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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차별화 전략: 차별화의 방향 설정(2)

탁월한 성과를 내는 병원으로 가는 길

분당척병원/김창한 마케팅 이사

요즘 들어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복면을 쓴 출연자들이 나와서 노래 경연을 하는 내용이다. 연예인 판정단이 나와서 복면을 쓴 출연자가 누군지 맞추는 나름대로의 추측도 곁들인다. 등장하는 출연자들마다 노래를 기막히게 잘 할 뿐 아니라 복면이 주는 궁금증 때문에 재미를 더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인기 프로그램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복면가왕’이라는 제목과 같이 있는 한 줄의 문구가 눈에 띈다. “미스터리 음악쇼 - 복면가왕” 이라고 되어 있다. 무슨 뜻일까? 복면가왕은 간단히 말하면 미스터리 음악쇼라고 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본질은 ‘음악쇼’이고, 그 특징은 ‘미스터리’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동안 선보였던 많은 음악쇼들과도 확연하게 구분이 된다.  ‘미스터리’라는 한 단어가 이 프로그램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간결한 이 한 단어가 가지는 힘이다. 


<출처: MBC 복면가왕>


병원 차별화를 위한 방향 설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 바로 이 ‘미스터리’와 같은 개성 있고 매력적인 단어를 찾는 일이라 할 수 있겠다. 단 한마디로도 병원을 확실히 설명할 수 있는 단어. 병원의 가장 큰 특징과 매력을 담은 단어. 그러면서도 “어 이게 뭐지?”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단어이면 더 할 나위 없이 좋다.

겉보기에 단어만 찾으면 되는 단순한 것처럼 보이는 차별화 단어 찾기. 제대로 하자면 절대 쉬운 작업과는 거리가 멀다. 한참 멀다. 차별화를 위한 단어는 병원의 특징과 본질을 제대로 반영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의 특징과 본질을 파악하는 일. 말처럼 쉽지 않다. 어떤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 본다. 그러나 차별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한다. 병원의 특징과 동떨어진 단어라면 전혀 의미도 없고 효과도 없기 때문이다. ’복면가왕’으로 돌아가 보자. ‘미스터리 음악쇼’라고 해놓고 전혀 ‘미스터리’가 없는 내용이라면 흥미와 궁금증이 생길 리가 없지 않겠는가.

차별화 단어를 찾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병원 내부를 분석하는 것이다. 병원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병원과 대표원장이 지향하는 경영 철학을 반드시 봐야 한다. 가시적인 것이 없으면 고민을 해서라도 만들 필요가 있다. 병원이 잘 하고 있는 것, 고객들이 좋아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도 파악해야 한다. 고객들이 치명적인 매력으로 느낄 수 있는 자기만의 무기를 찾거나 만드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이 있고 나서야 비로소 차별화의 단어가 만들어진다.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자기만의 무기가 병원 내부에 있으면 좋겠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라도 만들면 된다.

그렇다면 병원을 차별화하는 특징을 담고 있는 매력적인 단어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단어들이 있을 수 있는데, 단어의 속성을 기준으로 분류를 해보자면 대략 세 가지 종류의 단어들로 나누어 볼 수 있는 것 같다.

첫 번째는 기능적인 속성의 단어를 들 수 있겠다. 기능적 속성에는 직접적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고객이 갖고 있는 문제(주로 의료적인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예를 들어보자. 내과 전문병원으로 알려진 ‘속편한내과의원’을 말해 볼 수 있겠다. 내과에는 다른 과와 마찬가지로 고객이 느끼는 여러 가지 문제 증상이 있다. 그중에서 “속이 안 좋다”라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 중에 하나라고 할 것이다. “속이 안 좋은” 고객들에게 “속 편한”이라는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김내과의원, 이내과의원, 박내과의원”과 비교해 보자. 적어도 속이 불편한 고객들에게는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속편한내과의원’은 “속이 편하다”라는 단어를 통해서 “속이 안 좋은” 고객들에게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제시하는 해결의 단계가 “속이 불편한” 고객들이 기대하는 결과(속이 편안함)에 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매력적이라 할 수 있겠다. 더욱이 병원명에 직접 사용하여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단순함을 갖추고 있다. 기억하기 좋은 단어라는 측면에서 “속이 편하다”라는 표현도 있지만, “속이 시원하다”라는 표현도 많이 쓰인다. 그래서 ‘속시원내과의원’도 괜찮은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차별화를 위한 단어를 직접 병원명에 쓰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아도 된다. 앞서 예를 든 방송 프로그램처럼 하나의 슬로건으로 써도 전혀 무방하다.

