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부터 코로나19까지… 왜 ‘붙이는 약’에 주목하나

입력 2021.10.07 07:15

주사제·경구용 제제보다 복용 편해… 2030년 1조 규모 전망

패치형 치료제
복용 편의성이 높은 패치형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높은 효과와 안전성을 갖추더라도 환자가 약을 복용하지 못한다면 결국 좋은 약이 될 수 없다. 복용 편의성은 ‘좋은 약’이 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이기도 하다. 최근 많은 제약·바이오기업이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패치형 약물(붙이는 약)’ 개발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는 여러 기업이 계속해서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추후 약물 범위가 확대되고 개발 경쟁 또한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피부에 머리카락보다 얇은 바늘 붙여… 코로나 백신도 개발 中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s) 패치는 머리카락보다 얇은 미세바늘을 패치 형태로 몸에 부착함으로써 약물을 체내에 투여한다. 이는 혈관이 아닌 피부를 통해 약물이 전달되는 ‘경피약물전달시스템(TDDS)’의 일종으로, 바늘 종류와 전달방식 등에 따라 ▲고체(Solid)타입 ▲코팅(Coated)타입 ▲용해성(Dissolving)타입 ▲공동(Hollow)타입 ▲하이드로겔형성(Hydrogel forming)타입 등으로 구분된다. 초기에는 고체타입, 코팅타입(약물을 바늘에 코팅)과 같이 피부에 미세바늘을 주사해 외용제 약물을 전달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면, 최근에는 피부에 주사한 미세바늘이 녹는 용해성타입으로 대부분 개발되고 있다.

사용 분야는 기존 주름·여드름 개선, 미백 등 기능성 화장품 분야 외에 비만·치매 치료제, 면역질환 치료제, 약물흡수유도제, 소아마비·B형간염 백신 등 전문의약품 분야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국내외에서는 마이크로니들패치를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 또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앞서 미국 스탠퍼드대와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대 공동연구팀은 동물시험을 통해 백신 패치의 높은 항체형성·면역효과(일반 주사제 대비)를 확인했으며, 국내에서도 라파스, 에이디엠바이오사이언스, 쿼드메디슨 등이 마이크로니들을 이용한 코로나19 백신 패치 개발에 나선 상태다.

◇먹는 약·주사제보다 복용 편해… 다양한 질환 약 개발 기대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여러 측면에서 활용도가 높은 약물로 평가된다. 기본적으로 기존 경구용 제제, 주사제보다 쉽게 약물을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약을 삼키기 어렵거나 통증·두려움으로 인해 주사를 맞지 못하는 사람 등도 수월하게 약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는 노인성 질환인 치매, 파킨슨병의 패치형 약물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기도 하다.

또한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경우 통증이 적고 약물 전달 속도가 빠르며, 주사기 재사용이나 2차 감염 등에 따른 부작용도 예방 가능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로는 주사제 접종을 위해 전문 의료인이 필요하지 않은 점과 기존 액상형 약물과 달리 약 보관·유통이 간편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주사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약물을 특정할 수는 없으나, 피하 전달이 가능한 약물 또는 약을 처방받기 위해 항상 병원에 가야하는 대사질환, 만성질환 약 등에 관련 기술이 적극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30년 1조… “패치형 개발 가능한 약물, 수요 급증할 것”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허가된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은 없다. 현재로써는 미국 조사노파마(Zosano Pharm)가 개발한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편두통치료제가 가장 허가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조사노파마는 2019년 해당 약품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 신약 승인을 신청했다.

허가 받은 의약품이 없다는 것은 향후 이 시장이 높은 성장을 앞두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퓨처마켓인사이트 리포트에 따르면, 전세계 마이크로니들 관련 시장 규모는 2015년 4억7000만달러(한화 약 5279억원)에서 2019년 6억2160만달러(6916억원)로 확대됐으며, 10년 뒤인 2030년에는 약 2배 수준인 12억390만달러(1조352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규 부회장은 “현재도 여러 기업이 개발에 나서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며 “기존 약물을 패치형태로도 투여받을 수 있게 된다면 해당 약물에 대한 수요 또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고 전망했다.

현재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개발·생산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은 라파스, 에이디엠바이오사이언스, 쿼드메디슨 등을 비롯해 주빅, 아이큐어 등 10개 내외(협력사 제외)로 확인된다. 전문가는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패치 신약의 효능과 사용 시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시판 중인 각 기업의 약물을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 또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 부회장은 “패치 형태로 전달 가능한 약물 리스트를 확보한 뒤, 기업이 가진 기술이 어떤 약물에 효과를 보일 수 있을지 임상을 통해 밝혀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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