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의 '코로나 항체치료제'… 그래도 필요할까?

입력 2021.03.02 15:05

변이에 약한 건 사실… "다양한 중화항체 '칵테일화' 필요"

치료제로 보이는 약품을 장갑 낀 손으로 들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백신은 빠르게 개발돼 접종이 시작됐지만, 코로나19 치료제는 백신만큼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약물재창출을 통해 렘데시비르가 유일하게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 FDA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고, 항체치료제는 리제네론, 릴리, 셀트리온에서 각각 개발해 사용되고 있으나 임상현장에서 탁월한 치료효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국, 남미 등 지역에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항체치료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백신이 개발되고 변이 바이러스 확산되고 있는 지금, 그래도 항체치료제가 필요할까?

◇항체치료제,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 떨어지는 이유는?

우리 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외부물질(항원)이 침투하면 면역체계가 항원에 대응하기 위해 항체를 만들어 내는데, 이 항체를 외부에서 만들어 투입해주는 게 항체치료제의 원리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도 중화항체(실제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만한 힘을 가진 항체)를 바이러스의 표면(스파이크단백질)에 결합시켜,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전의 치료제다.

하지만 변이바이러스가 등장한 이후, 항체치료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하나의 항체는 특정 항원에만 정확하게 결합하기 때문이다. 항체가 붙어야 하는 자리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중화항체는 제대로 작용을 하기 어려워진다. 이론상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다양한 면역반응을 나타내는 항체 특성상 변이 바이러스와 애매하게 결합해 세포 침투와 증식을 도울 수 있다"고 밝혔고, 김호민 기초과학연구원(IBS) 바이오분자 및 세포구조 연구단 CI(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항체가 붙어야 할 위치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결합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항체치료제, 급한 불만 끈다?… "분명히 효과 있는 약"

바이러스에서 변이가 발생하는 일은 매우 빈번하다. 안광석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RNA 연구단 연구위원)는 "바이러스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돌연변이는 바이러스 생활사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삶의 한 부분일 뿐으로, 돌연변이는 무작위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항체치료제는 태생적으로 변이바이러스에 필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즉, 항체치료제는 기존 변이바이러스에 효과가 크지 않고, 추후 발생할 변이 바이러스에도 실효성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 신약이 개발되기 전까지 임시방편으로 사용되는 약에 불과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항체치료제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호민 CI는 "바이러스 변이가 반드시 항체가 결합하는 자리에 생긴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변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항체치료제는 감염 초기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변이바이러스가 나올 때마다 그에 맞는 항체치료제가 개발되어야 할 것이지만, 기존 항체치료제 개발 회사들이 여러 항체후보군을 가지고 있을 것이기에 신약개발이나 약물재창출을 통한 치료제보다 변이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밝혔다.

김호민 CI는 기존 항체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칵테일 기법'을 사용한 항체치료제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의 항체만을 사용하기보다는 바이러스 스파이크단백질의 다른 부위를 인지하는 여러 개의 중화항체를 혼합해 칵테일 형태로 항체치료제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칵테일 치료법이 중화력도 높으며, 회피돌연변이 바이러스(escape mutant)가 생기는 확률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비(非) 스파이크단백질에 대한 항체치료제, 판-코로나바이러스(Pan-coronavirus) 항체치료제 개발 역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더불어 다양한 형태의 치료제 개발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부작용이 적고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증식만을 억제하는 RNA 중합효소 저해제, 바이러스 단백질가위 저해제, 바이러스 조립 저해제 등 화학의약품의 개발도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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