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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식 중인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정양균 기자정치적 사회적 이유로 단식하는 사례가 언론에 자주 보도된다. 정치적인 이유로 단식하는 사람에 대한 의학적인 연구는 거의 없다. 정치적 목적을 위한 단식과 살빼기 등을 목적으로 하는 단식은 다르지만, 몸에 미치는 영향은 비슷하다.
한방에선 단식을 스스로 몸을 치료하는 방편의 하나로 보지만, 양방에선 제 몸을 해치는 ‘백해무익’한 것이라고 잘라 말할 정도로 양방과 한방은 180도 다르다.
한방에선 비정상적인 체액인 담음(痰飮)이나 어혈(瘀血)을 배출하는 효과적 수단의 하나로 단식을 바라본다.
경희대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신현대 교수는 “현대인의 생활습관병은 음식의 과다 섭취로 생긴 잉여 에너지와 노폐물이 간, 췌장, 신장 등 인체 장기에 축적된 결과”라며 “인체 구석구석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는 단식을 통해 당뇨, 고혈압, 신장병, 관절염 등 이른바 생활습관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진화론적으로 인간을 비롯한 모든 포유류는 빙하기를 여러 차례 겪으면서 기아상태서도 몸을 보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찮은 만큼 단식을 할 때는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감식기-단식기-회복식기-식이요법기를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방에서도 정치 사회적인 목적으로 이뤄지는 단식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마치 먹이가 없으면 게가 제 살을 파 먹는 것처럼 단식을 하면 우리 몸의 다른 조직이 분해돼 영양소로 공급된다”며 “이 때문에 근육이 줄어들고, 뼈 속에서 칼슘이 빠져나와 골다공증이 생기며, 간에서 생긴 지방산을 제대로 처리 못해 담석증이 생기는 등 여러 부작용이 초래된다”고 말했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교수는 “단식을 하면 인체가 이를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에너지 소비를 극한까지 줄이게 된다”며 “그 결과 기초 대사량이 줄어들어 단식을 마친 뒤엔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로 변하게 된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다이어트임호준2003/12/0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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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대석 교수
관련 핫이슈名醫들의 명강의
신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푸대접 받는 장기 중 하나다. 많은 사람이 신장이 완전히 망가져도 혈액 또는 복막 투석을 통해 생명을 연장할 수 있으며, ‘재수’가 좋으면 신장을 이식받아 다시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 두 쪽의 신장 중 한 쪽을 떼 줘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신장을 ‘우습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혈뇨 또는 단백뇨가 나오거나, 몸이 붓는 등 신장질환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나타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좀 한가해지면…”이라며 병원행을 미루다 아예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의사들도 신장질환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고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검사와 진찰을 권하지 않는 편이다.
신장질환을 결코 만만한 병이 아니다.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만성 신장염은 절대 낫지 않는 불치의 병이다. 시기의 차는 있지만 결국 말기 신부전증으로 진행돼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이같은 말기 신부전 환자가 매년 5000명씩 새로 발생하며, 2002년 12월말 기준 말기 신부전 환자는 약 3만5000명 정도다. 이중 2만10명이 혈액투석을, 5712명이 복막투석을, 8721명이 신장이식을 받았다.
투석만 하면 생명을 무한정 연장시킬 수 있을 것 같지만 모르는 소리다. 투석을 받아도 여러가지 합병증이 점점 심해져 매년 투석 환자의 12~15%가 사망한다. 투석을 시작한 환자의 나이가 40대라면 그 사람의 기대 수명은 같은 나이 조기 대장암 환자의 기대 수명보다 일반적으로 짧다.
한대석 교수는 누구
미국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마친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한대석 교수는 그래서인지 진료스타일도 미국식이다. 문 밖에 환자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초진환자인 경우 환자의 가족 얘기, 직장 얘기, 친구 얘기를 시시콜콜 캐 묻고 기록한다. 또 자신이 직접 환자의 혈압을, 그것도 시간 간격을 두고 세차례나 해서 평균값을 낸다. 자동혈압기나 간호사를 이용할 수도 있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신부전증의 진행에 혈압만큼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게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 바람에 환자 한명 당 외래 진찰 시간은 10~15분 정도가 걸리고, 점심 시간 이전에 마쳐야 할 외래 진료가 매번 오후 서너시를 넘겨서야 끝이 난다. 그는 입원환자 아침 회진에도 한시간 이상 할애해서 환자의 의무기록과 건강상태를 꼼꼼히 체크한다. 레지던트들은 하는 수 없이 환자의 가족관계는 물론 주소까지 암기해야 할 정도다. 한 교수가 물어보기 때문이다.
“왜 혈압을 직접 재냐”는 질문에 한 교수는 “혈압만 재는 게 아니라 혈압을 재며 이것 저것 묻고 대답하면서 환자와 유대감을 가지려는 것”이라며 “신부전증은 완치되는 병이 아니므로 의사-환자의 파트너십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작고한 스승 홍석기 교수가 항상 ‘눈에 보이는 한 가지만 생각하지 말고, 보이지 않는 여러가지를 생각하라’고 가르쳤다”며 “환자와 친해지지 않으면 절대 여러가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1943년생인 한 교수는 1967년 연세의대를 졸업한 뒤, 1973년까지 임상이 아닌 기초의학(생리학)을 전공했다.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가 뉴저지주 성요셉병원서 인턴을 하고, 뉴욕 브롱스 재향군인병원서 레지던트를 마쳤다. 1978년부터 1983년까지 하바드의대 내과 임상강사를 역임했으며, 같은 기간 맨체스터 재향군인병원 내과 과장으로 일했다. 1983년 귀국한 한 교수는 연세의대에 근무하면서 세브란스병원 외국인 진료소장, 임상연구센터소장, 신장질환연구소장 등을 역임했거나 맡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대한신장학회 이사장도 역임했다.
국내서 가장 많은 말기 신부전 환자를 관리하고 있는 한 교수는 특히 복막 투석 환자의 영양 상태에 관한 연구에 관심이 깊다. 그를 포함해 세브란스병원서 관리하는 복막투석 환자는 500여명으로 한 기관에서 이렇게 많은 복막투석 환자를 관리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취미는 음악감상이며, 주량은 소주 1병 정도다. 특히 학창시절 음악 지휘자를 꿈 꿀 정도로 클래식 음악에 심취했으며, 지금도 외국서 발행되는 음악 전문잡지를 구독할 정도로 조예가 깊다. 틈나는 대로 헬스클럽에 나가 체력을 다지고 주말엔 등산이나 골프 연습을 한다.
미국의 한 통계에 따르면 40대 초반(40~44세) 투석을 시작한 아시아인의 평균 기대 수명은 11년, 50대 초반(50~54세)에 투석을 시작한 아시아인의 평균 기대 수명은 7.7년이다. 그러나 조기에 대장암을 발견해 수술받으면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이라면 벌벌 떨면서 신장병이라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지(無知) 때문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신장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신장은 복부 뒷쪽, 척추를 사이에 두고 좌우에 하나씩 있다. 크기는 길이 10㎝, 폭 5㎝, 두께 3㎝, 무게 120~150g 정도다. 신장은 피질, 수질, 신우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으며, 그중 가장 중요한 곳이 피질이다. 제일 바깥쪽에 있는 피질에는 한쪽에 100만개씩, 모두 200만개 정도의 네프론(nephron)이 있다. 네프론 안에는 모세혈관이 마치 둥근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데, 그래서 이를 사구체(絲球體)라 한다.
사구체는 일종의 소변공장이다. 신장으로 흘러 들어간 혈액은 사구체를 통과하면서 노폐물 등이 여과돼 소변이 된다. 사구체는 약 200만개나 되므로, 절반 이상이 없어져도 소변을 만드는데 큰 지장이 없다. 그러나 염증 등으로 지나치게 많은 사구체가 파괴되면 몸 속 독소가 배출되지 못하고 쌓여 결국 생명을 잃게 된다. 투석은 망가진 사구체를 대신해서 인위적으로 독소를 걸러주는 치료다.
따라서 사구체가 파괴되는 급-만성 신부전증은 신장과 관련해서 가장 경계해야 할 병이다. 예를 들어 신장 결석은 무척 고통스럽지만 그것 때문에 사망하지는 않는다. 체외 충격파를 이용해 돌을 부셔버리거나, 방광경 등으로 제거하면 된다. 또 여성들에게 많은 신우의 염증(신우신염)도 항생제 치료를 하면 비교적 쉽게 낫는다. 신장암도 물론 치명적이지만 발병 빈도가 그렇게 높지 않고, 또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사구체염증이나 당뇨합병증 등으로 거미줄보다 가는 사구체가 파괴되기 시작하면 사실상 치료할 방법이 없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가능한 서서히 사구체가 파괴되도록 하는 것 뿐이다. 따라서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신부전증만 오지 않게 미리미리 대처하면 신장에 대해선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신부전증의 정의는 매우 애매모호하다. 신장의 기능이 정상보다 크게 떨어지면 신부전이라 부른다. 또 이같은 신장기능의 감소가 3~6개월 이상에 걸쳐 지속적으로 나타나면 만성 신부전이라 부른다. 그러나 신장기능이 얼마나 감소해야 신부전이라 부르는지 뚜렷한 기준이 없다. 대개의 경우 평소보다 신장기능보다 절반 정도가 감소하면 신부전이라 부른다.
이때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척도는 혈중 크레아티닌 농도다. 크레아티닌이란 근육에서 만들어지는 물질로 정상인의 경우엔 신장 사구체에서 모두 여과돼 소변으로 빠져 나간다. 그러나 사구체가 망가지면 크레아티닌이 소변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혈액 속에 머물게 되며, 따라서 혈중 크레아니틴 농도가 높아지게 된다.
정상인의 크레아티닌 수치는 0.5~1.3㎎/dl 정도다. 일반적으로 어떤 사람의 크레아티닌 농도가 평소보다 두 배 증가하면 신장 기능이 2분의 1로 감소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대개의 경우 크레아티닌 수치가 2를 초과하면 신부전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신장은 최고 90% 까지 망가져도 모르고 지낼 수 있으며, 크레아티닌 수치가 10이 넘어서 병원을 찾는 환자도 드물지 않다. 따라서 건강검진 결과표를 받아들면 혈액 검사 항목에서 자신의 크레아티닌 농도를 한번 체크해 봐야 한다. 크레아티닌 검사는 정기검사에 포함돼 있는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한편 만성 신부전이 오면 체내의 독소를 걸러내지 못해 여러가지 다양한 증상이 생기는데, 이를 통칭해서 ‘요독(尿毒) 증후군(uremic syndrome)’이라 부른다. 피속 칼륨이나 인산, 요산의 농도가 올라가고, 칼슘이 부족해지는 등 전해질의 이상이 초래된다. 특히 칼륨의 농도가 높아지면 심장 부정맥을 초래해 사망할 수도 있다. 신장 기능의 균형이 깨어져 소변이 잦아지거나 반대로 줄어들기도 하며, 얼굴과 손-발 등 온 몸이 붓게 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빈혈, 백혈구 감소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며, 출혈이 잦아지기도 한다. 소화기능이 줄어들고, 뼈의 생성이 둔화되며, 근육이 마비되거나 경련이 오고, 피부가 가려워지며, 잠이 오지 않고, 쉽게 피곤해 지는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자각할 수 있을 정도로 뚜렷해 는 것은 신장 기능이 크게, 예를 들어 80% 이상 감소했을 때다. 그러나 그제서야 병의 심각함을 알고 치료에 나선다면 이미 늦기가 십상이다. 이런 사람은 결국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돼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어느 병이나 마찬가지지만 신부전증도 가급적 빨리 발견해 사구체가 파괴되는 속도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 그 길만이 살 길이다. 예를 들어 신장 기능이 40~50% 정도 감소됐더라도 그때부터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하면 말기 신부전에 이르지 않고 여생을 마칠 수도 있다.
