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에 사는 인호(초2ㆍ9세)는 시도 때도 없이 킁킁대고 훌쩍거려 엄마에게 자주 혼이 났다. 그러나 최근 코가 막혀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 한의원을 찾았다. 여러 검사 결과 알레르기성 비염이었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란 다양한 알레르기 유발 인자로 인한 과민반응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몸에서 가장 약한 점막은 눈과 코 점막이다. 이런 약한 부위에 알레르기는 집중적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이때 나타나는 증상이 코막힘,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과 눈 가려움증이다.
보통 아침에 일어났을 때 심했다가 오후엔 점차 감소하게 되며, 코막힘 증상은 계속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가려움증은 코뿐 아니라 눈, 목, 귀에도 발생한다. 눈물, 두통, 후각감퇴, 폐쇄성 비음과 같은 증상도 나타나기도 한다. 합병증으로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두염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천식과 함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서 생기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알레르기 체질과 주위의 천식 유발 요소들이 상호 작용을 일으켜 나타난다.
알레르기 비염의 가장 흔한 항원인자는 진드기이다. 진드기는 사시사철 우리를 괴롭히는데 특히 온도에 민감하다. 환절기가 되면서 창문을 닫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진드기는 집안에서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비염은 더 심해지게 된다. 보통 찬바람을 쐬어 비염이 더욱 심해진다고 생각을 하는데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알레르기 비염의 대부분 원인이 진드기이므로 이런 경우엔 집안의 진드기 서식환경에 더 좌우된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큰 환절기엔 우리 몸의 체온 역시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특히 체온이 1℃ 낮아지면 면역력은 2배 이상 낮아진다고 한다. 가을엔 저항력이 떨어지면서 가장 먼저 비염이 발생하게 된다. 가을에 피는 꽃의 꽃가루 역시 중요한 요인이 된다. 집안에 진드기가 점차 많이 증식을 하면서 동시에 꽃가루가 추가되면 비염이 더욱 심해지게 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 2006년에 29만 명이 비염 진료를 받았으나 지난해에는 그 수가 52만 명으로 증가해 최근 5년간 연평균 15.4%씩이나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월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9월이 179.2%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환절기인 9월부터 비염을 달고 사는 사람들이 급증한다는 것이다.
◇ 체질개선과 면역력을 키워주는 한방치료가 효과적
비염은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병이 아니어서 쉽게 생각될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고 재발이 쉬운 질병이기 때문에 증상치료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이 되는 부분을 찾아서 치료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를 외부로부터 신체를 방어하는 기능인 위기(衛氣)가 약한 상태에서 다양한 외부 요인에 감촉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신체를 방어하는 위기라는 것이 곧 면역력이며, 이것은 장 건강과도 직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알레르기 비염이 발생하면 가능한 초기에 원인을 파악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액검사나 피부도포 검사를 통해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을 찾아서 원인 물질을 제거하거나 회피하는 방법을 우선해야 한다. 그 다음은 증상 완화 목적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치료를 위한 체질 개선에 목표를 둔다.
한방에서는 알레르기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체질로 변화시켜 면역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꾸준히 하면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도 있다.
성장클리닉전문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박승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