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탈농촌, 핵가족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인구들이 부쩍 늘었다. 때문에 홀로 지내는 고령 인구들의 삶의 질은 턱없이 낮아졌다. 이들은 특별한 경제 활동도 없을뿐더러 건강 하나 챙기는 것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고령화 사회를 맞이했으나 삶의 질 수준은 되레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부터라도 그동안 멀리 떨어져 지내느라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던 부모님의 건강을 챙겨 효도를 실천해 보자. 우리네 부모님들은 몸이 아파도 일부러 참고 견디는 경우가 다반사다. 시골 특성 상 근처에 진료 받을 만한 의료기관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자녀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하는 부모님의 애틋한 마음도 크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님이 전과 다르게 무릎에 통증을 느낀다면 이를 한 번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실제 무릎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들을 직접 진료하다보면 65세 이상 ‘퇴행성관절염’ 환자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무릎 관절 내 자리 잡고 있는 연골이 손상됨으로써 나타나게 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연골 안에는 신경세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손상 유무를 쉽사리 눈치 채지 못 한다는 것이다. 찌릿찌릿한 무릎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다면 이는 이미 연골이 닳아 뼈끼리 맞닿는 부분이 생긴 후이다.
무릎 관절 질환들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 해 연골이 완전히 다 닳았다면 ‘인공관절술’ 등의 큰 수술을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큰 수술은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고령의 부모님이 수술을 잘 견딜 수 있을지, 수술 후 부작용은 없을지 등과 같은 걱정이 들기 때문이다.
다행히 연골이 완전히 손상되지 않았다면 치료의 선택 폭은 넓어지게 되며 이에 따른 부담 역시 줄게 된다. ‘자가 지방줄기세포’ 등의 연골재생술 치료를 시도함으로써 무릎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최근 화두인 줄기세포 치료는 환자의 복부, 둔부 등으로부터 추출한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단순 분리한 후 환자 연골의 손상 부위에 주입하게 되는 방식이다.
지방에는 연골로 분화 가능한 ‘중간엽 줄기세포’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지방줄기세포의 경우 수면 마취 상태서 주사기를 이용해 비교적 쉽게 채취할 수 있고 그 시간도 짧아 고령의 부모님들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다.
부모님의 무릎 통증이 심상치 않다고 여겨진다면 병원에 내원해 조기 진단함으로써 속히 치료를 받는게 가장 좋다. 이번에 그동안 미처 신경 쓰지 못 했던 부모님의 무릎 건강 상태를 확인해봄으로써 효도를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기고자 :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