따라서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소변 검사를 받고 피나 단백질이 검출되는지 체크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미루지 말고 즉각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신부전이 진행되면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 나오므로 소변에 거품이 많고 탁한 게 특징이다. 물론 육식을 지나치게 많이 하거나, 운동을 심하게 한 경우 일시적으로 소변이 탁할 수도 있지만, 계속 소변이 탁하다면 빨리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온 몸, 특히 얼굴이 아침에 붓거나 밤에 소변을 자주 보는 경우에도 신장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신부전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사구체 신염, 당뇨 합병증, 고혈압 합병증 등 세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사구체 신염은 사구체에 급성 또는 만성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염증 반응이라면 누구나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을 생각하기 쉽지만, 70% 정도의 사구체 신염은 아무런 이유 없이 만성적으로 사구체 모세혈관에 염증 현상이 나타난다. 이중 가장 흔한 ‘IgA신증후군’은 면역 단백질이 사구체에 달라붙어 생기는 병으로, 이 중 20~30%가 말기 신부전증이 된다.
사구체 신염의 나머지 30% 정도는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류머티즘의 일종인 전신홍반성낭창(루프스), 감기(인후두염, 편도선염 등), 기타 세균 감염의 합병증으로 나타나며, 이 때는 대부분 급성으로 사구체 신염이 생겼다 일부는 낫고 일부는 만성으로 진행된다.
이 중 감기나 기타 세균 감염으로 생긴 급성 사구체 신염은 비교적 쉽게 치료되며, 특별한 합병증도 없으며, 약 10% 정도만 만성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급성 사구체 신염의 원인이 B형 간염 바이러스 또는 루프스일 경우엔 대부분 만성 사구체 신염으로 진행되며, 루프스로 인한 만성 사구체 신염인 경우 10~20%, 간염으로 인한 만성 사구체 신염인 경우 10% 정도가 말기 신부전이 돼 투석 또는 이식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루프스나 간염 환자는 신장을 각별히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
최근엔 사구체 신염보다 당뇨 합병증 때문에 말기 신부전이 되는 사람이 훨씬 많다. 대한신장학회 통계에 따르면 2002년 투석 치료를 시작한 말기 신부전 환자의 40.7%가 당뇨 합병증이 신부전의 원인이었다. 이에 비해 사구체 신염이 원인인 환자는 13.9%에 불과했다. 1992년의 경우엔 사구체 신염이 25.3%로 말기 신부전의 제1 원인이었으며, 당뇨 합병증이 원인인 환자는 19.5%에 불과했다. 10년 새 사구체 신염으로 인한 말기 신부전은 줄고, 대신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말기 신부전 환자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게 특징이다.
당뇨병이 무서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체의 모세 혈관들을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당뇨 환자의 피 속에 있는 필요 이상의 당(糖) 성분은 혈액 내 단백질 성분과 결합해서 ‘당화단백’을 형성하며, 이것이 혈관의 콜라겐과 들러 붙으면 혈관이 딱딱하게 경화(硬化)된다. 딱딱하게 경화된 혈관이 눈이라면 당뇨 망막증, 발이라면 당뇨발, 신장이라면 당뇨성 신장병(신병증)이 된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발병 10~15년이 지나면 소변에서 단백질이 조금씩 빠져나오기 시작하며, 15~20년이 지나면 35~40%의 환자에게 신장병이 생긴다. 그로부터 5~10년이 지나면 대부분 신부전이 된다. 따라서 당뇨 환자는 6개월에 한번 정도 소변 검사를 받고 미세(微細) 단백뇨가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대부분의 당뇨 환자가 당뇨망막증이나 당뇨발 등 다른 합병증 예방을 위해선 큰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정작 신장 합병증에 대해선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경향이 있다. 당뇨망막증이 생기면 실명하고, 당뇨발이 생기면 발을 잘라야 하지만, 신장은 80%, 심지어 90% 정도 기능이 없어져도 별다른 이상 증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다.
신부전을 일으키는 또 다른 원인은 고혈압이다. 고혈압은 그 자체로 신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역으로 급-만성 사구체신염 등의 신장질환에 의해 사구체내의 고혈압이 유발되기도 한다. 대한신장학회 조사에 따르면 2002년 투석을 시작한 말기 신부전 환자 중 16%가 고혈압이 원인이었다. 10년전인 1992년 조사에서도 15.4%로 나타나 고혈압으로 인한 신부전 발병은 같은 비율은 유지하고 있다. 그 밖에 요로결석이나 전립선 비대로 인한 요로폐쇄, 급성 간질성 신염, 다낭성 신장 질환 등이 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신부전증은 완치되는 병이 아니다. 따라서 일단 신부전증으로 진단되면 신장 기능이 파괴되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우선 치료 또는 조절 가능한 만성 신부전의 원인을 찾아내서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게 혈압의 관리다. 신부전의 원인이 사구체 신염이든 당뇨병이든 관계없이 신부전 환자는 대부분 2차적으로 고혈압이 나타나며, 이 때문에 사구체 파괴가 가속화된다. 따라서 일단 신부전으로 진단되면 혈압을 130/80mmHg 이하로 엄격하게 조절해야 한다. 단백뇨가 심하게 나온다면 혈압을 125/75mmHg 이하로 낮추는 게 좋다. 최근에는 전신 혈압 뿐 아니라 사구체 내 혈압까지 동시에 낮추는 고혈압 약이 개발돼 있으므로, 이런 약을 복용하는 게 좋다.
그 밖에 혈압과 콜레스테롤도 적중 수준으로 관리해야 하며, 요로폐쇄, 요로감염, 고칼슘혈증, 신장혈관협착, 통풍, 간질성 신장염 등도 신부전의 진행을 촉진시키므로 즉시 치료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신부전 자체를 낫게 할 순 없지만, 최소한 더 빨리 나빠지게 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신부전의 진행을 늦추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방법은 식이요법이다. 일반적으로 염분 배설 능력이 떨어져 있는 신장병 환자는 몸이 붓고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에 염분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또 단백질을 다량 섭취할 경우 요독(尿毒)증상이 심해지므로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그 밖에 혈중 칼륨 농도가 높을 경우엔 칼륨 섭취도 제한해야 하며, 부종이 심한 경우엔 수분의 섭취도 제한해야 한다. 칼륨이 많은 음식은 시금치, 감자, 오렌지(귤), 견과류, 초콜릿 등이다.
그러나 저염-저단백-저칼륨식 등을 모든 신장병 환자에게 일반화해선 곤란하다. 신장기능이 정상이고 부종 등도 없는 초기 신장병 환자는 구태여 저염식을 할 필요가 없다. 또 저단백식이 좋다고 해서 단백질 섭취를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 영양실조 등으로 또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신부전 환자라 해도 정상인의 60~80% 정도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신장병 중 소변으로 다량의 단백질이 빠져나가면서 몸이 붓는 신증후군은 오히려 단백질 섭취를 늘여야 한다.
때문에 신부전을 비롯한 모든 신장병 환자의 식이요법은 의사와 전문 영양사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말만 믿고 식이요법을 해선 오히려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있다. 신부전 환자들을 위해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선 식이요법 강좌를 시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부전 환자는 약물 복용을 가급적 삼가해야 하며, 불가피하게 약을 복용할 경우엔 그 약의 신장 독성 유무를 체크해야 한다. 감기 등으로 병원에 가더라도 의사에게 신부전 환자임을 밝히고, 신독성이 없는 약의 처방을 요청해야 한다. 환자 마음대로 약국에서 약을 사서 복용하다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된 경우가 허다한 게 우리 실정이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신장 기능이 10% 정도만 남게 되면 요독증으로 인한 각종 합병증이 심해지므로 이 때는 혈액-복막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 신장의 역할을 투석 또는 이식이 대신한다는 의미에서 이를 ‘신 대체 요법(腎 代替 療法)’이라 한다.
혈액 투석은 인공신장기를 이용해서 몸 속에 있는 피를 빼 낸 뒤, 피 속의 노폐물이나 과도한 수분을 제거하고, 깨끗해진 피를 다시 몸 속으로 넣어주는 치료다. 보통 1회에 4~5시간 걸리며, 주 2~3회 시행한다. 복막투석은 배(복강)에 관과 밸브를 설치하는 수술을 한 뒤, 가정 또는 직장에서 매일 3~4회 투석액을 교체해 주는 것이다. 즉 가정 등에서 배 안에 있는 이미 사용한 투석액을 쏟아버린 뒤, 새 투석액을 넣어 주는 것으로 한번에 30~40분 정도 걸린다.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의 효과와 비용은 비슷하나 장단점은 다르므로 환자의 형편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혈액 투석은 1주일에 3~4회 하지만, 한번에 시간이 많이 걸리며, 복막투석은 반대로 하루에 서너번씩 해야 하지만 한번에 걸리는 시간은 짧다. 복막투석의 경우 복막염의 위험이 있지만, 대신 식이제한이나 수분 제한을 덜해도 된다. 가정에서 혼자 시행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혈액투석은 식이-수분제한이 엄격하며, 반드시 병원에 가야 받을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환자들은 두가지 방법의 장단점을 꼼꼼히 비교해서 자기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의사들이 혈액투석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의학적 판단보다 의학외적인 판단 때문인 경우가 없다고 할 수 없다. 값비싼 혈액투석기를 들여놓은 의사들이 기계의 가동률을 높여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혈액투석을 더 우선적으로 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어느 것을 선택해도 비용과 효과가 비슷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권하는 게 뭐가 문제가 되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투석방법이 환자의 입장보다 의사의 필요에 의해 선택되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따라서 환자들은 의사에게 혈액-복막투석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자신의 상황과 의사의 권고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투석 방법을 선택하는 게 좋다.
투석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신장기능이 떨어진 경우엔 가급적 조기 투석도 고려해야 한다. 투석을 받으면 인생이 끝장난 것처럼 낙담하는 사람이 많고, 때문에 가급적 투석 시기를 늦추려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어리석은 일이다. 어떤 사람은 요독증으로 인한 심장이나 폐, 뇌 합병증이 심해져 응급상황에 내몰리고 나서야 비로소 투석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처럼 긴급한 상황에 몰려서 투석을 시작하는 것보다, 가급적 빨리 투석을 시작하는 게 좋으며, 그렇게 하면 합병증을 미리 막을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투석을 하면 하지 않을 때보다 식사나 수분의 제한도 덜해지므로 환자의 삶의 질도 높아진다.
(임호준기자·조선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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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호준 기자 )
가정의학과임호준2003/12/0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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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2003/12/0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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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질환2003/12/0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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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2003/12/0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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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정 교수
관련 핫이슈名醫들의 명강의
심장은 하루 10만번 이상 수축해서 전신에 혈액을 공급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 그야말로 초강력 펌프와 같다. 심장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세 가닥의 혈관(관상동맥)으로 부터 공급되는 혈액 속 풍부한 산소와 영양분이 이 ‘수퍼 파워’의 원천.
그러나 흡연, 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 등으로 동맥경화증이 생기면 이 혈관이 좁아지고, 자연히 혈액 공급양이 감소해 심장근육이 일종의 빈혈현상을 일으킨다. 이것이 협심증이다. 심근경색이란 관상동맥이 순간적으로 완전히 막혀 심장근육이 죽는 병이다. 심근경색의 절반 정도는 협심증이 원인이지만, 나머지 절반정도는 협심증과 관계없이 갑자기 발생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무서운 이유는 돌연사 위험 때문이다. 협심증은 심근경색증의 원인이 되며, 심근경색이 생기면 35% 정도는 응급실에 오기 전에 급사한다.
박승정교수는 누구
박승정 교수는 마치 조폭의 우두머리 같다. 딱 벌어진 체격에 거무튀튀한 얼굴 부터가 그렇다.
조금만 일을 허투로 하면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매섭게 야단치고, 한번 화를 내면 그가 지휘하는 40명 가까운 심장 중재 시술팀 전체가 얼어 붙는다. 그에겐 ‘노(NO)’가 안통한다.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불도저처럼 몰아부친다. 새벽 6시면 어김없이 출근해 팀원들을 다그치는 그를 병원 내에선 ‘왕박(王朴)’이라 부른다. 뒷켠에선 물론 ‘독재자’라 수근거린다.
