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사망자는 기내식 조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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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조사 결과 이 식중독은 포도상구균에 의한 것으로, 기내에서의 아침 식사였던 오믈렛 위에 놓였던 두 쪽의 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앵커리지의 조리사 한 사람이 손에 난 가벼운 상처를 보고하지 않았으며, 조리된 음식들이 14시간은 실온에서, 14시간 반 동안은 섭씨 10도에서 방치됐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3도 이하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는 포도상구균이 햄 속에서 증식하며 식중독을 유발하는 독소를 만들어내었던 것이었다.
세계 항공사상 최대로 기록된 이 식중독은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이 음식물을 조리하면 안 된다는 것과 음식을 세균이 자라지 못하는 온도에 보관해야 한다는 초보적인 규칙을 지키지 않은 데서 일어난 사고였다. 불행 중 다행이었던 것은 앵커리지에서 교대한 조종실의 승무원들은 아침을 먹고 탑승하였던 탓에 기내에서 식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은 영국의 의학 잡지 ‘란셋’이 조종을 담당하는 승무원들만큼은 서로 다른 조리사가 만든 식사를 각자 따로 하는 것이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바람직하다고 권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환자들은 덴마크 보건당국의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에 힘입어 모두 회복되었다. 사건 발생 후 10일째, 상태가 가장 위중했던 52세의 남자환자와 64세의 여자환자가 마지막으로 퇴원하던 날, 앵커리지에서는 일본항공의 기내식 담당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식중독의 유일한 사망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