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인체의 여러 장기 가운데 단일 장기로는 가장 크며, 무게 또한 약 1,200~1,500g 정도로 성인 체중의 1/50에 달한다. 그리고 그 크기만큼이나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간은 생명활동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며, 에너지 대사, 소화 흡수, 영양대사, 혈액 순환, 노폐물 제거 등 전반적인 부분에 모두 간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간이 우리 몸을 위해 하는 일들을 자세히 알아보자.
▲ 해독과 배설을 담당
간은 몸 안에 있는 천연 정화조의 역할을 한다. 간이 걸러내는 것들은 우리 몸으로 들어온 독소, 섭취한 약물, 체내에서 생성된 호르몬 등으로, 이들은 대부분 간에서 여러 가지 복잡한 화학반을을 거쳐 적절히 해독되거나 분해된다. 간이 담당하는 이러한 해독작용은 외부의 장치나 약물로 해결할 수 없는 기능이므로 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독소 중 가장 많은 양은 음식을 통해 들어온다. 음식은 장을 통해 소화작용을 거쳐 간에 도달하는데, 이때 독소의 양이 많으면 간에 과부화가 걸려 기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간은 해독작용을 마치면, 지용성인 독소를 수용성으로 바꿔 소변과 대변으로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그런데 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지용성인 독소가 그대로 유지되면 고형질이 지방질로 된 뇌나 세포막, 혹은 생식기에 가서 붙게 된다. 간이 나쁠 때 집중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하며, 성욕이 감퇴하거나 불임이 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약물이나 독물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간세포 자체가 견디지 못하고 손상을 받는다. 우리 몸의 염증을 치료하는 약물에는 염증을 치료하기 위한 독소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신경안정제나 항염제, 항생제와 같은 약물을 많이 섭취하면 간 무리하게 해독작용을 해야하므로 간에 무리가 올 수 있다. 특히 만성 간질환 환자가 의사의 지시 없이 이런 약을 복용한 후 병세가 악화되는 것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따라서 간이 나쁜 사람은 쓸데없이 약을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
술도 마찬가지다. 술도 간에서 해독해야 하므로,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지방간이나 간염, 간경변증이 생길 수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활성산소는 독소이기 때문에 간에서 해독해야 되는데, 그 수치가 높아지는 만큼 간이 할 일이 많아져 쉽게 피로해진다.
▲ 각종 영양분의 합성, 분해 저장을 담당
간은 나쁜 물질을 걸러내는 한편, 간에 결집한 영양소를 이용하여 새로운 물질을 만들기도 하고, 영양소를 몸 곳곳에 골고루 배분하기도 한다.
먼저, 간세포 안에는 대사에 필요한 각종 효소가 수 백 가지 이상 들어있어 탄수화물, 단백질 등을 분해, 저장, 합성한다. 또한 장에서 흡수된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저장한 후, 여러 장기에 보급한다.
간은 필요시 스스로 당분을 합성하기도 하며, 지방질을 합성해서 지방조직에 보내고 콜레스테롤이나 담즙산도 생성한다.
▲ 간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간을 쉬게 해주는 것이다. 간은 우리가 왕성히 활동할 때에는 가만히 있다가, 우리가 누워서 쉴 때, 그리고 공복상태일 때 일을 하기 시작한다.
간은 해독작용을 통해 몸 안의 찌꺼기들을 대변과 소변, 땀에 섞어 몸 밖으로 배출하는데, 이 때 미리 간 속에 저장해 둔 효소와 비타민, 미네랄 등을 꺼내 독소를 해독하는 데 사용한다. 독성물질이 많을수록 간 속의 영양소가 많이 사용되는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제때 쉬지 못하고 피로가 쌓이면 간 속 영양소들이 해독에 필요한 만큼 모일 수가 없다. 결국 이때부터 간은 밀려드는 독소를 해독할 힘을 가지지 못해 타격을 받게 된다. 따라서 결국 간을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은 잘 쉬는 것이다.
한편, 간이 보내는 신호를 읽는 것도 중요하다. 얼굴색의 변화나 피부 트러블 등은 간에서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얼굴이 노랗게 변하는 것은 간에서 배설되는 쓸개즙이 배설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떠다니기 때문이다. 또한 체내에 쌓인 독성물질은 피부를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피부 트러블이 생기기도 한다. 한편, 간의 호르몬 대사에 문제가 생기면 남녀 호르몬에 문제가 생겨 성욕이 감퇴하거나, 여성의 경우 월경 이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기고자 :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