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치료제 '약가' 수싸움... "해외 성공 판가름"

입력 2021.02.09 14:53

릴리·리제네론 대비 경쟁력 갖춰야 시장 안착 가능 전망

렉키로나주
렉키로나주의 해외시장 성패 여부는 경쟁력 있는 약가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셀트리온

렉키로나주는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첫 번째 코로나19 치료제로, 세계적으론 세 번째 코로나19 항체치료제다. 렉키로나주는 국내에서 환자본인부담금 '0원'으로 제공될 약이다. 그럼에도 보험약가가 렉키로나주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유가 뭘까?

◇신약이지만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딜레마

렉키로나주가 최초도 아니고, 유일하지도 않은 코로나19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보험약가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 A씨는 "렉키로나주가 최초의, 유일한 치료제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이미 렉키로나주를 대체할 치료제는 있기 때문에 제약사가 원하는 수준의 보험약가를 받기는 힘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환자 수도 해외만큼 많지 않아 시장 확대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셀트리온은 수출을 해야만 기대하는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고, 국내 보험약가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의약품이 해외에 수출될 때는 수출하는 국가의 판매가를 기준으로 수입할 국가의 가격이 정해진다. 특히 보험에 등재된 의약품은 수출국의 보험약가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업계관계자들은 렉키로나주의 약가가 높게 책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렉키로나주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존 항체치료제인 릴리와 리제네론의 품목과 겨뤄볼 만한 가격을 제시해야만 한다.

A씨는 "릴리와 리제네론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와 효능·효과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같은 계열의 치료제가 이미 사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약제와 경쟁하기 위해선 가격이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그는 "허가 이후 시장확대는 가격경쟁력이 갖춰져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LY-CoV555(밤라니비맙)'과 리제네론이 개발한 'REGN-COV2(카사리비맙·임데비맙 혼합)' 등 2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미국 내 항체 치료제 투약률은 약 39%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가 리제네론에서 항체 치료제 125만회분을 추가 구매하면서 기존 항체치료제들의 시장 점유율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셀트리온이 빠른 약가협상을 원하고 있고, 시급성을 충분히 알고 있어 무리한 약가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실제 셀트리온 관계자는 헬스조선을 통해 "요양급여 결정신청을 아직 하지 않았으나, 최대한 빠르게 보험약가 절차를 진행하고자 허가를 받은 직후부터 심평원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신약이기 때문에 셀트리온도 약가협상에서 쉽게 물러서기는 어렵겠지만, 상황을 충분히 감안한 합리적인 약가를 제시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상황의 시급함을 고려해 보험 당국과 제약사가 한 발짝 양보하는 협상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절차만 구만리… 예측할 수 없는 약가 확정 시기

그렇다면 보험약가는 언제 결정될까? 절차가 복합하고 비밀리에 진행되는 보험약가 결정과정 특성상 시기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의약품이 건강보험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우선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를 받으면 신청권자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요양급여 결정신청을 해야 한다. 심평원은 요양급여 결정신청이 들어오면 해당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을 확인하고 나서, 약제급여평가위원회(급평위)를 통해 심의를 진행한다. 심평원은 150일 이내에 급평위 결과를 전달해야 한다. 이견이 있는 경우 재평가 신청을 받아 120일 이내에 다시 급평위 재심을 받을 수 있다.

급평위를 통과하고 나면 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진행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도 통과해야 한다. 건보공단은 약가협상을 명받은 경우, 60일 이내에 협상을 마치고 복지부에 보고해야 한다. 협상이 성사되면 협상결과를 보고받은 건보공단이 30일 이내에 건정심 심의를 거쳐 요양급여대상 여부 및 약제의 상한금액을 결정해 고시해야 한다.

보통 국내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이 보험급여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년 이상이다. 2014~2016년 항암제 기준, 허가 후 보험급여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348일이었다. 렉키로나주는 항체치료제이고,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시급성이 고려된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기존 절차대로라면 1~2달은 지나야 보험약가가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평원 관계자는 "시급성에 따라 검토방향이 결정되기는 하지만 아직 코로나19 치료제라고 해서 급평위 절차 등을 생략, 단축한다는 방침이 없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약가협상 법정기한이 '60일 이내'이기에 굳이 코로나 치료제 약가협상 단축을 위한 경로를 만들기보단, 기간 내에 빨리 진행하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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