그가 독재하는 이유는 분초를 다투는 심근경색 치료를 맡고 있기 때문. 박 교수는 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지 30분 이내에 ‘바늘’이 들어가야 한다며, 의사 간호사 방사선사 등 30여명의 팀원을 모두 병원 근처에 이사하라고 지시했다. 응급실에 도착해 필요한 검사를 마치고 시술실로 옮겨지기 까지 걸리는 시간이 30분. 이 시간 안에 ‘비상출동’ 하지 못하면 불호령이 떨어지므로 이사 안할래야 안할 재주가 없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1954년 강원도 원주 출생인 박 교수는 경복고와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89년부터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하고 있다. 92~93년엔 미국 베일러 의대 연구원으로 지냈다. 91년 협심증 환자에게 국내 최초로 금속 그물망 시술을 시작했으며, 현재 매년 1500여명을 시술하고 있다.
금속 그물망 시술에 관한 한 박 교수는 세계적 대가다. 1996년부터 매년 ‘엔지오플래서티 서미트(Angioplasty Summit)’란 이름의 국제혈관확장술 심포지움을 열고 있으며, 심포지움 기간 서울아산병원 3층에서 시연(試演)되는 그의 중재술 장면은 위성중계를 통해 전 세계 의사들에게 전달된다. 하버드의대 스테판 오스텔리 교수와 얽힌 일화는 아직도 학계내서 회자되고 있다. 1997년 미국 심장학회에 참석한 박 교수가 세가닥 관상동맥 중 왼쪽 주간부(left main)가 좁아진 환자도 금속 그물망 시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자, 청중석에 있던 오스텔리 교수가 “그것은 흉부외과 의사의 영역. 정신나간 일”이라고 코멘트 했다. 오스텔리 교수는 그러나 지난해 9월, 박 교수를 하버드대로 초청해 주간부 시술에 관한 특강을 요청했다.
박 교수는 “진단 중심이던 심장내과 분야의 흐름이 20여년전부터 치료를 병행하는 쪽으로 바뀌었는데, 내 나이가 그 흐름을 받아들이기 가장 좋았다”며 “‘독재’하에서 묵묵히 일하는 팀원들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 15% 정도는 응급처치로 막힌 혈관을 뚫고 심장에 피 공급을 재개해도 이미 심장근육이 다 파괴돼 사망한다. 나머지 50% 정도는 6시간, 늦어도 12시간 안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생명을 건질 수 있다. 그러나 치료가 늦게 이뤄지면 생명을 건지더라도 심부전증 등 합병증 가능성이 커진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은 전체 심장병의 10~20% 정도에 불과했다. 목감기 후유증으로 생기는 류머티스 열(熱)이나 세균감염 등으로 인한 심장판막 질환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위생과 의료수준의 향상에 따라 판막질환이 감소한 틈을 타서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은 전체 심장병의 90% 정도를 차지할 만큼 폭증했다. 흡연, 육식위주 식생활, 운동부족 등과 같은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과거 진시황이 부럽지 않을 만큼 산해진미를 사철 풍부하게 먹고 있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의 다이너마이트는 어쩌면 그렇게 편하고 호사스럽게 사는 댓가인지도 모른다. 이 다이너마이트는 나이도 가리지 않는다. 아침 조깅을 하다, 등산을 하다, 사내 체육대회에서 20대 30대의 팔팔한 청춘이 쓰러지고 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창졸지간에 맞이하는 죽음처럼 황당하고 저주스러운 게 또 어디 있을까?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의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부터 먼저 알아보자. 동맥경화란 말 그대로 동맥에 콜레스테롤 등 이물질이 달라붙어 혈관 벽이 돌처럼 딱딱해 지는 것을 말한다. 혈관의 매끄러운 내벽에 상처가 생기고, 그곳에 콜레스테롤 등이 달라붙으면 혈관벽에 섬유화된 딱딱한 덩어리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를 죽상반(竹狀斑)이라 한다. 그 모양이 대나무처럼 주름이 가 있기 때문이다. 죽상반이 생기면 혈관의 지름이 좁아지게 돼 혈액의 흐름에 지장을 주는데, 혈관이 얼마나 좁아졌느냐에 따라 증상의 강도가 달라진다. 20세가 지나면 누구에게나 이같은 동맥경화 현상이 진행되지만, 문제는 그것이 병적으로 빨리 진행되는 경우다. 이같은 동맥경화 현상이 관상동맥에 생기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뇌혈관에 생기면 뇌졸중이 발생한다. 신장혈관이나 다리 혈관에도 많이 생기는 편이다.
동맥경화는 매우 서서히 진행되는 일종의 노화현상이지만, 어떤 사람에겐 나이보다 훨씬 빨리 진행돼 ‘새파란’ 나이에 죽음을 맞게 한다. 동맥경화를 가속화 시키는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흡연,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비만, 스트레스, 관상동맥질환 가족력, 연령 등이 동맥경화의 위험인자다. 이 중 흡연, 고지혈증, 고혈압을 특별히 ‘3대 위험인자’로 분류한다. 따라서 이같은 위험인자를 적극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어느 정도 동맥경화와 이로 인한 협심증 심근경색증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협심증이 있으면 ‘가슴을 짓누르는 것 같다’ ‘가슴이 뻐개지는 것 같다’ ‘가슴이 벌어지는 것 같다’ ‘가슴에 고추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다’ 등의 증상이 생긴다. ‘이러다 내가 죽는 게 아닐까’ 하는 공포감이 들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게 특징이어서 누구나 병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러나 노인이나 당뇨환자인 경우엔 협심증이 심한데도 흉통이 없을 수 있어 더 위험하다. 협심 흉통은 안정을 취할 땐 괜찮다가 계단을 오르는 등 운동을 할 때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를 안정형 협심증이라 한다. 안정형 협심증으로 인한 흉통은 운동시 통증이 2~3분 지속되며,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지므로 이같은 증상만으로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운동하지 않고 안정을 취할 때도 통증이 생기는데 이를 불안정형 협심증이라 한다. 또 운동이나 안정 여부와 상관없이 낮에는 괜찮으나 아침에만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변이형 협심증이라 한다.
그러나 흉통의 원인이 심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런 병이 없이 신경성으로 흉통이 생길 수 있으며, 위염, 위궤양, 담낭염, 식도경련, 늑골염 등으로도 유사한 흉통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흉통이 생기면 심전도 검사, 운동부하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핵의학 검사, 심혈관 관상동맥 조영술 등을 통해 먼저 무슨 병인지, 병이 어느정도 심각한지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협심증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한다. 아스피린이 흉통 자체를 줄여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피를 묽게 함으로써 혈전의 생성을 억제하고, 따라서 심근경색이 생길 가능성을 줄여준다. 하루 50~200mg의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이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뇌경색의 원인도 혈전이므로 덤으로 뇌경색까지 예방 가능하다. 따라서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생활습관병이 있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병이 없는 사람들도 50세가 넘으면 심장병과 뇌졸중의 예방을 위해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할 필요가 있다. 노화방지와 장수를 위해 값비싼 보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많지만, 백원도 안되는 아스피린이야 말로 세계 최고의 명약이자 보약이다.
협심증 환자는 그 밖에도 의사의 처방에 따라 베타 차단제와 칼슘 차단제 등의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베타 차단제는 심장 박동 수를 감소시키고, 심장 근육의 수축력을 저하시켜서 산소가 조금만 공급돼도 심장 근육이 죽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테놀민, 켈론, 인데랄, 셀렉톨 등의 약물이 대표적인 베타 차단제다. 칼슘 차단제는 관상동맥 확장 작용과 심장근육 수축 억제작용을 하는데, 노바스크, 헤르벤, 아달라트, 베라파밀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협심증 환자에게 가장 잘 알려진 니트로글리세린은 일종의 응급약으로 흉통 발작시 혀 밑에 넣거나 피부에 뿌려 사용한다. 대개의 경우 수십초에서 수분내에 통증이 완화되는 기적과 같은 약이다. 협심증 환자 중에는 ‘양약이든 한약이든 약은 되도록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는 생각에서 참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 못 견딜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야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협심증 흉통은 자칫하면 생명을 앗아가므로 통증이 조금만 느껴져도 바로 사용해야 한다. 설사 협심증에 의한 통증이 아니라해도 문제될 게 없으므로 니트로글리세린의 사용에 주저할 필요가 없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 같은 발기부전치료제와 함께 복용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틀 정도 니트로글리세린 복용을 중단한 뒤엔 비아그라 등을 복용해도 무방하다. 비아그라 발매 초기 사망자들은 모두 니트로글리세린 때문이었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 한다.
이제는 보통 사람의 귀에도 익숙해진 ‘관상동맥 중재술’과 ‘관상동맥 우회로(바이패스) 수술’은 관상동맥의 막힌 정도가 심해 약물치료만으로는 심근경색을 예방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시행한다. 막힌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벼우면 먼저 관상동맥 중재술을 시행한다. 이는 좁아진 관상동맥 내부를 풍선이나 그물망(스탠트) 등을 이용해 넓혀주는 시술이다. 일반적으로 허벅지 혈관으로 풍선이나 그물망이 달린 가는 철사를 넣고, 그것을 관상동맥까지 밀어 올려 막힌 부위를 넓혀 주는 방법이다. 최근엔 풍선 확장술보다 그물망 시술이 더 많이 쓰인다. 그러나 그물망을 삽입하면 그물망 사이로 조직이 다시 자라나서 관상동맥이 다시 막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단점이다. 최근엔 항암제 등의 약물을 특수 코팅해서 조직이 자라나지 못하게 하는 그물망이 개발돼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관상동맥 우회로 수술은 관상동맥 중재술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시행하는 최후의 치료법이다. 보통 허벅지 등에서 혈관을 떼어낸 다음 관상동맥의 막힌 부위를 우회하는 새 혈관을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마치 교통정체가 심한 도로를 아예 폐쇄해 버리고, 주변에 신 도로를 건설하는 것과 같다.
심근경색은 좁아져 있는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완전히 막힌 상태. 이 때 나타나는 통증은 기본적으로 협심증과 동일하지만, 안정을 취하거나 니트로글리세린을 먹어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30분 이상 심한 흉통이 지속되면 즉시 환자를 병원으로 데려와야 한다. 당뇨병 환자나 노인들의 경우엔 심근경색이 일어났는데도 흉통이 없을 수 있는데, 대부분 호흡곤란을 하며 쓰러진다. 이런 경우에도 심근경색증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으로 데려와야 한다.
심근경색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환자의 40% 정도는 수분 이내에 사망하며, 나머지도 12시간 정도가 지나면 심장근육이 죽어서 사망한다. 따라서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신속히 막힌 혈관을 뚫고 피를 통하게 해야 한다. 이때 얼마나 빨리 병원에 데려와 얼마나 빨리 막힌 혈관을 뚫어주느냐에 따라 생(生)과 사(死)과 판가름나며, 살아나더라도 후유증의 정도가 달라진다. 후유증을 최소화하려면 6시간 이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줘야 하므로, 병원에서 검사하고 시술 준비하는 시간까지 감안해서 심근경색 발발 3~4시간안에 병원에 데려오는 게 좋다. 미국의 경우 심근경색 환자의 80% 정도, 유럽의 경우 60~80% 정도가 6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런 환자가 40%에도 못 미친다. 왜 늦게 왔냐고 물어보면 어떤 사람은 청심환을 먹이고 기다렸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한의원에 데려가 침을 맞히느라 늦었다고 한다.
