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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 생각은 '무시무시한 문지기'… 내면엔 긍정의 힘 가득할 수도 ​

    자살 생각은 '무시무시한 문지기'… 내면엔 긍정의 힘 가득할 수도 ​

    2022년 개봉했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보셨나요? 저는 이 영화가 우울과 불안을 새로운 희망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느꼈습니다. 영화 제목을 직역하면 "모든 것, 모든 곳, 한꺼번에"인데, 영화 제목으로서는 길고 난해해보입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주인공이 일상을 잠시 멈추고 떠난 모험에서 모든 곳에 존재하는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최악의 상황을 한꺼번에 반전시켜버리는 통쾌한 '영웅 드라마'로서 이 만큼 훌륭한 제목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영화 도입부에 주인공 에블린은 완전히 지친 상태로 기계처럼 일만 하며 삽니다. 빨래방을 찾는 손님들과의 사사로운 마찰과 복잡한 세무조사로 신경쓸 게 너무 많습니다. 기한 내에 처리해야 하는 서류들, 매일 반복되는 정신 없는 일상…. 에블린은 점점 예민해지고 치매 아버지와 사춘기 딸, 무능한 남편에게 매일 잔소리와 화만 냅니다. 그러다 우연히 수많은 우주, 멀티버스 안에서 선택의 순간마다 다른 선택을 했던 수천, 수만의 자신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 있는 자신은 그중 가장 잘못된 선택만을 반복해서 가장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영화는 오히려 그런 에블린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비춰줍니다. 더 이상 실패할 것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도전을 해볼 수 있고, '버스 점프'를 통해 만나는 모든 자신으로부터 좋은 능력을 빌려 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가장 실패했다고 생각한 에블린은 스스로가 세상을 구할 유일한 희망이 됩니다. 영화에서 '버스 점프'란 위기의 순간에 가장 엉뚱하고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씹던 껌을 책상에 붙였다가 떼서 다시 씹기, 립밤을 바르지 않고 삼키기, 신발을 그대로 신지 않고 양쪽을 바꿔 신기 등…. 에블린은 적이 공격해오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오히려 버스 점프를 해야만 합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위기에 대처해도 모자를 시간에 엉뚱한 행동에 집중을 하라니! 이것 역시도 굉장히 역설적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흰곰 효과(White bear effect)'라고 하는 아주 중요한 무의식적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무의식은 우리의 의식적인 사고와 인식에 드러나지 않지만 행동과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적 활동을 말합니다. 그 정확한 실체는 아무도 알 수 없겠지만, 분명한 무의식의 특성 중 하나는 '역설적이고 모순적'이라는 것입니다. 왜 모순적인 특성을 갖는지는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아마도 의식적 논리로 설명할 수 있는 범주의 바깥에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주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과학자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미지의 것, 우주적이고 초월적인 어떤 대상을 경험하면 과학의 눈으로 정밀하게 파헤치다가도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신앙심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있지요. 과학과 종교라니, 평행선을 걸을 것만 같은 두 개의 주제가 한 사람의 마음 속에는 똑같은 비중으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비단 과학과 종교만이 아닙니다. 모든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대립적인 생각은 사람 마음 안에서 어떤 시기에, 어떤 이유에서 정확하게 반으로 배열될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때때로 반으로 나뉜 그 사람을 심적으로 괴롭고 우울하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대부분의 자살 생각도 비슷합니다. 일반적으로 심각한 우울증을 겪고 있을 때 자살에 대한 생각도 따라옵니다. 따라서 한 번도 자살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도 우울증이 심각한 수준일 때는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할 수가 있고, 이런 경우 약물치료가 매우 효과적으로 자살 생각을 없애줍니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자살 생각은 증상과 무관하게 아주 어린 시절부터, 오랜 기간 지속되고 약물 치료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런 종류의 자살 생각은 우울증에서 비롯된 증상과는 조금 다르지요. 제 생각에는 어떤 두 개의 생각이 정확히 반으로 나뉘어져 있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있는데, 그 생각이 뭐인지는 무의식 속에 있어 전혀 알 수가 없고, 의식적으로는 '자살 생각으로만 표현되는 상태라 생각합니다.그러니까 자살 생각은, 조심스럽지만, 더 깊은 자기 안의 무의식적인 갈등을 품고 있는 '겉보기 생각'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떤 이유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마음 속 갈등이 바깥으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꽁꽁 감싼 가시갑옷, 혹은 무시무시한 저승의 케르베로스 같은 문지기가 그 앞을 지키고 있는 것이지요. 자살 생각은 다루기 매우 어렵습니다. '자살 생각은 나쁘다.절대 생각조차 하면 안 된다'고 여기면 흰곰 효과의 역설 때문에 생각이 더 나게 되고, 그렇다고 해서 자살 생각을 계속 가지고 살아 가자니 삶이 괴롭고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은 죄책감에 빠지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자살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는 더 모순적이고 해결 불가능인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자살 생각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아니면 내가 사라지거나, 두 가지 선택지 말고는 답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살 생각은 다른 더 깊은 내면으로 향하는 것을 방해하는 일종의 '무시무시한' 문지기입니다. 그 생각 너머에는 자신이 전혀 상상하지 못한 놀라운 내면의 풍경이 펼쳐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오히려 생명과 삶에 대한 다른 생각들이 들어있을지도요. 어쩌면 또 다른 괴로운 관문이 그 뒤에 또 있을 수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한 번은 통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좀더 쉬운 관문이 될지도요. 중요한 것은 자살 생각은 진짜 자기가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기를 방해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면 이 문지기는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까요?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상황의 전환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 엉뚱한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진료실 안에서도 가끔은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이분법적이고 명료해 보이는 선택지에 대해 이야기하던 분들이 세션이 진행되면서 문득 제3의 길이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한 번의 상담으로 그렇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그러나 극적인 변화를 경험하는 분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주 치열한 진심으로 자기를 돌아보고 자살 생각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맞서 고민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정말 '우연히' 상황이 반전됩니다. 진료실에 방문해서 마음의 재료들을 꺼내 놓고 치료자와 함께 치열하게 자신에 대해 고민하다보면 문득 스스로 안에서 '버스 점프'가 일어나는 것이지요. 융학파 분석가이자 미국 정신과 의사인 데이비드 로젠(David Rosen)은 자살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자아 죽이기를 제안합니다. 자아(ego) 죽이기란 이전에 가지고 있던 자신과 인생에 대한 관점을 죽이는 대신, 자기(self)를 살리는 것입니다. 즉, 상징적인 방식으로 자신이 고수했던 태도, 생각, 가치관 등이 죽고 나면, 죽음으로 향했던 에너지가 창조적인 힘으로 변환돼 다시 삶으로 흘러들어 온다는 것입니다. 즉, 그러한 종류의 자살은 '죽음'이 아니라 '부활'인 셈입니다.가끔, 아주 오랫동안 자살에 대해 생각하며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던 환자들이 저에게 "상담을 계속 받고 나서도 죽고 싶다는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죠?"라고 묻습니다. 저는 그분들께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치료자와 '함께' 그 생각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고 부딪쳐 간다면, 반드시 전환점을 찾게 될 것이라고요. [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칼럼송유진 강원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조교수2025/01/05 22:03
  • 귀리유, 아몬드유… 식물성 대체유가 우유 대체재 될 수 있을까

    귀리유, 아몬드유… 식물성 대체유가 우유 대체재 될 수 있을까

    식물성 대체유의 선구자이자 대표로 꼽히는 '오틀리'는 스웨덴 브랜드다. 국내에는 2020년부터 동서식품이 수입하고 있는데, 역사가 근 삼십 년에 이른다. 스웨덴 룬트대의 식품공학 교수인 리카드 외스테가 1980년대부터 개발을 시도했다. 전 세계인의 75%에 달하는 유당불내증 보유자를 위한 대체유가 목적이었는데, 추운 기후에서 잘 자라고 물을 적게 소비하는 귀리가 주재료로 발탁되었다. 오틀리는 우유와 견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단맛을 지니고 있는데 제조 공정이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정확한 해법은 모른다. 다만 인간의 침에도 있는 효소 아밀레이스를 통한 가수분해 공정이 핵심이라 알려져 있다. 어쨌든 제품의 완성도는 출시 당시부터 준수했지만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한 건 2012년 이후였다. 식품업계 출신이 아닌 토니 피터슨을 CEO로 영입해 구축한 지금의 이미지가 잘 먹힌 덕분이다.오틀리가 앞장서 개척한 덕분에 식물성 대체유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찾아왔다. 앞서 언급했듯 사실 우리 대부분은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이미 잘 알려졌듯 소의 사육은 환경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우유 생산 또한 예외가 아니다. 영국 옥스포드대의 연구에 의하면 우유를 생산하는데 식물성 대체유의 세 배에 이르는 온실가스가 배출된다.한편 오틀리는 귀리 우유 1L를 마실 경우 일반 우유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80%, 토지 사용량은 79%, 에너지 소비는 60%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오틀리를 비롯한 식물성 대체유를 선택하는 만큼 우유 소비는 줄어드니 결국 환경친화적이라는 논리이다. 그렇게 귀리유 뿐만 아니라 아몬드유, 유서 깊은 식물성 대체유라 할 수 있는 두유 등이 시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국내 대체유 시장이 2025년 7000억원대까지 성장을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식물성 대체유의 모든 면모가 긍정적이고 미래가 장밋빛이지는 않다. 단점이 있다는 말인데 무엇보다 영양의 측면에서 우유와 경쟁이 안된다. 최근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의 공중보건대에서 200종이 넘는 식물성 대체류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그렇다.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영양소인 단백질만 놓고 보더라도 240mL 기준 우유가 8.2g인 가운데 귀리는 2.7g, 아몬드는 고작 1g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두가 6.1g이고 완두콩이 7.5g으로 콩류가 우유와 견줄만 한데, 완두콩은 아직까지 대체유가 그렇게 흔하지 않은 현실이다. 고려할 만한 점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온실가스만 놓고 보았을 때는 소와 우유가 월등히 나쁘지만, 다른 요소까지 감안하면 약점을 드러내는 식물성 대체유도 있다. 예를 들어 아몬드를 생산하는 데는 물이 많이 필요하므로 세계적인 가뭄·식수 부족의 현실을 감안하면 그다지 환경친화적인 선택이 아닐 수 있다. 식물성 대체유도 따지고 보면 우유의 완벽한 대체재가 아니니 좀 더 다각도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특히 소비자로서 구매를 할 때에는 당 함유량을 비롯한 영양 정보를 살펴 우유를 마시지 않을 때의 이점을 제대로 챙기고 있는지 확인할 것을 권한다. 우유와 비슷한 수준의 점성을 불어 넣기 위해 쓰는 ‘카라기난’류의 증점제도 요즘 만성 염증 등의 원인이 아닌가 의심받고 있음을 감안하자. 
    칼럼이용재 음식평론가2025/01/03 07:45
  • 말다툼하려고 결혼한 건 아니잖아요? 품격있는 부부 대화법

