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다. 나이가 들수록 퇴화하는 우리 몸이지만 삶의 질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신체부위를 생각해 보면 활동성을 보장하는 척추, 관절이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 병원을 찾는 노년층에서 골절이나 협착증 그리고 키가 작아지면서 뼈 사이가 내려앉아 디스크 간격이 좁아지는 추간공협착증을 겪는 이들이 유독 많아지고 있다. 오늘 걸을 수 없다면 내일은 침상에 드러누워 있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두고도 척추는 잘못 건드리면 큰일 난다는 낭설에 현혹되어 질병 극복을 위한 노력 없이 그저 세월만 보내는 경우도 자주 본다. 오랜 질병치고 잘 낫는 병은 없다. 그렇다고 아무 병원에나 갈 수 없는 것이 척추, 관절 질환이다.
무궁무진한 치료법, 한 가지만 내세우는 의사는 피해야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 반대로 ‘무조건 수술은 하면 안 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펴는 의사는 피하자. 또 모든 환자에게 한 가지 치료법만 쓰는 의사도 피해야 한다. 척추나 관절 치료에는 수십 가지 방법이 있다.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이미 환자들도 많이 알고 있는 한약을 포함한 약물복용, 물리치료, 도수치료, 추나요법 등 급이 낮은 초보적인 치료부터 어느 정도 기술이 요되는 통증주사나 시술 그리고 가장 힘들게 배워야 하는 수술이 있다. 수십 가지 외과적 수술 중에서 나사못 수술이 가장 초보적이고 인공디스크수술, 미니 현미경수술, 내시경수술이 오히려 난도가 있고 의사에 따라 그 결과가 굉장한 차이를 보인다.
주변 사람들의 치료 경험을 듣는 것, 인터넷 검색으로 정보를 찾는 것은 편리하지만 위험하다. 넘쳐나는 가공된 인터넷기사, 각종 의학 프로그램, 취재가 아닌 신문광고는 이미 글자 그대로 홈쇼핑 같은 판매를 위한 광고로 전락한 지 오래다. 과감하게 피해야 할 병원은 통증치료나 시술만 하는 병원, 도수치료만 하는 병원, 한약이나 팔려고 하는 한의원 등이다. 척추 질환은 워낙 형태가 다양한데 질병 양상이 같지 않은 환자 개개인에게 획일적으로 똑같은 방식으로 치료하는 것은 말이 되는가?
시술과 수술 모두 균형 잡힌 병원을 다시 방문해 의견 들어봐야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 우선하는 것은 정확한 진단이다. 병명과 정확한 병소가 확인되면 시술을 할 것인가 수술을 할 것인가 선택하는 것은 환자 몫이다. 이 과정에서 충분하면서도 균형잡힌 설명을 듣는다면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진료를 담당하는 주치의는 시술과 수술 등 각각의 치료법 장단점, 환자 임상증상, 증후 신호 그리고 첨단 영상장치로 분석 후 환자에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권해야 한다. 이때 좋은 의사는 비수술적 치료가 임시 방편일 경우 환자가 원치 않는다 해도 강력하게 수술을 권해야 한다.
수술실이 없거나 수술할 줄 모르는 병원은 무조건 수술이 나쁘다고 한다.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은 대부분 비수술적 처치가 나쁘다고 한다. 이것은 환자가 갖고 있는 질환 특성을 살피기보다 병원의 제한된 시스템 안에서 치료하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주장이다. 환자가 원하는 생각과 의사가 내리는 처방이 다를 경우 의사 권유를 따르는 것이 그래도 합리적이다. 단, 수술이든 시술이든 한쪽 치료법만 강조하는 병원이라면 양쪽 모두 균형잡힌 병원을 다시 방문해 의견을 들어보자. 그것이 환자에게 훨씬 유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