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호빈 기자]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들의 지난해 실적이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한국화이자, 한국MSD,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등은 엔데믹 여파로 인해 매출이 크게 감소했고 노보노디스크와 애브비는 각각 당뇨병·비만 신약과 면역질환 신약을 출시해 성장세를 이뤄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31개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의 매출은 2023년 9조7175억원에서 지난해 9조1870억원으로 5.5% 감소했다. 화이자, MSD, 아스트라제네카, 길리어드 등의 매출이 줄었다.
노보노디스크, 애브비 등 매출 성장을 이룬 기업들은 혁신 신약을 출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보노디스크 한국법인의 매출은 2023년 2302억원에서 지난해 3747억원으로 6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3억원에서 137억원으로 65% 올랐다.
노보노디스크의 매출 성장은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견인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위고비는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같은 분기에만 매출 603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애브비의 매출도 2023년 2347억원에서 지난해 3089억원을 기록하며 32% 증가했다. 린버크와 스카이리치가 국내 시장에 자리잡으며 한국애브비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린버크는 2020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된 후 2021년에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치료제로 사용이 가능해졌다. 스카이리치는 2019년에 판상 건선 치료제로 허가 받은 후 2022년에 건선성관절염, 지난해 손발바닥 농포증 신약으로 국내 승인됐다.
반면 한국화이자, 한국엠에스디 등 매출 감소를 겪은 회사들은 엔데믹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화이자는 코로나19 효과로 지난 2022년 국내 진출한 다국적제약사 중 최초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한 3조2253억원을 기록했지만 엔데믹 상황을 맞이하며 점점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화이자의 매출은 전년 대비 50.3% 감소한 7837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8억원에서 272억원으로 57% 줄었다. 한국화이자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매출 1조원 이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를 갖고 있는 한국엠에스디는 지난해 매출로 66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2.2%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먼저 개발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매출도 2023년 6393억원에서 지난해 6027억원으로 5.7% 감소했다.
길리어드도 지난해 매출로 319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6.7% 감소했다. 길리어드 역시 코로나19 치료제 베클루리의 처방액이 줄어들어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들의 매출 상위 5개사는 한국화이자, 한국노바티스, 한국MSD,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코리아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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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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