    말다툼하려고 결혼한 건 아니잖아요? 품격있는 부부 대화법

    평소에 “말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나? 직장에서 동료들과 대화할 때 의견 충돌로 자주 다투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싸우는 일은 얼마나 잦을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웬만큼 성격이 나쁘지 않다면 굳이 다른 사람들과 말다툼을 자주 하지는 않는다.그런데 배우자와는 왜 그렇게 자주 다투는 걸까? 크게 싸우지 않더라도 사소한 일로 의견 충돌이 생기고, 작은 말다툼으로 번지곤 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 결혼을 한 이유는 분명 사랑하고 아끼기 위해서였을 텐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오늘은 이 질문에 답하며, 부부가 서로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세 가지 마법 같은 키워드를 독자분들에게 소개하려고 한다.◇말다툼하려고 결혼한 건 아니잖아요?우리는 직장 동료나 친구와는 쉽게 다투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크게 기대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기대가 크지 않으면 실망도 크지 않다. 하지만 배우자는 다르다. 배우자는 내게 너무나 중요한 사람이고, 그렇기에 기대치도 높다.배우자에게는 “내 말을 바로 알아들어야 한다”는 요구를 하게 된다. 아니, 심지어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걸 꼭 말로 해야 알아? 당연한 거 아니야?”라는 말을 주고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사람은 말을 해도 잘 알아듣지 못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배우자가 내 마음을 당연히 알아주길 바란다. 그 기대가 어긋날 때 실망감은 크고, 그 실망은 갈등으로 이어진다.그렇다면 이런 갈등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세 가지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키워드를 알려드리고자 한다.◇첫 번째 키워드: "그렇구나, 당신은 그렇게 생각했구나"부부가 다투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귀가 닫히고 입이 커진다. 서로 자신의 말만 하느라 바쁘고, 어느새 두 사람의 말이 겹치기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대화는 더 이상 대화가 아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첫 번째 키워드이다.“그렇구나, 당신은 그렇게 생각했구나.”이 말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말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격해져 있을 때 이 문장을 건넨다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이 말은 상대방의 말을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 이야기를 존중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상대방은 자신의 말이 전달되었다고 느끼게 되고, 싸움의 강도는 점점 낮아진다. 싸움은 종종 “내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절박함에서 시작된다. 이 짧은 문장은 그 절박함을 이해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대화는 다시 가능해진다.◇두 번째 키워드: "그래, 당신이 오죽하면 그랬을까"듣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공감이다. 상대방이 화를 내거나 실망을 드러낼 때, 우리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기 쉽다. 하지만 그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상대방의 감정을 인정하고 공감하는 것이다.“그래, 당신이 오죽하면 그랬을까.”이 한마디는 상대방이 느낀 감정을 내가 전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 마음을 헤아리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 배우자가 왜 그토록 화가 났는지 이유를 100% 알 수 없더라도, 그 화가 날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이 문장은 자존심을 세우거나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공감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상대방은 “내가 힘들다는 걸 알아주는구나”라고 느낄 것이고, 싸움은 점차 진정될 것이다.◇세 번째 키워드: "좋아, 다음번에 내가 좀 더 잘 해볼게"부부싸움에서 이기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절대 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싸우지만, 이긴다고 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경우는 드물다. 부부는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편끼리 싸우면 결국 둘 다 상처만 남게 된다. 그렇다면 부부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먼저 싸움을 멈추는 것이다.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고, 관계를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다. 배우자가 실망스러운 감정을 드러내며 비난할 때, 이렇게 말해보자.“좋아, 다음번에 내가 좀 더 잘 해볼게.”이 문장은 당신이 잘못했다는 뜻이 아니다. 상대방의 기대를 존중하고, 다음에는 더 나은 관계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진심을 담아 이 말을 건넨다면 상대방도 화를 계속 내기는 어렵다. 단, 이 말을 할 때는 정말로 “우리가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진심이 담겨야 한다. 그래야 이 문장이 가진 힘이 제대로 발휘된다.오늘부터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갈등을 줄이는 세 가지 키워드를 소개드렸다. 하지만 이 문장들만 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거울을 보며 연습하고, 진심을 담아 전달할 준비를 해야 한다. 어떤 마음을 담아야 할까? 바로 이런 마음이다.“당신이 힘들겠구나. 당신이 더 나아지길 바란다. 우리가 더 이상 싸우지 않고 잘 지내고 싶다.”이런 진심이 담길 때, 마법 같은 키워드들이 상대방의 마음에 깊이 닿을 수 있다.다시 한번 세 가지 키워드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그렇구나, 당신은 그렇게 생각했구나.그래, 당신이 오죽하면 그랬을까.좋아, 다음번에 내가 좀 더 잘 해볼게.이 세 가지 문장을 기억하고, 작은 실천으로 큰 변화를 만들어보았으면 한다. 상대방과의 대화가 점점 더 부드럽고 따뜻하게 변화하는 순간을 많은 독자들이 느끼기를 희망한다.
    칼럼선릉숲정신건강의학과 한승민 대표원장2024/12/30 07:15
  • 강해 보이는 '영웅'도 기댈 어깨가 필요합니다

    강해 보이는 '영웅'도 기댈 어깨가 필요합니다

    "소방관 아저씨 우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맨날 불 끄느라 고생하시죠, 국민들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해 유치원생, 초등학생들이 소방서에 보내오는 감사 편지에 쓰여있는 글귀입니다. 소방서와 119안전센터에 가면 게시판 한 쪽에 붙어있는 다정한 편지들입니다. 작은 손으로 힘줘 색칠한 주황색 옷을 입은 소방관 그림이 편지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실제로 소방관들은 지금도 불철주야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근무 중입니다. 화재현장, 응급상황, 사고현장 구조출동 등 다양한 업무와 예측할 수 없는 사건·사고 현장 출동을 위해 대기하며 늘 긴장 상태에 머무릅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구급차로 코로나 환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역할을 해 국민들이 무척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의 영웅적인 모습, 헌신적인 모습만 보고 있어 뒤에 숨어 있는 고통과 괴로움을 보지 못하는지 모릅니다. 매년 소방청에서는 전국 소방공무원 마음건강관리를 위한 '마음건강 설문조사'를 실시합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수면장애 등을 겪는 소방공무원이 많습니다. 우울증은 사람을 우울하고 무기력하게 만들고, 상황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게 하는데 소방공무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응급상황을 자주 경험하며 타인의 죽음이나 부상을 목격하거나 동료 대원의 순직 또는 부상을 목격하고 듣는 경험은 소방공무원을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취약하게 만듭니다.여전히 많은 소방관이 '이런 것쯤은 이겨내야 해, 난 나약하지 않으니까'라며 자신의 심리적 어려움을 방치하거나 외면하고, 때로는 이를 버티어 내야만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지치고 힘들 수 있고, 자신의 한계를 경험합니다. 심리적 상처를 외면하고 방치하면 결국 지친 끝에 무기력해지거나 우울함에 빠지고 몸과 마음이 무너져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소방관들도 자신을 지키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럴 때 전문 심리상담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을 받으며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세요. 우리의 마음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내가 어떤 부분을 힘들어하는지 보이게 됩니다. 마치 매끈하게 잘 닦인 거울을 볼 때처럼 자신의 아픔이 더 선명해지고 잘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더 힘든 기분이 들어 '괜히 상담받았다, 그냥 참고 살면 되는 건데'하는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나아지는 과정입니다. 내 아픔과 어려움을 바라보고, 인정하고, 보듬어줄수록 새로운 인식과 경험으로 세상을 만나며 달라지는 자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방관들도 제복을 벗고 나면 그저 한 명의 사람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기댈 곳이 필요하고, 어쩌면 마치 '人(사람인)'이라는 한자처럼 서로 의지하며 기대어 살아가는 게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이 얘긴 제가 평소 상담할 때 자주 쓰는 비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소방관님도, 이 글을 읽고 계신 국민들도 마음이 아플 때 도움을 받는 걸 망설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내민 손을 잡아주고 기꺼이 어깨를 내어줄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어려움을 털어놓고, 약하다 생각 말고 오래도록 고되고 힘들었을 자신의 마음을 돌보아주시길 바랍니다. 힘들 땐 항상 온 마음 다해 여러분의 평안을 생각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떠올려주세요. 그러면 가을 하늘처럼 마음이 맑아지는 기분이 들 겁니다. 오늘도 모두의 안전한 하루를 기원합니다. [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칼럼조윤경 상담심리사(2024년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서울소방심리지원단 수석상담사)2024/12/29 22:00
  • 늘어나는 1인 노인가구, 고립감이 치매·무릎관절염 키운다

    늘어나는 1인 노인가구, 고립감이 치매·무릎관절염 키운다

    연말연시를 맞아 공공 기관들과 기업들이 앞다퉈 소외계층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독거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연탄 나눔, 기부금 전달, 생활용품 지원 등 관련 보도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요즘이다. 영하의 날씨가 지속되면서 따뜻한 온정을 나눈다는 취지의 활동들이 지속되는 모습이다.그러나 매년 같은시기, 해당 보도들을 보면서 너무 똑같은 활동들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의도는 좋지만, 소외계층의 진짜 니즈를 충족하는 활동들인지 의문이 들어서다. 실제 지역사회에 의료봉사활동을 가게 되면 일부 독거노인들의 경우, 의료 서비스 제공보단 말벗이 되어 주어 고맙다는 말을 하는 시니어들도 적지 않다. 연말이 되면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의 고립감을 해소해 주는 행위야 말로 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활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향후 우리나라 5가구 중 1가구는 1인 노인 가구가 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존재하는 만큼, 연말연시 사회공헌활동에도 변화가 있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실제 통계청은 최근 ‘시·도별 2022~2052년 장래가구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4.1%에서 2052년 41.3%로 전망됐으며, 65세 이상 고령자 1인 가구 비중은 2022년 8.9%에서 2052년 21.3%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특히 앞서 언급한 독거노인들의 고립감과 외로움을 해소해 주는 봉사 활동들은 시니어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신 건강이 약화되면 신체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독거노인들의 우울감은 가벼운 컨디션 문제로 치부해 버릴 증상이 아니다. 최근에는 중년 여성 우울증 환자의 경우 일반 여성들에 비해 조기 치매 발병 위험성이 2배 이상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우울감이 심화될수록 만성적 근골격계 통증 위험을 키운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특히 우울감이 심해질수록 만성 무릎 통증 유병률이 최대 4배 이상 높아진다는 논문이 대표적이다.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50세 이상 남녀 2000여명을 대상으로 우울감과 무릎 통증 수준을 분석한 결과, 우울감이 있는 환자의 만성 무릎 통증 유병률이 일반인 평균보다 약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우울감 수준에 따라 경도(약 2.9배), 중등도(3.2배), 심각한 우울증(4.6배)에 정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무릎관절염은 주로 고령층에서 다발하는 만큼, 독거노인들에게는 해당 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다행히 무릎관절염은 대표적 비수술 치료법인 한의통합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구체적으로 침 치료는 무릎 주변 내슬안, 외슬안, 양릉천 등 주요 혈자리에 실시되며,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통증을 완화한다. 천연 한약재의 주요 성분을 정제해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은 빠른 염증 제거 효과를 보인다. 더불어 모과 등 한약재들을 혼합해 조제한 숙지양근탕 처방을 병행하면 인대 조직 강화와 연골 보호에 효과적이다.하지만 시니어 우울감에 따른 질환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고립감을 덜어줄 수 있는 활동들이 연중 기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르신과 어르신이 말벗이 될 수 있도록 1대1 매칭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나, 봉사자들이 주기적으로 노인 시설을 찾아 지정된 시니어와 라포를 형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공공·일반 기업들의 진전된 연말연시 사회공헌활동을 기대해본다.(*이 칼럼은 안산자생한방병원 박종훈 병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안산자생한방병원 박종훈 병원장2024/12/27 10:00
  • 간이 힘들어지는 연말연시, 숙취 해소에 좋은 한약재는?

