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을 찾은 주부 Y씨는 “화장실 가기가 점점 무서워진다”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6 개월 전부터 가끔 배변시 선홍색 출혈이 있었는데, 배변시 항문이 찢어질 듯 아프고 배변 후에도 오래 통증이 지속되는 일이 잦아졌다고 했다. 변비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했는데, 고통이 심하고 화장실 가는 횟수도 눈에 띄게 줄어 걱정이 된다고 했다. Y씨는 ‘만성치열’ 진단과 함께 수술을 받고 불편한 증상이 사라졌다.
치열은 항문관이 찢어져 궤양이 생기는 질환으로, 배변시 심한 통증과 출혈이 동반된다. 항문관은 항문에서 가장 심하게 아픔을 느끼는 항문상피 부분으로, 딱딱한 변으로 찢어진 상피가 자극을 받으면 항문의 내괄약근이 경련을 일으켜 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치열의 최대 원인은 변비며, 단단해진 변을 무리하게 배출하려다 항문이 찢어지면서 발생한다.
치열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주로 젊은 층에서 많이 생긴다. 남성보다 변비가 많고 괄약근에 의한 지지가 약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치열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배변시 통증, 출혈과 배변장애 그리고 궤양 등을 들 수 있다. 출혈은 선홍색의 피가 휴지에 묻어 나오는 정도로 소량이다. 통증은 배변시에 생기고, 배변 후 보통 1~2 시간, 길게는 하루 종일 지속되기도 한다. 통증은 궤양 부위에 노출되어 있는 내괄약근의 경련으로 생기는데, 심한 경우에는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궤양 부위는 아물었다가 굳은 대변으로 찢어져 다시 생기기를 반복하므로 통증과 무증상이 반복된다.
배변시 궤양과 함께 심한 통증이 엄습하므로 화장실 공포증이 생긴다. 원래 변비로 인한 단단한 변이 치열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화장실 공포증은 변비를 더욱 부추기게 된다. 따라서 치열과 변비의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만성치열로 발전한다.
치열이 초기단계인 경우에는 생활습관의 개선과 약물요법으로 치료 가능하다. 하지만 상처가 궤양으로 발전해 고통이 커지고 항문이 좁아질 경우 항문 본래의 탄력을 되돌리기 위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치열의 예방을 위해서는 변비가 생기지 않게 삼시 세끼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분섭취가 필수다. 습관성 변비의 경우 치열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변의를 느끼면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로 가는 습관을 들이고 변비에 영향을 끼치는 행동패턴을 체크하는 것이 급선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