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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태우 교수팀] “시판 건강식품 65%가 要주의!”

    가시오가피·로열젤리·화분(花粉)·스쿠알렌·동충하초(冬蟲夏草) 등 각종 건강보조식품들이 불티나듯 팔려나가고 있으나 제조·판매업자가 선전하는 효과는 의·약학적 임상·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자일리톨·멜라토닌·오메가3 지방산·글루코사민·감마리놀렌산 등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 등 15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지난 5개월 간 37개 질환 또는 증상에 효과가 있다고 선전되는 200여 건강보조식품과 영양소 등을 문헌조사방식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23일 서울대병원서 열린 개원 의사 워크숍 ‘영양치료와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발표했다. 문헌조사 방식이란 특정 연구를 계획하는 연구자가 지금껏 학계에 보고된 모든 논문을 수집해 그 타당성 등을 평가한 뒤 종합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특정 주제에 대한 연구 결과가 시대에 따라 변해왔거나 이견(異見)이 존재할 때 이를 종합적으로 재해석하는 연구방법론으로 학계에서 인정되고 있다. 유태우 교수는 “각종 건강보조식품 등과 관련된 연구논문 2000여편을 조사했으며, 제조·판매업체에도 과학적 근거를 요청했다”며 “그 결과 효과가 의·약학적으로 증명된 제품이나 영양소는 전체의 35% 정도에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거나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활력증가 효과와 관련해 가시오가피·동충하초·자라진액 등은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로열젤리와 화분(花粉) 성분은 경우에 따라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당뇨 예방·치료효과와 관련, 마늘 성분 영양제와 실리움 성분의 섬유질 식품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그러나 아스파탐이나 올리고당 성분의 감미료, 어유(오메가3 지방산)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감량효과와 관련, 시중에 유통 중인 대부분의 생식은 과학적 근거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관절염 예방·치료 효과와 관련해선 콘드로이친, 글루코사민, 아보카도 성분의 영양제는 모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자일리톨의 충치감소 효과, 멜라토닌의 수면효과, 오메가3 지방산의 심장병 예방과 두뇌기능 개선효과, 감마리놀렌산의 아토피피부염 효과 등은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태우 교수는 “우리나라 건강보조식품의 시장 규모는 연간 10조원 정도로 의약품 시장보다 2배 이상 크다”며 “판매업체들이 임상·동물 실험도 거치지 않고 효과를 과대 포장해 선전하고 있어 낭비와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유 교수 외에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장윤정·박민선 임상강사, 삼성서울병원 유준현 교수, 강북삼성병원 박용우 교수, 경희대병원 원장원 교수, 일산백병원 백현욱 교수, 한일병원 박현아 과장 등이 참여했다. 이와 관련, 건강보조식품업체 관계자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해 효과가 입증돼 계속 판매되고 있는 것들을 임상 실험 결과가 없다고 효과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요 건강보조식품·성분 효능 조사 결과 ------------------------------------------------------------- 상품 또는 성분 선전되고 있는 효능 조사 결과 ------------------------------------------------------------- 로열젤리 활력증진 근거 불충분 노화방지 상반된 견해 존재 ------------------------------------------------------------- 가시오가피 활력증진·스트레스해소 근거 불충분 ------------------------------------------------------------- 동충하초 활력증진·천식·기관지염 근거 불충분 ------------------------------------------------------------- 마늘진액 당뇨 근거 불충분 고혈압·고지혈증 효과가 있을수 있음 ------------------------------------------------------------- 상어연골 암 치료 상반된 견해 존재 ------------------------------------------------------------- 키토산 면역력증가 상반된 견해 존재 ------------------------------------------------------------- DHEA 활력증가 상반된 견해 존재 노화방지 근거 불충분 ------------------------------------------------------------- 오메가3지방산 심장병예방 확실한 효과 있음 당뇨예방 효과있음 인지기능향상 효과있음 ------------------------------------------------------------- 글루코사민 관절염 확실한 효과 있음 ------------------------------------------------------------ ( 林昊俊 기자 hjlim@chosun.com )
    건강기능식품林昊俊2003/03/23 19:10
  • 빗나간 사랑의 덫, 성병이 늘고 있다

    ▲ 에이즈 때문에 주춤하던 성병이 수년 전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여성은 성병에 걸려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자기도 모르게 병을 옮기는 일이 많다./조선일보 DB 사진 빗나가고 부정한 사랑에 대한 징벌인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999년 24만3000여명이던 성병환자가 2001년 36만8000여명으로 폭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일부 의사는 과거 성병 환자에게 일반 진료비를 받고 보험공단에 보고하지 않던 의사들이 최근 대부분 보험 처리를 함에 따라 통계상 환자가 폭증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렇다 해도 성병이 ‘지나치게’ 많은 것만은 사실이다. 한국성과학연구소(소장·이윤수)가 최근 20대 이상 성인 2000명을 조사한 결과 17%가 성병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임균성 요도염, 사면발이 급증 매독은 더 이상 성병의 대명사가 아니다. 한국성과학연구소 조사 결과 성인 남성의 6%가 클라미디아나 헤르페스 등이 일으키는 비(非)임균성 요도염 치료를 받았으며, 임질(5%)과 사면발이(4%), 매독(1%), 헤르페스(0.5%), 곤지름(0.5%) 순으로 치료를 많이 받았다. 이 소장은 “특히 콘돔으로 예방할 수 없는 사면발이의 증가 추세가 두드러진다”며 “에이즈 때문에 주춤하던 성병이 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한국성과학연구소의 1997년 조사에서 73%이던 남성의 외도 경험은 2002년 78%로 증가했다”며 “매매춘 등 문란한 성 풍조가 성병 확산의 1차적 이유”라고 말했다. 항생제 내성을 가진 성병균의 확산도 성병이 증가하는 중요한 이유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최진호 교수는 “최근 임질이 폭증한 것도 내성 때문에 항생제(퀴놀론계)가 잘 듣지 않기 때문”이라며 “불완전하게 치료된 환자들이 병을 퍼트리고 다닌다”고 말했다. ‘무증상 감염’도 문제다. 특히 남성과 달리 여성은 성병에 걸려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자기도 모르게 병을 옮기는 일이 많다. 최 교수는 “외도한 남편이 아내에게 병을 옮기고, 다시 아내가 남편에게 병을 옮기는 ‘핑퐁감염’이 많다”며 “부부 중 한명이 성병에 걸리면 반드시 두 사람이 동시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성병에 걸린 남성과 성행위를 한 여성의 감염 확률은 80%, 성병에 걸린 여성과 성행위한 남성의 감염 확률은 20% 정도로 보고돼 있다. ◆ 자궁암, 전립선암, 불임 등 유발 매독이나 임질 등 성병은 3~4일 정도 항생제 치료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며, 많은 남성이 “이젠 다 나았구나”하고 치료를 중단한다. 최진호 교수는 그러나 “성병은 반드시 2주 정도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며 “균을 박멸하지 않으면 체내에 잠복해 있다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치료가 불충분해 매독균이 신경을 침범하면 실명할 수 있고, 뇌에 침범하면 백치나 정신병이 될 수 있다. 매독에 걸린 임신부는 태아에게 균을 전염시킨다. 임질은 여성의 대하, 배뇨 곤란, 요통 등을 유발하며, 난관을 막아 불임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아이오아대 연구팀은 최근 임질과 매독에 걸린 남성은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각각 1.4배, 2.3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전문지 ‘역학(疫學)’에 보고했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자궁암의 직접적 원인이다. HPV는 남성에게 성기 사마귀를 유발할 뿐 여성에겐 큰 해를 미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십년의 세월 동안 자궁 세포를 손상시켜 자궁암을 일으킨다. 국립보건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흥업소 종사자의 절반 정도가 HPV에 감염돼 있다. ◆ 방광염·전립선염은 전염되지 않는다 성병은 성행위로만 전염되며, 따라서 예방을 위해선 건전한 성생활이 필수적이다. 미심쩍은 상대와 성관계를 할 경우엔 콘돔이나 살균·살정제가 효과가 있지만 만능이 아니다. 서울포르테비뇨기과 김영찬 원장은 “살정제의 경우 임질은 효과가 있지만 헤르페스는 막지 못하며, 콘돔을 껴도 음낭이나 음모의 전염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들의 방광염이나 남성들의 전립선염은 성병이 아니며, 따라서 성 행위를 통해 전염되지도 않는다. 최 교수는 “그러나 방광염이 두세 달에 한 번씩 재발할 정도로 잦다면 성병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병의 감염 경로 ▲비임균성 요도염 =클라미디어·트리코모나스·헤르페스 등이 원인균. 질이나 항문·구강 등 점막 접촉으로 전염되지만, 드물게는 성적 접촉 없이 옮길 수도 있음. 접촉 20~30일 뒤 요도 불쾌감·빈뇨·배뇨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남. ▲임질 =성행위 1~14일(보통 2~3일) 뒤 요도의 불쾌감, 배뇨시 화끈거리는 증상이 느껴짐. 남성의 10%, 여성의 90%는 증상이 없음. 콘돔이나 살정제로 예방 가능. ▲매독 =평균 3주 잠복기 거친 뒤 통증이 없는 단단한 궤양이 주로 성기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게 1기 증상. 2기로 진행되면 피부발진·탈모·편도선염 등 증상이 나타나며, 3기엔 뇌신경 등을 침범함. 치료 뒤 반드시 혈액검사로 완치 여부를 판정해야 함. ▲사면발이 =대부분 성관계로 접촉되지만 드물게 침구나 변기 등에 의해 전염되기도 함. 음모에 기생하는 이가 원인이며, 잠복기는 17일 이하. 가려움증이 심하며 긁어서 2차 피부 감염을 일으킴.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SEX임호준2003/03/18 15:55
  • 업그레이드 암치료/ 후두암