    간이 힘들어지는 연말연시, 숙취 해소에 좋은 한약재는?

    ‘해가 넘기 전에 한 번 봐야지’ 라는 연락들이 쌓이고, 미처 12월에 일정을 잡지 못한 연락들은 신년회라도 하자고 하다 보면 12월과 1월 일정이 빼곡하게 들어차게 마련이다. 많아지는 술자리에 지칠 간을 생각하다 보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간에 좋은 것이 있는지,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은 있는지 검색도 해보게 되는 요즘이다.한의학에서는 술을 많이 마시면 열과 독이 쌓인다고 한다. 동의보감에는 ‘술은 대열(大熱),대독(大毒)하다. 심한 추위에도 술은 얼지 않는데, 이것은 술의 열성 때문이며, 술을 마시면 정신이 혼란해 사람의 본성을 바꾸는데 이것은 술의 독성 때문’이라고 표현하고 있다.즉 술을 많이 마시면 몸안에 열이 쌓인다고 보았기 때문에 주상(酒傷)을 없애기 위해서는 땀과 소변으로 열독을 배출하라고 되어 있다. 흔히 숙취 해소에 좋은 것으로 떠올리는 가장 대표적인 한약재는 일반인들에게 헛개나무 열매로 잘 알려진 지구자이다.지구자는 여러 연구를 통해 알콜 해독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동물실험에서도 알코올을 섭취하기 30분 전에 지구자 추출물을 경구 처치했을 경우 혈중 최대 알코올 농도를 40% 감소시켰다. 게다가 혈청 ALT 수치를 낮추는 등 간의 염증 개선과 간 손상 지표 감소 등 간 보호 활성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2017년 한국에서 헛개나무 과실 추출물의 항숙취 효과를 평가한 적도 있는데 26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위약군(플라시보) 대비 숙취 증상 점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등 헛개나무 열매는 연말연시 지친 간의 든든한 지원군이라 할 수 있다.칡 역시 숙취 해소에 빠뜨릴 수 없다. 헛개나무 열매와 함께 숙취 해소 제품에 꼭 들어가는 것이 칡의 뿌리인 갈근인데, 알코올 중독을 치료한다든지 간을 보호하는 등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잘 밝혀져 있다. 하지만, 한의사들에게 갈근은 숙취 해소보다는 해열과 진통, 근육 이완의 약으로서 몸살감기 처방에 더 자주 사용하며, 숙취 해소에는 칡의 꽃인 갈화(葛花)를 더 자주 처방한다.주상(酒傷)을 치료하는데 가장 유명한 한약 처방인 갈화해성탕(葛花解醒湯)에 당당히 그 이름이 들어있는 것만으로도 갈화가 얼마나 숙취에 효과가 좋은 약재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7세기의 한의 서적인 천금방이라든지, 본초강목에서도 갈화의 숙취 해소 작용을 소개했을 정도로 중국에서는 긴 역사 속에서 두주불사의 명성을 가진다. 갈화는 신경계에 작용하여 알코올 중독을 개선하는 효과가 밝혀져 있으며 에탄올 유도 간독성과 간질환의 치료 및 보호 효과가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에는 에스트로겐 함량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갱년기 증상 완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재로 주목받고 있다.일상생활에서는 이런 약재들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차로 마시는 것이 좋지만 갈근이나 갈화는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에 진하게 우려 음용하지말고 물 2~3L에 약재 20g 이하로 다소 연하게 우려서 먹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전문가인 한의사의 상담 없이 수년간의 장기 복용은 대체적으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칼럼최윤용 한의사(으뜸생약 대표)2024/12/27 07:15
  • 피부 이너뷰티 식품의 배신… 당류 많이 먹으면 여드름 심해진다는데

    피부 이너뷰티 식품의 배신… 당류 많이 먹으면 여드름 심해진다는데

    2030 당뇨가 급증하고, 무당류, 저당류 열풍이 불며, 이너뷰티 식품에도 무당류 제품이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맛있게 먹고 피부도 챙기세요”라는 광고를 내세우며, 맛을 위해 당류를 3~14g(각설탕 1~5개 함량)을 함유한 이너뷰티 식품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당류 섭취량이 많아질수록 혈당이 오르고, 활성산소와 최종당화산물이 쌓여 피부의 노화가 빨라집니다. 따라서 젊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당류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도 특히 당류에 더 취약한 피부 타입도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피부 타입이 특히 당류가 함유된 이너뷰티 식품을 조심해야 하는지 근거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오늘의 퀴즈: 당류를 많이 먹으면 여드름이 심해질까?정답은 O입니다.핵심 근거1. 다음은 8197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입니다. 학생들에게 설탕이 들어간 음료를 어느 정도 마시는지 확인한 뒤, 여드름의 발생 빈도를 조사하였는데요. 그 결과 아래의 그래프처럼, 음료로부터 설탕 섭취량이 많아질수록, 중등도~중증 여드름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칼럼김연휘 의사·유튜브 ‘근알의’ (근거를 알려주는 의사) 운영 2024/12/23 09:52
  • '유명인' 사망 소식을 접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유명인' 사망 소식을 접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나는 문득 저 골짜기 아래로 뛰어내려 내 고통과 슬픔을 물살에 휩쓸리게 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괴테가 1774년 발표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주인공 베르테르는 실연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위 문장은 그의 심정이 잘 드러나는 구절입니다. 그리고 이 문장은 살아가기 힘든 많은 이들에게 어쩌면 한 줄기 빛과 같은 달콤한 말처럼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소설이 발표된 후 유럽 전역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베르테르를 따라 자살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결과 '베르테르 현상'이라는 용어까지 생겨났습니다.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다음과 같은 말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어서 죽으면 편해질 것 같아요" "연예인 A씨가 자살했다는 뉴스를 보고 저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현대에 이르러서도 베르테르 현상은 유효합니다. 최근 몇 년간 여러 유명 인물의 자살 사건이 보도된 후,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유명인 자살 사건이 발생한 후 1개월 이내에 자살률이 평균 25.9% 증가했습니다. 최근 2023년 12월 유명인의 자살 이후 두 달 동안 자살 사건이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2008년 유명 여배우의 자살 보도부터, 20대 유명인의 연이은 자살, 최근 유명 배우의 자살까지 여전히 우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유명인의 자살 보도에 노출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무분별한 노출은 우리 사회에서 직접·간접적으로 자살 위험을 높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현대 사회에서는 예전과 다르게 다양한 매체를 통해 뉴스가 빠르게 전달돼 유명인의 자살이 사회의 자살률에 크고 빠르게 영향을 미칩니다. 여러 연구 결과, 자살 사건을 구체적으로 보도할수록 자살률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언론은 자살 사건을 보도할 때 매우 신중해야 하며, 윤리적 보도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살의 구체적인 방법을 묘사하지 않고 자살 예방 자원에 대한 정보를 대신 제공하는 게 중요합니다.또한 '베르테르'와 같이 실제 인물이 아닌 영화, 드라마, 소설 등 다양한 매체 속 인물의 자살도 실제 사회에서의 자살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특히 자살을 낭만적이거나 불가피한 선택으로 묘사하는 경우, 일부 사람들이 모방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첫째, 사람들은 유명인이나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그들의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느낍니다. 특히 자신이 겪는 문제와 유사한 상황에 부닥친 유명인을 보면 더욱 깊이 감정이입합니다. 둘째,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회적 전염 효과까지 더해지면 자살이 일종의 해결책인 것처럼 여겨지고, 실제 사회에서 자살이 증가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고립과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에서, 유명인의 자살 사건은 '저렇게 빛나던 사람도 자살했는데, 나에게는 도저히 희망이 없어'라 생각하며 유명인보다 더 못한 자신의 상황과 연결 짓고 절망감과 무력감이 커지며 자살을 결심하게 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살 뉴스를 접했을 때, 나의 마음을 내가 스스로 보호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죽음은 어쩌면 우리가 이때까지 외면하고 피해온 삶과 죽음의 경계를 마주하게 하며, 고민하지 않았던 부분을 고민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뉴스를 접했을 때의 감정을 억누르고 부정하기보다는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슬픔, 충격, 불안, 혼란 등 다양한 감정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러한 감정을 이해하고 충분히 느끼며 애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살 뉴스에 대해 계속 찾아보기보다 나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길 권합니다. 친구나 가족 등 내게 소중한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명상, 운동, 취미활동 등 나를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그럼에도 자살에 대한 생각을 떨치기 어려울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가까운 정신건강 전문가나 상담센터에 연락하거나, 자살 예방을 위한 핫라인이나 지원 단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자살 예방 핫라인(1393)이나 정신건강복지센터(1577-0199) 등에 연락을 해볼 수 있습니다.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알아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각장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스스로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나를 돌보는 과정에서 나를 존중하고, 나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칼럼신다운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조교수2024/12/22 22:03
  • [의학칼럼] 라식·라섹 후 시력 떨어졌을 때, 'ICL 렌즈삽입술' 고려한다면?

    [의학칼럼] 라식·라섹 후 시력 떨어졌을 때, 'ICL 렌즈삽입술' 고려한다면?

