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5도를 오르내리면서 요즘의 인사는 "휴가다녀오셨어요?"인 것 같다. 더불어 휴가를 계획 하시는 분들이 진료실에서 흔히 하는 질문은 "자외선차단제 뭐 쓰세요?" 이기도 하다. 자외선이 피부암을 발생시킴이 알려진 이후 이를 방어할 수 있는 자외선 차단제는 꾸준히,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은 피부암의 발생을 감소시키고, 노화를 예방하며, 검버섯 등의 피부 색소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등 그 중요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진료실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자외선차단제의 차단지수는 어떻게 선택하냐 이다.
당연히 SPF50 이상을 사용하지요.. 라고 답을 하는데 자외선 B의 차단을 의미하는 SPF는 숫자가 높을수록 자외선B의 차단 정도가 높아지지만, 그 정도가 비례하지는 않는다. 즉, SPF 15는 자외선B를 93.3% 차단하는데, SPF 30은 96.7%, SPF 50은 98%를 차단한다. 즉, SPF15와 SPF50의 차이가 채 5%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화운데이션이 SPF15의 차단기능을 갖고 있다면 굳이 자외선차단제를 또 바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별도로 사용해야 제 몫을 한다. 왜냐하면 제품에 표시된 SPF는 2 mg/cm2의 용량을 사용하는 경우에 얻을 수 있는 효과로 실제 얼굴에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의 양은 권장량의 1/4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실제 바르는 자외선차단제의 량이 적어 제품에 표시된 SPF에 비해 피부에서 받아들이는 값은 현저하게 낮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별도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차단지수가 높은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는 데는 방해요소가 있다. SPF가 높아질수록 늘어나는 차단 성분으로 인해 피부에 남는 막이 두꺼워지면서 자외선차단제를 바르고 나면 피부가 답답하여 사용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할 때 다른 화장품에 비하여 사용감이 안 좋은 이유는 뭘까?
자외선을 차단하는 주요 성분 중 에칠헥실메톡시신나메이트, 에칠헥실살리실레이트, 옥토크릴렌 등은 오일 성분이기 때문에 자외선차단지수가 높아질수록 끈적이고, 기름지게 된다. 오일류가 싫다면 이러한 성분이 적게 들어간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벤조페논-3, 아보벤존 등의 성분은 지용성의 고형 크리스탈로 이 성분을 제품화하려면 많은 양의 오일 성분이 필요하기에 마찬가지로 자외선차단지수가 높아질 수록 기름지고, 끈적이게 된다. 반면 물리적 차단제의 주 성분인 징크옥사이드나 티타늄다이옥사이는 불용성의 작은 입자로 끈적거리지는 않지만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퍽퍽하게 만든다. 지성의 여드름 피부라면 이러한 성분이 주로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면 조금 편한 사용감을 갖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휴가지에서 자외선차단제를 발랐음에도 불구하고 썬번을 입고 내원하는 제품은 뭘까?
가장 많은 빈도로 경험하는 제품은 썬스틱이다. 사용하기 편리하여 휴가지에서 자주 사용되어지지만 스틱으로 쓱쓱 바르면서 빠지는 부위가 생기게 되고 빠진 부위에 벌겋게 달아오르는 일광화상을 종종 경험한다. 수영복이나 노출이 많은 옷을 입게 되는 경우라면 자외선차단 로션이나 크림 제형으로 먼저 전체를 바른 후 추가로 바를 때 스틱 제형을 사용하는 것이 피부에 자외선차단제가 덜 바르게 되는 부위를 만들지 않는 안전한 방법이다.
자외선차단제, 사용감이 좋지 않아 선뜻 손이 가지 않을지라도, 휴가지에서는 반드시 차단지수가 높은 자외선차단제를 꼼꼼이 발라 건강한 피부를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