 진행이 느리고 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편이지만 드물게 습성 황반변성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반면,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아래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자라나면서 출혈이나 삼출물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망막 조직이 빠르게 손상돼 시력 저하가 급격히 진행된다. 습성의 경우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수개월 내에 실명에 이를 수도 있어 적극적인 관리와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초기 황반변성은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 그러나 병이 진행되면서 점차 시야의 중심이 흐릿해지거나 글자가 겹쳐 보이고, 직선이 휘어 보이는 ‘변시증’이 나타날 수 있다. 중심 시야에 검은 점이 생기거나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기도 하며 심한 경우 사물이 왜곡돼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특히 한쪽 눈에 먼저 이상이 생길 경우, 다른 눈이 이를 보완해 인식하지 못하고 병을 늦게 발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로 환자들 중에는 "책을 읽을 때 중간 글자만 뿌옇게 보인다"거나 "얼굴을 봐도 중심이 뿌옇게 가려진다"는 식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황반변성은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0세 이상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은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가족 중 황반변성 환자가 있거나, 흡연을 하거나, 고혈압·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이 있다면 정기검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진단을 위해 시행되는 주요 검사는 안저검사, 광간섭단층촬영(OCT), 형광안저혈관조영술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황반의 상태와 병의 진행 정도를 면밀히 확인할 수 있다.치료 방법은 병의 형태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건성 황반변성은 아직 명확한 치료제가 없어 항산화 비타민과 아연, 루테인 등이 포함된 영양제를 복용하며 진행을 늦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생활습관 개선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 습성 황반변성은 항-VEGF(혈관내피성장인자 억제제) 약물을 눈 속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며, 신생혈관의 성장을 억제하고 시력 손상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4~8주 간격으로 반복 주사가 필요하며, 환자에 따라 반응 속도나 주사 간격이 달라진다. 최근에는 약효가 더 오래 지속되는 장기형 제제도 도입돼 환자의 치료 부담을 덜어주는 데 기여하고 있다.황반변성은 완치가 어렵고 만성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꾸준히 이어간다면 실명으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을 위해 야외활동 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금연과 균형 잡힌 식생활, 혈압·콜레스테롤 관리 등도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이 된다. 눈에 이상이 느껴지거나 시야에 변화가 감지된다면 지체 없이 안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시력을 지키는 첫걸음이다.(*이 칼럼은 영등포원안과의원 이동원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영등포원안과의원 이동원 원장2025/04/03 10:42
  • [의학칼럼] AI 로봇기술 적용된 아쿠아블레이션… 전립선비대증 치료의 새로운 선택지

    [의학칼럼] AI 로봇기술 적용된 아쿠아블레이션… 전립선비대증 치료의 새로운 선택지

    중년 남성에게 배뇨 문제는 생각보다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그런데 막상 겪어보면 단순한 불편으로 끝나지 않는다.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며, 밤에 잠에서 여러 차례 깨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상 전반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 문제는 많은 경우 이를 단순히 노화에 따른 변화라고 여기고 지나친다는 점이다. 하지만 배경에는 전립선비대증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에 위치해 요도를 감싸고 있는 기관이다. 이 조직이 나이가 들수록 서서히 커지기 시작하면서 요도를 압박하게 되고, 이로 인해 소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배뇨 지연, 잔뇨감, 빈뇨, 절박뇨, 야간뇨 등이 있다. 증상이 지속될 경우 방광 기능이 저하되거나 요로 감염, 신장 기능 악화 같은 2차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실제로 전립선비대증은 40대 후반부터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약 130만명이던 진료 환자 수가 2023년에는 150만명을 넘어서며 20년 전과 비교해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고령화가 주요 원인이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 또한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전립선비대증의 치료는 일반적으로 약물요법부터 시작된다. 약물은 주로 배뇨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지만, 장기간 사용할 경우 효과가 점차 감소하거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전통적으로는 TURP(경요도 전립선절제술)가 가장 널리 시행돼 왔다. 절제력이 뛰어나고 임상적으로 입증된 효과가 있는 치료지만, 출혈, 요실금, 역행성 사정 같은 부작용 가능성이 존재하며 입원과 회복 시간이 필요한 단점도 있다. 특히 전립선이 큰 환자에게는 수술이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칼럼서울베스트비뇨기과 조민현 원장2025/03/31 11:39
  • [의학칼럼] 외상성 척추 골절, 사고 후 신속한 수술 치료가 회복의 열쇠