심근경색의 경우, 사실상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응급조치란 전무하다. 한의원은 물론이고 전문 시설과 인력이 없는 작은 병원에서도 해 줄 치료가 별로 없다. 무조건 빨리 근처에서 가장 큰 병원에 데려와야 한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혈전 용해제를 대량으로 투여하거나, 풍선이나 그물망으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시술을 하게 된다. 혈전 용해제를 투여하면 약 60~70%의 환자는 막힌 혈관이 뚫려서 회생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15~25%의 환자는 다시 혈관이 막힐 수 있고, 또 혈전용해제로 녹일 수 있는 혈전의 양도 제한돼 있으므로, 시설과 전문인력을 갖춘 큰 병원에선 혈전용해제 투여 없이 곧바로 풍선 확장술이나 그물망 시술과 같은 중재술을 시행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의 예방을 위해선 우선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 첫째, 담배 속에 들어 있는 약 4000 가지의 화학물질은 혈관의 보호작용을 하는 혈관 내막을 파괴하고, 혈관벽에 상처를 내게 된다. 둘째, 동맥경화증을 억제하는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줄이고, 대신 나쁜 콜레스테롤(LDL)과 중성지방을 증가시킨다. 셋째, 피의 응고기능을 담당하는 혈소판을 활상화시킴으로써 혈전(피떡) 생성을 촉진시킨다. 넷째, 혈관 수축물질(에피네프린)을 분비시켜 혈관 경련을 초래하는데, 이는 협심증 흉퉁과 심근경색의 원인이 된다. 다섯째, 담배를 피우면 혈압이 상승돼 고혈압 환자의 약물치료 효과가 감소된다. 이 때문에 흡연자의 협심증-심근경색증 발병 빈도는 비흡연자의 3배 이상 높다. 특히 고지혈증과 고혈압이 있는 뚱뚱한 남성이 담배를 피우면 10배 이상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이런 사람은 당장 금연해야 한다.
고지혈증 진단을 받은 사람은 즉시 약을 복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40mg/dl 이상인 사람은 200mg/dl 이하인 사람보다 동맥경화증이 3배 정도 빠르게 일어난다. 특히 콜레스테롤의 구성 요소 중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이 130mg/dl 이상이면 관상동맥 질환 발발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외국에서 시행된 대규모 임상연구에 따르면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50mg/dl 이상인 45~65세 남성에게 5년간 콜레스테롤 약을 복용케 한 결과 약을 복용하지 않은 같은 조건의 사람에 비해 심근경색증 발생률이 31% 떨어졌다. 그런데도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약 복용을 미루는 사람이 주위에 너무나 많다. 증상이 없으니 필요성을 못느끼는 것이다. 그 결과가 얼마나 끔찍한지는 당해 본 사람만이 안다는 게 비극이다.
한편 고지혈증 환자는 지방을 총 열량의 20% 이내로 줄여야 하며, 특히 동물성 포화지방산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육류의 기름기, 닭 껍질, 버터, 소시지, 베이컨, 치즈 등엔 포화지방산이 많다. 대신 신선한 채소, 과일, 잡곡, 현미, 콩류 등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게 좋으며, 생선도 많이 먹는 게 좋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생선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직접 떨어뜨리지는 않지만, 심혈관계 합병증을 어느 정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또 고지혈증 환자는 콜레스테롤이 많은 계란, 메추리알, 생선알, 생선 내장, 오징어, 새우, 장어 등도 삼가하는 게 좋다.
고혈압도 관상동맥질환의 3대 원인 중 하나다. 혈압이 높을 수록 동맥 내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혈관 내피(內皮) 세포의 손상이 많아지고, 침전물 생성이 증가하므로 동맥경화증이 가속화된다. 따라서 혈압이 140/90mmHg 이상인 경우엔 즉시 약을 복용해야 한다. 고혈압약은 워낙 종류가 많고, 부작용도 사람마다 다르다. 따라서 의사의 도움으로 자신에게 맞는 약을 선택해서, 평생 복용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혈압이 높으면 장아찌, 젓갈류, 자반 고등어, 인스턴트식품, 등을 삼가고 소금이나 간장 된장 사용량도 줄이는 등 식이요법에도 신경써야 한다. 적당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적이다.
그 밖에 당뇨병, 비만,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도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의 발병에 관여하므로 적극적으로 치료받고 관리해야 한다. 특히 당 성분은 혈관 내부의 단백질이나 지단백 등과 결합해 혈관의 탄력성을 감소시키므로 적극적으로 치료-관리해야 한다. 술의 경우, 적당히 마시면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증가시켜 동맥경화와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지나치면 알콜이 심장근육을 직접 공격해서 파괴하는 ‘알콜성 심근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과음은 금물이다.
(임호준기자·조선일보 사회부)
( 임호준 기자 )
가정의학과임호준2003/12/0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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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2003/11/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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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웃집 아저씨 같이 소박하게 웃는 조보연 교수는“명의를 찾아 병원을 옮겨다니는‘의사쇼핑’을 중단하고, 주치의를 믿고 따라야 병이 낫는다”고 말했다. /이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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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의 이름이다. 목 한가운데 볼록하게 튀어나온 물렁뼈(갑상연골) 아래에 마치 나비가 양쪽 날개를 편 것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한쪽 날개는 폭이 약 2Cm, 길이가 약 5Cm며, 양쪽을 합쳐서 무게는 15~20g 정도다. 목 안쪽에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지만 병에 걸리면 만져지거나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목이 지나치게 길고 마른 여성은 병이 없어도 갑상선이 만져지거나 보이고, 반대로 목이 짧고 굵은 경우엔 병에 걸려도 갑상선이 만져지거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바쁘고 급할 때 하는 행동에서 그 사람의 됨됨이를 엿볼 수 있다. 깊이가 없고 가볍다면 급박·초조함을 빙그레 웃어 넘기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스마일 맨’ 조보연 교수가 환자들과 병원 관계자들에게서 신뢰를 받는 이유다.
그는 외래 진료 때마다 200여명의 환자를 진료한다. 한 자리에서 비슷비슷한 대답을 200번 넘게 되풀이 하다보면 짜증이 날만도 하지만 환자 앞에서 좀체 얼굴을 찌푸리지 않는다. 이웃집 아저씨 같이 편안한 얼굴로 먼저 농담을 건네고, 환자가 가장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궁금점을 풀어주려 애를 쓴다. 불필요한 권위의식은 그와 거리가 멀다. 그 때문에 진료대기 환자가 7000여명으로 불어났다.
조보연교수는 누구
조 교수는 “스승이신 이문호 교수님과 고창순 교수님이 갑상선 클리닉의 기초를 워낙 탄탄히 다져놓은데다, 서울대병원이란 이름 값 때문에 환자가 몰리는 것”이라며 “내가 잘해서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고참’ 교수인데도 항상 겸손하고 솔선수범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흥분하지 않고 일을 처리해 별명이 ‘조 도사’”라고 말했다.
1948년 출생인 조 교수는 서울대병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거쳤으며 하바드 의대 베스이스라엘 병원과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에서 갑상선 질환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이문호-고창순 교수가 터를 닦고 발전시킨 갑상선 클리닉을 통해 1주일에 40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며, 그동안 300여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했다. 특히 환자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치료효과가 다른 이유 등을 독자적으로 밝혀내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조 교수는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소장과 내분비·대사내과 분과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아시아-대양주 갑상선학회 회장으로 재직중이다. 술은 거의 않는 편이며, 담배는 즐겨 피운다. 독실한 불교 신자로 주말엔 부인과 함께 산사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숯불갈비를 먹을 때 사용하는 화로의 아랫 부분엔 공기구멍이 있다. 공기 구멍을 많이 닫으면 숯이 천천히 타고, 열면 빨리 타는 것과 같이 갑상선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면 섭취한 음식이 빨리 타서 없어지면서 몸에 열이 나게 된다. 이 때문에 갑상선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사람은 음식을 많이 먹어도 금방 배가 고프고, 살이 빠지게 된다. 음식이 빨리 에너지로 소모되기 때문에 몸에 항상 열이 많아 더위에 민감해 진다. 자율신경 중 교감신경이 자극돼 심장이 빨리 뛰고, 신경이 예민해 지고, 성격이 급해지며, 손발이 떨리는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갑상선이 커지기 때문에 목이 부은 것처럼 보이고 안구가 돌출되는 등의 외관상 변화도 일어난다. 이를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 한다.
반대로 갑상선 호르몬이 지나치게 적게 분비되면 불구멍이 많이 닫혀 불길이 약한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음식이 빨리 소모되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고, 몸에 열이 없어 추위를 많이 느끼게 된다. 이상하게 피곤하고, 기운도 없고, 말과 행동이 느려지고, 손과 얼굴이 붓고, 손발이 저리거나 쥐가 잘나고, 자꾸 졸리고, 피부도 거칠어 진다. 이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라 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치료가 매우 간단하다. 호르몬이 부족한 만큼만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해 주면 된다. 현재 시판중인 갑상선 호르몬제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 따라서 안심하고 복용해도 된다. 가격도 매우 싸서 평생 복용해도 100만~200만원에 불과하다.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게 다소 번거롭지만 익숙해 지면 아무런 불편없이 살 수 있다.
문제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다. 항진증의 치료는 항(抗)갑상선제를 복용하는 약물요법, 방사성동위원소(요오드)를 복용해 갑상선을 파괴하는 요법, 수술로 갑상선을 제거하는 요법 등 3가지가 있다. 문제는 이 3가지 요법의 장단점이 뚜렷해 선택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항갑상선제를 복용하는 약물요법은 짧아도 1년 이상, 보통 2~3년 정도 장기간 약을 복용해야 하며, 그렇게 해도 절반 정도는 약을 끊으면 재발하기 때문에 결국은 갑상선을 파괴하는 것과 같은 보다 근본적인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약값도 만만찮아 경제적 부담도 큰 편이다. 그러나 절반정도의 환자는 갑상선을 보존하면서 병도 치료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방사성 요오드로 갑상선을 파괴해 버리는 방법은 효과가 즉시 나타나며,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 외래에서 캡슐 형태의 방사성 요오드를 한차례 복용하면 끝나므로 간단하고, 치료비도 매우 싸다. 가임여성의 경우, 치료 직후엔 임신하면 안되지만 6개월~1년 정도 지나면 임신과 출산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그러나 치료하고 1년 이내에 약 20%의 환자에게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오며, 그 뒤에도 매년 1~2%씩의 환자에게 기능 저하증이 생긴다는 게 문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생기면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을 5g 정도만 남겨놓고 모두 잘라버리는 수술 역시 치료 효과가 즉시 나타나고, 비용도 저렴한 게 장점이다. 그러나 수술해도 약 20%는 항진증이 재발하며, 나머지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에서처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온다.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해야 하는 부담과 수술 기술의 부족으로 인한 과다출혈, 후두신경손상으로 인한 목소리 변성, 칼슘 생성에 관계하는 부갑상선 손상으로 체내 칼슘 농도가 부족해지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이같은 수술 기술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 확률은 1% 미만이므로, 숙련된 외과의사가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같은 단점과 불편함 때문에 수술은 첫번째 고려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가지 방법 중 어떤 치료법을 선택할지는 전적으로 환자의 몫이다. 환자들은 흔히 약물요법과 방사성 요오드 치료법 사이에서 갈등을 한다. 갑상선을 파괴해 버리면 간단하지만 몸의 일부를 떼어낸다는 심리적 거부감이 문제다. 그렇다고 약물치료를 하자니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고, 무엇보다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어 망설여 진다. 이 때문에 “다른 의사에게 물어보겠다”며 병원을 옮겨다니는 ‘의사 쇼핑’ 현상이 빚어진다. 조보연 교수의 외래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 상당수도 이같은 ‘병원 쇼핑객’이다. 대부분 다른 곳에서 답을 얻었는데, 그 답이 맞는지 틀린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명의(名醫)가 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물론 병의 정도가 아주 가볍고, 또 젊은 여성인 경우는 약물치료를, 나이가 중년 이상이며 증상이 좀 심한 경우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우선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의학적 판단보다 환자의 성격과 사고방식, 경제력에 따라 판단이 더 많이 좌우되는 게 이 병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이과 관련해 재미있는 조사결과가 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정도가 중간 정도인 중년 여성에게 어떤 치료법을 권하겠느냐고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의사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그랬더니 유럽의 의사는 77%가 약물요법, 22%가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1%가 수술을 선택했다. 일본은 88% 약물요법, 11% 동위원소 치료, 1% 수술이었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하다. 그러나 미국 의사들은 정반대였다. 69%가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30%가 약물요법을, 1%가 수술을 선호했다.