    라식(LASIK)과 라섹(LASEK)은 근시와 난시를 교정하기 위해 각막을 절삭해 굴절력을 보정하는 시력교정술이다. 10~20여년 전 이들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일부는 각막의 변화나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시력이 다시 떨어지는 근시퇴행을 경험하기도 한다. 특히 40~50대 환자가 재수술을 고려하는 경우, 각막 두께가 충분하지 않거나 추가적인 각막 절삭에 대한 부담이 있다면 레이저 시력교정술보다 'ICL(Implantable Collamer Lens) 렌즈삽입술'이 더 효과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ICL 렌즈삽입술은 각막을 절삭하지 않고, 눈 내부에 특수 제작된 렌즈를 삽입하여 시력을 교정하는 방법이다. 특히 고도근시나 각막 두께가 얇아 라식이나 라섹이 부적합한 환자들에게 적합하다. 과거 레이저 시력교정술 후 근시퇴행이 발생한 경우에도 효과적인 재수술 방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환자 입장에서 ICL 렌즈삽입술의 장점은 각막 보존이다. 렌즈삽입술은 각막을 절삭하지 않아 각막 두께에 대한 부담이 없다. 레이저 각막 굴절교정술은 고도근시일수록 각막 절삭량이 증가해 각막 약화나 근시퇴행이 우려되지만, 렌즈삽입술은 각막 조직을 온전히 보존하며 환자의 눈 상태에 맞는 맞춤형 렌즈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 또한 필요시 안내 렌즈를 제거하거나 교체할 수 있어, 수술 전 상태로 복귀가 가능하다. 즉 가역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최신 기술로 설계된 ICL렌즈는 광학부의 크기가 넓어 야간 시력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제공한다. 환자의 눈 도수에 맞춘 맞춤형 렌즈를 삽입하기 때문에 수술 후 시력 회복이 빠르고, 퇴행 우려를 해소한다. ICL 렌즈삽입술의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렌즈의 적합한 사이즈 선택이다. ICL렌즈는 홍채와 수정체 사이에 삽입하는데, 이때 눈 속 공간보다 더 크거나 작은 ICL렌즈로 수술할 경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수술 전 반드시 전안부 OCT(광학단층촬영)와 UBM(초음파검사)를 활용해 환자의 눈 구조와 렌즈 크기를 정확히 확인하는 과정을 필수적으로 진행한다. ICL 렌즈 삽입 시 눈 상태와 렌즈 크기의 정확한 매칭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세밀한 정밀 검사가 선행돼야 한다. 환자의 전방 깊이와 각막내피 세포 상태도 면밀하게 확인해야 최적의 렌즈를 선택과 좋은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수술 시 위아래 크기의 렌즈를 한 벌씩 더 준비해두는 경우도 있다. 다만, 모든 수술이 그렇듯 ICL 렌즈삽입술도 환자 개개인의 눈 상태와 적합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40~50대 연령층에서 재수술을 고려할 때, 노안이나 백내장 등의 동반 질환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고 정밀 검사를 기반으로 환자의 눈 상태, 생활습관, 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 렌즈삽입술로 노안과 근시를 함께 치료하는 경우도 흔하다. 결론적으로 라식이나 라섹 후 근시퇴행이 발생한 환자들에게 ICL 렌즈삽입술은 효과적인 시력 교정의 대안을 제공하고 있으며 수술 시 반드시 렌즈삽입술 경험이 풍부한 안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수술을 결정하기를 당부한다. (*이 칼럼은 아이리움안과 최진영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아이리움안과 최진영 원장2024/12/19 11:11
  • 집안 남자들 자위, 모른 척해야 하나요?

    집안 남자들 자위, 모른 척해야 하나요?

    “최근 들어 아들의 방문이 종종 잠겨 있어요. 스마트폰을 보면서 자위를 하는 것 같고, 아빠란 사람도 가끔 그런 짓을 하는 눈치고, 이런 남자들을 그냥 모른 척을 해야 하는지…”사춘기 남아를 둔 엄마가 흔히 토로하는 고민이다. 사춘기 시절 자위행위는 이제는 더 이상 문제 시 삼을 이슈가 아니며,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자위의 빈도가 줄어든다. 오히려 깨끗한 티슈를 방에 넣어줘 부모도 알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것도 방법이다. 소위 야동을 보는 것도 다 사춘기 발달 과정이지만, 다만 자위 때마다 습관적으로 본다면 심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성관계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결혼 후에도 자위를 하는 남성이 있다. 2006년 대한비뇨의학과 학술대회에서 결혼한 남성에서 자위행위의 빈도가 연령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48%라는 예상외의 높은 빈도가 발표됐다. 그 이유는 대부분 성생활의 불만족에 있었다. 아내는 남편의 자위행위가 자신을 거부하는 행위로 오해하고 부부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그런 이유는 흔하지 않다. 원활하지 않은 부부관계 속에서 성적 충동을 참지 못하고 하는 행위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자위가 규칙적으로 고착화되고, 횟수도 늘어나면 정상적인 부부관계로 복귀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사실 20대의 남자와 여자는 성적 호기심이나 욕구에 있어서는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남성은 나이가 들어도 사정없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생리적으로 강한 성욕이 생긴다. 반면, 여성은 나이가 들면 성관계를 하지 않을수록 성욕이 저하하고 성관계가 하고 싶어지지 않는다는 차이는 있다.문제는 파트너가 있는 남녀(주로 남자)가 규칙적으로 야동을 보며 자위를 하는 행동은 파트너와의 실제 성관계를 더 어렵게 만든다. 현실의 성관계란, 이기적으로 자신의 말초적인 자극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가 흥분하는 것이 결국 나에게 강한 성적 자극이기 때문에 상대를 배려하고 만족시키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도 흥분이 되는 것이다. 그 결과, 마지막 성적 쾌감을 통하여 상대에 대한 모성애나 부성애가 충만해지고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강한 결속 관계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대의 진심을 몸으로 알아가는 바디 랭귀지라고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포르노를 규칙적으로 접하면 현실에서는 접할 수 없는 과도한 여성의 성적 반응에 익숙해지면서 현실에서 성적 자극에 대한 기대 수준이 점점 높아지게 된다. 또 현실에서도 포르노 속의 여성을 대하듯 존중과 배려를 무시한 채, 자신의 성적 쾌감만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 자신을 아내가 거부하면, 좌절을 느끼고 더 편향된 포르노와 자위에 탐닉하게 되는 악순환과 함께 포르노 중독으로 치닫는다. 과거보다 최근에 섹스리스 커플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해결은 간단한 것 같지만 사실은 매우 어렵다. 우선, 남편을 정면으로 다그치면 포르노와 자위를 중지시킬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런 결과보다 부부의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이미 부부간의 관계가 악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이다 보니 어느 날 안 하던 대화를 시작하기도, 어색한 스킨십으로 친밀감을 높이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남녀 모두, 먼저 상대가 숙이고 관계 개선의 시도를 시작해 주기를 바라지만, 바로 그런 기대만 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대화가 시작되지 않았던 것이다. 상대가 의지가 있었다면 이 상황이 도래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부부간의 성생활의 불만족은 어떤 이유든지, 또 경중의 차이는 있어도 부부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 그러니 잘못이 더 많은 상대가 시작하기를 기대한다면 개선은 없다. 변화의 필요를 느낀 사람이 먼저 시작하는 것이 맞다. 상대의 호응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낮추고, 지적이 아니라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목적이 둘 다 동일한지 확인한다. 그리고 상대를 인정하면서, 풀어나가는 과정이나 방법 중심이 아닌 목적 중심으로 긴 호흡으로 같이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 다만, 남성의 첫 단추는 먼저 자위행위와 포르노 시청의 완전한 금지다. 규칙적인 자위는 아내에 대한 성욕을 감소시키고, 규칙적인 포르노는 그 영상들 이상의 자극이 있지 않으면 발기를 유지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편, 아내는 남편의 노력이 모자라더라도 노력을 인정하고 북돋우는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냥 이대로 살 수는 없을까 싶기도 할 것이다. 부부가 별로 말도 섞지 않고 데면데면하면서도 살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는 신뢰를 바탕으로 신체적, 심리적 교감과 상대에 대한 배려의 가치를 잘 알고 있는 터다. 사람 사이에 이렇게 친밀할 수 있나 할 정도로 밋밋한 삶을 더 없이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이다. 이 가치를 향유하고자 두 사람이 결혼했었기 때문이다.
    칼럼민권식 부산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2024/12/16 07:15
  • 직장에서 받은 상처… '이 감정'에 휩싸이면 회복 더뎌져

