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유방은 자녀에게 모유를 먹이는 모성의 상징이자, 성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여성성의 상징이다. 반면 유방은 여성들을 두렵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 가장 흔한 여성암이 유방암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유방암은 우리나라에서도 2001년 이후 국내 여성암 발병률1위에 등극하면서 국내 여성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40세 이하 젊은 여성의 발병률이 전체의 25%라는 이례적인 연령 분포도 때문에, 이제 젊다고 유방암의 위협에서 자유롭지도 못하게 됐다. 바야흐로 유방암의 덫이 세상의 모든 딸들을 위협하는 시대다.
유방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할수록 치료율이 높다. 특히 유방암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은 만큼, 가슴을 지키기 위해서는 꾸준한 정기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10월은 유방암 인식의 달. 유방암 인식 및 조기검진을 독려하는 핑크리본 캠페인이 시작되면 가슴 건강을 염려하는 젊은 여성들이 부쩍 여성 병원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나 선입견을 가지고 검진을 망설이는 사례가 있으니, 바로 유방 확대 수술을 받은 여성들이다. 유방 확대 수술을 받게 되면 보형물에 가려 암 조직의 진단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어느덧 정설처럼 퍼져가고 있어 이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다. 과연 유방 확대 수술이 유방암 진단에 걸림돌이 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확대 수술을 위해 가슴에 넣은 보형물이 유방암 발견을 어렵게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일 뿐이다. 지금까지 보형물이 유방암 검진을 방해한다는 의학계 보고는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미국성형외과학회지에 보고된 내용에 따르면, 1953년부터 유방확대술을 시행 받은 313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0년 이상의 경과를 조사했더니 보통 일반인에서 발생하는 유방암의 빈도보다 낮은 빈도의 유방암이 발생하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결과가 나온 배경에 대해선 지금도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 지고 있으나, 보형물로 말미암아 면역반응이 증강되어 유방암 유발물질에 대한 저항이 증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한, 유방암 발병 후 보형물로 인해 병세가 악화될 가능성에 대한 것도 사실 무근이다. 2004년 1월, 미국내과의학회지에서는 ‘보형물이 유방암 촬영의 민감도(sensitivity)를 떨어뜨리지만, 자가 진단이나 임상 진찰을 용이하게 해 결과적으로 유방암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현재 유방 확대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유방암 검진이 어렵지 않을까 혹은 유방암 발견 후 병세가 악화되진 않을까 하고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유방 확대 수술이 유방암 검진과 무관하다 해도 누구나 좀 더 안전한 방법을 원하기 마련. 이런 걱정을 갖고 있는 여성에게는 ‘근육 하 유방 확대 수술’이 권장된다. 근육 하 유방 확대 수술을 받은 여성은 유방암 검진도 용이하고, 유방암 절제 때에도 보형물 제거 없이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 칼럼에서, 기존의 근육 위 유방 확대 수술의 단점과 함께, 근육 하 유방 확대 수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바람성형외과원장 심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