    ▲ 서울대병원 김광현 교수가 쉰 목소리 때문에 병원을 찾은 한 여성환자의 목을 후두경을 이용해 들여다보고 있다./조선일보 DB십수년 전 후두암 수술을 받은 사람은 대부분 목에 동전 크기만한 구멍이 나 있어 이를 가리느라 거즈를 붙이고 다닌다. 이들의 목소리는 마치 공상과학영화에 등장하는 고장난 깡통 로봇처럼 무표정하고 알아듣기 힘들다. 암이 퍼진 성대를 제거하고 호흡을 위해 목에 구멍(기관 절개창)을 냈기 때문이다. 목소리보다 목숨이 중요했던 시절의 일이다. 그러나 요즘은 1~2기 후두암은 95% 이상, 3~4기 후두암도 55~60% 정도 완치된다. 자연히 생존율보다 목소리 보존과 치료의 간편함 등이 더 중요한 치료 포인트가 되고 있다. 후두를 모두 제거하는 ‘후두 전(全) 절제술’은 19세기 말 개발돼 1세기 가까이 후두암의 표준 치료법으로 간주됐으나 90년대 초 미국 쪽에서 방사선 치료가, 유럽 쪽에서 ‘후두 부분 절제술’이 개발·보급됨에 따라 크게 줄었다. 방사선 치료는 고농도의 방사선을 7~8주간 주5일 정도 쬐는 것으로 조기 암(1~2기)인 경우 90~95% 완치될 정도로 효과가 뛰어나다. 또 후두를 손상시키지 않기 때문에 치료 후 목소리 변화가 거의 없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백정환 교수는 “그러나 치료기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들며, 진행 암인 경우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라고 말했다. 수년 전부턴 조기 암 환자에 한해 방사선 치료 대신 내시경·레이저 수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후두 내시경으로 검사한 뒤 암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즉석에서 레이저로 후두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이다. 입원·치료기간이 4~5일로 짧고, 목에 수술 자국도 남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또 요즘엔 후두 점막에 내시경을 대고 즉석에서 세포검사까지 할 수 있는 ‘접촉 내시경’이 개발돼 국내 몇몇 병원서 사용되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기존 내시경으로 암인지 아닌지 판별하기 어려워 별도의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 작은 암 세포도 즉석에서 진단하고 수술할 수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홍식 교수는 “그러나 암 세포가 목소리에 영향을 미치는 부위에 있는 경우엔 번거롭더라도 방사선 치료를 해야 하며, 진행 암인 경우엔 내시경·레이저 수술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진행 암인 경우도 이젠 무조건 후두를 모두 잘라내지 않는다. 후두의 일부만을 잘라내는 수술 기법(상윤상 후두부분적출술, 후두근전적출술 등)의 발달로 목소리를 보존하고 목에 영구적으로 구멍을 내지 않을 수 있게 됐다. 또 후두를 부분 절제한 곳이 목소리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부위인 경우엔 팔 등에서 떼어낸 인대로 성대를 만들어 붙이는 재건(再建) 수술을 동시에 하는 병원도 많아졌다. 먼저 항암치료를 해 암 크기를 줄인 다음 방사선 치료를 하는 방법도 개발돼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광현 교수는 “과거엔 전체 후두암 환자의 40~50%가 후두를 모두 잘라내야 했으나 여러 가지 치료법의 발달로 지금은 20% 이하로 줄었다”며 “요즘은 암이 너무 많이 퍼진 경우나 재발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후두 전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밀 내시경인 후두스트로보스코피검사, 성대점막의 미세한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전기성문파형검사(EGG) 등의 개발과 적극적인 환자 관리 등의 영향으로 최근 조기 암 환자의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최홍식 교수는 “병원 내 음성클리닉을 통해 적극적으로 환자 관리를 한 결과 조기 암 환자 비율을 84% 까지 끌어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밖에 전기인공후두 등 음성을 되찾아 주는 기계 장치의 발달로 후두를 모두 잘라낸 환자들도 예전보다 훨씬 나은 음질(音質)로 말할 수 있게 됐다. 미국과 한국 등지선 후두 이식을 위한 동물실험도 진행되고 있다. ◆후두암 요점정리 후두암은 두경부(頭脛部·머리와 목) 종양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비교적 흔한 암. 전체 암 중에선 2~5%를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10배 정도 많으며, 40~70세에 많이 발병하고 그 중에서도 50~60세에 가장 많이 생긴다. 흡연이 가장 중요한 발암인자로,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4~24배 후두암에 더 잘 걸린다. 음주도 흡연과 함께 상승작용을 일으켜 후두암 발병률을 50%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 밖에 화학물질·중금속·먼지 등도 후두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방사선 노출과 유전적 원인도 후두암 발병과 관계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쉰 목소리가 나는 등 음성의 변화는 후두암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다. 따라서 담배를 피우는 남성이 특별한 이유 없이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될 때는 후두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러나 암이 성대가 아닌 다른 부분에 생긴 경우엔 목소리가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증상이나 목에 무엇인가 붙어있어 기침을 자주 하거나 가래가 많이 나는 증상 등이 지속될 경우에도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암일반임호준2003/03/18 15:55
  • “우리집 개구쟁이 ADHD증상 아닐까?”

    ▲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DHD)가 있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가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놀이 치료실의 장난감을 닥치는 대로 헤집어 놓았다./주완중기자 타고난 ‘개구쟁이’일까, 치료받아야 할 ‘뇌 기능 장애’일까.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공부시간에 두리번거리며, 충동적이며, 눈물이 쏙 빠지게 야단맞고도 금방 ‘하지 말라’는 짓을 또 하는 개구쟁이 중에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인 경우가 많다. 뇌에 미세한 손상이 생겨 나타나는 증상으로 전체 어린이의 4~8%에게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도 드물게 있지만 대부분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유전자·미세한 뇌 손상이 원인 전문의들은 뇌의 미세한 손상 또는 유전적 원인을 ADHD의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한다. 사람의 뇌에는 30억개 이상의 뇌세포가 있다. 집중을 하거나 생각을 할 때는 뇌세포들 사이에 이어 달리기와 비슷한 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바통’ 역할을 하는 것이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신경전달물질이다. 신경전달물질이 보통사람보다 너무 적게 분비되거나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 집중력, 주의력,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대병원 조수철·김붕년 교수팀이 ADHD 어린이의 뇌 혈류량을 측정한 결과 ADHD 어린이의 60%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전달 기능이 보통 어린이들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의들은 또 신경전달물질 전달에 이상을 일으키는 특정 유전자가 있다고 본다. 부모에게 ADHD 증세가 있다고 자식이 똑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력이 크게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가령 ADHD가 없는 보통 가족에서 ADHD 어린이가 태어날 확율은 3~5%에 불과하지만, ADHD 환자의 가족에서 또 ADHD가 나타날 확률은 25%나 된다. ◆ 약물치료 받으면 1년 내 70%가 호전 ADHD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증상이 약할 때는 인지행동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약물치료와 병행하는 것이 좀더 빠르고 확실하다. 병원에서 ADHD 어린이에게 처방하는 약은 뇌세포들의 이어 달리기에서 신경전달물질이 잘 전해지도록 도와주는 성분이다. 뇌세포가 분비한 신경전달물질(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은 받는 쪽 뇌세포에 재빨리 전달되지 않을 경우, 남은 분량이 도로 원래의 뇌세포에 흡수돼 버린다. 시판 중인 ADHD 치료제는 대부분 도파민이 원래의 뇌세포에 흡수되지 않도록 막는 제품이다. 약물에 의존하게 될까봐 걱정하는 부모가 많지만 약이 개발된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중독 사례가 보고된 적은 거의 없다. 오히려 약물치료를 전혀 받지 않은 ADHD 어린이들이 치료를 받은 어린이들에 비해 성인이 된 뒤 마약·알콜 중독에 빠질 확률이 크다는 연구도 있다. 약물치료를 받은 ADHD 어린이의 70% 이상이 6개월~1년 안에 증상이 눈에 띄게 나아지며 약을 끊을 수 있게 된다. ◆ 조기 진단하려면 ADHD 증상은 대개 5~7세에 처음 나타난다. 아이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지나치게 산만하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ADHD를 일으키는 유전자는 여자보다 남자에게 많아 ADHD 환자 4명 중 3명이 남자다. 같은 환자라도 남자는 과잉행동과 충동성이, 여자는 주의력 결핍이 심하게 나타난다. 부모가 자꾸 꾸중하면 증상이 악화된다. 아이가 좀 부족하거나 반항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 뇌 기능이 남보다 약할 뿐이라는 것을 부모가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렇다고 “애들이 다 그렇지”하고 만만하게 보아넘겨도 안된다. 내버려두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떨어지고, 충동적인 행동 때문에 따돌림 당하기 쉽다. 어려서 치료할수록 증상이 빨리 나아진다. 단, 산만하다고 모두 ADHD는 아니다. 가정 불화로 인한 불안이나 빈혈 때문에 ADHD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아이도 많다. 멀쩡하던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 때 갑자기 산만해졌다면 ADHD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학부모용 ADHD 평가 척도 1.차분하지 못하고 너무 활동적이다 2.쉽사리 흥분하고 충동적이다. 3.다른 아이들에게 방해가 된다. 4.한번 시작한 일을 끝내지 못한다(주의 집중 기간이 짧다). 5.늘 안절부절한다. 6.주의력이 없고 쉽게 주의 분산이 된다. 7.요구하는 것이 있으면 금방 들어줘야 한다. 8.자주, 또 쉽게 울어버린다. 9.금방 기분이 확 변한다. 10.화를 터트리거나 감정이 격하기 쉽고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 전혀없음=0점 약간=1점 상당히=2점 아주 심함=3점 총점 16점 이상이면 ADHD 의심해야. -------------------------------------- 성인이 되면 약 복용해도 완치 안돼 직장 적응 못하고 마약-알콜중독에 빠져 --------------------------------------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환자의 10~20%는 성인이 된 뒤 완전히 증상이 사라지지만, 나머지는 다소간에 ADHD 증상이 남게 된다. 특히 정신과 치료를 통해 과잉행동이 점차 사라진 다음에도 주의력 결핍 증상과 충동적인 기질만은 다소간 남는 경우가 많다. 성인 ADHD 환자들은 주로 직장에서 가장 큰 장벽에 부딪친다. 실수를 거듭해 직장을 자꾸 바꾸거나, 충동을 이기지 못해 법을 자주 어기거나, 알콜·도박·마약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전체 성인의 2~3%가 ADHD라고 본다. 미국에선 전체 성인의 4%(800만명)까지 추정한다. 성인을 위한 ADHD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FDA 승인을 받은 ‘스트라테라’가 올 초 미국 의료계에서 대단한 화제를 모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약은 주로 도파민의 전달을 활성화시키는 기존 ADHD 치료제와는 달리, 노르에피네프린의 전달을 자극한다. 성인이 되면 뇌의 성장도 멎기 때문에 치료제를 복용한다 해도 완치되지는 않는다. 다만 ADHD 증상 때문에 직장이나 가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 필요에 따라 약을 먹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다. < 도움말=김붕년·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노경선·강북삼성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신민섭·서울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홍성도·삼성서울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 ( 김수혜 기자 goodluck@chosun.com )
    정신과김수혜2003/03/18 15:55
  • 뚱뚱한 남자가 통풍 잘 걸린다