    직장에서 받은 상처… '이 감정'에 휩싸이면 회복 더뎌져

    직장 내 괴롭힘, 대인관계의 어려움으로 깊은 상처를 입는 일은 누구에게나 감당하기 힘든 고통입니다. 억울함과 분노, 무력감을 느끼고 심지어 세상과 사람들에게 냉소적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이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가장 걱정되는 것은 갈등이나 사건을 해결하려 애쓰는 과정에서 자신이 더 고립되거나 상처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직장 내 대인관계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법 절차나 기관 처리 과정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 걸리거나 지연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 기간 동안 피해자는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겪고, 갈등 해결에만 몰두하다 보면 일상을 소홀히 하게 됩니다. 동료, 회사,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과 원망이 커지기도 합니다. 즉,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한 이차적인 합병증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동안 삶의 균형을 잃게 됩니다.사건이 규명되고 적법한 절차를 따라 사후 조치가 이뤄지면 피해 입은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건의 해결의 문제를 넘어 이 과정의 시간을 잘 넘기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힘들겠지만 그 과정에서 건강한 일상을 유지해야 합니다. 사건 처리가 모두 끝나야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대체로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아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과 일상생활 속 가치 있는 활동을 병행하는 게 좋습니다. 이것은 사건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 아닙니다. 위기를 더 잘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입니다. 또 한 가지 잊어선 안 되는 점은 결국 직장은 다시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라는 것입니다. 최종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사건이 잘 해결돼 다시 직장에 복귀하고, 회사에서의 평범했던 일상을 되찾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해자 이외의 다른 동료들까지 미워하거나 불신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나를 온전히 위해주거나 지지해주지 않는 쪽으로 기관의 처분이 흘러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동료 개인이 나에게 가지는 특별한 감정 때문이 아님을, 그들이 가해자를 지지하기 때문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보통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가해자와 한 팀으로 묶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모든 직원과 관리자는 기관 내 규율에 따라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관리자들에게는 이 사건을 좌지우지할 만한 권한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종 기관은 법적 결과를 기다린 후 처분을 내리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기다리는 시간이 피해자에겐 너무나 괴롭고 깁니다. 그러나 기관에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 속에서 동료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있기 때문에 다른 동료들과의 관계는 계속 잘 유지해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이 역시 위기를 잘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입니다.직장 내 폭력이나 괴롭힘의 피해자가 느끼는 감정 중 하나는 '가해자에게 마땅한 벌을 주고 싶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가해자에게 유죄 처분이 나와도 이 감정이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떤 처벌도 피해자가 겪은 고통과 손실을 온전히 보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분노와 원망에 매달리는 건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듭니다. 가해자에게 벌을 주려 애쓰고 미워하는 일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그동안 내가 다른 사람들을 대했던 것과 매우 동떨어진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보통 타인을 존중하고 예의를 지켜야 하는 쪽을 선택합니다. 새로운 방식(미워하고 벌주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타인을 대하려 하니 익숙하지도 않고 내가 일상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소진되며, 결국 원하는 나의 모습이 아님을 발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가해자를 미워하며 저주하면서도 스스로가 너무나도 괴롭습니다. 사람을 미워하는 일도 참 힘든 일입니다.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의 에너지와 시간을 소모해가며 가해자를 원망하거나 벌을 줄 방법에 대해 몰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원래의 내 일상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나를 위로해주는 좋은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고통이 있었음에도 내가 원래 계획했던 행복하고자 하는 인생의 방향은 변하지 않았음을 알아차리는 것에 에너지를 더 쏟아야 합니다.직장 내 괴롭힘으로 상처받은 사람과 오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사건 처리 결과가 나온 끝에 조심스럽게 '용서'라는 말을 꺼내기도 합니다. 용서라는 말을 들을 때 우리는 그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잊어버리거나 겪었던 고통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쉽게 결론을 내버립니다. 용서라는 행동을 하려면 먼저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내가 그들을 용서한다 해도 가해자는 여전히 유죄이고, 징계절차나 법적절차는 여전히 진행됩니다. 용서로 인해 변하는 것은 오직 당신이 치유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고통스러운 과거를 놓아주는 것입니다. 그 이상은 없습니다. 실제 과거의 상처를 붙잡고 가해자들의 불행을 바라고 있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런 생각은 당신의 마음과 성장을 해칠 뿐, 정작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가해자들에 대한 처분은 이제 내 손을 떠나 기관에 넘겨진 상태이기 때문에 그 결과는 내가 열과 성을 다해 마음으로 미워한다고 해도 바뀌지는 않습니다. 종종 필자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했던 행동들은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도 유사한 방식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가해자의 대인관계 속에서 부메랑처럼 돌아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면 그 이후에는 고통스러운 과거를 놓아주고 내 인생에서 그들의 영향력을 없애고 그 일과 상관없이 다시 앞으로 잘 나아갈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마음이 이 방식을 따라오는 것이 무척 힘들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가 된다면 다른 사람에게 해오던 익숙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위기 극복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가해자의 잘못은 전혀 사라지지 않으며 여전히 유죄입니다) 모든 것은 사필귀정(事必歸正)입니다. 이 말은 정의가 실현되는 것을 넘어, 상처를 받은 사람이 회복하고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도 포함합니다. ​[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칼럼윤지애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교수2024/12/15 22:00
  • [의학칼럼] 심각한 허리 통증 유발하는 '급성 허리디스크'… 수술만이 답은 아냐

    [의학칼럼] 심각한 허리 통증 유발하는 '급성 허리디스크'… 수술만이 답은 아냐

    얼마 전 40대 여성 환자가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울면서 병원을 찾았다. 운동을 위해 시작한 줌바댄스 도중 갑자기 허리가 아파 참지 못하고 병원으로 왔다고 했다. 증상만 봐서는 급성 허리디스크가 의심됐다. 급성 허리디스크는 갑작스러운 충격 등의 원인으로 디스크가 갑자기 뒤로 밀리면서 심각한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 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X-ray와 MRI 검사를 실시했다.검사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급성 허리디스크였다. 다행히 MRI 상에서 디스크 탈출은 심각해 보이지 않았다. 환자는 너무 아파서 당장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울며 물었다. 많은 환자분들이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무조건 수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디스크 환자들이 수술하지는 않는다.허리디스크의 정확한 진단명은 '허리 추간판 탈출증'이다. 디스크는 우리말로 추간판이라 하며, 척추체와 척추체 사이에서 높이를 유지해주고 머리서부터 내려오는 신체의 하중을 견디게 도와주는 스프링 같은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다. 환자분들이 디스크라고 말하는 진단명은 대부분 '추간판 탈출증'을 의미한다. 추간판 탈출증은 추간판이 지속적인 하중 및 압력을 견디다 못해 신경관 공간으로 일부가 탈출한 상태다. 환자들은 디스크라는 말을 들으면 ‘무조건 수술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추간판의 탈출에도 여러 단계가 있어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에서부터 시술, 수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추간판 탈출증의 근본적인 해결법은 튀어나온 추간판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론상으로 가장 효과적인 해결법이지만, 무조건 추간판을 제거하자고 권하는 의사는 없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추간판은 척추체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무리하게 제거를 시도했다가는 오히려 척추체 간의 높이가 낮아져 통증을 유발하거나 추간공 협착과 같은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간판 탈출 정도에 따라 신경외과 전문의와 면밀하게 상담한 후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환자에 따라서는 약물치료나 주사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나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증상이 충분히 개선되기도 한다. 앞서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40대 환자는 추간판 탈출이 심하지 않아 '경피적 신경 성형술'을 시행하기로 했다. 환자는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피적 신경 성형술은 척추의 끝부분에 있는 큰 삼각형 모양의 뼈인 천골과 꼬리뼈 사이 천골열공(엉치뼈틈새, Sacral hiatus)를 통해 기구(특수 카테터)를 삽입해 병변 부위의 유착을 풀고 염증을 완화할 수 있는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다. 일반적인 신경주사와 달리 엎드린 자세에서 C-arm(투시촬영 장치)으로 실시간 병변에 약물이 들어가는 위치를 직접 확인하기 때문에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 치료에 효과적이다.시술 시 기구 삽입을 위해 다소 큰 바늘을 사용하게 되는데 부분마취를 하더라도 통증을 크게 느낄 수 있다. 통증에 민감한 환자들의 경우 척추의 경막외 공간에 약물을 주입하여 통증을 완화하는 경막외 차단술을 시행한 후 시술을 진행하거나, 수면유도제를 이용하기도 한다. 실시간 C-arm(투시촬영 장치)에 의존하여 시술하기 때문에 유착 박리 과정에서 신경 손상을 배제할 수 없어 다양한 임상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고 진행해야 한다. 시술 후 2~3일간은 약물이 흡수되는 과정에서 뻐근함이 느껴질 수 있다. 신경 성형술은 환자에 따라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다르다. 약물이 직접 병변에 작용하는 시술이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튀어나온 추간판을 제거하거나 들어가게 하는 시술은 아니기 때문에 효과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술 후 상태가 좋아졌다고 해서 완치라고 여기기보다는, 증상이 좋아진 상태에서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등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경피적 신경 성형술을 받고 난 후 환자는 허리 통증이 확연히 좋아졌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허리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사의 역할 못지않게 환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추간판 탈출증 치료는 의사의 몫이지만 치료 후 허리 건강을 유지하고 지키는 것은 개인의 몫이라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자.(*이 칼럼은 강서K병원 척추센터 김문규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강서K병원 척추센터 김문규 원장(신경외과 전문의)2024/12/13 11:05
  • “내가 못 나서 생긴 문제야”… 자기 비난이 불러오는 우울증

    “내가 못 나서 생긴 문제야”… 자기 비난이 불러오는 우울증

    우울증 환자는 부정적으로 자기를 평가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과도하게 자신에게 원인과 책임을 돌린다. 스스로에게 냉혹하고 비난받는 것은 끔찍이 싫어한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고 강박적으로 완벽을 추구한다. 끊임없이 “더 잘해야 해!”라며 자신을 다그친다. 자기 비난(self criticism)이라고 일컫는 우울증 환자의 특징적인 사고 방식이다.자기 비난은 “나는 안 돼! 나는 바보 같아!”라는 말이 마음속에서 계속 울려퍼지는 것과 같다. 밖으로 내뱉은 말이 아니라도 남에게서 직접 들은 것과 똑같은 감정적 타격을 입는다. 시험에 낙방했는데 이걸 두고 타인이 “당신은 패배자야! 멍청이!”라고 말한다고 상상해보라. 낙담하고, 다시 도전할 힘조차 꺾여버리지 않겠는가. 자기 비난에 빠진 사람들은 이런 말들을 자신에게 끊임없이 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자기 비난은 자연스러운 생각과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지 못하게 가로막는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요청하지도 않게 되고, 그것을 얻기 위한 행동도 덜 하게 된다. ‘나의 진심을 말하면 사람들이 나를 흉보고, 미워할 거야!’라는 왜곡된 믿음이 자기 주장을 억제하는 것이다. 억제가 커질수록 기쁨과 성취감은 느낄 수 없게 되고, 우울증은 점점 깊어진다.성과를 일궈내도 성취감을 못 느끼고 ‘욕 먹지 않아 다행이야’라고 여긴다. 성취를 해도 기쁨을 못 느끼니 긍정적인 기분을 만들어내는 활동은 줄어들고, 처벌을 피하려는 회피행동은 늘어난다. 우울증 환자의 심리를 도식화하면 자기 강화(self-reinforcement)에 비해 자기 처벌(self-punishment)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 특징적이다.“내가 좀 더 잘난 사람이었으면 달라졌겠지. 지금 내가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었어야 하는데...”라고 말하는 것도 자기 비난이나 다름없다. 이런 생각의 이면에는 비록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태도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칭찬을 들어도 귀를 막아버린다. ‘나는 그런 칭찬 받을 자격이 없다’고 믿고 ‘남이 해주는 응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돼. 나태해지고 마음이 흐트러지고 말거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우울증 환자는 자신의 생각이 자기 비난이라는 왜곡된 사고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자기 비난에서 벗어나려면 생각을 관찰하고, 그것이 자기 비난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마음 속에서 ‘나는 왜 이렇게 나약한가, 나라는 사람은 이것 밖에 안 되나, 회사 일도 제대로 못 하고 사람들에게 욕이나 먹지 않을까’ 하고 자신을 초라하게 만드는 생각이 든다면 ‘아, 이건 또 내 스스로를 비난하는 거구나’하며 자신의 왜곡된 믿음을 알아차린다. 알아차림 후에는 자기 비난에 대해 전과는 다르게 반응하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물론 쉽지 않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채를 뿜어내는 자기 인격을 가리키며 “이렇게 훌륭히 살아가고 있는 내가, 나는 자랑스러워!”라고 말해주어야 한다. 자기 비난의 목소리가 크게 울릴 때마다 “아니다, 그래도 나는 꽤 열심히, 꽤 잘 해오고 있어!”라고 힘차게 외쳐야 한다. 자기 위로 주문을 연습해보자. 손을 가슴에 얹고 가슴이 뛰는 것을 느낀다. 따뜻함이 손에 전해지는 것을 세심하게 느껴보자. 그리고 아래와 같은 긍정 선언문을 읊조린다.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다시 가슴 위의 느낌에 집중한다. 약간 힘을 주고 따뜻함을 느끼기 위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인다. 그리고 다시 긍정 선언문을 반복한다.“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나에게 친절할 것이다.”“지금 상황은 일시적일 뿐이야.”“나는 잘 헤쳐나갈 수 있어.”“그것이 나를 죽일 수는 없어.”“나는 쿨해질 거야.”자기 비난이 떠오르면 아래와 같이 자신에게 속삭여주자.“고마워.”“미안해.”“용서해줘.”“사랑해.”살면서 고난이 닥치더라도 “이건 다 내가 못나서 생긴 문제야!”라고 단정하지 말자. 잠시 멈춰서, 더 넓고 높은 관점에서 자신을 둘러싼 상황 전체를 바라보자. 인생의 모든 문제에는 언제나 수많은 원인들이 얼기설기 얽혀 있게 마련이다. 내 탓, 내 잘못만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 단 하나의 원인, 단 하나의 잘못만 있는 경우는 없다.실수와 실패, 잘못과 좌절을 겪고 자기를 비난하며 스스로를 더 괴롭히고 있다면 긴 시간의 흐름으로 삶을 바라보자. 과거의 실수, 현재의 좌절은 인생 전체로 보면 작은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 이어질 삶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잘못을 만회하며 더 잘 살아가려고 노력해야지, 자기를 비난하며 주저앉아 버려선 안 된다. 지금 이순간 자기 비난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면 인생의 이런 자연스러운 속성들을 떠올려보면 좋겠다.
    칼럼김병수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 원장2024/12/13 07:15
  • 화려한 젤네일, 손톱 변화가 있다면 ‘이것’ 중단하세요

