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팔리는 32개 제품의 립스틱과 립글로즈의 중금속 농도를 측정한 결과 카드뮴은 15개, 크롬은 22개, 납은 24개 제품에서 검출되었다는 보고가 있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립스틱을 먹고 흡수하면서 그 안에 있는 중금속까지 장기간 축적돼 발암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하니 충격적이다. 여기서 더욱 놀라운 사실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립스틱 중금속 조사를 한 적이 없다는 것. 안심할 수 있는 제품이 어떠한 것인지 알 수 없다니 난감한 상황이다.
립스틱은 직장 여성의 경우 하루에도 여러 차례 덧바르는 것은 물론 밥을 먹으면서 혹은 말하면서도 수시로 먹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립스틱을 꼭 써야 한다면 식사 전에 닦아내거나 덧바르는 횟수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입술은 얼굴 보다 피부층이 얇고 혈관이 많이 분포돼 있어 다른 여느 부위에 바른 것보다 흡수가 잘 된다. 그래서 입술은 립스틱에 소량 함유되는 니켈, 방부제, 색소, 향료 등에 접촉피부염이 잘 생기는 부위이기도 하다. 특히 화학성분이 강한 색조 제품을 많이 사용하면 자극이 심한 성분이 피부에 자극물질로 작용해 입술이 상할 우려가 있다. 립스틱, 립밤 뿐만 아니라 치약, 화장품, 음식물 등으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입술에 접촉피부염이 생겼다면, 그 원인 물질을 찾아 다시는 접촉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방법은 최근 입술에 새로 접촉한 물질이나 바를 때 마다 증상이 심해지는 물질을 찾아내어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은 피부과를 방문하여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
접촉피부염을 예방하려면 귀가 후에는 클렌징을 깨끗이 하여 입술에 립스틱을 남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립스틱을 제거할 때는 전용 리무버를 사용하되, 화장솜에 리무버를 묻힌 후 입술 위에 5초 정도 올려 놓았다가 살살 닦아낸다. 입술을 팽팽하게 만들어 세로의 주름 속까지 다시 한번 꼼꼼하게 닦아내어야 립스틱의 잔여물을 모두 지울 수 있다.
얼굴에서 가장 표정이 다양한 부위인 입술. 가급적이면 외부 자극을 줄이고 유∙수분 밸런스에 신경 써서 올 여름 나만의 자신 있는 이미지를 연출하도록 하자.
/기고자 : 아름다운나라피부과성형외과 서동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