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 수요일 ‘Health’에 소개된 삼성서울병원 이종철 원장의 건강관리법은 꽤 많은 독자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신문사는 물론이고, 병원에도 문의 전화가 폭주했습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주치의여서 아마도 더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 같습니다.
이 원장은 소식, 규칙적인 운동, 적극적인 스트레스 해소, 정기적인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기사 제목도 ‘지극히 상식적인 것들… 그것이 바로 특별한 건강법’이었습니다.
그러나 독자들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기사 말미에 ‘최근 2~3년 전부터 영양제를 한 알씩 복용하고 있다’는 대목이 있는데 그 영양제가 무엇이냐는 것이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무슨 약을 먹고 있나?”고 묻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몇 달 전 강신호 전 전경련회장의 건강법에 관한 기사가 나갔을 때도 독자들은 40~50대 체력을 유지하고 있는 여든 강 전 회장의 건강 관리 노하우보다 그가 보조적으로 복용하는 영양제에 더 큰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무엇인가를 먹어서 건강을 지키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특정 음식이나 기능식품이 건강에 좋다면 하루 아침에 품절이 될 정도로 ‘쏠림 현상’이 강하고, ‘몬도가네식 보신관광’은 여전히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그러다 보니 건강증진을 위한 대체요법도 외국에선 요가, 명상 등이 더 보편적인데 우리나라에선 93%가 먹는 대체요법을 선호했습니다.(대한보완통합의학회 4779명 조사 결과) 참 이상한 나라입니다.
무엇인가를 먹어서 건강을 지키겠다는 노력은 ‘하수(下手)’ 중의 하수입니다. 반복되는 얘기지만 건강을 지키는 유일한 ‘상수(上手)’는 운동, 소식, 금연, 절주, 스트레스관리 등 누구나 아는 상식을 묵묵하게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리 비싼 영양제를 아무리 많이 복용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선 건강이 지켜질 리 없습니다. 건강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건강식품으로 속이지 마십시오. 당면한 건강문제를 직시하시고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꿔가는 힘든 노력을 시작하시길 권고 드립니다.
혹시 이 칼럼을 보고 이 원장이 복용하는 영양제에 대해서 묻는 사람이 또 있을 것 같은데, 비싸고 귀한 외국 제품이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되는 가장 대중적인 제품 중 하나라는 것을 밝힙니다.
/ 임호준 Health 편집장 hjl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