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고객(환자)없이 살수 없다’와 ‘환자(고객)는 병원 없이 살수 없다’중, 어느 것이 사실에 가까울까? 길게 생각하지 않아도 그 답은 전자(前者)가 아닐까? 굳이 그 근거를 따져본다면 어느 병원도 고객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지만, 병원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환자는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오늘의 병원이 자나 깨나 고객을 연모(戀慕)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병원의 생사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을 쥐고 있는 고객은 누구이고 어디에 있는가? 내 병원의 고객으로 만들려면 또 어떡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병원 경영자에게 고객이란 자기 병원을 이용했거나,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지칭(指稱)해왔다. 이 사고방식은 ‘서비스 제공자’인 업체의 직원과 ‘서비스 사용자’인 고객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서비스업의 경영자는 영업 일선에서 고객을 맞는 직원도 또 다른 고객 즉, ‘내부 고객’으로 보아야 한다. 직원을 굳이 고객의 범주 안에 포함시켜 생각한다는 것이 좀 어색하고 익숙하지 않겠지만, 병원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직원도 고객이다’라는 개념으로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직원도 ‘모셔야 할 고객’인 이유는 명확하다. 스스로 감동한 직원만이 진정한 고객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고객을 감동시키고 싶은 병원 경영자라면 자기 병원의 직원부터 먼저 감동케 해야 한다. 그러나 병원 중에 고객을 대하는 직원의 마음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경영자가 몇이나 될까? 그 파악을 위한 시도는 하고 있을까?
“나는 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의 가슴에 ‘나는 존중받고 싶다’라고 쓰인 목걸이가 걸려 있다고 생각하며 대한다.”는 세계 굴지의 M화장품회사 최고경영자나“ 직원들은 저를 만날 때마다 저 때문에 부자가 되었다고 감사해 하는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저야말로 그분들 덕분에 부자가 된 사람입니다. 따라서 감사해야 할 사람은 바로 접니다. 제게 있어 직원들은 타 기업이 흉내 낼 수 없는 경쟁력이요, 회사의 얼굴입니다”라고 강조하는 세계적 커피체인점 S사의 H회장은 자신의 직원들을 감동시켜 성공을 이루어낸 선경험자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직원을 감동하게 할 것이며 고객감동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우리는 ‘경영자와 직원은 생각이 전혀 다르다’는 전제(前提)를 만나게 된다. 직원은 존중, 인정, 칭찬, 자기개발, 업무에 대한 흥미 등을 감동의 주요 요인으로 꼽는 반면, 많은 경영자들은 높은 급여와 복리후생 수준에서 나오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직원 퇴사이유의 79%가 회사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경제적인 보상의 기대감이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한 직원은 15% 정도에 불과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특별보너스를 받은 1천여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사용처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30%이상이 보너스를 각 종 청구대금 결제에 사용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경영자 입장에서 보면 직원들에게 기억에서 곧 사라져버리는 보상을 했다는 뜻이다. 그보다는 휴가를 앞두고도 비용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직원에게 멋진 휴양지 쿠폰을 주고, 오페라를 좋아하는 직원에게는 쉽게 갈 수 없는 유명 오페라 티켓을 주고, 와인을 좋아하는 직원에게는 최고급의 와인 한 병을 주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
직원을 상대로 여러 형태의 투자에 대한 수익률을 분석해 본 일본의 맥도날드 전 회장, 후지타 덴(藤田田)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돈과 복리후생보다는, 존중과 칭찬, 경청, 배려 등 감정에 관련된 투자가 비용을 가장 적게 들이면서도 수익률은 가장 높다.”고 자신 있게 주장한다. 사실, 많은 경영자들은 돈이 부족해 헌신을 이끌어내기 힘들다고 하소연 한다. 하지만 밥 넬슨이 저술한「1,001가지 동기부여 방법」에서 언급된 내용은 돈과 복리후생보다는 감정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다. 요컨대, 열정과 헌신을 이끌어내는 저비용 고효율의 투자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칭찬을 비롯해서 큰 비용이 들지 않는 감정투자의 효과는 기대 이상의 놀라운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자칫 생색만 내는 것 같은 결과가 되지 않게 극히 조심해야 한다. 특히 공개적인 칭찬에는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큼의 적절한 보상을 곁들여져야 한다. 천편일률적이고 관습적인 포상은 감동을 주지 못한다. 거창한 포상보다는 각 개인이 필요로 하는 것을 고려해 포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러고 보면 내부고객, 직원의 감동이 제한되는 것은 현실적인 여건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의 상상력 결핍 때문인지도 모른다.
------------------------------------------------------------------
[내부고객의 마음 알기: 직원만족도 조사] 직원을 감동시켜 고객 감동으로 이어지려면 내부고객인 직원의 마음을 알아야 한다. 이는 경영자와 직원 간의 소통에 관한 문제로, 생각만 있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중 하나가‘직무만족도’조사이다. 이 조사에는 반드시 전제가 따른다. 첫째, 결과의 추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정례화(定例化)(1년 또는 2년 1회) 할 것. 둘째, 응답 내용은 절대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 셋째, 도출된 결과는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것 등이다.
/기고자 : 송재순병원마케팅연구소 송재순 jssong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