    전체 통풍 환자의 60% 정도는 비만이나 과체중이며, 남자가 여자보다 33배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고은미·차훈석 교수팀은 94년 10월부터 2000년 12월까지 병원을 찾은 372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과체중 또는 비만인 환자가 전체의 61%(226명)로 나타나 체중이 통풍의 중요한 유발인자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남녀비는 33대1(남자 361명, 여자 11명)이며, 4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풍에 걸렸을 때 자주 발생하는 합병증은 고혈압이 153건(35.2%)으로 가장 높았으며, 만성 신장기능저하 76건(17.5%), 고지혈증 61건(14.0%), 허혈성심장질환 55건(12.6%), 당뇨합병증 37건(8.5%), 뇌혈관질환 32건(7.4%), 요로결석 21건(4.8%) 순으로 나타났다. 또 통풍으로 인한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는 엄지 발가락 관절이 184건(55.9%)으로 가장 많았으며, 발목관절 55건(16.7%), 발·발등관절 47건(14.3%), 무릎관절 36건(11.0%) 순으로 많았다. 통풍은 피 속에 있는 요산이란 물질이 딱딱하고 날카로운 결정 형태로 굳어지면서 관절에 들러붙어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차 교수는 “술과 고기를 많이 먹는 40대 이상의 과체중 남성들은 통풍과 이로 인한 고혈압, 신장질환, 심장질환 등 합병증 가능성이 크므로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
    척추·관절질환임호준2003/03/18 15:55
  • 어린이 당뇨 환자 급속 확산

    ▲ 어린이 당뇨병은 대부분 비만이나 식습관과 무관하다.바이러스 감염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며 봄철에 가장 많이 발병한다.사진은 지난해 서울 뚝섬체육공원에서 열린 어린이 한마당 잔치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막대기를 들고 달리기를 하는 장면./조선일보 DB 사진 어린이 당뇨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단것을 좋아하는 뚱뚱한 아이들만 걸린다’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어린이 당뇨 환자의 90% 정도는 췌장 기능 이상으로 인한 ‘1형 당뇨병’이며, 잘못된 식습관과 비만으로 인한 ‘2형 당뇨병(성인 당뇨병)’은 열 명 중 한 명꼴에 불과하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우리나라 1형 당뇨환자가 수천 명에서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문의들은 추정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1형 당뇨병 발생률은 지난 85~87년 10만명당 0.7명에서 94년 1.86명으로 두 배 이상 폭증했다. 실제 환자 수는 최대 10배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는 전문의들도 있다. 따라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자녀가 어느날 갑자기 목이 마르다며 이상할 정도로 물을 많이 들이킨다면 혹 어린이 당뇨병이 아닌지 의심해볼 만하다. 쉽게 피로해하고, 화장실에 자주 가고, 부쩍 많이 먹는데도 체중은 오히려 줄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 어린이 당뇨병이란 어린이 당뇨병은 만 18세 미만 청소년과 어린이가 걸리는 당뇨병이다. 이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1형 당뇨병은 췌장 기능 이상이 원인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몸 속에서 포도당으로 변한다. 정상인의 혈액속에는 80mg∼120mg/dl의 당분이 있는데,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이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병으로, 당분이 몸 속에 흡수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설된다. 이 경우 몸 속에 독성이 쌓이는 케톤혈증, 실명, 성장 장애를 비롯한 각종 합병증이 올 수 있다. 저혈당으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지면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물을 많이 마시고, 갈증을 호소하는 것이다. 발병 초기 하루 1ℓ씩 물을 마시는 아이들도 있다. 이밖에 식사량과 소변량이 늘고, 체중이 줄고, 특별한 이유없이 피로하고 무기력해진다. 목 뒤나 겨드랑이 피부가 때가 낀 것처럼 거무튀튀하게 변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 어떤 아이가, 언제 잘 걸리나 1형 당뇨병은 취학을 앞둔 5~7세, 사춘기에 갓 접어든 10대 초반에 많이 발병한다. 1세 미만 갓난아기 때 발병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 때는 조기진단만 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갓난아기가 모유·우유·이유식 대신 물만 찾을 때는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발병 원인은 정확지 않다.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특정 유전자군을 몸 속에 가진 아이가 콕사키 바이러스·홍역 바이러스 등 생활환경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장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췌장이 파괴돼 생기는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유전의 영향이 클 것으로 추정되지만, 부모가 1형 혹은 2형 당뇨병(성인 당뇨병)을 앓았다고 해서 자녀가 곧바로 1형 당뇨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발병 원인이 정확지 않으므로 예측과 예방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어려운 점이다. 당뇨병 백신을 개발하려는 시도도 활발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이론이 많다. ◆ 조기 진단해 평생 혈당 관리해야 1형 당뇨병은 완치가 불가능하다. 치료를 시작한 뒤 일시적으로 병세가 호전되기도 하지만, 다시 악화된다. 따라서 부족한 인슐린을 하루 2번씩 약·주사·펌프 등을 통해 몸 속에 공급해야 한다.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습관을 들이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혈당을 잘 관리하면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 1형 당뇨병에 대처하는 최선책은 조기진단이다. 이 병은 대개 췌장세포가 90% 이상 파괴되고 인슐린 분비량이 정상치의 5~10%로 떨어졌을 때 비로소 증상이 겉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병원에 올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가 대부분이다. 췌장이 조금이라도 덜 손상됐을 때 병을 발견해야 적은 양의 인슐린으로도 쉽고 안정되게 혈당 조절을 할 수 있다. 또 저혈당증으로 인한 혼수상태 등 응급 상황에 빠질 가능성도 줄어든다. < 도움말=양세원·서울대병원 교수, 진동규·삼성서울병원 교수 > ( 김수혜 기자 goodluck@chosun.com )
    당뇨김수혜2003/03/11 16:15
  • 편집실/ 어린이 당뇨환자 주위 보살핌 중요

