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은 정말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당뇨 조절에 약의 힘을 평가 절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다른 예로 2형 당뇨에 대해 혈당의 초기 조절에서 1차 약제보다 생활습관 교정이 더욱 큰 조절 효과를 지니는 것은 꽤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약을 복용하기 전, 생활습관 교정을 가장 먼저 해야 할까? 그 부분에 대해선 잘 생각해봐야 하는 점이 있다. 일란성 쌍둥이를 연구한 결과에서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인 1형 당뇨보다 생활습관 질환인 2형 당뇨가 오히려 유전자의 지배를 강력하게 받는 점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생활습관조차 유전자의 강력한 지배를 받게 되어 있다 보니 사람의 의지만으로 생활습관을 교정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만성 질환의 치료 대상이 된다면, 약은 약대로 사용하면서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 교정의 어려움은 척추 환자에게서도 잘 나타나지만, 그럼에도 생활습관 교정으로 나아지는 경우도 많다. 척추측만은 교정하기 어렵고 다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지만, 꾸준한 운동으로 척추측만이 교정되는 단기 사례가 있다. 한번 발생한 퇴행성 변화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또한 정론이지만, 좋은 운동을 하면 퇴행성 디스크도 다시 젊어질 수 있다. 이처럼 생활습관의 교정은 허리 질환의 치료 역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단, 습관 교정을 통한 치료 효과는 담당 주치의와의 충분한 상담과 바른 생활습관에 대한 동기 부여가 전제되어야 얻을 수 있다.
필자는 진료실에서 항상 척추 환자들에게 금연을 강조하곤 하는데, 대부분의 척추 질환에서 담배가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는 1순위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의지로 시행하는 금연 성공 가능성은 3% 언저리로 조사되어 있다. 생활습관을 고치기 어려움은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난다. 그러나 약의 도움을 받으면, 니코틴 보조제는 금연 성공률을 약 2배, 부프로피온은 3~4배, 바레니클린은 최대 8배까지도 금연 성공 가능성을 끌어올려 준다. 건강을 위해 의학이 제공하는 치료 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좋은 예가 되겠다. 이때 약 못지않은 강력한 수단이 한 가지 더 있는데, 바로 치료자의 지지와 상담이다. 실제로 훌륭한 금연치료 전문 의사 선생님들의 경우 70~80%의 높은 금연성공률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생활습관을 대할 때, 진료실에 있는 환자와 의사 모두 이 사실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생활습관의 교정은 참 어렵다. 운동은 귀찮고, 식습관 교정은 고달프다. 그러나 의사와의 충분한 대화와 상담이 금연에서 약 못지않게 강력한 요소인 것처럼, 다른(허리) 질환에서도 주치의와의 대화는 바른 생활습관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지속시킬 강력한 방법이 되어준다. 의사에게 질문하고 대화하기를 주저하지 말자. 아픈 것을 바라는 환자가 없는 것처럼, 환자의 상태가 나빠지기를 바라는 나쁜 의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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