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 느린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의 호소 중에 하나는 밥 좀 잘 먹게 해달라는 점이다. 너무 안 먹는 아이들은 당연히 키도 덜 크고 성장도 느릴 수밖에 없다. 본원 갤럽조사에 의하면 부모들이 생각하는 성장장애 원인은 유전 58%, 식욕부진 56.4%, 허약체질 36.2%, 스트레스 27.3%, 비만 10.6%, 만성질환 9.7%로 나타났다.
식욕부진(食慾不振)은 엄마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성장치료를 위해 성장클리닉을 방문하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식욕부진을 호소한다. 잘 차려 놓아도 먹는 것을 거부하는 아이들을 마주하는 부모의 심정은 애가 탄다. 하루 종일 밥상에 마주 앉아 전쟁을 치르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식욕부진이란 식욕이 없거나 먹고 싶은 욕구 자체가 부족한 증상을 말한다. 먹는 것에 흥미가 전혀 없는 상태를 말한다. 배가 고프지 않고 밥 먹는 것조차 흥미를 잃어버린 상태를 말한다. 심하면 음식을 씹는 것 자체를 커다란 고통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식욕부진 아동의 특징은 편식이 심하며 영양이 부족하여 체중, 키의 성장발달이 느리고 잦은 감기와 병치례를 자주 하게 된다. 식욕부진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위장의 크기도 줄어들고 위장흡수율도 떨어진다.
성장치료를 통해서 유전보다 더 클 수 있다고 강조하는 주된 이유 중에 하나는 한약으로 비위(脾胃)를 더 건강하게 해서 잘 먹게 만 해주어도 어느 정도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식욕부진으로 고생하는 아이들 중에는 저체중아로 태어나거나 유전, 산모의 입덧이 심한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 영양결핍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잘 먹던 아이들도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감기와 알레르기 질환이 주 원인이다. 우리 몸의 면역기능과 성장은 같은 에너지원을 사용하게 되는데, 감기에 걸리거나 알레르기 질환에 걸리게 되면 면역에 쓰이는 에너지가 늘어나고 성장이나 영양섭취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들게 된다. 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이들은 대부분 식욕부진을 겸하게 된다.
아토피, 알러지 비염과 같은 질환으로 면역기능이 과항진 되면 식욕부진과 성장이 뒤쳐지게 된다. 장염을 심하게 앓은 후에 흔히 식욕부진이 오는데, 장염을 겪고 나면 장의 운동성도 떨어지고 장점막에서 음식물을 소화 흡수하는 기능도 약해져 식욕부진이 생기기도 한다. 가스가 자주 차거나 변비가 심한 경우, 배가 찬 경우에도 식욕부진이 생긴다. 이와 같이 소아의 식욕부진은 각각의 원인을 잘 살펴서, 이에 알맞는 치료를 병행해야 잘 키도 더 잘 크게 된다.
식욕부진인 아이들은 위장의 크기도 작고 소화흡수력도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갑자기 위장의 크기가 커지거나 소화력이 정상아동 수준으로 돌아오기는 어렵다. 변비와 복통 헛구역질, 구토, 소화불량과 입냄새, 설사나 변비를 동반하기도 하고 얼굴색은 누렇고 윤기가 없고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소아 식욕부진은 단순하지만 치료가 그리 쉽지 않다. 한방선 불사음식(不思飮食)으로 표현하고 이런 현상을 비허증(脾虛證)으로 진단합니다. 치료 처방으로 향사양위탕, 향사육군자탕, 향사평위산, 소건중탕과 같은 다양한 방제를 가지고 증상과 체질에 맞춤 처방을 한다. 3개월 정도 꾸준히 원인에 맞는 치료를 한다면 근본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이키한의원 성장클리닉 원장 박승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