    작년 12월 9일자 타임지 아시아판에는 ‘침묵의 살인자 당뇨병’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발이 썩어 들어가는 족부 합병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홍콩의 13살 당뇨병 환자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기사는 “당뇨병이 21세기 인류의 최대 질병이 될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모든 병이 다 그렇지만 어린이 당뇨병은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특히 안타깝다. 어린이 당뇨병 환자들은 저혈당증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주머니 속에 초콜릿 등 단것을 넣고 다닌다. 하루 두 번씩 인슐린 주사도 맞아야 한다. 남의 눈에 띄기 싫은 사춘기 환자들은 바지 호주머니나 브래지어 속에 조그만 인슐린 펌프를 넣어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정상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잘못하면 저혈당증으로 인해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성장장애·실명 등 합병증을 앓을 수도 있다. 이 ‘관리’를 어렵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주위 사람들의 ‘무지’다. 1형 당뇨병을 5년째 앓고 있다는 한 여중생(14)은 “학교에서 갑자기 저혈당증이 온다면 과연 양호실에서 제대로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을 지 불안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아이들의 시선 때문에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길 꺼리기도 한다. 한 아이는 학기 초 담임 선생님께 당뇨병을 앓고 있다고 말씀드렸다가 선생님이 반 아이들 앞에서 “단것을 너무 많이 먹어서 걸린 병”라고 말해 몹시 울었다고 했다. 이런저런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더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숫자는 1억7700만명. 2025년이면 3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예방법과 치료법 개발은 전문 연구자들의 몫이지만, 이들의 고통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따뜻하게 배려하는 시선만큼은 우리들, 평범한 사람들의 몫이 아닐까 한다. ( 김수혜 기자 goodluck@chosun.com )
    당뇨김수혜2003/03/11 16:14
  • 울퉁불퉁 불거진 다리 핏줄 수술로 제거해야

    ▲ 서울 한 정맥류 전문병원에서 의사가 초음파기계를 이용해 망가진 정맥 판막의 위치를 가려내고 있다./조선일보 DB 사진오금(무릎 뒤쪽 오목한 곳)이나 장딴지, 허벅지 등에 굵고 시퍼런 핏줄이 비쳐 보이거나 아예 지렁이처럼 튀어나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다리 정맥 속에 있는 판막이 망가져서 생긴 ‘하지 정맥류’란 병이다. 이런 사람은 오후만 되면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저릿저릿 저리기도 한다. 교사·백화점 점원·회사원처럼 하루 6시간 이상 서 있거나, 8시간 이상 앉아있어야 하는 사람에게 특히 많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성인 열명 중 세 명이 하지 정맥류 환자인 것으로 추정한다. 무릎 뒤쪽 피부 밑으로 푸르스름한 핏줄이 하나쯤 비쳐보이는 정도는 괜찮지만, 이 핏줄이 굵어지거나 여러 개로 늘어나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해균 강남연세흉부외과 원장은 “한번 망가진 정맥 판막은 가만히 내버려둔다고 저절로 낫지 않는다”며 “오래 방치하면 심해져서 궤양이나 염증이 생긴다”고 말했다. ◆ 오래 서 있는 사람에게 많이 생긴다 발 끝에서 사타구니 쪽으로 올라가는 정맥에는 피가 거꾸로 흐르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판막이 한쪽 다리에만 60개 이상 있다. 이 판막이 망가지면 피가 거꾸로 흘러 밑에서 올라오던 피와 만나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압력을 받은 정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거나 구불구불하게 늘어나서 살갗 위로 돌출한다. 판막 이상이 가장 많이 생기는 부위는 발 뒤꿈치에서 시작된 ‘대복재 정맥’이 근육 속 깊숙이 자리잡은 ‘대퇴 정맥’에 합류하는 사타구니 부근이지만, 환자마다 조금씩 달라 잘라 말할 수는 없다. 정맥류가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오래 서 있는 것이다. 중력의 작용으로 오래 서 있으면 피의 역류를 막는 판막에 압력을 가해, 판막이 쉽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 임신, 산후 비만도 정맥류를 부추긴다. 직계가족 가운데 정맥류 환자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정맥류 발병률이 30% 이상 높다고 한다. 근육의 탄력성도 영향을 미친다. 서른 살쯤 되면 근육의 탄력성이 떨어져 정맥류가 나타나며, 나이가 들수록 많아진다. 70대 미국인의 70%가 정맥류 환자라고 한다. ◆ 튀어나온 혈관은 없애는 게 원칙 정맥류 치료는 판막이 고장난 혈관을 찾아 제거하는 게 원칙이다. 혈관을 제거해도 근육 속 깊숙이 자리잡은 심부정맥이 있기 때문에 혈액순환에는 지장이 없다. 피부 밑으로 핏줄이 비쳐보이는 단계인 1기(늘어난 혈관이 1㎜ 이하일 때)와 2기(2~3㎜)에는 다리에 레이저를 쏘아 혈관을 제거하는 피부 레이저 수술과 약물을 주사해 혈관을 없애는 경화요법 을 많이 쓴다. 핏줄이 도드라지게 돌출되는 3기(4~8㎜)와 4기(8㎜ 이상)에는 혈관 레이저 수술이 적합하다. 초음파로 문제가 생긴 지점을 찾아낸 다음, 발가락·발등·무릎 안쪽 등에 직경 1㎜, 길이 2~3㎜짜리 초소형 관을 삽입하고, 이 관을 통해 혈관 속으로 레이저를 쏘면 혈전(피딱지)이 생겨 혈관이 막히게 된다. 이밖에 신경을 보호하기 위해 무릎 위쪽만 혈관 레이저로 수술하고, 무릎 아래쪽은 피부를 1~2㎝ 절개해 혈관을 묶거나 잘라내는 방법도 있다. 어느 방법이건 치료시간은 40분~1시간 미만이며, 통증은 거의 없다. 단 치료 후 한 달 동안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신어야 한다. ◆ 규칙적인 산책이 최고의 예방법 고대구로병원 진단방사선과 박상우 교수는 “하루 30분~1시간씩 산보하는 것이 최고의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걷기 운동을 하면 정맥을 둘러싼 다리 근육이 탄탄하게 단련돼 혈관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혈액순환도 잘된다. 짬짬이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들어주고, 발목에서 무릎을 향해 쓸어올리듯 마사지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정맥류 환자의 다리(왼쪽)와 다리 정맥구조( 김수혜 기자 goodluck@chosun.com )
    외과김수혜2003/03/11 16:13
  • 업그레이드 암치료/ 소아 백혈병

    ▲ 의료진이 제대혈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고 무균실에 누워있는 소아 백혈병 환자의 경과를 체크하고 있다./조선일보DB사진소아백혈병 환자는 90년대까지만 해도 절반 이상이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항암치료가 강화되고 골수이식 수술이 활발해지면서 완치율이 10% 이상 높아졌다. 현재 전체 소아 백혈병 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전체의 60% 이상)인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의 완치율은 70% 이상이며, 두 번째로 많은 유형(전체의 30%)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의 완치율도 50%에 육박한다. 특히 최근에는 제대혈에 들어있는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방법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제대혈은 신생아의 탯줄과 태반에서 채취한 혈액으로, 조혈모세포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골수이식에만 의존했던 과거에 비해,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문이 하나 더 열린 것이다. ◆ 강화된 항암치료 백혈병 항암치료는 3년이 기본이다. 90년대 이후 항암치료는 전반적으로 크게 강화되는 추세다. 첫 단계는 프레드니솔린·빈크리스틴·L아스파라기나제 등의 항암제를 투여해 치료 초기 4~6주일 동안 골수 속의 암세포를 5% 미만으로 떨어뜨리는 치료다. 이를 ‘관해유도’라 한다. 이후 중추신경계에 남아있던 암세포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척수강에 메토트렉세이트 등의 항암제를 투여한다. 머리에 방사선을 쬐는 방사선 치료는 후유증이 있어 예방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 과정이 끝나면 2~3년간 병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항암제를 투여하는 지속요법에 들어간다. ◆ 제대혈 조혈모세포 이식의 장단점 조혈모세포 이식은 지속요법 전단계에서 이뤄진다. 조혈모세포는 인간의 골수와 제대혈에 풍부하게 들어있다. 과거에는 골수이식에만 의존했으나, 90년대 말부터 가톨릭의료원·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제대혈 이식이 점차 늘고 있다. 제대혈 조혈모세포 이식의 최대 장점은 기증자를 찾기 쉽다는 점이다. 인간은 누구나 고유한 조직적합성항원(HLA)을 갖고 있는데, 골수 이식은 HLA 항원 6개가 모두 일치해야만 가능하다. HLA 항원이 하나라도 맞지 않는 골수를 이식하면, 곧바로 기증자의 T림프구가 환자의 장기를 공격하는 거부반응이 일어난다. HLA 항원이 모두 일치할 확률은 친형제끼리도 30%가 못된다. 그러나 제대혈은 HLA 항원이 4개만 일치해도 이식이 가능하다. 신생아의 혈액이기 때문에 면역체계가 약하고, 따라서 기증자의 T림프구가 환자를 공격하는 힘도 약하기 때문이다. 단 제대혈에 들어있는 조혈모세포는 골수에 비해 양이 적어, 체중이 적게 나가는 어린이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 골수이식에 비해 회복도 느리다. 현재 우리나라 제대혈 샘플은 1만명 미만이다. 제대혈 샘플이 많아질수록 소아 백혈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이 살아남을 확률도 커진다. ◆ 글리벡과 인터페론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에게 센세이션을 일으킨 먹는 항암제 글리벡은 소아에겐 적용하기 어렵다. 소아 백혈병은 대부분 만성이 아닌 급성이기 때문이다. 일부 의사들은 글리벡 투약을 기존 항암치료와 병행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임상실험 결과가 적어 일반적으로 행해지지는 않고 있다. 인터페론도 같은 이유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밖에 해외에서는 항체나 비소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돼 환자들에게 적용되고 있으나, 아직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다. < 도움말=구홍회·삼성서울병원 교수, 유건희·삼성서울병원 교수, 유철주·신촌세브란스 병원 교수, 정낙균·여의도 성모병원 교수 > ◆소아 백혈병 요점정리 우리나라 어린이 400명이 매년 소아 백혈병에 걸린다. 어린이 암 환자 세 명 중 한 명이 백혈병 환자다. 사람의 뼈 속에 들어있는 골수는 피를 만들어 내는 조혈기능을 담당하는데, 소아 백혈병은 바로 이곳에 암세포가 생겨 증식하는 병이다. 원인은 아직 확실치 않지만, 일반적으로 벤젠·중금속·살충제 등 화학약품이 백혈병 발병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운증후군 등 선천성 유전자 이상 질환이 있는 아이들도 백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유전적 요인이 강해,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이 백혈병에 걸릴 경우 나머지 한 명이 백혈병에 걸릴 확률은 20% 정도며, 백혈병 환자의 자녀가 백혈병에 걸릴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배 높다. 소아 백혈병은 대부분 급성이다. 건강하던 아이가 갑자기 안색이 창백해지고, 이유없이 열이 나 오래 가며, 몸에 쉽게 멍이 들고, 팔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면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어느 정도 진단이 가능하지만, 확진을 위해서는 골수검사를 해야 한다. 힘겨운 항암치료를 견뎌내는 것 못지않게 소아 백혈병 어린이와 가족들을 힘겹게 하는 것이 주변의 따돌림이다. 소아 백혈병은 전염되지 않는다. 주변의 따뜻한 배려가 어린이를 살리는 힘이 된다.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
    암일반의학전문2003/03/11 16:13
  • 업그레이드 암치료/ 전립선암

