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발그레한 여성의 볼은 아름답지만 시도 때도 없이 빨갛게 달아오른다면 여간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안면홍조증으로 불리는 붉은 얼굴은 모세혈관을 지배하는 신경계통이나 혈관의 수축 이완 작용의 이상으로 모세혈관이 늘어나 발생한다.
전에 없던 안면홍조증이 중년 이후의 여성에게 생겼다면 폐경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여성호르몬이 갑작스럽게 결핍이 되면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인데, 폐경기 여성의 절반 이상이 안면홍조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사람들도 심리적으로 놀림을 받거나 창피함을 느낄 때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이 때 감정이 예민한 사람일수록 증상의 정도가 심해진다. 작은 일에도 모세혈관을 지배하는 신경이 자극을 받아 혈관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습진에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너무 오래 발라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붉은 얼굴이 되는 경우도 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습진을 낫게 하는 작용이 있으나 장기간 강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부작용으로 피부의 모세혈관이 늘어나게 된다.
한번 늘어난 혈관은 저절로 회복되지 않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 갱년기의 폐경이 원인인 안면홍조일 경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약물을 투입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또한 ‘브이빔’, ‘퍼펙타’ 와 같은 레이저의 발전으로 확장된 모세혈관은 파괴하고 정상적인 모세혈관은 보존하여 주는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안면홍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모세혈관을 자극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므로 주변 온도는 혈관을 확장시키는 더운 환경 보다는 서늘한 온도가 좋다. 특히 실내 외 온도차이로 인해 얼굴이 붉어진다면 이는 외부의 온도 변화에 따라 모세혈관이 확장된 경우로 사우나나 찜질방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자외선은 혈관을 지지하는 탄력 섬유를 파괴하여 혈관 확장을 초래하므로 계절과 상관없이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음식물도 안면홍조에 영향을 끼친다. 알코올이나 발효성 식품, 뜨거운 음료와 매운 음식 등 몸을 자극하는 음식이 그것이다. 특히 폐경기로 인한 안면홍조일 경우 콩, 두부 등 여성호르몬의 역할을 하는 음식이 도움이 된다. 또한 혈관 보호의 기능을 하는 비타민E를 매일 섭취하는 것도 좋다.
초이스피부과 / 최광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