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이 심하면 머리가 나빠진다.
‘선생님, 아이가 코가 막혀서 고생하고 있는데 괜찮은 건가요?’ 라고 생후 6개월 된 유아를 안고 젊은 어머니가 걱정스런 얼굴로 필자의 진찰실에 들어왔다. 최근 우리 병원에는 이러한 어머니들이 늘고 있다. 이 아이의 콧속을 진찰해 보니 딱지 같은 것이 입구를 막고 있었다. 그것을 제거하고 속을 들여다보니 그 속에 솜 덩어리가 들어 있었다. 그 솜 덩어리가 원인이었다. 그것을 제거한 후 이 아이의 증상은 말끔히 완치되었다. “또 다시 코딱지가 생기면 가정용 흡입기(지인텍의 코크린)로 빼내고 벽에 단단히 붙어 있어서 떼기가 어려울 때는 휴지를 말아 올리브기름을 묻혀서 코의 입구에 넣어 두십시오. 코딱지가 물렁물렁해지면 가정용 흡입기로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고 지시한 후 귀가 시켰다.
최근 젊은 어머니들은 아이들 양육에 무지한 사람이 적지 않다. 우선 유・소아의 콧속에서 발견되는 작은 솜 덩어리가 그것이다. 어머니들이 아무 생각 없이 면봉으로 코를 닦아내기 때문이다. 면봉으로 코를 닦아 내는 동안 실수로 솜 끝이 콧속에 남을 수도 있다. 이것은 콧속의 점막에 상처를 내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다. 즉시 그만 두어야 한다.
한편 유・소아는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자유스럽지 않다. 젊은 어머니들은 자기 아이를 과잉보호하여 담요를 덮고, 타월을 덮어 주고 끔찍이 보살핀다. 어머니들은 이런 침구로부터 발생하는 솜먼지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따라서 덮는 담요의 가장자리를 유소아의 코로부터 10cm이상 떨어진 거리에 두고 덮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유・소아에서 솜 덩어리에 의한 코막힘을 예방할 수 있다.
필자가 유・소아의 코막힘에 대해 상세하게 언급하는 것은 코막힘 하나가 유・소아의 뇌를 나쁘게 만들고 신체를 약하게 만든다고 하는 중대한 이유 때문이다. 유・소아의 코막힘은 코딱지 외에 아데노이드 비대라는 원인도 있다. 어떤 원인으로든지 코가 막히면 구호흡(입을 벌리고 호흡하는 것)을 하게 된다. 유・소아에게는 구호흡이 매우 해롭다. 그 이유는 코막힘 때문에 구호흡을 하면 필요한 산소 섭취량이 감소한다. 산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뇌이다. 뇌는 에너지원으로서 포도당과 산소를 사용한다. 인체에서 뇌가 가장 산소소비가 많다. 유・소아는 생후 3세까지 지능의 기초가 되는 신경회로를 완성시킨다. 또한 그 성장단계에서 산소가 부족하면 뇌의 성장이 나빠지고, 머리가 나쁜 아이가 될 수 있다. 뇌의 신경회로에서 만들어진 정보회로는 3세 전후에 완성되고, 그것이 그 아이의 일생을 결정하게 된다. 그 후에는 서둘러도 이미 때가 늦는다. 코막힘에 의한 구호흡에서는 공기의 섭취량이 감소하므로 무의식적으로 많은 공기를 흡입하려 한다. 이것 때문에 흉곽의 압력이 높아지고 이 압력은 심장을 압박하게 된다. 압박 받은 심장은 혈액순환에 지장을 일으키고, 뇌로 보내지는 혈액순환이 감소될 위험이 생긴다. 혈액순환에 의해 산소가 뇌로 보내지기 때문에 구호흡을 장기간 하게 되면 뇌가 나빠지게 된다. 또한 혈액순환의 악화는 심장에 부담을 증가시키고, 심장비대라는 질병이 생기게 된다. 구호흡이 있는 아이는 입을 벌리고 잠자기 때문에 위턱의 발육에 나쁜 영향을 주고, 치아의 교합이상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질병에 잘 걸리게 되는 원인도 된다.
코는 차가운 공기를 가열하여 폐로 보내는 기능을 하고 있다. 외기의 온도 22.6℃인 공기가 콧속을 지나 후두와 기관지를 통과하여 폐 속에 도달하게 될 때 36.9℃로 된다. 이 온도의 차이는 14.3℃이며, 이만큼의 온도가 몸속에서 가열되었다는 계산이다. 이중 75%가 콧속에서 가열된다고 한다. 결국 10.7℃가 콧속에서 가열된다. 나머지 3.6℃만큼을 기관지에서 가열한다는 계산이다. 그런데 입으로 호흡을 하게 되면, 14.3℃의 60% 즉 8.58℃를 기관지에서 가열해야 할 부담이 생긴다. 본래는 3.6℃만큼만 가열해도 되는데 8.58℃까지 가열해야 한다. 그 차이인 4.98℃를 가열해야 할 부담을 증가시킨다. 결국 기관지의 부담은 1.4배까지 증가하게 된다. 기관지의 부담이 크게 되면 바이러스나 세균에 침범되어 염증이 쉽게 일어나게 된다. 여기에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감기에 걸리게 되고, 다른 잡균이 침입하면 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일으키게 된다.
입호흡은 머리를 나쁘게 만들고, 우리 몸을 질병에 잘 걸리게 만든다. 따라서 유・소아의 비염은 반드시 조기에 치료하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영동한의원 / 김남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