    ▲ 서울대병원 이은식 교수가 요도경을 통한 모니터를 보면서 전립선암 수술을 하고 있다./사진=서울대병원 제공전립선암은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90%가 진단 당시 암병기 4기로 늦게 발견되는 탓에 생존율이 매우 저조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립선암에 대한 관심 증가와 진단법 발달로 조기 진단비율이 늘면서 환자의 생존율도 크게 향상되고 있다. ◆ 조기 진단이 치료 관건 전립선암은 인체의 암 중 혈액검사로 발생 유무를 예측할 수 있는 극히 드문 암이다. 혈중 ‘전립선특이항원(PSA)’ 농도가 그 예이다. 이 수치가 높으면 전문의로부터 직장을 통해 손가락으로 전립선을 촉진하는 수지검사와 초음파검사, 암 확진을 위한 조직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전립선암 조기 진단은 초기에 수술·방사선요법 등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가능케 하고, 치료 효과도 좋다. 완치 목적의 수술은 생존 예상 기간이 10년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그 정도라면 수술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도 생존 기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다. ◆ 치료는 어떻게 하나 암 덩어리가 전립선 내에 국한된 경우 전립선 전체를 들어내는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그러나 이 경우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요실금·발기부전 등의 합병증이다. 최근에는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음경신경을 보존하는 ‘신경 보존 근치적 전립선 적출술’이 시행된다. 수술을 할 수 없는 환자에서는 호르몬 치료와 방사선 치료 병용요법을 수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수술 결과와 비슷한 치료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외에 전립선암을 얼려서 파괴하는 냉동수술, 내시경수술 등이 최근 시도되고 있으나 수술 후 재발률, 합병증 등에 대한 장기간 추적 연구는 미흡하다. ◆ 전립선암이 뼈로 전이 됐다면 전립선암 말기가 되면 암이 뼈에 1차적으로 전이된다. 이 경우 기본적 치료는 호르몬 치료로서 양측 고환 절제술을 하거나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는 ‘LHRH유도체’를 주기적으로 주사한다. 이는 전립선암이 남성 호르몬을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환 외의 곳에서 생성되는 남성 호르몬까지 완전 차단하기 위해 다양한 ‘항(抗)안드로겐제’를 동시에 투여하는 병합 호르몬요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호르몬 치료의 끝 무렵에는 대부분 암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태로 전환하며, 그 경우에는 현재까지 극히 제한적인 효과만을 기대할 수 있는 항암제만 쓰일 뿐이다. 최근 이런 호르몬 ‘불응성 전립선암’ 치료를 위해 전립선암의 발병과 전이 경로를 차단하는 새로운 ‘타깃 치료제’(이레사·안지오스타틴 등)가 개발되어 임상시험 중이다. ◆ 골 통증이 심하면 전립선암은 특히 척추·골반뼈·대퇴골 등 인체 중심적인 부위의 뼈에 전이를 잘 일으킨다. 이 경우 골 통증은 물론 척추골절 또는 그로 인한 신경 압박으로 하지 마비 등이 생길 수 있다. 이런 환자를 위한 ‘뼈 치료제’로 쓰이는 것이 ‘비스포스포네이트’라는 약물이다. 그동안 주로 골다공증 치료에 사용돼 왔으나 전립선암 등 골 전이암 환자에 적용한 결과 합병증 발생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같은 효과를 업그레이한 ‘조메타’라는 약물이 개발돼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의 사용 승인을 받은 상태이다. 고려대안암병원 전립선센터 등에서 이뤄진 임상시험에 따르면 최소 25% 이상의 골 전이 관련 합병증을 감소시키고, 골 통증 경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된다. <도움말:이은식·서울대병원, 천준·고려대안암병원, 정병하·영동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전립선 요점정리 전립선암은 국내에서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와 인구의 고령화로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남자 암 발생에서 전립선암이 차지하는 빈도는 89년 1.2%에서 2001년 2.8%로 2배 이상 늘었다. 서구에서는 남성 암사망자의 약20%를 차지한다.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며, 저(低)지방식이 권장된다. 마늘·양파·골파 등을 많이 먹으면 전립선암을 50~70%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미국국립암연구소의 최근 연구도 있다. 전립선암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50세 이상의 남성은 1년마다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를 권장한다.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
    암일반의학전문2003/03/04 16:52
  • 햇볕 많이 쬐면 피부노화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팀은 20대에서 80대까지 나이대별로 3명씩 21명을 대상으로 햇볕과 피부노화 관계를 조사한 결과, ‘햇볕을 많이 쬘수록 모세혈관의 크기와 숫자가 모두 감소해 피부노화가 진행된다고 밝혔다. 연구에서 햇볕을 많이 쬔 얼굴 피부를 비교한 결과, 70대 이후는 20~30대에 비해 혈관 크기가 45% 감소했고, 혈관의 개수도 43% 줄었다. 반면 햇볕을 쬐지 않은 엉덩이 피부는 나이가 들어도 혈관 크기만 3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피부노화는 햇볕 노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혈관 기능이 떨어지면 피부에 탄력을 주는 물질이 재생되지 않아 주름살이 생긴다”고 말했다. (02)760-2414
    뷰티2003/03/04 16:51
  • ‘성대 마비증’ 수술로 정상적 목소리 되찾아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형태 교수팀은 갑상선 수술 후유증 등으로 성대가 완전히 닫히지 않아 쉰 목소리가 나거나 음식물을 삼킬 때 사레가 자주 들리는 ‘성대마비증’ 환자를 대상으로 독자 개발한 성대성형술을 시행한 결과, 5년 이상 장기 효과 관찰이 가능했던 환자 28명 중 92%에서 목소리가 반영구적으로 정상화되고 부작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시술법은 가는 특수 주사바늘을 근전도를 통해 환자의 목 부위에 꽂은 후 이 바늘을 통해 보형물질인 ‘아테콜’을 성대 인대층에 정확히 주입하는 것으로, 마비된 성대가 목소리를 낼 때 완전히 닫히게 하는 성형술이다. 김 교수는 “기존에는 전신마취를 하고 목을 절개해 보형물이나 지방을 직접 주입하는 방법을 썼으나 환자에게 부담이 크고, 지방이 흡수돼 효과가 오래 가지 못했다”며 “이 시술은 국소마취 하에 약 15분 정도의 시간만 소요된다”고 말했다. (02)3779-1239
    이비인후과2003/03/04 16:51
  • 업그레이드 암치료…췌장암

