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1 폐암치료제 레포트렉티닙…종양억제·재발방지 효과 확인

입력 2020.04.13 15:00

연세암병원 연구결과

폐암 진료 사진
약제 내성 돌연변이가 빈번히 발생하고 중추신경계 전이가 높​은 ROS1 폐암의 새로운 치료옵션 가능성이 제시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ROS1 양성 폐암 표적치료제 ‘레포트렉티닙’ 효과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전 치료력이 없는 ROS1 양성 폐암과 크리조티닙에 내성을 보이는 ROS1 양성 폐암 치료에 새로운 치료제 가능성이 제시됐다.

재발 흔하고 신경계 전이 잘되는 ROS1 양성 폐암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김혜련 교수 연구팀과 제욱암연구소 윤미란 박사 연구팀은 난치성 ROS1 양성 폐암에서 레포트렉티닙의 우수한 치료효과를 확인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암 관련 국제 학술지 임상암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 IF 8.911) 최신호에 게재됐다.

지난해 폐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10만134명으로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5년 7만 3671명이던 환자는 2016년 7만 9729명, 2017년 8만 4132명, 2018년 9만 2747명에서 2019년 10만명을 넘어섰다. 이중 80~85%가 비소세포폐암이다.

폐암 유발인자​ ROS1은 2012년 처음 보고된 뒤 전체 비소세포폐암의 약 1~3%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폐선암이나 비흡연자에서 주로 발생한다. 현재 ROS1 양성 폐암에서 미국 FDA가 승인한 치료제로는 크리조티닙(Crizotinib)과 엔트렉티닙(Entrectinib)이 유일하다. 일반적으로 1차 표준치료요법으로 크리조티닙을 사용한다.

ROS1 폐암의 경우 약제 내성 돌연변이가 빈번히 발생하고 중추신경계 전이가 높다. 보통 표적 치료제 사용 후 1~2년 내에 내성이 생긴다. 치료 전 ROS1 양성 환자의 36%에서 뇌(腦) 전이가 나타나는데 전이가 없는 환자도 크리조티닙 치료 후 약 50%에서 뇌 전이가 발생한다.

하지만 1차 치료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약이 마땅히 없는 실정이다. 최근에서야 세리티닙(Ceritinib)과 롤라티닙(Lorlatinib), 레포트렉티닙(Repotrectinib) 등의 효과에 대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교수팀 사진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김혜련 교수 연구팀과 제욱암연구소 윤미란 박사 연구팀은 난치성 ROS1 양성 폐암에서 레포트렉티닙의 우수한 치료효과를 확인했다./사진=연세암병원 제공

레포트렉티닙, 탁월한 종양 억제력 확인

이에 조병철 연구팀은 치료 경험이 없거나 치료 후 내성 돌연변이를 가진 ROS1 양성 환자로부터 환자 유래 전임상 모델을 구축해 임상적으로 이용 가능한 5종의 ROS1 표적 치료제들의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결과,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 추출한 세포(YU1078)실험에서 현재 표준치료제로 사용 중인 크리조티닙과 엔트렉티닙과 비교했을 때 레포트렉티닙과 롤라티닙이 세포 증식이나 전이 등​ 하류신호체계를 가장 강력하게 억제했다.

YU1078를 실험용 쥐에 이식한 결과에서도 레포트렉티닙과 롤라티닙이 종양 억제력이 탁월했다. 레포트렉티닙과 롤라티닙의 경우 각각 189.2%의 암세포성장억제(TGI)가 나타난 반면 크리조티닙은 150.7%, 엔트렉티닙 124.9%은 세리티닙 64.7%임에 불과했다.

하지만 종양을 이식한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약재 내구성 평가(약물 투여 중단 후 재발률)에서 롤라티닙의 경우 20일이 지나자 약 50%(4마리 중 2마리)에서 종양이 재발했다. 레포트렉티닙의 경우 60일 후 25%(4마리 중 1마리)에서 종양이 재발했다.

연구팀은 뇌와 중추신경계로 잘 전이되는 폐암 특성을 고려해​ 전이된 ROS1 폐암에서 치료효과도 평가했다.

YU1078 세포를 마우스에 이식한 종양모델에서 뇌혈관장벽 투과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엔트렉티닙과 비교했을 때, 레포트렉티닙은 탁월한 투과능력과 함께 중추신경계에서도 종양 억제 효과를 보였다.

영상 검사 결과 사진
레포트렉티닙을 투여한 결과 처음 상태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폐(위)와 뇌(아래) 로 전이된 종양의 크기가 현저히 줄어 들었다./사진=연세암병원 제공

뇌혈관장벽 투과능력은 혈액에서 뇌로 들어가는 물질을 선택적으로 투과하는 장벽이다. 산소, 물 등은 투과시키지만 세균이나 항암제 등이 뇌로 이동하는 것을 막아 암이 전이됐을 때 치료가 힘들다.

비히클 및 엔트렉티닙을 투여한 종양모델 쥐의 평균 생존기간은 각각 49일과 57일이었지만 레포트렉티닙을 투여한 마우스의 경우 110일 이상 모두 생존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임상시험에 등록된 환자에서 관찰된 레포트렉티닙의 전신 및 두개 내 종양 변화 결과와 같았다.

1차 표적치료제치료 후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내성 돌연변이(ROS1-G2032R)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레포트렉티닙 항종양 효과가 입증됐다.

크리조티닙 치료 후 내성 돌연변이가 발생한 환자로부터 구축된 세포와 이 세포주를 이식한 마우스에서 롤라티닙은 22.7%의 TGI를 보였다. 반면, 레포트렉티닙은 102.1%의 TGI로 종양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엔트렉티닙 치료 후 내성 돌연변이가 발생한 환자로부터 구축된 이종 이식 마우스에서도 142.8% TGI로 레포트렉티닙의 강력한 항종양 능력을 보였다.

조병철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레포트렉티닙이 ROS1 양성 폐암의 표적치료제 중 가장 우수한 약물이라는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며 “1차 표적치료제뿐만 아니라 전이암에서도 탁월한 효과를 보여 크리조티닙이나 엔트렉티닙과 더불어 다양한 치료 옵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혜련 교수는 “ROS1 양성 폐암의 경우 연구를 위한 전임상 플랫폼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환자 유래 전임상 모델을 통해 임상시험에 등록된 환자에서 관찰된 레포트렉티닙의 임상적 효능을 뒷받침하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한편, 레포트렉티닙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ROS1 양성 폐암을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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