    화려한 젤네일, 손톱 변화가 있다면 ‘이것’ 중단하세요

    연말 모임에 별다른 꾸밈이 없더라도 손톱의 독특한 모양, 색깔, 디자인 만으로도 그 어떠한 악세서리보다 화려해질 수 있다. 최근에는 네일 샵에 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셀프로 젤네일을 할 수 있게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하게 되는데, 반면에 쉼 없이 반복적으로 손톱케어를 하게 되면 손톱에 피부질환을 만드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젤 네일은 일반 매니큐어보다 오랜 기간 유지되고 광택이 오래 지속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개성을 표현하기 좋아 최근 몇 년 사이 인기가 급증했다. 일반 매니큐어와 달리 젤 매니큐어는 UV 광선 아래에서 경화시켜야 하는데 UV 램프는 모든 유형의 젤에 작동하지 않으며 램프가 최소 36와트 또는 올바른 파장이어야 젤을 제대로 굳게 만드는데 젤 네일에 포함된 아크릴레이트가 완전히 건조되지 않으면 손톱 주변 피부에 침투해 자극을 주거나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잦은 젤네일은 손톱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젤네일은 사용하면서 가장 흔하게 경험하는 손톱 변화는 조갑박리증이다. 조갑박리증은 손발톱의 일부가 분리되어 들뜨는 현상으로 세제의 자극이나 기계적인 자극에 의해 반복적으로 손발톱이 손상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기에는 손발톱 끝부분이 조금씩 들뜨기 시작하고 색이 허얗게 변하기도 한다. 젤네일을 지우기 위해 사용하는 아세톤 등의 손발톱 자극도 자주 사용하면 조갑박리증을 일으킬 수 있고 진균 감염 등 2차 감염으로 이어져 뜻하지 않게 무좀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부서진 손발톱에서 새로운 손발톱으로 대체되려면 손톱은 4~6 개월 정도 소요되며, 발톱은 8~12개월 정도에 걸쳐 서서히 자라기 때문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 기다려야 호전을 보이고 이 중 일부는 지속적 자극에 의해 손발톱의 모양에 영구 변형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조갑박리증의 증상이 보이면 손발톱에 자극을 주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메니큐어를 바르거나 젤네일을 부착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울 때 사용하는 아세톤 성분도 손발톱에 자극을 주고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사용을 손톱변화가 있다면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젤네일을 지우는 ‘쏙오프’ 용액을 맨손에 사용하면 손톱뿐 아니라 손가락주변 피부까지 진물이 나면서 접촉피부염을 유발할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매니큐어나 젤네일은 사용할 때 1~2주 마다 쉬는 시간을 두어 손발톱에 자극을 주지 않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손을 씻은 후에 잘 말린 뒤 핸드크림을 손톱까지 꼼꼼이 발라주고 손가락과 손톱경계부위까지 발라주는 것이 좋다. 물에 많이 노출되는 경우에는 고무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손발톱을 갖기 위해 단백질과 비타민 B군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달걀, 콩, 견과류, 연어, 바나나 등 영양 균형이 잡힌 식사를 하면 식품결핍에 의한 손발톱의 문제는 피할 수 있다.네일 화장품에 의한 알레르기접촉피부염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보고에 따르면 가장 흔한 네일화장품 알레르겐 중 하나로 알려진 아크릴레이트에 대한 민감성이 코로나 이후 증가되었다는 결과가 있었다. 보고에 따르면 199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설문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 기간에 처음 사용했는데 대부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게 되었고 유트브 등의 동영상에서 사용법을 익혔다고 설문에 답했으며 사용자의 83%가 가정용 네일키트를 사용한 후 처음으로 피부 반응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출처는 제대로 경화되지 않은 아크릴레이트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접촉감작 위험이 증가 될 수 있고 접촉감작이 증가되면 동일 성분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증가한다. 치과 및 뼈 시멘트 등에  아크릴레이트가 함유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의료 시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어서 생각지도 않는 불편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젤네일을 셀프로 자주 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아크릴레이트는 아크릴 또는 메타크릴산에서 파생된 플라스틱 소재로 페인트, 바니시, 접착제, 인쇄, 의료 및 치과 분야, 인공 손톱에서 다양하게 사용된다. 1950년대부터 아크릴레이트에 대한 직업적 및 비직업적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에 대한 보고가 다수 발표 되었는데 최근 가정용 젤네일키트에 사용되면서 젤네일 후 접촉피부염이 생기는 경우가 증가하였다. 평소 알레르기 반응이 자주 나타나는 민감성 피부일 경우 젤네일을 하기 전 첩포검사 등을 통해 사용해도 문제가 없을지 검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집에서 셀프 젤네일을 할 때 제품설명서를 충분히 읽고 따라야 해야 하고 피부에 발진이 생기거나 손톱에 이상이 생길 경우,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 반응이 생긴 경우 피부과전문의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 젤네일을 장기간 사용함으로써 나타날수 있는 조갑의 변화 중 하나는 감염이다. 젤네일을 할 때 손톱 위에 바른 젤에 굳히는 과정에서 젤 부피가 약간 줄어드는데, 이때 손톱과 젤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틈이 생기고 이 틈에 물이 남아있으면 세균 및 진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다. 진균에 감염이 되는 경우 단시간에 손톱무좀이 생겨서 내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손발톱은 색이 변하고, 두꺼워지거나 갈라지거나 부스러지는 등 증상을 보인다. 현미경을 이용한 균 검사로 진단하여 손톱무좀이 확진되면 3~6개월 이상 치료를 해야 한다.손발톱 무좀은 생각보다 치료기간이 길기 때문에 젤네일을 할 때 일정기간 손발톱을 쉬는 기간을 두어 정상적인 조갑모양인지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진균 뿐만 아니라 녹농균에 감염 될수 있는데 녹농균은 토양에 존재하는 병원균으로 감염되면 손톱 및 그 주변부가 연한 녹색으로 변하게 되고 방치하면 손톱 끝이 갈라지거나 고름이 생길 수 있다. 손에 물이 자주 닿는 주부 등에게 잘 감염되는 경향이 있고 젤네일을 한 경우  손을 씻은 뒤에 물기를 완전히 말리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진단이 되면 항생제 복용이 필요하다.젤네일은 자주 사용할 경우 손발톱에 손상이나 감염을 주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2주이내로 사용할 것을 권하며 지우고 난 후 2주 정도의 쉬는 기간을 두어 손발톱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주는 기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손발톱 질환은 생각보다 치료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때에 따라서는 영구적 손발톱의 변형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디자인만 생각하기 보다는 손발톱의 건강을 생각하면서 올 연말, 젤네일을 즐기기를 권한다.
    칼럼아름다운나라피부과 서동혜 원장(피부과 전문의)2024/12/09 07:15
  •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스마트폰'을 놓으세요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스마트폰'을 놓으세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각자의 근황 토크에 여념이 없다. 그러던 중 테이블에 올려둔 누군가의 스마트폰이 '지잉' 울린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각자 자기 스마트폰을 꺼내 잠깐 확인한다. 정적 속에서 시간이 흐른다. 누군가가 먼저 스마트폰을 내려놓으면 다시 수다가 시작된다.종일 각자의 직장에서 일하고 온 부부. 정성껏 차린 식탁 앞에 앉는다. 마주 보고 앉아 잠깐 이야기를 하다가, 그중 한 명이 스마트폰 알람을 듣고 화면을 쳐다본다. 다른 한 명은 시선을 어디에 둘지 잠깐 고민하다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찾아 와서 기사를 클릭한다.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부모. 아이와 신나게 놀다가, 아까 온 그 문자에 답장하지 않은 것이 떠올랐다. "엄마 잠깐 문자 답장 좀 하고 올게"라고 말하고 자리를 뜬다. 화면을 보니 아까 그 문자 말고도 이런저런 알람이 와 있다. 문자에 답장하고, 알람을 확인하고, 내친 김에 다른 사람들 프로필 업데이트까지 싹 훑는다. 아이가 옆에 와서 묻는다. "엄마, 아직도 문자 답장하고 있어?" 잠깐, 이러려고 이런 게 아닌데. "어, 지금 다 했어. 금방 갈게" 하지만 엄마는 바로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멀리 갈 것 없이, 나의 이야기다. 나는 중학교 3학년 때 부모를 조르고 졸라 억지로 핸드폰을 장만했다. 당시의 핸드폰은 전화와 문자만 가능한,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고철같은 물건이었지만, 그것으로 언제든 친구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10대는 그런 것이다.또래에게 인정받고, 또래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 또래에게 '멋져 보이기 위해' 무엇이든 해내는 시기. 그러나 핸드폰은 우리를 아주 가깝게만 하지는 않았다. 친구와 떨어져있는 시간에 수시로 문자를 주고받으며 시시콜콜한 일상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함께 있는 시간, 친구의 핸드폰이 울리고 친구가 그 전화에 응답하는 동안 나는 외로웠다. '저 친구는 나 말고도 계속 연락오는 친구가 있구나' '나하고 수다떠는 것보다 다른 친구의 연락을 받는 게 중요한가?' 질투나고 부럽고 무시당하는 느낌도 들었다. 불쾌한 느낌이 싫어서 나도 얼른 내 핸드폰을 봤다. 별로 친하지 않은 다른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공허감이었다. 스마트폰은 사람들 사이 거리를 가깝게 만들어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의 다양한 기능을 통해 우리는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친구를 다시 만나고, 멀리 떨어져 사는 친구들의 근황을 알 수 있으며,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연결된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 여기, 내 눈 앞에' 있는 사람과의 연결고리는 약해진다. <불안 세대 (조너선 하이트 저)>에 의하면, 스마트폰은 우리의 주의를 너무나도 강력하게 사로잡아, 호주머니 속에서 0.1초만 진동을 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혹시 중요한 정보라도 있을까봐 대면 대화를 중단한다. 상대방에게 언지하지 않고 잠시 휴대폰을 꺼내 들여다보면, 상대방은 '나는 최신 알림보다 덜 중요한 존재구나'라는 합리적인 결론을 내린다. 나이에 상관없이 '무시 당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너무 불쾌하고 아파서,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쉽게 연결될 수 있는 시대임에도,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외로워졌다. 외로움은 겉으로 보이는 '홀로 있음'이 아니다. 눈앞의 사람에게 스마트폰보다 못한 존재로 무시당하고, 나의 가치가 '좋아요' 숫자로 평가되는 것. 외로움은 단지 친밀하게 지내야 하는 사람과 단절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와도 단절된 느낌이다. <고립의 시대 (노리나 허츠 저)>에 의하면, 길고 깊은 고립감은 적대감을 낳는다. 스스로를 고치에 가두고 편의로 이용할 대상만을 갈구하며, 낯선 것은 신뢰하지 못하고 물어뜯는다. 외로움은 신뢰를 상실한 것이고, 우울과 불안, 자살과 자해로 이어진다. 하지만 외로운 이들이 이해받기는 여전히 어렵다. '요즘 다 힘들게 살지 너만 힘드니' '이번엔 또 뭘 들어달라고 자해한거니' '네가 부족한 게 뭐라고 우울증이니' '너처럼 친구가 많은 아이가 외롭다고? 이해가 안 되네'. 외로워서,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서, 가장 빠르고 손쉬운 방법인 스마트폰을 열어본다. 잠깐의 외로움은 달래질지언정 화면이 꺼지고 나면 겨우 막아둔 둑이 터지듯 외로움이 밀려온다. 물론 외로움이 스마트폰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적 안정을 달성하기 어려워진 시대, 다양한 종류의 차별, 도시화된 생활, 산업 구조의 변화로 일자리가 위태로워진 것, 그리고 모든 것을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치부하는 노력만능주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365일, 24시간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 스마트폰. 그리고 시간을 가리지 않고 알림을 전달하는 '좋아요'와 댓글에 감시당하는 생활상은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폭발하게 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을 것이다.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식으로 태어난다. 아이는 부모와, 형제와, 어린이집 선생님과, 친구와, 동네 어른과, 문방구 사장님과, 소아과 선생님과 관계를 만들며 성장한다. 자라면서 어떤 관계는 가지치기 되고, 어떤 관계는 더 풍성해진다. 나이가 더 들면 (대개 학창시절의 시작과 함께) 온라인 관계가 생활 속으로 들어온다. 비언어적 소통을 배제하고 언어만으로 소통하는 온라인의 관계는 앙상하고, 부서지기 쉬우며, 확 타올랐다가 꺼져버리는 불꽃놀이에 가깝다. 꺼지고 나면 더 외로워서, 더 화려한 불꽃놀이를 찾아 헤매게 한다. 한편 오프라인의 관계는 성가시다.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불안정한 상태를 견뎌내며, 쓰린 좌절을 맛봐야 할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온라인 관계를 풍성하게 해보려 하고 오프라인 관계를 가지치기 하려고 한다. 하지만 온라인 관계의 본질적인 특성 때문에, 이러한 우리의 시도는 항상 실패하고, 더 많은 외로움을 그러안게 만든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스마트폰을 확인한 친구가 가방에 스마트폰을 넣는다.부부는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고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본 뒤 스마트폰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운다.부모는 스마트폰을 싱크대 한 켠에 올려두고 다시 아이에게 달려간다.지금 여기 함께 있는 사람과, 몸으로 느끼고 표정과 분위기로 소통하는 것. 온라인이 익숙한 이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이 열린다. 쉬운 것을 포기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쉬운 것에는 대가가 있으며, 어려운 것에는 보상이 따른다. 지금, 이 스마트폰을 보이지 않는 곳에 두고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의 얼굴을 살펴보자. 혼자 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함께 있는 사람이 동참해야 효과적이다. 모두 스마트폰을 가방에 넣고, 잠시 보이지 않는 곳에 두고, 지금 여기에 함께 존재하기를.​ [본 자살 예방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및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대한정신건강재단·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칼럼백수현 계요병원 진료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2024/12/08 22:00
  • 시니어 생명 위협하는 '척추압박골절', 빙판길 '낙상사고 주의보'