    ▲ 외과 의사들이 췌장암 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최근 췌장암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는 신경절단술이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되고 있다./조선일보DB사진전체 암의 2.3% 정도를 차지하는 췌장암은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한 ‘최악의 암’이다. 수술만이 최선의 치료법이나 수술 가능한 환자는 10~15%에 불과하며, 수술받더라도 금방 재발해 5년간 생존할 확률이 10%에 못미친다. 수술이 불가능한 85~90%의 췌장암 환자들은 진단 수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게 보통이다.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도 별 효과가 없어 의사마저 포기해 왔던 병이 바로 췌장암이다. 그러나 최근 새 항암제가 개발되고 있는데다, 발병 원인과 위험인자에 대한 규명도 하나씩 이뤄지고 있어 췌장암 치료에 희미하게나마 희망을 가지게 됐다. 지난 2000년부터 국내서 사용된 새 항암제 ‘젬자(젬시타빈)’는 췌장암의 항암치료에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젬자를 개발한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 릴리가 수술이 불가능한 126명의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한 결과, 기존 항암제(5-FU)의 ‘임상혜택반응률’이 4.8%인데 비해, 젬자는 23.8%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혜택반응률이란 체중증가, 진통제 사용 감소, 신체활동능력 증가 등 세 항목에 대한 평가다. 또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의 1년 생존율이 2%(기존 항암제)에서 18%(젬자)로 증가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송시영 교수는 “기존 항암제보다 생존기간을 5~6개월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함께하면 효과가 더 좋다”며 “그러나 완치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젬자가 5-FU보다 효과가 뛰어나지 않다고 평가하는 의사들도 일부 있다. 한편 릴리측은 2005년 췌장암과 폐암에 동시에 쓸 수 있는 새 항암제 ‘알림타(페메트렉시드산)’를 출시할 예정이며, 젬자와 알림타를 동시 투여하는 ‘병합요법’을 쓰면 치료효과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엔 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리고 고통을 줄여주기 위한 수술·시술도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췌장암은 크기가 작아도 주변 혈관(특히 간 문맥)에 전이됐을 확률이 높은데, 이 경우엔 혈관을 잘라낸 뒤 다른 혈관을 이식해 주는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또 췌장암이 담도를 침범해 황달이 생기면 빠른 시일내에 생명을 잃게 되는데, 내시경과 금속 그물망 등을 이용해 치명적인 황달을 치료하는 시술도 최근 확산되고 있다. 환자의 통증 경감을 위한 진통제나 신경절단기술도 다양하게 개발돼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 췌장암의 발병 원인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현재 서구에서 췌장암 환자의 5~10%는 가족 내 유전에 의해 발병하며, 이들은 다른 종류의 암이 발생할 확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시영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전체의 6.1%가 가족성 췌장암 환자”라며 “직계 가족 중 1명이 50세 이전에 췌장암이 발병했거나, 나이와 상관없이 2명 이상의 췌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엔 가족성 췌장암을 의심하고 적극적으로 검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흡연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육류 등 고칼로리·고콜레스테롤 식사를 많이 하거나, 만성 췌장염이 있거나, 장기간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명환 교수는 “췌장암도 조기발견해 수술하면 일부 환자만이라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며 “췌장암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이나 소화불량이 3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엔 CT 등 정밀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취장암 요점 정리 췌장은 위 뒤쪽 복부 깊숙이 있는 15~20㎝의 길쭉한 장기. 이곳에 암이 생기면 흔히 하는 복부 초음파로는 앞부분 일부만 진단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진단이 쉽지 않다. 특별한 증상도 없어 발견이 늦게 된다. 췌장암의 3대 증상인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황달, 통증(복부 또는 등)이 생긴 경우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 치료해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혹 조기 발견하더라도 치료효과가 좋지 않다. 따라서 금연, 절주, 저지방·저칼로리 식사, 충분한 휴식,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예방에 힘쓰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안되는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엔 즉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인구 10만명당 췌장암 사망자는 1985년 남자 2.3명, 여자 1.3명에 불과했으나 2000년엔 남자 6.5명, 여자 4.9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일본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췌장암 사망자는 남자 12.1명, 여자 9.6명이어서 서구화가 진행될수록 췌장암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암일반임호준2003/02/25 16:01
  • 당뇨병 환자, 운동할 때도 ‘조심 조심’

    ▲ 한 당뇨병 환자가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게 자전거 타기를 할 수 있는 기구를 통해 하체 운동을 하고 있다./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규칙적인 운동은 혈당을 떨어뜨려 당뇨병의 발병과 진행을 억제한다. 지난 2001년 핀란드 연구팀이 당뇨병 직전 단계인 ‘내당능(耐糖能) 장애자’ 522명을 4년간 조사해 국제학회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매일 30분 이상 운동한 그룹은 4년 뒤 11%만 당뇨 환자가 된 데 비해, 그렇지 않은 그룹은 두 배가 넘는 23%가 환자가 됐다. 당뇨병 전문의가 ‘이구동성’으로 운동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운동이 화근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운동 때문에 당뇨 합병증이 심해지거나 갑작스런 혈당저하로 혼수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운동도 살얼음판 위를 걷듯 조심해서 해야 한다. ◆ 차라리 운동하지 않았더라면… 10여년째 당뇨를 앓고 있는 강모(52)씨는 최근 겨울철 부족했던 운동량을 보충하기 위해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며칠 동안은 별 이상이 없었으나 어느 날 아침 자고 일어나자 마치 잉크 한 방울을 물에 떨어뜨렸을 때 퍼져나가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면서 시야게 뿌옇게 흐렸다. 서울 A병원에선 당뇨 때문에 망막 주위에 핏줄이 새로 생겼는데 그것이 터졌다고 진단했다. 강씨는 현재 안과에서 레이저 치료를 하고 있지만 예전과 같은 시력을 회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병원에선 보고 있다. 박모(여·64·경기 포천)씨는 등산을 하다 한쪽 발 발가락을 모두 잃었다. 남편과 주2회 정도 등산하는 과정에서 발에 상처가 났는데도 계속 등산한 게 문제였다. 혈관이 막혀 피가 잘 통하지 않는 데다 상처가 낫지 않고 썩어 들어가 하는 수 없이 지난 겨울 서울 K병원에서 한쪽 발 절반 정도를 잘라냈다. ◆ 운동하면 역효과가 나타나는 사람 공복시 혈당이 250㎎/㎗를 초과하는 등 약을 복용해도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는 환자는 운동을 하면 안 된다. 강동성심병원 내과 김두만 교수는 “혈당이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지나치게 낮아 혼수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당뇨 때문에 신장이나 심장 합병증이 생긴 환자, 발에 피가 잘 통하지 않는 환자(당뇨병성 신경병증), 눈 망막에 신생(新生) 혈관이 많은 환자(당뇨병성 망막병증)도 무리한 운동을 삼가는 게 좋다. 망막에 신생 혈관이 많은 환자는 얼굴을 허리 아래로 숙이기만 해도 혈관이 터져 심하면 실명한다. 따라서 팔굽혀펴기, 역기, 아령 등 피가 몰리는 운동은 금물이며 조깅, 골프, 수영 등도 삼가는 게 좋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안과 홍영재 교수는 “당뇨 눈 합병증은 증상이 없으므로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지 않으면 합병증이 생긴 줄 모른다”며 “운동을 하다 망막 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 혈압이 높거나 동맥경화가 있는 당뇨 환자, 인슐린을 투여받고 있는 환자 중 식사가 불규칙한 환자도 운동을 조심해야 한다. ◆ 철저한 사전 준비와 검진한 뒤 운동해야 당뇨병 환자는 운동 전 전문의 상담·검진이 필수적이다. 당뇨병의 유형, 당 조절 상태, 심전도 검사, 안저(眼底)검사, 혈압측정, 합병증 평가 등이 필요하다. 특히 발이 차갑게 느껴지거나, 운동하면 종아리가 아프거나, 발 등의 피부가 반질반질하게 변했거나, 발등·발가락의 털이 빠지는 경우는 발에 피가 통하지 않는 신호일 가능성이 크므로 혈관 초음파 검사 등을 받아봐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는 “등산처럼 한번에 운동하는 시간이 긴 운동은 당뇨 환자에게 좋지 않으며, 30분 정도 걷는 것이 가장 좋다”며 “매일 운동 전 자각증상과 맥박수, 혈압 등을 체크해야 하며, 운동 중 두통, 식은 땀, 가슴 통증, 맥박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운동을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그 밖에 위급할 때를 대비해 다른 사람과 함께 운동할 것 ▲운동 강도를 갑자기 높이지 말 것 ▲다음날까지 피로하지 않도록 할 것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운동을 쉴 것 ▲운동 후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할 것 ▲추운 날에는 몸을 따뜻하게 해 운동할 것 ▲운동 전후 혈당을 체크하는 습관을 들일 것 등을 권하고 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당뇨임호준2003/02/25 16:01
  • 대상포진, 72시간내 바이러스 치료제 투여해야