이는 유럽과 미국의 사고방식 차이에서 비롯된다. 미국인들은 비싼 돈들여 오랫동안 고생해 봤자 그중 절반은 어차피 치료가 안되며, 결국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왜 시간과 돈을 낭비하느냐, 차라리 처음부터 속편하게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고 갑상선 호르몬제에 의지해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미국적 실용주의가 여기서도 나타난다. 그러나 유럽과 일본, 우리나라 의사들은 이유가 어찌됐든 몸의 일부를 훼손하는 것은 좋지 않으므로, 비록 성공확률이 절반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해보는 데까지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그때 가서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고, 때로는 비효율적이어도 그것이 세상 살아가는 이치라고 믿는 것이다.
만약 지금 방사성 요오드 치료와 약물 치료 중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자신의 성격과 사고방식이 미국식과 유럽식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스스로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조 교수 개인적으로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의사와 환자가 지금보다는 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관해 알아보자. 우선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엄청나게 많은 여성들이 자신도 모르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하시모토병이란 만성 갑상선염 때문에 유발되며, 이는 자가면역이 원인이다. 자가면역이란 세균 등 외부에서 침입한 적을 무찔러야 할 인체 면역 세포들이 엉뚱하게 자기 몸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문제는 하시모토병을 앓는 사람이 전 인구의 5~10% 정도로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이다.
이 중 3분의1 정도는 하시모토병 발병 당시 기능 저하증이 동반돼 있으며, 나머지 3분의2 중 매년 5% 정도씩 저하증으로 발전해 간다. 그러나 병이 너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기능 저하증이 있으면 이상하게 졸리고 피곤하고 으슬으슬 춥고 체중이 조금씩 불어난다. 그러나 이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없이도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며, 따라서 대수롭지 않게 여길 가능성이 많다. 그러나 특히 여성들이 이같이 막연한 증상 때문에 고통받는다면 한번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기능 저하증의 진단은 갑상선 호르몬의 농도를 측정하면 되는데, 이는 혈액검사로 가능하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 중에는 미역이나 다시마, 김 등 요오드 성분이 많은 해조류를 지나치게 많이 먹는 사람이 많다.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원료가 된다. 따라서 요오드를 많이 먹으면 호르몬도 많이 만들어져 기능 저하증이 나아질 것으로 믿는 것이다. 이런 심리를 이용해 요오드가 많이 든 건강식품도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은 호르몬 생성에 필요한 요오드 양의 5~10배를 식사를 통해 이미 섭취하고 있으므로 요오드 성분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해선 안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기능 저하증이 더 심해진다. 따라서 많은 양의 다시마를 갈아서 먹거나 차로 달여 마시는 것은 오히려 해롭고, 특히 건강보조식품으로 판매되는 다시마 제제들은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요오드 섭취를 줄여주면 오히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갑상선 질환에 특별히 좋거나 특별히 나쁜 음식은 없다. 특별한 음식을 챙겨 먹을 필요가 없으며, 균형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한편 갑상선 기능 항진·저하증 환자들의 경우 임신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나 저하증이 있는 상태에선 임신이 잘 안되며, 되더라도 유산이나 미숙아·기형아 출산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갑상선 질환자는 임신을 못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과 다르다. 항갑상선제(항진증)나 갑상선호르몬제(저하증)를 3개월 정도 복용해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정상을 회복하면 얼마든지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
저하증에 사용하는 갑상선 호르몬제는 물론이고 항진증에 쓰는 항갑상선제도 매우 안전한 편이다. 따라서 약물치료 중이라고 임신을 꺼릴 필요가 없으며, 출산 후 수유에도 큰 문제가 없다. 물론 다량의 항갑상선제를 복용할 경우 수유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나 소량이라면 큰 문제없다. 또 많은 사람이 약물치료 중 임신하면 “기형아를 낳는다”며 낙태하는 경우가 많은데, 항갑상선제는 태아의 기형 등 장애를 유발하지 않는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의 양을 조절하면 된다.
출산 2~3개월 뒤엔 예전의 갑상선 질환이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경우, 완치됐다고 생각하고 임신했는데 출산 후 재발하는 경우가 많으며,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임신한 경우엔 출산 후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때는 다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시모토병 환자의 경우, 임신 전엔 갑상선 기능이 정상이었는데, 출산 뒤 저하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되면 몸이 붓고 피곤하고 힘이 없는 등의 저하증 증상이 나타난다.
과거엔 이를 산후조리를 잘 못해서 생기는 ‘산후풍’이라 여겼는데, 산후조리와는 상관이 없는 갑상선 기능의 문제다. 따라서 이때도 갑상선 기능 검사를 거쳐 호르몬제 처방을 받아야 한다. 또 출산 후에는 약 5~10% 정도의 산모가 ‘산후 갑상선염’에 걸리는데, 산후 3개월 경에는 일시적으로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나타나고, 이후 자연적으로 회복되다가 출산 6개월 경에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진행된다. 대부분 치료없이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일부(약 20~30%)에서는 영구적인 갑상선 기능저하증으로 진행한다. 이 때도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산후 갑상선염은 다음 출산 때도 나타날 확률이 크지만 임신에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다음으로 혹에 대해 알아 보자. 사실 갑상선은 우리 몸에서 혹과 암이 가장 많이 생기는 장기다. 믿기 어렵지만 전 인구의 5~8%에게 손으로 만져지는 혹이 있으며, 초음파 검사를 하면 적게는 전 인구의 18%에서 많게는 전 인구의 67%에게 갑상선 혹이 있다. 일반적으로 갑상선 질환은 여자가 남자보다 4~5배 많으므로 여성의 경우엔 과반수 이상이 초음파 검사상의 혹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혹의 약 5% 정도가 갑상선암이다. 갑상선암이 아닌 다른 이유 때문에 사망한 사람을 부검해 보면 10~30%에게서 갑상선암이 발견된다는 보고가 있다. 그만큼 갑상선 혹도 많고 갑상선 암도 많다.
다행인 점은 갑상선암은 좀 과장해서 하나도 무섭지 않다는 사실이다. 전체 갑상선암의 1% 정도는 ‘미분화암’으로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암 중 가장 치명적 암 중 하나다. 발견당시 이미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일 확률이 많으며, 치료를 해도 3~6개월 정도만에 절반 정도의 환자가 사망한다. 그러나 미분화암을 제외한 99%의 갑상선암은 암 자체가 매우 천천히 자라며, 치료도 매우 쉽다. 일반적으로 암이 처음 발생한 곳에서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치료가 쉽지 않은데, 갑상선암은 다른 곳에 전이되도 비교적 쉽게 치료된다. 또 암이 재발했다 하더라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암이 5년 생존율이 몇 퍼센트인가를 따지는데, 갑상선암은 10년 생존율, 또는 20년 생존율을 따지고 있다.
일단 갑상선암으로 판명되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무리 치사율이 낮다 하더라도 암은 암이다. 그대로 놓아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그렇게 서두를 필요도 없다. 암 진단을 받으면 얼굴이 새파래져서 당장 수술해 달라고 의사를 괴롭히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서너달 뒤에 수술 일정을 잡으면 온갖 ‘빽’을 다 동원해 수술 일정을 앞당기려고 덤벼든다. 부질없는 일이다. 의사를 믿고 느긋하게 기다릴 것을 권고하고 싶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경우와 달리 갑상선 암은 1차적으로 수술을 하는 게 원칙이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45세 이하이며,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았다면 수술만으로 치료가 끝난다. 그러나 나이가 많고, 주위 조직에 전이된 경우엔 수술 뒤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6개월 간격으로 3회 정도 외래에서 방사성 요오드 캡슐을 복용하면 된다. 이렇게 치료하면 평생 동안 갑상선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10% 미만이다. 즉, 적절하게 치료하면 갑상선암 때문에 사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는 동안 언제든지 재발할 가능성은 있기 때문에 평생동안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갑상선암과 관련해선 너무 정기검진을 철저히 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갑상선 초음파 검사는 매우 간단해서인지 최근엔 동네의원에서도 ‘서비스’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해 주곤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갑상선암을 찾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다. 앞에서 살펴봤듯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하면 많게는 전 인구의 67%에게까지 혹이 발견된다. 차라리 몰랐으면 걱정이라도 안할텐데, 혹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그것이 암인지 아닌지 궁금해지고, 만약 암이라고 판명되면 찜찜해서라도 수술을 받게 된다.
그러나 손으론 안만져지고, 초음파로만 발견될 정도라면 그것이 설사 암이라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암이 있는데도 암이 있는지 모르고 살다 다른 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많게는 전 인구의 30%나 된다는 외국의 통계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혹이 1Cm 이하이면 그것이 암이든 단순 혹이든 무시하는 게 원칙이다. 만약 암이라 해도 그것이 더 커져 손으로 만져질 때 수술받아도 늦지 않다. ‘쓸데없이’ 초음파 검사를 해서 괜히 불안해하고, 심지어 목에 칼을 대는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암이 아닌 양성 갑상선 결절은 크기가 작아 눈에 띄지 않는다면 내버려 둬도 무방하다. 만약 물혹이라면 주사기로 서너번 물을 뽑아내면 크기가 줄어들거나 사라진다. 혹이 너무 커서 미용상 문제가 될 경우엔 수술을 받으면 간단하게 치료된다.
가정의학과2003/11/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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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배 의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 교수가 기억장애 환자의 인지기능을 검사하고 있다. 그가 개설한 기억장애 클리닉은 한 환자를 5~6명의 의사가 동시에 진찰하는 게 특징이다. /조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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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은 흔히 “벽에 똥칠하기 전에 어서 죽어야지…”라고 말한다. “죽고 싶다”는 노인의 말은 “밑지고 판다”는 장사꾼의 말 만큼이나 속이 들여다 보이는 생 거짓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생명을 유지하는 대가가 치매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온 전문 직업인으로서, 한 가족의 어른으로서 자존심(自尊心)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사랑하는 가족도 못 알아보고, 어린애처럼 생떼를 쓰며, 추악하게 먹을 것에 집착하고, 대소변도 못가리게 되는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스스로 용납할 수 있을까.그것은 완전한 ‘인격의 무덤’이다.
세상사 갖은 환난고초와 맞닥뜨려 이겨낸 백발의 권위와 당당함은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마저 상실하게 된다. 자각하지 못하는 자신은 오히려 행복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생명처럼 사랑했던 자녀들은 감당할 수 없는 무게에 짓눌려 하루 하루를 지옥처럼 살아갈 수 있다. 화목하고 단란했던 가족에 대한 가장 기본적 신뢰와 애정마저 송두리째 빼앗은채 파국으로 몰고가는 치매는 그래서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이라고들 한다. 예로부터 노망들지 않고 죽는 것을 복으로 여긴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의학의 발달과 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치매가 오기 전에 빨리 죽는 것은 더욱 힘들어 졌고, 치매는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무게로 인류를 압박해 들어오고 있다.
나덕렬교수는
1994년 나 교수가 개설한 ‘기억장애 클리닉’에선 초진 환자에 한해, 환자 한명을 5~6명의 전문의가 약 2시간에 걸쳐 진찰한다. 국내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완전한 ‘미국식’ 시스템이다.
미국 진찰료의 수십분의 1에 불과한 진찰료로 이 클리닉이 굴러가는 이유는 나 교수의 고집 때문이다. 그는 치매의 진단은 값비싼 진단장비보다 환자를 관찰하고 문진하고 평가하는 게 더 효과적이며, 의료진이 환자의 가족사항, 생활환경 등을 완전히 이해할 때 최선의 치료가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1976년 서울대 의대에 입학한 나 교수는 혼자서 책을 보며 뇌의 신비에 침잠(沈潛)했고, 그래서 신경과를 택했다.