두 번째로는 정서적인 속성의 단어가 있다. 정서적인 속성은 ‘기능적인 속성’처럼 직접적인 해결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하되 그 내용이 보다 간접적이고 은유적이며, 때로는 추상적인 성격을 가질 때도 있다. 병원은 그 성격상 문제(통증, 불편함, 미용 등)을 해결해야 하는 곳 임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은 병원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러나 해결이라고 해서 반드시 직접적인 것만을 제시해야 할 필요는 없다. 다양한 진료과들이 있는 병원의 경우 직접적(의료적)인 해결의 방식이 서로 다를 수 있어 때로는 보다 광범위하고 은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정형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내과, 응급실이 있는 정○병원이 있다고 하자. 다양한 진료과들의 특성 때문에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이럴 때는 포괄적이고 간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여기서는 병원 이름에 있는 “정”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간다. 한국사람에게 “정”하면 “情”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병원’이라고 하면 왠지 좀 야박하다는 느낌도 없잖아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정(情)이 넘치는 병원 - 정○병원”이라고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정(情)이 넘치는 병원”이라고 한다면 실제로 정이 넘친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이왕이면 의료진의 인상이 푸근하면 좋겠다. 직원들의 표정에도 미소가 가득한 것이 더 좋다. 복장도 밝고 화사한 색이 더 어울린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펀 경영’을 도입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진료 대기실 옆에 커피믹스도 넉넉히 준비해 놓는다. 벽지는 약간 한지 느낌으로 하는 것이 어떨까? 곳곳에 “情이 넘치는 병원”이라는 슬로건이 보여야 할 것이다. ‘情’이라는 단어 하나로 병원의 개성과 특징이 잘 드러나 보인다.

세 번째에는 상징적인 속성의 단어가 있다. 상징적인 속성은 대표/원조의 의미를 포함한다. 업종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의미라고 하겠다. 최초의 척추전문병원, 최초의 관절전문병원, 최대 규모의 암센터 등등이 이에 해당된다. 직접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업종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통해 유능함과 해결 능력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속성에 해당되는 병원은 그 숫자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아무나 주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엄격하고 객관적인 사실성을 바탕으로 해야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그 특징이나 본질을 설명하는 간단한 단어나 문장을 컨셉트(concept)라고 부른다. 차별화의 방향 설정을 위해 단어를 선택하는 것은 바로 컨셉트를 설정하는 것과 동일한 작업이다. 컨셉트를 설정하는 작업은 병원의 본질을 파악하는 작업이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자기만의 매력을 발견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병원을 성장시키기 위한 전략의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이다. 명료한 컨셉트가 없는 병원은 명료한 성장전략이 없는 병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병원의 지속적인 성장을 원한다면 차별화를 위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그 중심에 컨셉트(단어) 설정이 있다. 반드시 단어를 선택해야 하고 또 반드시 잘 선택해야 한다. 컨셉트(단어)를 설정하는 것은 병원 전체를 설정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병원은 방송 프로그램과 달리 그 성격이 복합적인 것이 사실이다. 특히 복수 진료과가 있는 병원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더 어렵다. 진료과 정도가 아니라 센터 수준이 되면 일이 더 복잡해진다. 전혀 다른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복잡하다고 해서 차별화 작업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복잡한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문제다. 그럴수록 단순하게 알려야 한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차별화 작업이다. 오히려 복잡하기 때문에 더더욱 차별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기고자 : 분당척병원 김창한 마케팅 이사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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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척병원 /김창한 마케팅 이사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대학원 졸업
(전)제일기획 광고팀 AE
(전)서울척병원 마케팅이사
(현)분당척병원 마케팅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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