    ▲ 허충림 교수가 등에 대상포진 난 환자에게 냉습포 치료를 하고 있다./경희대병원 제공허리와 배·가슴·다리·얼굴 등의 부위를 칼로 찌르는 듯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대상포진 환자가 최근 수년 새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피부질환으로 인체의 면역력과 깊은 관계가 있으며, 면역력이 약한 노인 인구의 증가에 따라 발병 자체도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상포진은 몸의 한 쪽 부위에 가려움증과 함께 콕콕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특징인 피부질환이다. 통증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산통(産痛)에 버금갈 정도다. 그러나 처음엔 통증만 있을 뿐 피부에 물집이 생기지 않으며, 어떤 경우엔 피부 물집 없이 통증만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환자는 물론 전문의조차 디스크·오십견·협심증·늑막염·두통 등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 대상포진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50세 이상에서 발생하며, 6세 이하의 어린이에게도 간혹 발생한다.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수두와 동일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다. 이 바이러스는 언제나 처음엔 수두로 나타나며, 수두를 앓은 사람의 몸 속(신경다발)에 잠복해 있다가 과로하거나 스트레스·외상에 의해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해 신경을 손상시킴으로써 각종 증상을 일으킨다. 대상포진이 노인에게 많은 이유도 노인들의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 밖에 암환자, 면역억제제나 스테로이드 복용 환자, 에이즈 환자들도 대상포진에 쉽게 걸린다. 대상포진의 가장 큰 후유증은 치료 후에도 통증이 가시지 않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신경통의 발생률과 지속기간은 환자의 나이와 비례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70세 노인의 70% 정도에서 발생하며, 얼굴에 대상포진이 생긴 경우 가장 흔히 발생한다. 그 밖에 신경이 손상된 부위에 따라 배뇨 곤란이 초래될 수 있으며, 운동신경을 손상시킨 경우엔 운동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대상포진은 발병 직후, 가급적 72시간 이내에 치료제(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한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휴식과 안식이 꼭 필요하므로 업무나 가사노동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입원치료를 하는 게 좋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상포진 환자는 이 질환에 대한 지식이 모자라 척추 병원을 찾기 쉬우며, 피부에 물집이 생긴 경우엔 약국에 가서 연고를 사서 바르는 경우가 흔하다. 이 때문에 치료시기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발병 초기엔 염증과 물집을 가라앉히기 위해 냉 습포 치료를 하는 게 좋으며, 세균감염이 의심되면 항생제를 투여한다. 통증이 심한 경우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통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많은데, 환자를 정서적으로 안정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한편 대상포진 환자와 접촉했다고 해서 병이 쉽게 전염되지는 않지만, 이전에 수두를 앓은 적이 없는 사람이나 면역억제제를 투여받는 환자는 가급적 대상포진 환자와 접촉하지 않는 게 좋다. (허충림·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
    피부과2003/02/25 16:01
  • “유방암 수술전 초음파 검사 받아라”

    유방암 환자에게 수술 전 유방초음파 검사를 하면, 촉진이나 유방촬영술(맘모그래피)로 찾아내지 못한 유방암을 추가로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진단방사선과 문우경 교수·외과 노동영 교수 공동연구팀은 유방에 섬유조직이 많아서 유방촬영술에서 유방 전체가 하얗게 보이는 이른바 ‘치밀 유방’을 보인 유방암 환자 201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양쪽 유방 모두 초음파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의사의 촉진이나 유방촬영술로 찾아내지 못한 다발성 유방암이 28명(14%)에서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발성 유방암이란 한 유방에 여러 개의 암이 있는 것으로, 유방암 환자의 약 30%는 이 같은 병소를 갖는다. 또한 반대쪽 유방에서 종양이 발견된 환자도 8명(4%)이었다. 이로써 수술 전 32명(16%)의 환자에서 수술 범위 등 치료방침이 변경됐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문우경 교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 여성의 유방은 서양 여성에 비해 지방이 적고 섬유조직이 많아 초음파검사로 병소를 찾기가 용이하다”며 “초기 유방암 징후는 유방촬영술로 찾고, 그에 대한 보완 검사는 유방진단 방사선과 전문의에게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지난해 말 세계적인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은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재발률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논평했다.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
    유방암의학전문2003/02/25 16:00
  • 업그레이드 암치료/ 폐암

    폐암 환자의 약 80%는 암이 이미 진행된 상태서 발견된다. 뚜렷한 초기 증세가 없고, 조기 발견 진단법도 마땅치 않은 탓이다. 게다가 암세포의 성질도 환자의 절반 이상이 5년 내 재발할 정도로 악성이어서 치료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폐암 치료는 수술 후에도 폐의 기능을 가능한 많이 보존함으로써 생활의 불편을 줄여주는데 머물러 있다. ◆ 가능한 최소 부위만 잘라낸다 암이 기도나 주요 혈관이 몰려 있는 폐 중앙 부위에 있을 경우, 암이 있는 부위만 절제하는 게 어려워 과거엔 아예 한쪽 폐를 모두 잘라내는 수술을 많이 했다. 그러나 수술 후 호흡곤란 등 불편을 겪게 될 뿐 아니라, 수술 후 사망률도 5~10%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엔 한쪽 폐를 다 잘라내지 않는 ‘소매 폐엽절제술’이 시도되고 있다. 폐는 별도의 공기주머니 같은 폐엽이 오른쪽에 3개, 왼쪽에 2개 있다. 만약 여러 폐엽이 조밀하게 겹친 폐 중앙 부위에 암이 있으면, 예전엔 다른 폐엽도 모두 잘라냈다. 그러나 이젠 암과 근처 기관지를 모두 잘라낸 뒤, 암과 상관없는 폐엽은 그 자리에 다시 붙여준다. 기관지를 잘라낸 모양이 팔 소매 같다고 해서 ‘소매 폐엽절제술’이라 이름 붙였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최근 8년간 1175명의 비(非)소세포형 폐암 환자에게 이 수술을 시행한 결과, 수술 위험도는 2%로 떨어졌고, 생존율은 과거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한편 요즘엔 암이 한 폐엽에 국한돼 있을 경우, 가슴을 7∼10㎝를 절개한 뒤 내시경으로 폐엽을 잘라낸다. 가슴을 모두 열어젖힌채 하는 기존 수술보다 통증과 합병증이 적은 게 장점이다. ◆ 기관지 내시경으로 좁아진 기도를 넓힌다 폐암이 기관지 안으로 자라, 기관지 내부가 25~50% 좁아지면 환자는 호흡곤란을 느낀다. 이때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금속망(스텐트) 등으로 좁아진 곳을 넓혀 주면 호흡기능이 개선된다. 이 시술로 환자의 75%가 증상이 호전되고, 70%가 암으로 인한 객혈이 조절된다. 그러나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리지는 못한다. ◆ 정상 조직 피해 방사선 쏜다 폐암이 대동맥·심장 등 주변 장기를 침범해 수술이 어려운 3기 말 이상인 경우, 항암제와 방사선치료를 동시에 하면 1년 생존율이 74%까지 높아진다. 과거의 방사선 단독치료법보다 효과가 10% 이상 좋다. 또 CT와 컴퓨터뮬레이션 기법으로 폐암의 위치와 모양을 3차원 입체영상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암이 없는 정상조직을 피해 암이 있는 곳에만 정확히 방사선을 쏠 수 있게 됐다. ◆ 항암제,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늘린다 수술이 불가능한 폐암에는 90년대 개발된 항암제 도세탁셀·비노렐빈·젬사이타빈 등과 시스플라스틴 등을 함께 투여한다. 이로써 과거 치료 자체가 힘들었던 진행성 폐암환자의 1년 생존율을 10% 이상 높였다. 사망위험도도 27% 정도 감소시켰다. 최근엔 효과가 좋으면서도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을 크게 줄인 항암제가 등장했는데, 대표적인 게 ‘이레사’다. 기존 항암제 치료에 효과가 없는 말기 환자에게 ‘이레사’를 단독 투여한 결과, 9~19%의 환자에서 암 크기가 50%이상 줄었다. 35~53%는 암이 더이상 자라지 않고 암세포의 성장이 억제됐다. ‘이레사’는 현재 국내에서 정식으로 시판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로, 치료효과와 안전성 검증을 위한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도움말: 허대석·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이두연·영동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심영목·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교수>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
    폐암의학전문2003/02/18 17:06
  • 혈압 높아 두통-뒷목 뻣뻣한 것 아니다

    많은 사람이 목이 뻣뻣해지는 것은 혈압이 올라간 증거라고 생각한다.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필자는 종종 진료중 고혈압 환자와 이 문제를 가지고 ‘실랑이’를 벌인다. 어떤 환자는 목이 뻣뻣할 때 실제로 혈압을 재 보았더니 혈압이 높았다며,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원인과 결과가 뒤바뀐 것으로, 혈압이 올라 목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생겼다기 보단 몸이 불편해서 혈압이 올랐거나, ‘혈압이 오른 게 아닐까’하는 불안감으로 인해 혈압이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 뒷목이 뻣뻣한 것은 긴장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목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했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목 관절의 퇴행성 관절염 등 경추 부위의 질병이 원인일 수도 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혈압은 높으나 자신이 고혈압임을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정상 혈압인 사람들 간에는 두통 등의 증상이나 빈도 차이가 전혀 없었다. 물론 화를 낸다든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혈압이 다소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또 극심한 혈압 상승이 있는 특별한 경우에는 두통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혈압은 별 증상이 없으며 느낌으로 혈압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고혈압 환자들은 별다른 일이 없는 편안한 상태에서도 혈압이 높다. 짧은 진료시간에 굳이 ‘고혈압은 증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유는, 많은 환자가 ‘혈압이 높은 때는 증상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증상이 있을 때만 약을 먹기 때문이다. 사실 아무런 불편도 없는데 약을 먹어야 한다고 설득하는 것은 말만큼 쉽지 않다. 어쩌면 신약을 개발하는 것보다 고혈압 환자를 효과적으로 설득해 약을 꾸준히 먹게 하는 게 고혈압을 정복하는 더 빠른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성지동·삼성서울병원 내과 교수)
    고혈압2003/02/18 17:04
  • 임신부 비만-고혈압-당뇨…뱃속 아기가 위험