1993~1994년 캐나다와 미국 연수 직전까지만 해도 뇌 기능 장애로 초래되는 실어증(失語症)에 관심이 많았으나, 그곳에서 치매로 전공을 바꾸었다. 인류를 재앙으로 몰아가는 치매가 그의 호기심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연수를 위해 미국 임상 면허까지 획득한 그는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벽안(碧眼)의 치매 환자를 진료했으며, 그곳의 시스템과 노하우를 그대로 옮겨와 환자를 돌보고 있다.1994년 귀국한 나 교수는 미국과 캐나다에서의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치매의 한국적 진단-치료기준을 마련하는데 노력해 왔다.
‘한국판 보스톤 이름대기 검사’, ‘서울 신경심리 선별총집’, ‘한국판 웨스턴 실어증 검사’ 등 치매 진단용 각종 언어·인지검사 도구가 그의 노력으로 보급됐다. 또 지난 1998년부터 매년 10여편씩 지금껏 51편의 연구 논문을 해외 저명 학술지에 발표하는 등 학술활동에도 탁월한 업적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999년엔 그의 연구논문이 ‘아카이브스 옵 뉴롤로지’ 표지에 실리기도 했다.나 교수는 2003년 2월, 성균관대 의대 첫 졸업생이 뽑은 ‘올해의 스승상’을 수상했다.
그 만큼 제자 교육에 쏟는 그의 열정과 노력은 남다른 데가 있다. ‘진정한 스승은 제자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스승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믿는 그는 제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유능한 스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수련 과정을 꼼꼼하게 준비하며, 그 소문을 듣고 다른 대학병원의 수많은 전공-전임의조차 그에게 몰려와 배움을 청하고 있다. 매년 삼성서울병원 기억장애 클리닉에는 타 병원서 파견된 전공-전임의가 15~20명씩 수련을 받는다.
국어사전에선 ‘정상적인 정신능력을 잃어버린 상태’ ‘뇌 신경세포의 손상 등으로 말미암아 지능, 의지, 기억 따위가 지속적으로 상실된 상태’라고 치매를 정의하고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감소하고, 심한 건망증으로 고생하는 수가 있지만 이것은 자연스런 노화의 과정이지 치매가 아니다. 의학적으로는 기억장애가 있으면서 동시에 언어장애, 방향감각 상실, 계산력 저하, 성격 및 감정의 변화 등 4가지 중 1가지 이상이 나타날 때 치매로 진단한다. 한편 우울증이 있을 경우에도 인지기능의 장애를 가져올 수 있지만, 이는 ‘가성(假性)치매’라고 한다.
우울증 증상이 회복되면 치매 증상도 없어지기 때문이다.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수 없이 많지만 뇌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뇌 혈관 여러 곳이 막혀 초래되는 혈관성 치매가 전체 치매의 90% 정도를 차지한다. 그 밖의 감염성 질환, 대사성 질환, 내분비 질환, 중독성 질환, 파킨슨씨병, 수두증, 간질 등이 치매의 원인이 된다. 서양의 경우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혈관성 치매의 비율이 8대2 정도이나, 우리나라에선 5대5 정도로 비슷하다. 그러나 국내서도 혈관성 치매의 원인이 되는 뇌졸중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예방법의 확대로 차츰 혈관성 치매는 줄고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많아지는 추세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혈관성 치매의 증상은 기본적으로 비슷하지만 주의를 기울이면 어느 정도 구별이 가능하다. 알츠하이머 초기엔 기억력만 깜빡깜빡할 뿐 운동능력이나 성격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치매가 진행되는 속도도 일정하다. 그러나 뇌졸중이 원인이 돼 발병하는 혈관성 치매의 경우, 기억력에 문제가 생길 뿐 아니라 동작도 둔해지고 성격이 변하는 게 특징이다. 어떤 경우엔 기억장애보다 운동장애가 더 명확하다. 특히 기억력 장애와 함께 승용차 뒷좌석에 앉을 때 수월하게 앉지 못하고 동작이 굼뜨거나 걸음을 걸을 때 종종걸음을 걷는다면 혈관성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성격 변화는 얼굴 표정이 없어지고, 말수도 적어지고, 이상하게 게을러지고, 계획성이 없어지고, 판단력이 떨어지고, 화를 잘 내게 된다. 그 밖에 물이나 음식 등을 섭취할 때 사래가 들리는 것(삼킴장애), 발음장애 등도 혈관성 치매일 경우 뚜렷하다.그러나 초기 단계를 지나 중기 이후 단계로 들어서면 알츠하이머나 혈관성 치매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 중기 단계에 접어들면 금방 일어났던 일이나 사람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고, 전화받기가 어려워지며, 외출했다가 집을 찾지 못하거나, 이유없이 다른 사람을 헐뜯거나, 의심하는 행동(예를 들어 자기 물건을 남이 훔쳐갔다고 주장함)을 하게 된다. 병이 말기로 진행되면 초조, 흥분, 편집증적 망상 등의 문제행동을 일으키게 된다.
▲ 채매를 앓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 조선일보DB사진이때는 식구를 못 알아보거나, 변을 못가리거나, 사람들 앞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음식을 제대로 못 삼키거나, 침대에 누운 채 생활하는 수가 많다.알츠하이머의 경우 일반적으로 초기 단계는 발병 후 1~3년째, 중기 단계는 2~10년째, 말기 단계는 8~12년째에 나타난다. 환자들은 짧게는 발병 후 3년, 길게는 20년까지 생존하며, 평균 8~12년 살 수 있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 뇌졸중의 양상에 따라 생존 기간이 크게 차이가 나므로 일반화 할 수 없다. 치매 환자의 사망 원인으로 배회(徘徊)로 인한 교통사고나 추락 등과 같은 사고사가 흔하다.
그러나 이보다는 폐렴이나 요로감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이 더 중요한 사인이다. 치매가 심해져 자리에 눕게되면 면역성이 떨어져 폐렴 등 감염성 질환에 쉽게 걸린다. (음식물 등)삼킴장애로 인한 영양실조, 가래가 차지만 뱉어내지 못해 생기는 호흡곤란도 사망의 원인이 된다.알츠하이머는 1907년 이 병을 처음으로 기술한 독일의 정신의학자 알로이 알츠하이머의 이름을 딴 병명이다. 진단기준이 뚜렷하지 않았고 노인 인구도 적어 당시만 해도 알츠하이머는 희귀병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현재는 암, 심장질환, 뇌졸중 등과 함께 가장 흔한 사망원인이 됐다. 우리나라서도 65세 이상 노인의 5% 이상이 알츠하이머 환자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알츠하이머는 건강한 뇌 세포가 서서히 죽어 생기는 병이다. 사람의 뇌는 약 140억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으며, 매일 5만개 정도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뇌 세포의 감소속도가 이보다 훨씬 빨리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경우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뇌를 부검해 본 과학자들은 죽은 신경세포 주변에 베타 아밀로이드란 단백질이 무수하게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여기서 내뿜는 독성물질이 뇌 세포를 죽인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 PET촬영한 정상인(왼쪽)과 치매환자의 뇌./ 김진평 기자그렇다면 왜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 신경세포에 들러붙게 될까? 의학자들은 아직 그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단지 노화와 가족력(家族歷·유전적 소인)이 베타 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만을 확인했다. 외국 통계들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5~10%가, 85세 이상에선 35%~50%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으며, 따라서 노화는 알츠하이머의 가장 중요한 유발요인이다. 또 인간의 1번, 14번, 19번, 21번 염색체가 알츠하이머 발병에 관여하며, 가족 중 알츠하이머 환자가 있는 경우엔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밖에 머리의 외상, 고지혈증, 지나친 음주와 흡연도 알츠하이머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의학자들은 추정한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의 연구에 따르면 머리에 외상을 입었지만 기절(의식 소실) 시간이 30분을 넘지 않았던 사람은 2배, 외상을 입고 24시간 이상 의식이 소실된 심각한 두뇌 손상을 받은 사람은 4배 정도 알츠하이머 가능성이 높았다. 일본 연구팀에 따르면, APO-E4란 유전자가 있고 술을 많이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0배 정도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이 높았다.알츠하이머가 무서운 이유는 예방과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의 예방을 위해 타고난 유전자를 개조할 수도, 늙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재 코그넥스, 아리셉트, 엑셀론, 레미닐 등의 약들이 FDA 승인을 받아 알츠하이머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지만 획기적인 효과는 없다. 이 약들은 환자 중 일부에게는 일정기간 기억능력을 개선시킬 수 있으며, 최소한 병이 악화되는 속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병이 악화되는 속도를 줄인다는 얘기지 악화를 막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말하자면 한달동안 100만큼 나빠질 환자를 한달반 또는 두달에 걸쳐 100만큼 나빠지게 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병원에 온 환자들에겐 어쩔 수 없이 약을 처방하지만 약을 쓰나 안쓰나 최악의 상태로 치닫는 것은 결국 마찬가지이므로, 의사가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해 줄 수 있는 치료는 사실상 없는 셈이다. 최근엔 비타민 E, 셀레질린 등 항산화물질, 항염증제제,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 등이 알츠하이머의 진행속도를 늦춘다는 보고가 있지만 역시 파국을 막을 만큼의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
유일한 희망이라면 유전자 치료다. 현재 잘못된 베타 아밀로이드를 양산하는 유전자가 밝혀지고 있으며, 그 유전자를 개조해 베타 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차단하려는 연구가 줄기차게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며, 언제 환자 치료에 사용될지 현재로선 짐작하기 어렵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방도, 치료도 불가능하다면 알츠하이머의 가공할 공포앞에 속수무책으로 떨고만 있어야 할까?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말해야만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미국 켄터키 대학 데이비드 스노우든(David Snowdon) 박사의 ‘수녀(修女) 연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구팀은 수십년에 걸쳐 켄터키주에 있는 수녀원 수녀들을 면담했다. 또 뇌 기증을 약속받고 사후엔 그들의 뇌를 부검했다. 어떤 수녀는 치매 없이 사망했고, 어떤 수매는 경증의 치매인 상태로, 또 어떤 수녀는 중증 치매인 상태로 사망했다.예상대로 생전의 인지기능과 뇌 세포의 파괴 정도는 대부분 비례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깜짝 놀랄만한 사례가 몇 건 발견됐다. 생전에 치매 증상이 전혀 없던 수녀가 심장마비로 죽었는데 예상외로 뇌 신경세포가 광범위하게 파괴돼 1~6단계 중 6단계의 알츠하이머 소견을 가지고 있었다. 반대로 중증 치매 증상을 보이던 수녀의 뇌는 1~2단계 알츠하이머로 진단되는 일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연구팀은 뇌 신경세포가 파괴됐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수녀는 생전에 항상 낙관적-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했으며, 반대의 경우엔 항상 부정적이었고 우울해 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것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즉 생물학적 뇌 세포 파괴 정도와 겉으로 드러나는 치매 증상은 반드시 일치하지 않으며, 때로는 마음 자세와 생활하는 환경이 치매의 발현(發顯)을 억제하기도 촉진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편 지속적인 두뇌 활동도 알츠하이머 발병을 어느 정도 예방할 것으로 의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사람의 뇌는 사용하면 할수록 발달하고, 게을러지면 금방 위축된다. 실제로 지적활동과 알츠하이머 발병률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여러 조사결과에 따르면 독서, 바둑, 카드놀이, 글쓰기, 산수, 암산, 악기연주, 그림그리기 등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낮다. 평생 주판을 두드리며 가게를 운영한 사람은 치매에 걸렸어도 계산 능력만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 등의 사례가 주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다른 뇌 세포는 모두 죽었지만 계산하는 세포만은 아직도 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억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아침 세계의 명산 이름을 수백-수천개식 암송했다는 고 서정주 시인의 치매 예방법도 본받을 만 하다.그 밖에 바둑, 장기, 댄스 등 취미 활동을 권장하거나,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뜨개질, 청소 등 집안일을 맡기는 것도 치매 예방을 위한 좋은 방법이다. 용돈 등 소규모의 돈을 직접 관리하게 하는 것도 좋다. 두부 손상, 고지혈증, 음주, 흡연, 우울증 등을 예방하는 것도 알츠하이머 예방에 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
병의 조기 진단도 중요하다. 비록 예방할 순 없다고 해도 아주 초기단계에서 발견하고 약물치료를 통해 병의 악화속도를 최대한 늦추면 치매의 재앙을 조금이라도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현재 알츠하이머를 확진(確診)할 수 있는 임상검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후(死後) 대뇌 조직을 병리검사해야만 확진할 수 있다. 그러나 경험이 많은 의사들은 자세한 병력(病歷) 청취와 신경심리 검사만으로도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뇌파 검사, 뇌 MRI 검사, 뇨검사, 흉부X선검사, 심전도 검사 등을 하게 된다.
