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된 남자 아이를 안고 30대 중반의 엄마가 내원했다. 아이가 배변할 때마다 보채고 열도 난다고 했다. 항문을 보니 왼쪽 측면(3시 방향)이 곪아 있었으며, 영유아 항문주위 농양이었다. 농양이 터지면 치루가 된다.
흔히 치질은 중ㆍ장년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소아에게도 치질이 생길 수 있다. 3대 항문질환 중 하나인 치핵은 생기지 않지만 치루와 치열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치루는 1세 미만의 남자 아이에게 발생하며, 치열은 여자 아이에게서 많이 발생하는데, 그 원인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 아이 항문 건강에 혹시 이상은 없는지 살펴보자.
영유아 치루
1세 미만에 많다. 특히 소아 치루의 80%는 생후 6개월 내에 발생한다. 또한, 대부분 남자아이에게서 나타나며 여자 아이에게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남아에서만 주로 치루가 생기는 것은 어머니의 자궁 내에 있을 때 산모에게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과다하게 생성되어 태아의 항문샘이 깊게 형성되거나 항문샘의 분비물이 끈끈해져 막히기가 쉽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원래 치루는 항문샘에서 감염이 시작되며, 항문샘이 깊을수록 세균이 침범하여 항문주위 농양이 되기 쉽고, 항문 주위 농양이 터지면서 치루로 발전하는 것이다.
유아 치루는 항문 전방, 후방에는 잘 안 생기고 대부분 좌우 측방에 생기며, 여러 개가 생기기 쉽다. 과거에는 염증 부위의 고름만 배농시키고 1세까지 기다리는 경향이 있었으나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고 재발의 가능성이 높아 요즘은 조기 수술하는 추세다. 소아 치루는 성인 치루와는 달리 거의 대부분 단순 치루라 수술법은 간단하고 쉽다. 내구에서 외구까지 절개해 주면 쉽게 치료된다.
소아 치열
치루가 거의 남자아이에게서 나타나는 반면 치열은 주로 여자아이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성인의 치열은 후방정중선에 많이 발생하는데 비해 소아는 주로 항문의 전방이 갈라져 배변 때 통증이 심하며 출혈이 되기도 하고, 변비가 동반된다.
이 경우 수술이 아닌 보존적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온수좌욕을 해주고 항문을 청결하게 한 다음 항문연고를 처방하기도 한다. 또한, 변을 부드럽게 하는 변완하제 등의 약을 처방하며, 수분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