    시니어 생명 위협하는 '척추압박골절', 빙판길 '낙상사고 주의보'

    최근 큰 눈이 내린데 이어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서 빙판길 낙상 사고를 주의하는 보도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시니어들의 주의를 요하는 내용들이 부각되는 요즘이다. 겨울엔 빙판길에 더 많이 노출될 뿐만 아니라, 고령일수록 근력이 약해지는 탓에 균형을 잡기 쉽지 않아서다. 무엇보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 수축에 따른 근육과 인대의 경직이 급작스레 발생, 시니어들의 낙상 사고 리스크가 커지기 마련이다. 실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추락과 낙상 등을 겪고 응급실을 찾은 환자(20만3285명) 가운데, 60세 이상 연령층의 손상 환자 비율이 10년 전 대비 14%포인트 늘어난 28.3%에 달했다. 아울러 65세 이상 노인의 겨울철 낙상 입원율은 52%로, 다른 계절보다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빙판길 낙상 사고 시 엉덩방아를 찧을 때 생기는 ‘척추압박골절’ 부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척추압박골절은 외부 충격으로 인해 척추가 납작하게 주저앉는 질환을 말한다. 압박골절의 경우 단순방사선촬영을 통해 골절 여부를 일부 파악할 수 있지만, 골절이 단순 골절인지 신경관까지 손상이 있는지 등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CT나 MRI 검사가 필요하다. 아울러 척추압박골절은 척추제의 압박률로도 장해를 평가할 수 있는데, 통상 압박률이 60% 이상이면 심한 기형 장해로, 40% 이상이면 뚜렷한 장해, 20% 이상이면 약간의 장해로 취급하고 있다. 또한 척추압박골절은 통증 정도와 진단 결과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되며, 증상이 심할 경우 척추를 바로잡아 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이 때 부서진 척추뼈에 의료용 골 시멘트를 주입해 굳게하는 수술 등이 이뤄지며, 부서진 뼈의 안정성을 강화시켜 준다.하지만 대개는 허리 보조기 등을 차고 짧게는 수 주에서 많게는 수 개월 동안 침상 안정을 통해 자연치유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노인의 경우 움직임 없이 장기간 누워만 있게 되면 근육량 감소는 물론, 폐렴과 욕창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적절한 재활과 비수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법으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가 있다. 침 치료는 긴장된 근육을 이완하고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약침 치료는 정제한 한약 성분을 병변 부위에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제거한다. 한약은 손상된 뼈와 신경, 연골을 강화시켜 재발을 방지한다. 또한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틀어진 척추와 골반을 교정하는 수기요법으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안정화하고 디스크의 부담을 줄인다. 특히 약침의 허리 통증 완화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연구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가 물리 치료보다 뛰어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내용을 보면, 6주차 약침치료군의 평균 요통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는 치료 전 중증(6.42)에서 치료 후 경증(2.80)으로 격차가 3.60 이상 크게 호전됐다. 반면, 물리치료군의 NRS 감소폭은 1.96에 그쳤다. 시각통증척도(VAS; 0~100)에서도 약침치료군의 개선폭은 39.3점, 물리치료군은 20.8점으로 약침이 더 높은 효과를 보였다.만약 겨울철 잦은 이동이 불가피하다면 낙상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거나 경사지 혹은 울퉁불퉁한 길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지팡이 등 보조기구를 이용하거나 평소보다 보폭을 줄여 걷는 것도 낙상 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긴 외투를 입을 경우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는 만큼, 하단 부위 지퍼와 단추를 풀어 다리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 칼럼은 분당자생한방병원 김경훈 병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분당자생한방병원 김경훈 병원장2024/12/06 10:00
  • 콜레스테롤 약으로 ‘혈관 청소’가 되는 이유

    콜레스테롤 약으로 ‘혈관 청소’가 되는 이유

    약국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 혈압약, 당뇨약은 잘 챙겨 먹고 왜 먹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러나 이상지질혈증 약인 콜레스테롤약은 “안 먹으면 안 되나” “부작용이 많다고 해서 걱정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관에 쌓여서 혈관이 막힐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약을 잘 먹어야 한다”고 복약지도를 해주곤 한다.실제 콜레스테롤약은 혈관 청소를 통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위험을 줄여줄 수 있는 좋은 약이다. 요즘에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가 많이 쓰인다. 스타틴은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줄여준다.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줄어들면 간은 호르몬이나 비타민D 등의 원료인 콜레스테롤을 확보하기 위해 혈액에 있는 콜레스테롤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인다. 혈액에 있던 콜레스테롤이 간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감소하는 원리다.간으로 들어간 콜레스테롤은 쓸개즙으로 배출된다. 이때 ‘에제티미브’가 배출된 콜레스테롤이 다시 소장, 대장에 재흡수되지 못하고 대변으로 배설되도록 해준다. 정리하면, 혈액 속 과도한 콜레스테롤이 간으로 이동한 뒤 쓸개즙으로 나와서 대변으로 배설되는 것이다. 마치 하수도관울 막는 오물을 청소해 ‘뻥’ 뚫리게 하는 작업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도 혈관이 막히지 않게 깨끗이 청소해준다.일부는 스타틴 계열 약을 먹으면 근육통이 생긴다거나 간 수치, 혈당이 올라간다는 말을 듣고 걱정하기도 한다. 근육통이 생기는 경우 대부분 다리 대퇴부 쪽에 먼저 통증이 발생한다. 건장한 남성보다는 근육량이 적은 여성, 노인에게 더 잘 나타난다.스타틴으로 인한 근육통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근육이 손상될 때 증가하는 CK수치와 간 수치를 확인해보면 된다. 실제 스타틴으로 인한 근육통일 경우 약 종류를 바꾸거나 용량을 줄이면 개선되곤 하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간 수치가 상승한 경우에는 일정기간 콜레스테롤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혈당 상승 부작용 또한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상승 정도가 미미하고 당뇨병이 있는 경우, 오히려 콜레스테롤 약을 더 복용해야 당뇨로 인한 혈관 막힘 관련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병원에서 처방한대로 콜레스테롤 약을 잘 복용하면 심장마비나 뇌줄중 등의 발생 위험을 일정 부분 줄여줄 수 있다. 현재 당뇨병을 함께 앓고 있거나, 협심증, 부정맥, 심부전, 뇌졸중 등 심혈관 관련 병력이 있다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교적 낮아도 콜레스테롤약이 처방되곤 한다. 심혈관 위험이 있으면 더 적극적으로 혈관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심혈관학회에서도 이 같이 권고하고 있다.
    칼럼엄준철 약사2024/12/06 09:29
  • [의학칼럼] 어지럼증, 간혹 치명적인 '위험 신호'일 수도?