최근엔 유전자 검사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로 알츠하이머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다.혈관성 치매는 발병 원인과 예방-치료법 등이 뇌졸중과 상당부분 겹치므로 여기선 몇 가지 중요한 점만 지적해 보자. 한가지 강조할 점은 혈관성 치매는 예방이 가능하고, 치료를 통해 병의 악화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흔히 치매는 예방도, 치료도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이는 알츠하이머에 국한된 얘기다. 작은 뇌경색이 무수히 반복돼 일어나는 게 혈관성 치매이므로 뇌졸중을 예방하면 혈관성 치매도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알츠하이머와 혈관성 치매의 비율이 절반 정도씩이므로, 절반 정도의 치매는 개인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예방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뇌졸중을 유발하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과음, 비만 등의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언제라도 치매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고혈압 등의 치료에 힘쓰고,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특히 가벼운 뇌경색을 경험한 사람과 가족들은 ‘경계태세’를 풀지 말아야 한다. 아스피린 등 항혈전제를 복용하는 등의 치료에도 충실해야 한다.주위를 둘러 보면 뇌졸중 또는 혈관성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가 많다. 앞서 언급했듯이 승용차 뒷좌석에 앉는 동작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굼뜨는 사람,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히고 종종걸음으로 걷는 사람, 표정이 멍해지고 말수가 없어지는 사람 등은 뇌졸중이나 혈관성 치매일 가능성이 있다. 이 상태에서 병을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더 이상 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
그러나 팔 다리에 힘이 빠지고 눈 앞이 깜깜해 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땐 호들갑을 떨고 병원으로 달려가지만, 증상이 없어지면 까맣게 잊고 지내다 ‘큰 일’을 당하는 사람이 많다. 그것이 치매를 키우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사랑하고 존경하는 내 어머니, 내 아버님의 치매는 청천벽력과 같은 재앙일 수 있다. 단란했던 한 가정이 사분오열되고, 지난날 아름다운 기억조차 진저리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재앙을 부른 ‘원흉’으로 간주하고, 다그치고, 구박하고, 한탄스러워 한다.
그러나 모두 부질없는 일이다. 의식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퍼부은 화살은 부메랑이 돼 자신에게 되돌아 온다.치매 환자들은 파괴돼 얼마남지 않은 뇌 세포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기억해 내고, 행동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한다. 따라서 자꾸 다그치기 보단 그런 그들을 이해하고 격려하며 감싸줘야 한다. 대개의 경우 환자의 기억력을 되살리기 위해서, 때로는 답답하고 화가 나서, 환자에게 무엇인가를 자꾸 기억해 보게 하고, 기억 못하면 못한다고 다그치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 환자에게 스트레스와 좌절감만 안겨줄 뿐이다.
그 결과 증상은 더욱 악화되고, 때로는 벽에 똥을 바르는 것과 같은 문제 행동이나 공격적 행동으로 자신의 불만을 표출하게 된다.가족들은 앞서 설명한 수녀 연구의 결과를 곰곰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의학적으로 치매는 불치의 병이다. 어떤 방법을 써도 이 재앙을 피해나갈 수 없다. 피해갈 수 없다면 차라리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정답이다. 가족들의 따뜻하고 적극적인 이해가 어쩌면 수녀연구 사례에서와 같은 기적을 만들어 낼지도 모르는 일이다.
가정의학과2003/11/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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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흰빵, 백미 등 혈당지수(GI: GlycemicIndex)가 높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이분척추(二分脊椎) 같은 신경관(神經管) 결함이있는 아기를 낳을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이 ’임상 영양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신경관 결함 아기를 출산한 454명과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462명의 임신 중 식습관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24일보도했다.
임신 초기에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많이 먹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신경관 결함 아기 출산 위험이 2배 높고 비만여성은 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이 연구보고서는 밝혔다.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은 콘 플레이크, 익힌 감자, 삶은 홍당무, 흰빵, 백미, 초콜릿 과자, 꿀, 일부 청량음료 등 주로 가공된 식품들이며 채소, 과일, 전곡(全穀)시리얼, 콩, 통밀빵 같은 가공하지 않은 식품들은 혈당지수가 낮다.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은 대량의 포도당을 빠른 속도로 혈액 속에 방출해 혈당을급상승시키는 반면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은 포도당 방출 속도가 점진적이고 느리다.
포도당이 일시에 대량 방출되면 태아의 발육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특히 척주(脊柱) 주위의 골관(骨管) 형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이 연구보고서는 설명했다.
영국 이분척추-뇌수종학회의 앤드루 러셀 박사는 추가 연구를 통해 확인될 때까지는 이 연구결과를 받아들이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논평하고 모체의 혈당 급상승이 이분척추의 원인이 될 수는 있지만 태아의 척주 형성과 관련된 대사과정에는 많은 요인들이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옥스퍼드 브룩스 대학 연구팀은 혈당지수가 높은 시리얼로 아침식사를 하는 아이들은 점심 때가 되기 전에 배가 고파져 간식을 먹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임신2003/11/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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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자죽/한복려 궁중음식 연구원 사진제공옛날부터 음식과 약은 그 뿌리가 같다고 했다. 음식이 약처럼 그 성질이 강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먹으면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음식을 약선(藥膳)이라고 부른다.
최근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TV 드라마 ‘대장금’에서 소개된 약선의 효과와 조리법 등을 경희대 강남경희한방병원 고창남 교수가 소개한다./편집자
지난 주 대장금 20회에서는 한 상궁과 최 상궁의 흥미진진한 음식 대결장면이 나왔다. 라이벌측의 음모로 대결 당일 어디론가 끌려가버린 한 상궁을 대신하여 장금이 나섰는데, 이때 최 상궁 측의 금영이 일종의 에피타이저로 올린 올린 음식이 ‘오자죽’이었다.
오자죽이란 복숭아씨, 호두, 잣, 깨, 살구씨 등 다섯 가지 씨앗으로 만든 죽이다. 금영은 “오자죽은 음식을 먹기 전 입맛을 돋워 줄 뿐 아니라 음식의 소화를 돕고, 더구나 음식을 먹은 후 통변을 이롭게 하여, 진연(進宴)처럼 많은 음식을 드시기 전에 드시면 좋다”고 했다.
좀 더 자세히 보자. 복숭아씨는 한방에서 도인(桃仁)이라 하여 나쁜 피(어혈)를 제거하고 피를 잘 돌게 하며 혈(진액)이 부족한 경우에 장을 부드럽게 한다.
호두는 그 생김새가 뇌와 같다고 하여 간과 신장이 속한 하초를 따뜻하게 하여 양기를 보하고, 요통이나 다리에 힘이 없거나 뇌의 퇴행성 질환(허혈성 뇌질환, 치매), 마른기침 등에도 좋다.
깨는 거승자라고 하여 참깨를 쓴 것이지만, 약으로는 검은깨를 많이 사용하는데, 간과 신장의 기운을 보하고 진액을 윤택하게 만드는 약재이다. 살구씨는 행인이라고 하여 약간의 독성을 있어서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멎게 하는 작용이 있다.
▲ 고창남/강남경희한방병원 교수
이와 같이 끓인 오자죽은 독성이 있는 약물의 독성을 약하게 하고 성질을 부드럽게 할 뿐만 아니라 다섯 가지가 잘 조화해서 진액이 모자라서 대변보기가 힘든 사람들, 대병(大病) 후의 허약한 사람들, 노인들, 스트레스가 많아 약간의 변비를 가진 수험생이나 직장인, 소화기가 약한 사람들에게도 원기를 회복하고 기력을 북돋워 주므로 권할만한 영양죽이다.
하지만 오자죽은 어혈을 치료하는 약효가 있어 임산부는 주의해야 한다. 또 속이 차고 장이 예민하여 쉽게 설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설사를 더 심하게 해 원기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이럴 땐 생강과 대추를 조금 넣고 같이 끓여서 속을 따뜻하게 하면 설사를 예방할 뿐 아니라 소화기의 기운까지 회복시켜주는 좋은 약선이 된다.
(고창남·경희대 강남경희한방병원 교수)
푸드2003/11/2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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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로 50대 남자 S씨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들어왔다.
“임선생님께서 처방해준 약 덕분에 제가 광명을 찾았습니다. 발기도 성공적이었고 안면 홍조나 두통 같은 부작용도 없더군요. 먹기도 참~ 부드러웠습니다.”
S씨는 10여년 간 앓아온 당뇨로 인한 발기부전 때문에 몇년 전부터 성 관계할 때마다 ‘약’이라는 ‘도우미’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몇 달 전부터 도우미의 약발이 잘 듣지 않아 고민하다 나를 찾아온 것이다.
“임선생님! 저는 여성에게 진정한 성의 행복을 맛보게 해주는 것을 삶의 보람으로 삼고 살아 왔습니다. 얼마 전 꿈의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녀는 노래(괴성)도 잘하고, 조금만 건드려도 바르르 떠는 것이 좀처럼 만나기 힘든 최고의 파트너였습니다. 저는 그녀를 느끼고 싶었는데 이 놈(성기)이 협조를 안 해주니 미치겠습니다.”
발기유도 검사를 통해 혈관계 이상 여부를 확인한 후 새로 나온 경구용 발기유발제를 처방했다. “흡연도 동맥경화증과 그로 인한 발기부전을 일으키기 쉬우니 당장 담배를 끊으세요.”
발기부전이란, 6개월 이상 기간 동안 4회 중 3회 이상 발기가 안되거나 만족할만한 성행위를 못할 정도로 발기가 유지되지 않은 것을 뜻한다. 고연령, 동맥경화,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 우울증, 흡연 등이 발기부전의 위험인자로 밝혀져 있다. 물론 젊은 연령층에서는 심리적 이유로 인한 발기부전도 있으나, 50대 이상으로 가면 몸의 이상으로 인한 기질적 원인에 따른 발기부전이 증가한다. 원인이야 무엇이든 간에 먼저 경구용 발기유발제를 투여해 반응이 있으면 그 치료를 계속 한다.
반응이 없으면 주사용 발기유발제를 음경해면체에 주사하여 혈관계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이 검사에서 충분한 발기를 보이면 주사용 발기유발제를 치료법으로 사용한다. 발기유발제를 음경해면체에 직접 주사하는 요법은 먹는 약물에 효과가 없는 심한 발기부전 환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나 주사를 놓을 때 통증이 있고, 경우에 따라 발기가 너무 오래 계속되는 ‘발기지속증’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밖에 진공 압축기구도 있다. 이는 진공청소기와 비슷한 작동 원리로 음경해면체 내로 혈액을 빨아들여 성기를 팽창시킨 후 링으로 성기의 뿌리쪽을 압박, 혈액이 몸안으로 빠져 나가는 막아 발기를 유지시켜주는 것으로 유럽에서 많이 사용된다.