    ▲ 매년 3000명 이상의 임신부가 ‘끔찍한 ’사산을 경험하고 있다.당뇨?고혈압이 있거나 유산·사산 경험이 있는 고위험 임신부는 산전 진찰을 철저하게 받고 주의사항에 대해 의사와 긴밀히 상의해야 한다./조선일보 DB사진지난해 11월, 임신 28주째인 김모(37)씨가 서울 S병원 산부인과를 찾았다. 임신 주수(週數)에 비해 태아의 성장이 느리고, 양수도 조금씩 줄고 있어 동네 산부인과에선 “태아가 위험하다”고 했다. 태아의 심장 박동음도 약했다. 첫째 아기도 임신 30주째에 사산(死産)했던 김씨는 심한 심리적 충격으로 자포자기 상태였다. 의료진은 그러나 “가급적 임신을 유지해 나가다 ‘최후의 순간’에 수술하자”고 권유했고, 결국 31주째에 1.8㎏짜리 태아를 제왕절개로 분만시켰다. 아기는 현재 인큐베이터에서 ‘무럭무럭’ 크고 있다. 뱃속에서 거의 다 자란 태아를 사산했을 때의 충격을 도대체 무엇에 견줄 수 있을까. 보건사회연구원 한영자 책임연구원이 최근 연세대 보건대학원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매년 3000~4000건의 사산이 발생한다. 1999년 3745건, 2000년 2976건으로 전체 신생아의 0.5~0.6%에 해당했다. 사산이란 분만 전 태아가 자궁에서 사망한 것으로 태아 체중이 500g 이상이거나 임신 기간이 22주 이상인 것을 말한다. 현재는 체중이 500g 정도인 미숙아도 살릴 수 있다. 사산의 원인은 크게 태아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 산모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 원인 불명인 경우로 나뉜다.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김현철 교수는 태아원인(태아 기형, 염색체 이상, 세균 감염, 태반·탯줄기능 이상 등)이 25~40%, 산모원인(당뇨, 고혈압, 외상, 세균 감염, 자궁파열, 약물 복용 등)이 5~10%며, 나머지는 원인 불명이라고 설명했다. 보사연 한영자 연구원이 99년과 2000년 사산한 6721건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사산 확률은 임신부의 연령이 15~19세일 때 4.16%로 가장 높았으며, 40세 이상인 경우도 3.05%로 높아 전체적으로 U커브를 보였다. 임신 기간별로는 24~27주가 93.22%였고, 28~31주 26.73%, 32~34주 9.37%였다. 또 태아 체중이 1000g 미만인 경우 95.02%가 사산하는 등 체중이 적을 수록 사산 확률이 높았다. 한편 쌍둥이 이상 다태(多胎) 임신인 경우 4배 이상 사산 확률이 높았으며, 임신부가 비만인 경우 정상 체중보다 70% 정도 높았다. 혈중 헤모글로빈이 정상보다 낮으면 3.1배, 정상보다 높으면 1.3~1.6배 사산확률이 높았고, 고혈압인 경우도 정상보다 3.5~4.8배 사산 확률이 높았다. 일반적으로 35세 이상 초산부인 경우 사산확률이 높다고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에선 큰 차가 없었다. 한 연구원은 “고령보다 임신부의 건강이 사산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김현철 교수는 “이처럼 사산 위험이 높은 여성은 임신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산전 검사를 받고 임신 중 이상하거나 불편한 사항을 주치의에게 시시콜콜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종화 교수는 “사산을 유발하는 고혈압과 당뇨를 조절하고, 세균 감염이 있는 경우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임신을 유지할 수 있으며, 만약 임신 유지가 불가능한 경우 제왕절개 분만시키면 된다”며 “사산을 100% 예방할 수는 없지만, 의사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절반 이상은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임신임호준2003/02/18 17:04
  • 사랑의 질투인가 망상인가…의처증-의부증

    ‘사랑과 질투의 분출인가’ 아니면 ‘배우자 불륜에 대한 끊임없는 망상인가?’ 부부 사이의 집안일로 치부되던 의처증·의부증이 가정폭력과 맞물리면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의처증 증상을 보이던 40대 가장이 부인과 동반자살을 시도하거나, 부인을 때려 숨지게 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졌다. 지난 설 연휴 동안에도 의처증 남편이 처가 식구들에게 엽총을 난사,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위험 수위에 이른 의처·의부증의 증상과 치료법 등을 알아본다. ◆ 급증하는 의처(부)증과 가정폭력 지난해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접수된 3000여건의 가정폭력 사례 중 20∼30%는 의처·의부증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생명의 위협을 느껴 복지시설에 수용된 사람도 98년 974명에서 2001년 3273명으로 대폭 늘었다(여성부 조사). 한양대의대 정신과 김광일 명예교수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 2003년 1월호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1년간 부부 폭력이 발생하는 비율은 30.9%. 이는 미국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그중 아내가 남편으로부터 구타당하는 비율이 37.5%, 남편이 아내에게 받는 비율이 23.2%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TV 등의 영향으로 불륜이 미화되는 사회적 분위기와 인터넷 채팅 등으로 의심의 빌미를 제공하는 경우가 늘어 의처·의부증이 증가한다고 분석한다. 정신과 의사들은 상담 부부 100쌍 중 5쌍 정도가 이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추정한다. ◆ 불륜에 대한 망상, 오델로 증후군 의처·의부증은 망상장애의 일종이다. 망상이란 논리적인 설득이 전혀 통하지 않는 잘못된 믿음이 머리속에 뿌리박혀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 중 의처·의부증은 일종의 질투형 망상장애로, 셰익스피어 작품 오델로의 주인공 증상과 유사하다고 해서 ‘오델로 증후군’ 혹은 ‘결혼 편집증후군’으로도 불린다. 일반적인 질투를 뛰어넘어 상습적으로 배우자의 가상 불륜 사실에 대한 증거를 찾아 상대를 압박하거나, 지독한 의심과 폭력 행동을 표출한다. 배우자가 외출을 못하게 하거나, 일거수 일투족을 추적 조사하기도 한다. 용인정신병원 하지현 과장은 “의처·의부증은 서서히 나타나기도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배우자의 행동 하나를 의심하게 되면서 발병하는 일이 많다”며 “대부분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한 데 기인한다”고 말했다. 의처·의부증은 남·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하지만, 35~55세 사이 남성에게 특히 많다. 환자는 주로 고학력·상류층인 경우가 많다. 또 나름대로 논리가 정연하고, 배우자의 부정에 대해 그럴 듯한 증거들을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 폭력 등으로 분풀이를 마친 후에는 성행위를 요구하거나, 선물 공세를 하는 등 애정표현을 하는 것도 특징적인 증상 중의 하나. 이혼하면 증상이 없어지지만, 재혼하면 대개 다시 발병한다. 오동재 신경정신과 오 원장은 “정상적인 사람은 일시적으로 배우자를 의심하다가도 아니라는 증거를 들이대면 이를 받아들이지만 의처·의부증 환자는 이를 믿지 않고 오히려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다”며 “구체적인 증거가 없음에도 배우자 부정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생각·감정 등을 가진 상태가 3∼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진단을 내린다”고 말했다. 망상적 질투의 내용과 폭언·폭력 행동여부도 중요한 진단 기준이 된다. ◆ 치료는 가능한가 일부 정신과 의사는 ‘의처·의부증은 배우자와 이혼하거나 사망해야 낫는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쓴다. 그만큼 치료가 어렵다는 뜻이다. 이유는 환자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병원에 데려오기가 어려우며, 데려 오더라도 의심이 많아서 치료에 소극적이거나 약물 투여를 거부하는 일이 잦다. 의사는 가족 및 부부 상담과 동시에, 망상증에 준해 향정신성 약물을 처방한다. 증상이 개선되면 약 처방량을 점점 줄이고 상담 등 정신치료를 한다. 정신치료는 환자가 불신과 열등감이 많다는 점을 감안, 비판이나 설득 또는 비위를 맞추는 일보다는 단호한 태도로 ‘그렇치 않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한다. 왜 그런 망상을 갖게 됐는지 환자가 깨닫게 하는 것이다. 한편 의처·의부증은 우울증·알콜중독·정신분열증 등 다른 정신과 질환으로도 유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정신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의처증·의부증에 잘 걸리는 유형 1. 상류층·고학력자·경제적 여유계층. 2. 논쟁적이고 잘 타협하지 않고, 작은 실수를 잊지 않는 성격. 3. 부모가 적대적인 가정에서 구박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정신과의학전문2003/02/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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