    [의학칼럼] 외상성 척추 골절, 사고 후 신속한 수술 치료가 회복의 열쇠

    공사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로 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많다. 얼마 전, A씨도 병원 근처 공사장 3미터 높이에서 추락해 응급실로 실려 왔다. 몸 여기저기 타박상으로 가득했던 A씨는 특히 허리 통증을 가장 심하게 호소하는 상태였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A씨의 허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영상 검사를 진행했다. X-ray 검사에서 요추 2번 골절이 확인됐고, MRI와 CT 촬영을 통해 골절의 형태와 주변 조직 상태를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다. A씨는 단순한 압박골절이 아닌 외상성 척추 골절인 방출성 골절(Burst Fracture)로 진단됐다.방출성 골절은 척추 한 부위가 골절되며 그 뼛조각이 척추 주위로 방출되거나 신경관 쪽으로 밀려드는 형태다. 대부분 사고로 발생하며 특히 높은 곳에서의 추락, 교통사고, 스포츠 활동 등에서 흔히 발생한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주로 발생하는 척추압박골절과 달리 젊은 환자에게서 더 자주 나타난다.방출성 골절은 단순 척추압박골절과 달리, 골절된 뼛조각이 신경을 압박하여 저림, 방사통, 심한 경우 마비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A씨는 신경학적 증상은 없었지만, MRI 상에서 척추 골절로 인해 뒤쪽 신경관 공간으로 골절편이 침범해 신경이 눌린 상태였다.치료 방향은 TLICS(Thoracolumbar Injury Classification and Severity Score) 스코어를 기준으로 결정했다. 이 스코어를 통해 척추 골절의 형태, 후방 인대 상태, 신경학적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치료 방침을 세울 수 있다. TLICS 스코어가 3점 이하일 경우 보존적 치료를, 4점인 경우 의사의 판단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하며, 4점을 초과하면 수술이 필요하다.A씨는 신경학적 증상은 없었지만, 척추의 구조적 안정성이 손상되어 변형이나 신경 손상의 위험이 높고, 후방 인대 상태도 불안정했기 때문에 TLICS 스코어 4점을 초과해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됐다. 수술은 약 1cm 크기의 작은 9개의 구멍을 뚫어 부러진 척추를 고정하고 눌린 신경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먼저 요추 2번의 추가 골절을 막기 위해 골시멘트로 해당 부위를 메운 후, 척추 내시경을 이용해 눌린 신경관을 충분히 넓혔다. 그 후 흉추 12번, 요추 1번, 요추 3번에 나사를 삽입하고, 막대(rod)를 이용해 척추를 고정했다. 이 과정에서 척추가 서로 힘을 받아 추가적인 골절이나 신경 손상을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수술 후 A씨는 약 2주간 입원해 치료받았다. 척추 내시경 수술 덕분에 절개 부위가 작아 회복이 빠른 편이었다. 이후 보조기를 착용하고 걷는 연습을 통해 허리에 부담을 덜어주었다. 큰 사고였지만, 수술과 재활을 잘 마친 A씨는 퇴원 전 검사에서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외상성 척추 골절은 대부분 예기치 않은 사고로 발생한다. 척추 골절과 신경 손상이 함께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심한 외상으로 척추에 손상이 발생했다면,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119 등을 통해 응급 구조를 요청하여 안정된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추가적인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 칼럼은 강서K병원 척추센터 김문규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강서K병원 척추센터 김문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2025/03/31 11:33
  • [의학칼럼] 안정적인 차세대 시력 교정술, '실크스마일' 아세요?

    [의학칼럼] 안정적인 차세대 시력 교정술, '실크스마일' 아세요?

