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때도 아닌데 부부관계 후에 자꾸 피가 나와요”
42세의 가정주부 박씨가 본 원을 찾아온 이유였다. 두 달 전 남편과 부부관계를 가진 후 피가 보였는데, 그 이후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미심쩍은 마음에 산부인과를 찾았다고 했다. 검사결과 그녀의 병명은 자궁경부암이었다.
자궁경부암은 매년 4천명 이상의 우리나라 여성에게서 발병되는 질환으로 유방암 다음으로 발병률이 높은 암이다. 자궁 경부는 질 안쪽에 위치한 자궁의 입구를 의미하며 원인은 성관계로 인한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이다.
자궁경부암은 초기에는 전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여서 자각하기가 힘들다. ‘무증상이 가장 큰 증상’이라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이다. 자궁경부암은 암 1기에도 증상이 거의 없다가 자궁경부의 모양이 변화고 궤양이나 괴사가 시작되어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성교 후 질 출혈이다. 박씨처럼 출혈이 있은 후에 병원을 찾을 땐 이미 암이 꽤 진행된 이후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며, 초기에 손쉽게 진단할 수 있음은 물론 조기 치료 시 완치율 또한 높은 것이 특징으로 자궁경부암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평소 이를 예방하는 생활 습관을 기른다면 얼마든지 자궁경부암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다.
일단 자궁경부암은 조기 검진의 방법이 잘 알려져 있어 조기 발견이 쉬운 질환이다. 세포도말검사가 그것인데 자궁경부의 세포 변형 상태를 확인해 암 여부를 빠르고 간단하게 진단 할 수 있어, 성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1년에 한 번 세포도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인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 되었다 하더라도 바이러스 감염상태가 암 세포로 발전하기 까지 5년 이상 걸리므로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는 것이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 조기 발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이다.
자궁경부암은 40~50대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지만 최근 여성의 첫 성경험 나이가 빨라지면서 20~30대에서도 발병이 증가하는 추세다. 또 첫 성교 연령이 어릴수록 발병 가능성이 높은데, 어린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하게 되면 아직 면역이 충분하지 못하거나 미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젊은 여성이라도 자각 증상에 관계없이 성관계를 시작했다면 반드시 정기검진을 받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자궁경부암은 백신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한 유일한 암이다. 아직도 성경험이 없는 9~26세 여성이 맞아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성경험과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해도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45세까지 있으므로 노소에 상관없이 여자라면 반드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또한 불결한 성생활은 인유두종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접촉과 자궁경부에의 침투를 유발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성관계시 청결함을 유지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자궁경부암은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진단과 예방, 치료가 모두 쉬운 질환임에도 무관심 때문에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검진 받기가 민망하다는 이유로, 또는 산부인과에 가기가 꺼려진다는 이유로 검진을 미룬다면 자칫 최악의 경우까지 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시 말고, ‘여성의 제2의 심장’인 자궁을 건강히 관리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길 바란다.
이윤진산부인과 이윤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