금연과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 휴식 이상으로 좋은 발기부전 예방법은 없다. 그래도 문제가 생기면 병원을 찾아 적극 치료받기를 권한다.
(임필빈 강남성모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SEX2003/11/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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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과2003/11/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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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의학전문2003/11/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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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0대 초반의 여자다. 얼마 전 병원에서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았는 데 그 후 손이 저리고 부었다.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해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왜 그런가.
A:노화방지 또는 노년의 활력을 위해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성장호르몬 주사의 가장 흔한 부작용이 몸이 붓는 부종이란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손발이 많이 붓고 그 곳에 있는 근육층이 붓거나 두꺼워지면서 간혹 손목을 지나가는 신경이 눌리면 손저림 증상도 생긴다. 이를 의학용어로는 ‘수근관증후군’이라고 한다.
▲ 노화방지 클리닉에서 한 여성이 치료받고 있다. 각종 호르몬을 이용한 노화방지 요법이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 효과와 부작용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조선일보DB사진
근래에 우리 주위에는 ‘항노화’ 또는 ‘노화방지’를 표방하는 의료행위가 범람하고 있다. 전에는 나이 많은 노인들이 주로 노화를 걱정했는데, 요즘에는 중년이나 심지어는 30대 후반만 되어도 노화방지에 관심을 보인다.
노화에 관해 연구하는 세계적인 학자들 50여 명이 모여 인간의 노화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적이 있다. 그 내용의 골자는 “특정한 의약품, 종합비타민제 또는 비법의 호르몬 제제 등을 극적인 효과를 갖는 항노화약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은 과학적인 근거로 설명되지 못한다.
특정한 호르몬 요법은 그 호르몬이 병적으로 부족한 특정인의 건강에 도움이 될 뿐이지, 어떤 호르몬도 노화를 정지·지연·역전시킬 수 없다”는 것이었다(2002· 미국노화학회지).
성장호르몬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한다. 그리고 노화에 따른 근육량 감소, 지방량 증가 등이 성장호르몬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밝혀졌다. 따라서 일부 노화현상은 이들 호르몬을 노인에게 보충해주면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돼 있긴 하다.
그러나 우리 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연료가 부족한 자동차에 연료를 넣어 주면 다시 쌩쌩 달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효과는 기대보다 적은 대신 많은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성장호르몬을 사용하면 복부비만이나 골다공증 개선, 성기능 보강, 갱년기 우울증 해소, 노인불면증 개선, 심폐기능 회복, 면역능력 개선, 피부두께 증가 등 노화현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이들 효과는 주로 쥐와 같은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된 것이고, 사람의 경우 성장호르몬 결핍환자와 같은 아주 특정한 경우에 한해 소규모로 연구된 것일 뿐이다.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 있는 성인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연구된 것은 매우 적어 그 효능이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못했다.
▲ 최윤호/삼성서울병원 내과 교수
더구나 최근에는 쥐에게 성장호르몬 분비를 지나치게 하자 여러 가지 암 발생 위험이 높아졌고, 수명까지 단축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또 성장호르몬이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노화방지를 목적으로 사람에게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 것은 동물실험의 긍정적인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밖의 부정적 결과는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직은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임을 밝혀둔다.
가정의학과2003/11/2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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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비싼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피부가 좋아지길 기대한다면 오산. 잘못된 습관이 평생 피부에 보기 싫은 흔적을 남길 수도 있고, 관리를 잘하면 피부노화를 억제할 수도 있다. 피부가 좋아지기 위해 꼭 실천해야 할 뷰티 습관과 하지 말아야 할 나쁜 습관들을 알아보자.
◆ 피부가 좋아지는 뷰티 습관
수시로 물을 마시도록 한다. 하루 8컵 분량의 순수한 물 섭취는 신체내부 독소를 몸밖으로 배출하여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해준다.
수면부족은 피부 최대의 적. 특히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세포가 재생되는 시간이므로 가급적 일찍 잠을 자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비타민C는 피부의 수분 유지와 탄력을 위한 콜라겐의 형성 및 합성 작용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것도 잡티나 기미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 특히 당근즙이나 토마토주스를 하루 1∼2컵 꾸준히 마시면 피부색도 환해진다. 반면 올리브유, 브로콜리, 꽁치, 아몬드, 부추, 현미 등에 있는 비타민E는 피부의 산화를 억제해주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기미가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소화가 잘되는 생활을 유지한다. 잘 체하거나 소화장애로 속이 더부룩하면 피부색이 창백해지고 누렇게 뜨며 여드름 등 피부 트러블이 잦아진다. 장에 낀 숙변이나 장내 독소 등 변비 또한 피부 트러블의 주범임을 명심하자.
생리통, 생리불순은 빨리 치료할 것 생리통과 생리불순의 원인인 자궁 내 어혈은 자궁의 정상적인 생리 사이클을 방해하기 때문에 배란기와 생리 전 여드름, 뾰루지 등 피부 트러블을 유발한다.
항상 표정은 크고 생기 있게 짓는다. 피부 탄력을 지키고 얼굴 근육을 단련시키는 좋은 방법. 단, 웃어서 생기는 표정주름과 찡그려서 생기는 주름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유념하자. 특히 시력이 나쁜데도 안경을 쓰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눈을 찡그리게 돼 미간에 보기 싫은 주름이 잡히게 되므로 주의.
목과 어깨 곧게 펴고 다니기 언제나 목과 어깨를 곧게 펴고 있어야 하며, 틈틈이 목을 뒤로 젖혀서 턱선과 목 앞부분을 매끈하게 당기는 운동을 해준다. 높은 베개를 베고 자거나 엎드려 자는 것은 목에 주름이 가게 하거나 턱선을 희미하게 만든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
스트레칭을 생활화하라 틈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해 몸에 쌓인 젖산을 분해해주는 것도 피로를 푸는 데 효과적이며, 결국 피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 피부에 치명적인 뷰티 습관
야근한 후 나타나는 여드름과 뾰루지를 보라. 스트레스로 인하여 가슴속에 불(火)이 생기면 그 뜨거운 기운으로 몸 속의 진액이 다 말라버리고 피부는 금세 윤기 없이 초췌해진다. 피부 트러블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화를 다스리고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한다.
팩을 너무 오래하면 아무리 자극성이 적은 천연 팩이라도 피부에 독이 오르기 쉽다. 또 자다보면 팩이 눌려 얼굴에 잔주름을 만들 수도 있고, 심한 경우에는 색소침착이나 기미, 주근깨가 생길 수 있으므로 팩을 하는 동안에는 절대로 잠들지 말 것.
집에 돌아오면 TV 보느라 잘 때가 되야 비로소 세안한다 화장품 속엔 유분이 함유되어 있어 화장한 뒤 시간이 오래 지나면 공기 중의 먼지, 피부의 노폐물 등과 엉켜 피부 위에서 산화된다. 아무리 비싼 화장품을 사용한다 해도 클렌징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
하얗게 일어나는 각질, 무조건 벗겨낸다 때밀이 타월로 박박 밀면 당장은 개운한 느낌이 들 수 있겠지만 심한 각질제거로 인해 방어기능이 상실되어 피부가 손상되거나 민감해질 수 있으므로 피부에 치명적이다. 팩이나 스크럽제 역시 자주 사용하게 되면 피부가 악건성으로 치달을 수 있으므로 주의. 미세하고 둥근 입자의 스크럽제로 코, 이마, 턱 등 피지가 많이 분비되는 곳에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해주는 것이 좋으며 각질제거 효과가 있는 에센스를 사용하는 것도 자극을 최소화하는 방법.
여드름이나 뾰루지를 마구 짜게 되면 인위적으로 모공이 넓어져 원래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게 된다. 또한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절대 금물. 여드름 피부에 맞는 화장품과 손질이 필요하며 심하면 피부과를 찾아가도록 한다.
뷰티2003/11/2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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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임호준2003/11/2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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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김창곤2003/11/1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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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신생아의 탯줄에 있는 혈액, 즉 제대혈이 불치병 치료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대혈에서 분리한 조혈모세포가 백혈병·소아암 치료 등에 이용되는 데 이어, 제대혈을 통해 얻는 줄기세포가 당뇨·심장병·간질환 등 난치병 치료에 활용되면서, 제대혈이 21세기 ‘만병 통치약’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조혈모세포란 적혈구·백혈구 등 혈액 세포를 만드는 ‘엄마 세포’로, 제대혈에는 양질의 조혈모세포가 풍부하다. 줄기세포는 인체 내 260여개 조직이나 기관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기본 세포로, 제대혈에서 추출이 가능하다.
현재 월평균 출산은 4만5000여건. 이 중 10~15%에 달하는 6000~7000명이 매달 각종 제대혈 보관회사를 통해 냉동 보관하고 있다. 이처럼 제대혈 보관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아기 자신과 직계가족이 백혈병·소아암·선천성 면역 결핍증 등에 걸렸을 때, 제대혈 속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해 병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대혈 이식은 2003년 6월까지 56건이 이뤄졌다.
▲ 의료진이 제대혈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고 무균실에 누워있는 소아 백혈병 환자를 돌보고 있다./ 조선일보DB사진
최근에는 가톨릭의대 세포유전자치료연구소 오일환 교수팀이 제대혈 이식을 성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제대혈 이식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제대혈 이식은 제대혈 속의 세포수가 적어 체중 30㎏ 이상의 성인 환자에게는 이식하기 어려웠으나, 2명분 제대혈을 한 번에 이식하는 방법이 나온 것이다.
또한 제대혈 이식은 골수 이식에 비해 기증자와 이식자 간의 거부반응과 관련된 조직적합성항원 6개 중 1~2개가 달라도 이식이 가능하다. 어차피 폐기하던 제대혈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증자의 부담도 적다. 반면 골수이식은 기증 의사를 표시한 사람의 약 20%만이 응하는 것으로 조사된다.
현재의 냉동 보관 기술로는 15년 이상 제대혈 보관이 가능하다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지난 10월 일본에서 열린 제대혈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동경제대혈은행의 다카하시 교수는 “최근 뉴욕에서 10년간 보관했던 제대혈을 성공적으로 이식한 바 있고, 15년간 보관됐던 제대혈을 해동한 결과, 세포 활성에 문제가 없었다”며 “과학적으로는 액체질소 -196도에 보존하는 제대혈 보관 방법은 반영구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제대혈의 활용 범위는 줄기세포로 이어지고 있다.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는 탯줄 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 관절염·간경화·당뇨 등 세포 기능 이상 환자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줄기세포는 골수를 통해 얻거나 배아 복제 세포를 통해서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제대혈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시작된 것이다. 제대혈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면, 복제 능력을 이용, 정상세포를 대량 배양한 뒤 뼈·연골·근육·지방 등 신체조직으로 분화시켜 손상 부위에 이식한다.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임상시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제주 한라의료원 내과에서 간경화 환자 2명에게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가 시도됐고, 가톨릭의대 세포치료연구소는 엉덩이관절 무혈성 괴사증과 팔·다리 혈관장애에, 연세대의대는 다리 혈관이 막히는 버거병과 심근경색증 등에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앞으로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5일 포천중문의대 제대혈 세포 치료 국제심포지엄에서 세포유전치료연구소 정형민 소장은 “난치성 골수염, 골절, 당뇨병,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간질환 등에 낡고 병든 세포를 새로운 정상 세포로 갈아 넣는 ‘세포 치료제’로 이용될 수 있다”며 “줄기세포에 원하는 유전자를 넣어 특정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로도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에는 현재 12개 각종 제대혈은행이 가족용 제대혈 개인 보관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혈 기증을 원할 경우는 한국골수은행협회 내 중앙제대혈데이터센터에 연락하거나, 메디포스트 등 일부 공여제대혈은행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를 통해서 할 수 있다.
기증된 제대혈은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제공되며, 기증자는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하지만 기증이 활성화 될 경우 가족용 보관 없이도 환자에게 적합한 제대혈을 누구나 이식받을 수 있게 된다.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
종합의학전문2003/11/18 1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