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입원 원인 1순위가 노인성 백내장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백내장은 대표적 노년기 안질환’이라는 말이 다시금 와 닿았다. 그런데 백내장이 주요 실명원인이라는 과거의 인식은 조금씩 변하고 있는 듯 하다. 수술기술 발달로 이제 백내장을 간편하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뿐 인가. 특수렌즈를 넣어 백내장을 해결하면서 돋보기까지 벗는 환자들도 많다.
노인성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안질환이다. 빛을 통과시켜 망막에 상을 맺게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면 빛이 제대로 통과되지 못해 시야가 흐려진다. 보통 45세 이후부터 노안이 시작되고 5,60대가 넘으면서 백내장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
백내장 초기에는 약물치료로 혼탁증세를 일시적으로 늦출 수 있다. 하지만 눈이 침침한 불편을 안고 살아야 하고 백내장이 심해지면 수술을 받아야만 실명을 막을 수 있다.
백내장 수술은 수정체를 새 것으로 교체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주로 절개창을 넓게 내 수정체를 한꺼번에 제거하는 백내장 낭외적출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수술시간이 오래 걸리고 회복도 느려 먼저 약물로 진행을 늦추고 불편이 심해질 때까지 참았다 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최근 사용하는 수술법은 딱딱하고 뿌옇게 혼탁해진 수정체를 2.2mm의 작은 절개창을 통해 첨단 초음파 장비로 잘게 부수고, 이를 흡입해 깨끗하게 제거한 뒤 새로운 인공수정체를 넣는 방식이다. 따로 봉합이 필요 없을 만큼 수술이 간편하고, 출혈이 거의 없어 회복도 빠르다. 지난해 필자가 99세 할머니 백내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도 이런 수술기술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또한 수술 다음날부터 화장은 물론, 샤워나 회사업무 등 일상생활이 가능해 나이가 들어도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별다른 제약 없이 수술 받기도 한다.
단, 수술을 미뤄 수정체가 너무 딱딱해지면 초음파로 제거가 힘든 경우도 있다. 이때는 과거의 수술방식으로 수정체를 제거해야 한다. 증상이 있는데도 치료를 미뤄 백내장이 심해지면 수술이 까다로워질 수 있으니 가급적 늦지 않게 수술 받는 것이 좋다. 백내장 수술은 망막출혈이 심한 경우나 중증의 황반변성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큰 문제는 없다.
백내장 수술에 사용되는 인공수정체는 백내장만 해결하는 일반렌즈와 백내장과 노안을 함께 해결하는 첨단 특수렌즈 등 크게 두 가지다. 근거리 작업이 별로 없는 어르신들은 주로 일반렌즈로 수술 받는다. 반면 아직 사회,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중장년층은 특수렌즈를 선호하는 편이다. 평소 안경을 써온 환자들도 백내장과 노안뿐 아니라 시력까지 개선할 수 있는 특수렌즈에 대한 관심이 높다. 환자들은 수술 전 본인의 라이프스타일, 직업, 눈 상태 등을 함께 고려해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으로 수술 받는 것이 좋다.
백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할 때 자외선 차단이 되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시금치, 브로콜리 등 녹황색 채소나 항산화 효과가 있는 블루베리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고자 : 아이러브안과 박영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