    최근 전자기기가 일상 깊이까지 스며들면서 사람들의 안구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핸드폰이나 컴퓨터 등 전자기기는 안구 피로도를 크게 높이는데, 이로 인해 안 질환 발생 가능성까지 높아져 문제다. 전자기기의 과도한 사용 등으로 흔히 겪게 되는 문제는 바로 시력 저하다. 어린 나이부터 시력 저하로 인해 안경을 착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안경의 불편함으로 인해 렌즈를 장시간 착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생활 환경적 문제에 따라 안경을 착용하지 못하거나 안경에 큰 불편함을 느껴 렌즈를 장시간 착용하게 되면 눈의 피로도는 더욱 높아질 뿐 아니라 안구에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시력 교정술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새롭게 등장한 '실크스마일'은 다양한 장점으로 인해 주목받고 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겠다.보통 시력교정술이라 하면 1세대 기법인 라식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라식은 각막 상피층에 절편을 만들어 젖히면서 진행되는 방식이다. 절편이라 하는 뚜껑을 젖힌 후 실질 부위에 레이저를 조사하여 시력을 교정하는 기법으로, 일상으로 속히 돌아갈 수 있으며 불편감이 적고 대중적인 탓에 많은 선택을 받고 있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외부 충격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라식과 함께 주목받던 라섹은 절편을 덮지 않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대한 걱정은 줄었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오늘 알아볼 시력 교정술은 이와 같은 단점들을 보완한 방법이다.실크스마일은 레이저 스폿으로 렌티큘을 부드럽게 제거하는 방식이다. 최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는 스마일라식과 원리는 동일하지만, 레이저 및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낮은 에너지와 작은 스폿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절삭면이 더욱 매끄럽다는 특징이 있는데, 수술 시 너무 높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면 각막에 손상을 입힐 가능성이 있기에 낮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다.높은 에너지는 절단면을 불규칙하게 만들 수 있어 절개 과정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가 너무 낮은 경우에도 조직 절개를 섬세하게 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절개를 올바르게 하지 못하면 렌티큘을 말끔히 분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술 시 에너지 강도 조절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 시력 교정술은 적정 에너지 강도를 설정하여 안정적으로 렌티큘을 분리할 수 있다.
    칼럼창원 예일안과 심형석 원장2025/03/28 10:38
  • 현실에서 도망치려 하는 ‘신종 우울증’… 청년들 사이 심각한 문제

