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검진과 종양제거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동료의사와 얼마 전 나눴던 이야기이다.
B라는 환자가 3년 전 다른 병원에서 식염수 백을 이용한 가슴성형을 받았었는데, 최근 샤워를 하다 가슴에서 전에 없던 멍울이 만져져 덜컥 겁이 났다고 한다. 먼저 친구들에게 고민상담을 했더니 ‘보형물 때문에 발견이 제대로 될까?’ 라는 걱정만 할 뿐, 병원에 가보란 충고는 듣지 못했다.
결국 병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질문을 올리게 된 그녀가 온라인 상담 이후 긴장한 모습으로 진료실을 찾아왔다는 것.
유방 특수 촬영 및 초음파 검사를 통해 종양임을 확인했고, 바늘총(맘모톰)을 이용해 간단하게 조직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결과는 악성 종양으로, 수술이 필요한 상황.
다행스럽게도 B씨는 보형물을 제거하지 않고도 수술 스케줄을 잡을 수 있었는데, 그녀의 가슴 속 보형물이 가슴 근육 아래에 위치한 덕분이었다.
동료의사와 신속하게 환자의 사례를 공유하고 수술스케줄을 잡은 덕택에 B씨는 지금 안전하고 만족스런 생활 중이다.
유방 확대 수술은 여러 방법으로 나뉠 수 있는데, 이 중 보형물을 유방 내 어느 위치에 두느냐에 따라 크게 근육 위 유방 확대 수술과 근육 하 유방 확대 수술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그 동안 주로 시행되어 왔던 근육 위 유방 확대 수술은 유방암이 발생하는 유방 조직과 보형물 사이에 경계가 없어 유방암으로 생긴 멍울과 보형물의 구분이 힘들었다. 또 멍울이 암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해 바늘총 조직채취를 할 경우 보형물이 터질 위험이 컸다. 자연히 멍울이 발견된 환자는 조직검사를 위해 보형물을 제거해야 했다.
근육 하 유방 확대 수술은 말 그대로 보형물을 근육 밑에 넣는 방법으로, 자연히 유방 조직과 보형물이 근육을 사이에 두고 분리된다. 바늘총 검사를 위해 보형물을 뺄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조직 검사 후 암으로 판정 받아도 보형물 제거 없이 안전하게 수술이 가능하다.
이처럼 가슴 확대수술은 점점 안전해 지고 있지만, 유방암 고위험군이라면 아무리 안전한 유방 확대 수술이라도 받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아무래도 남들보다 조직 검사를 많이 받는 탓에 자칫 잘못하면 보형물이 터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멍울이 커져 수술을 받을 때 보형물이 예기치 못하게 수술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유방암 고위험군으로는 집안에 유방암 가족력이 있거나,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인자를 갖고 있는 여성, 혹은 이미 과거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 등이 해당된다. 그러나 만약 이들이 부득이하게 유방 확대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반드시 수술 전 유방암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또, 촉진 및 초음파 검사, 유방촬영술을 통해 100%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 받고 성형을 받고, 성형 후에도 검진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수술은 근육 하 유방 확대 수술법을 택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지방을 이용할 경우 미세한 석회화 현상 탓에 가뜩이나 석회화 현상이 잘 나타나는 유방암 고위험군에게는 부적당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여성성을 지키기 위해선, 보형물의 위치도 중요하겠지만 그 무엇보다 끊임없이 애정을 가지고 가슴을 돌아보는 일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아래 정리해 둔 자가진단법은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여성을 위한 지침이라 할 수 있겠다.
참고 - 유방암 자가 진단법
1. 먼저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유방을 보며 유방의 형태를 관찰한다. 유방의 전체적인 윤곽, 좌우대칭 여부, 유두와 피부 이상이 있는지 등을 관찰한다.
2. 양손을 위로 올려 유방을 완전히 노출시킨 후 피부의 함몰여부를 관찰한다.
3. 왼손을 어깨위로 올린 후 오른쪽 가운데 세 손가락의 끝을 모아 유방의 바깥쪽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원형을 그리며 유두를 향하여 천천히 들어오면서 유방을 촉진한다. 촉진은 유방을 약간 누르면서 비비는 느낌으로 한다.
4. 유두를 꼭 짜서 분비물이 있는지 검사한다.
(속옷에 피가 묻었는지도 살펴본다)
5. 겨드랑이에 멍울이 있는지 만져 본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미 상당기간 진행되어 유방을 절제할 수 밖에 없었던 여성들을 위한 유방재건술에 대해 알아보자.
/바람성형외과원장 심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