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분명 언니랑 똑같이 먹었는데 저만 자꾸 살이 쪄요.”
비만으로 내원하는 환자분들 중에 위와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을 종종 보게 된다. 심지어는 형제, 자매가 같이 내원했는데, 비슷한 식사와 생활습관을 유지하는데도 둘 중 한 명만 자꾸만 살이 찌는 경우도 있다. 언니는 뷔페에서 음식을 몇 접시를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아 고민이고, 동생은 조금만 먹어도 살이 너무 잘 쪄서 고민이다. 물론 많이 먹고 덜 움직여서 살이 찌는 경우도 많지만, 똑같이 먹었는데도 누구는 살이 찌고 누구는 늘씬한 경우가 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비만은 ‘섭취한 에너지의 총량이 소비하는 에너지보다 많은 상태’에서 ‘체지방이 증가’하여 발생한다. 비만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고, 한 가지의 원인만으로 설명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나, 조금 더 효율적으로 체지방을 감량함에 있어 본인의 체질을 확인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 사람의 체질을 소양인, 소음인, 태양인, 태음인 네 가지로 분류한 것을 사상체질이라고 한다. 그 중 특히 태음인은 유달리 풍채가 좋고 체구가 큰 특징이 있는데, 다른 체질보다 음식을 흡수하고 저장하는 기능이 발달해서, 똑같이 먹어도 다른 체질보다 훨씬 더 살이 잘 붙기 때문이다. 소위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 라고 하는 경우나, 어렸을 때부터 과체중으로 힘들었던 경우는 태음인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다른 체질 중에도 비만한 경우가 있는데, 소양인은 열이 많고 위의 소화력이 좋기 때문에 과식이나 폭식 경향으로 비만이 되는 경우가 있으며, 소음인은 혈액순환이 약해서 몸이 차고 잘 붓고 찌는 경우가 많다.
조금만 먹어도 살이 잘 찌는, 즉 흡수가 잘 되는 체질인 사람이 흡수가 잘 되는 음식을 먹는 경우, 살은 걷잡을 수 없이 찌게 된다. 대표적인 음식들은 바로 정제 탄수화물류인데, 이미 다 부서지고 갈아져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흡수가 너무나 빨라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당장 필요한 이외의 것들은 지방으로 쉽게 저장이 되어 버린다. 한번 지방으로 저장이 된 것을 또 다시 빼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진다. 따라서 아예 처음부터 라면, 국수, 빵, 떡 등의 음식을 먹기보다는 차라리 고기, 계란, 야채, 잡곡 등의 있는 그대로의 음식들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외식을 할 때에도 피자, 파스타, 빵 같은 종류보다는 차라리 고기류와 채소를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정제 탄수화물, 음료수 등 빠르게 흡수되는 음식들을 멀리하고 특히 저장하는 시간인 저녁에는 천천히 흡수되는 음식들인 단백질, 야채 위주로 가볍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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