    현실에서 도망치려 하는 ‘신종 우울증’… 청년들 사이 심각한 문제

    좋아하는 일을 하고 놀 때는 증상이 없다가 책임이 주어지면 무기력증이 도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 두고 일본 정신과 의사 오카다 다카시는 그의 책 ‘선생님, 저 우울증인가요?’에서 ‘신종 우울증’이라고 명명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를 일본에서는 ‘도피형 우울’ ‘현대형 우울증’ ‘미숙형 우울증’이라 부르기도 한다. 청년층에서 이런 사례가 흔하다.대학에 입학한 후 학교 수업만 간신히 듣고 나머지 시간엔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으려고 하는 아들 때문에 걱정이라는 어머니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정작 와야 할 아들 대신 온 것이었다. 어머니는 “도대체 우리 아들은 어떤 심리 상태인가요?”라고 물었다. 당사자가 하는 말을 간접적으로라도 듣고 싶어서 “아들은 자신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던가요?”라고 어머니에게 되물었다.“기운이 없어 꼼짝을 못 하겠다. 의욕이 생겨야 움직일 거 아니냐!”라며 아들이 짜증을 내니까 말을 걸기도 겁이 난다고 했다. 방에서 게임하고, 노트북으로 영화 보면서 낄낄 댈 때는 멀쩡해 보인다고 했다. 집중이 안 돼 책을 읽을 수가 없다고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동영상만 보고 있다고도 했다. “방도 좀 정리하고, 집안일도 도와줘”라고 하면 아들은 “의욕이 없어서 괴로운데 왜 더 힘들게 하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방 안에만 있지 말고, 밖에 나가서 운동 좀 해라”고 하면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힘이 없어서 할 수가 없다”고 하니 더 이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비슷한 증상을 겪는 직장인들도 있다. 주말에 취미 생활을 즐기거나 친한 친구들과 어울릴 때는 활기가 넘치지만, 평일이 되면 집중이 되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쉬면 좋아져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병가를 내고 며칠 쉬면서 회복되는가 싶었는데, 막상 출근하면 바로 다시 무기력해진다.신종 우울증은 공식 진단이 아니고, 연구를 통해 그 실체가 규명된 질환도 아니다. 그렇지만 위에서 기술한 양상을 보이는 환자가 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정신건강 전문가라면 누구나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겉으로 드러난 양상을 관찰하면 신종 우울증 환자는 그리 심해 보이지 않는데도 “집중이 안 돼서 공부를 못 하겠다” “머리가 멍해서 일을 할 수 없다”며 괴로워한다. 심한 우울증 환자처럼 표정이 굳고 행동이 느려지지 않았는데도 “무기력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한다. 막연하게 “피곤하다” “집중이 안 된다” “생각이 잘 안 된다”라고 흔히 호소한다. 감정은 슬프기보다는 ‘흐릿한’ 느낌에 더 가깝다. 전형적인 우울증 환자는 밤에 잠이 오지 않아 힘들다고 하는데 신종 우울증 환자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한다. 전형적인 우울증에서는 아침에 일찍 눈이 떠지고 이내 불안감이 치밀어 오르는 반면 신종 우울증 환자는 잠에서 깨어나도 침대에 멍하니 누워 있다. 식욕은 떨어지지 않고, 밤에 고칼로리 음식을 한꺼번에 먹기도 한다.   원인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주요 우울장애 진단을 충족시키는 정도의 증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먼저다. 주요 우울장애라면 그에 합당한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약제에 대한 치료 반응이 주요 우울장애와는 다르게 나타난다. 과다 수면과 체중 증가가 특징이라 비정형 우울증과도 유사한 측면이 있고, 그래서 이런 양상의 우울증에 효과적인 약제를 쓰기도 한다. “약이라도 먹고 좋아지고 싶어요”라고 했던 환자에게 막상 항우울제를 처방해줘도 제대로 챙겨 먹지 않고, 진료 예약을 지켰다, 안 지켰다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심리적 상처도 들여다봐야 한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취업 시험에 번번이 낙방하다보니 “아무리 애써도 달라질 게 없다”는 부정적인 믿음에 사로잡히기 쉽다. 자꾸 좌절하다 보니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회피 심리가 작동할 때도 많다. 아무리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이나, 열심히 일했는데 제대로 인정 못 받는 직장인도 비슷한 상태에 빠지기 쉽다.목적 의식의 부재도 빼놓을 수 없는 원인 중 하나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걸 찾지 못했어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한탄을 입에 달고 사는 이에게 의욕이 생길 리 없다. 시키는 공부만 쫓아서 하다가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하는 경험을 쌓지 못한 채 성인이 되고 보니 무엇을 향해 살아가야 할지 몰라서 털썩 주저앉아 버리는 것이다.질환이나 심리 탓이 아닌 단순한 이유도 있다. 밤새도록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돌려보는 일상이 반복되면 기운이 빠질 수밖에 없다. 운동을 게을리 하고 체력이 약해진 것도 문제다.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밤마다 술 마시고 잠드는 생활습관에 젖어 있으면 활기는 사라진다. 항우울제를 복용해도 자기 관리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충분한 효과를 못 얻는다. 심리상담을 아무리 열심히 받아도 생활 습관이 나쁘면 상태는 개선되지 않는다.  이 시대를 사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밖에 없는 심리적 혼란에 빠진 것은 아닌지도 살펴봐야 한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현재는 불안정하니 청년은 괴로울 수 밖에 없다. 힘을 내려고 해도 팍팍한 현실에 치이다 보면 희망마저 잃게 된다. 세상이 자신을 받아주지 않고, 자신만 이상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청년의 정체성은 연약해서 부스러지기 쉽다. 근거 없는 자신감과 추락하는 자존감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것이 이 시기의 심리적 특성이기도 하다.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도망치지 말고 인생의 목표를 향해 조금만 더 애써보자”라고 스스로를 다독여야 한다. 하루 종일 방 안에 틀어박혀 있기보다는, 아침에 일어나 침대를 정리하고, 가볍게 몸을 풀고, 커튼을 열어 햇빛을 쬐고, 잠옷 대신 편한 외출복으로 갈아입는다. 그리고 조금만 더 힘을 내 신발 신고 문밖으로 한 걸음 내디뎌 본다. 부담을 느끼기 보다는 “5초만 해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본다. 이렇게 작은 행동들이 쌓이면 결국 변화가 시작되고,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다.
    칼럼김병수 김병수정신건강의학과 원장2025/03/28 07:15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