    [의학칼럼] 어지럼증, 간혹 치명적인 '위험 신호'일 수도?

    어지럼증은 많은 사람이 한 번쯤 겪는 흔한 증상이다. 그러나 단순히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받은 탓이라고 넘기기엔 그 이면에 숨은 위험한 신호를 놓칠 수 있다. 성인의 약 25%가 평생 한 번 이상 어지럼증을 경험하며 이 중 절반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줄 정도로 심각하다. 특히 어지럼증이 반복되거나 지속된다면 반드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 때로는 뇌에서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어지럼증은 의학적으로 현기증이라고 하며 주로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나 몸이 불안정한 느낌으로 나타난다. 이 증상은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과 같은 전정기관의 문제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뇌나 뇌혈관 질환과 같은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으며 일부 경추주변 근육의 경직이 동반되는 경추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어지럼증은 단순 불편함을 넘어 낙상, 교통사고 등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있어 반드시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신경계 이상에 따른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이석증이나 전정신경염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머리 위치를 변화할 때 어지럼증이 발생하게 된다. 또 맥박이 느리거나 빨라 발생하는 심혈관 질환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심장질환으로 인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어지럼과 실신이 동반될 수 있다.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어지럼증의 약 20%는 지속성 체위-지각 어지럼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일자목-거북목, 경추증 같은 퇴행성 경추질환이 동반돼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어지럼증과 자세 불안을 느끼고 스스로 움직이거나 주위 물체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복잡한 시각 자극에 노출되면 증상 악화를 호소하는데 이러한 경우 정확한 원인 확인과 대증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가볍게 넘겨서는 안되는 어지럼증이 있는데 바로 중추성 어지럼증이다. 뇌졸중, 뇌종양, 신경변성질환 등 뇌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갑작스러운 심한 어지럼과 구토, 시야 이상, 발음장애, 팔다리 마비 등이 동반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의 경우 환자의 약 10%가 발병 전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경험하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 후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않으면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전정기관과 중추신경계는 같은 뇌혈관의 가지 혈관으로부터 각각 혈액 공급을 받고 있어 뇌혈관 질환에 의한 경우 전정기관의 문제와 중추신경계 질환이 유사한 어지럼을 보이는 경우가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뇌MRI 및 뇌혈관 MRA와 같은 정밀 영상검사가 요구된다.어지럼증은 흔하지만, 방치할 경우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가벼운 증상이라도 반복적이거나 지속적이라면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이 칼럼은 새움병원 박춘강 원장의 기고입니다.)
    칼럼새움병원 박춘강 원장(신경과 전문의)2024/12/04 13:36
  • 인기 높아진 통밀빵과 호밀빵… 맛이 아쉬운 이유

    인기 높아진 통밀빵과 호밀빵… 맛이 아쉬운 이유

    건강식으로 통밀빵과 호밀빵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제분의 난이도가 높아 백밀빵이 더 사랑받는 음식이었다. 유럽에서도 시커멓고 거친 통밀빵은 평민이, 희고 부드러운 백밀빵은 귀족이 먹는다고 그랬다. 하지만 이제 두 빵의 팔자가 역전되었다. 섬유질을 비롯해 오메가 3 지방산, 아연과 철분 등을 아울러 섭취할 수 있는 통밀빵이 정제 탄수화물인 백밀빵보다 더 사랑받고 있다.하지만 인기에 비해 맛있는 통밀빵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발견하는 족족 사먹어보지만 대체로 골판지를 씹는 느낌이다. 왜 그럴까? 통밀빵의 기술 난이도가 백밀빵에 비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밀의 알곡은 겉껍데기인 겨와 눈, 그리고 눈에 양분을 공급하는 배젖으로 이루어져 있다.곡물의 몸통이 바로 배젖인데, 흰밀가루는 겨와 눈을 도정해 다 깎아내고 남은 배젖만을 빻아 만든다. 반면 통밀가루는 겨와 눈을 모두 빻아 배젖의 가루와 한데 섞는데, 그탓에 빵의 핵심 공정인 발효가 어려워진다. 배젖의 가루보다 큰 겨와 눈의 알갱이가 물리적으로, 효소가 화학적으로 빵 특유의 쫄깃함을 책임지는 글루텐의 발달을 방해한다.한편 통밀가루가 백밀가루에 비해 물을 더 많이 흡수하니 반죽이 훨씬 질면서도 푸석하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통밀빵에는 특히 자연발효종이 필요하다. 반죽의 산도를 높여 화학적 방어체계를 구축하는 원리다. 통밀가루가 물을 충분히 흡수하도록 빵을 굽기 전날 밤 반죽을 해 묵히기도 한다. 반죽의 수분 비율이 높으므로 빵을 굽는 온도도 높이고 시간도 늘려야 한다.이렇게 백밀가루보다 훨씬 애를 써 잘 구워도 결과물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 백밀빵에 비해 많이 뻣뻣하고 푸석한데다가 통밀 특유의 향이 매우 강해 입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호밀빵도 사정은 비슷하다. 밀에 비해 글루텐 함유량이 낮아 반죽이 잘 뭉쳐지지 않는데다가 효소인 아밀레이스가 부풀어 오르는 것도 방해한다.따라서 호밀빵도 자연발효종에 높은 수분 비율의 반죽으로 굽는데 통밀빵처럼 결과물이 뻣뻣하고 향도 매우 강해 손이 잘 안 갈 수 있다. 이렇다 보니 통밀빵도 호밀빵도 백밀빵에서 재료만 대체한다는 태도로 접근하면 곤란하다. 완전히 다른 종류의 빵을 만든다고 여겨야 되는데 시중, 특히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파는 빵들은 그런 느낌이 잘 나지 않는다.한마디로 기술적인 수준이 높지 않은데 통밀빵과 호밀빵이 인기라니 흰밀빵을 만들던 습관으로 밀어 붙여 만든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 통밀의 풍성한 맛은 잘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자연발효종은 시다 못해 너무 상하기 직전의 포도처럼 쉰 맛이 난다. 흰빵처럼 낮은 온도에서 오래 굽지도 않아 껍질의 색깔도 진하게 나지 않았고, 속살은 떡처럼 축축하고 끈적하며 부스러진다.그런 가운데 건강빵이라는 개념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니 소금을 아예 쓰지 않거나 조금만 넣어 간이 안 맞는 경우도 많다. 설탕은 대체로 맛의 균형만 맞추는 정도로 소량 쓸 뿐인데, 이를 알룰로스 같은 감미료로 대체해 괴상한 맛이 나기도 한다. 이래저래 건강을 위한다손 치더라도 오래 곁에 두고 먹기는 어려운 완성도이다.그렇다면 통밀빵과 호밀빵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지금까지 살펴본 특성을 잘 반영한 결과물인지 최대한 확인한다. 높은 온도에서 구워 색이 백밀빵보다는 진한 갈색으로 나야 제대로 구운 것이다. 장작불을 쓴다는 등, 굽는 환경을 공개하는 경우도 있으니 잘 본다. 재료 목록으로 대체 감미료를 쓰지 않았는지, 소금은 썼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백문이 불여일견, 눈에 띄는 대로 먹어봐 시행착오를 겪어 찾는다.
    칼럼이용재 음식평론가2024/12/02 07:15
  • 마약으로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요?

    마약으로 행복을 얻을 수 있을까요?

    최근 각종 언론 매체에 마약과 관련된 소식이 하루도 빠짐없이 들려옵니다. 지루한 통계 자료들을 언급하지 않아도, 마약 사용 인구, 그중에서도 20~30대 청년 마약 사용자가 많이 늘어났고, 이와 관련된 여러 문제가 우리 사회에 깊게 파고들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약 사용은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돼있어 마약 사용 경험을 솔직하게 전해 듣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금지된 것일수록 궁금증은 커지는 법. 필자가 정신건강의학과, 그중에서도 '중독'을 전공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꼭 "마약 중독자 본 적 있어요?"라 묻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대부분 정말로 궁금해하는 것은 "마약 하면 기분이 진짜 그렇게 좋대요? 법적인 문제도 감수할 만큼요?"이었습니다. 물론 필자도 마약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전해 들은 정보와 공부를 통해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단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실은 마약은 절대로 '진정한 행복'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먼저, 마약 사용 후 느껴지는 경험이 반드시 '유쾌한 것'만은 아닙니다. 마약 사용 후 느껴지는 기분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마약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약을 사용하는 환경이 그다지 안전하지 않은 공간인 경우가 많습니다. 마약 사용을 통해 얻게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효과는 실제 마약 사용 후 느껴지는 체험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불법을 저지른다는 불안감과 익숙하지 않은 환경의 콜라보로 인해 공포, 불안, 피해의식과 같은 불쾌한 감정이 극대화될 수 있고, 여러 환각을 체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술에 잔뜩 취했을 때와 비슷하게 각종 추태를 부리고 여러 사고를 치기도 합니다. 설령 마약 사용 후 기분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하더라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습니다. 남용성 물질의 가장 큰 특징인 '내성'과 '금단' 때문입니다. 내성은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양의 약물이 필요해지는 현상입니다. 만약 내성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적당한 양의 마약을 꾸준히 사용하며 평생 만족스러운 삶을 누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마약은 사용자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비슷한 정도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양을 사용하도록 만들죠. 마약을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약을 구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더 자주 법적인 위험에 노출돼야 하고, 많은 돈을 써야 합니다. 그래서 이전처럼 일하고, 놀고, 친구들을 만나는 평범한 일상생활은 뒷전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나중엔 마약이 그다지 좋은 느낌을 주지도 않는데 인생에 마약밖에 남지 않은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설상가상으로 '금단'까지 발생합니다. 금단은 마약을 사용하다가 중단했을 때 느껴지는 몸과 마음의 괴로운 증상들입니다. 온몸이 아프고, 잠도 못 자고, 정신적으로 너무 괴로워서 어떠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마약을 사용해야지만 견딜 수 있는 몸이 돼버리는 것입니다. 
    칼럼국립정신건강센터 박선영 과학기술서기관(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2024/12/0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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