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모 이사의 별명은 ‘늙은 거북’이다. 동그랗고 약간 튀어나온 눈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목을 앞으로 쭉 빼서 늘어뜨린 채 힘없이 걷는 폼이 영락없는 거북 모습이다.
우스꽝스럽게 보인다는 말을 듣고 목을 꼿꼿하게 세우려 노력했지만 익숙하지 않아 번번이 실패했고, 그 대가로 김 이사는 만성적인 두통과 목·어깨 통증을 감수하고 있다. 병원에선 근막통증증후군과 경추전만증(목뼈가 앞으로 굽은 병)으로 진단했다.
X선 촬영 결과, C자 모양으로 적당히 굽어 있어야 할 목뼈가 일직선처럼 돼 앞으로 기울어 있었다.
■거북처럼 목이 나온 사람들
사무실을 둘러보면 거북처럼 목을 앞으로 쭉 빼서 서류나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은 대부분 엉덩이를 뒤로 빼고 팔을 책상에 기대고 상체를 숙인 자세로 앉아 있다. 이들은 서 있을 때나 걸을 때도 마치 큰 죄라도 지은 것처럼 고개를 떨구고 어깨를 움츠린 자세를 취한다.
을지대학병원 재활의학과 이호 교수는 “목, 어깨, 뒷머리가 아프다며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상당수는 이와 같이 부적절한 자세가 원인”이라며 “목이 거북처럼 앞으로 나와 통증이 유발되므로 ‘거북목증후군’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황지혜 교수는 거북목증후군은 ▲컴퓨터 작업 또는 게임을 오래 하는 사람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직장인과 학생 ▲상체를 구부려 도면 설계나 재단 작업을 하는 건축사나 의상 디자이너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기도하는 목사나 수녀 등에게 많다고 설명했다.
■목을 내밀 때 나타나는 현상
거북처럼 목을 앞으로 내민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목뼈를 지탱하는 목 뒷부분의 근육과 인대가 과도한 힘을 받아 팽팽하게 당겨지게 되고, 그 상태가 만성화되면 근육과 인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황지혜 교수는 “목뼈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는 머리 뒷부분과 어깨까지 하나로 연결돼 있어 두통과 견비통(어깨와 팔의 통증)까지 나타난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백남종 교수는 “이른바 ‘거북목증후군’은 진단기준과 증상 등이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비의학적 용어”라며 “컴퓨터 사용자에게 빈발한다는 점에서 VDT 증후군과 비슷하며, 통증의 양상은 근육이 뭉쳐서 생기는 근막통증증후군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불분명한 통증, 전신 피로, 집중력 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나나 처음엔 증상이 애매모호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만성적으로 목이 뻣뻣하게 느껴지거나, 어깨 근육이 당기듯 아프거나, 머리 뒤쪽에 두통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자세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거북처럼 목을 내밀고 생활하면 작은 충격에도 목 디스크가 생길 수 있으며, 그 아래 흉추와 요추도 비정상적으로 변형돼 척추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백 교수는 경고했다.
■"거북목증후군"의 진단과 처방
자신이 ‘거북 목’인지 알아보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차렷 자세로 선 뒤 귀의 중간에서부터 아래로 가상의 선을 그었을 때, 그 선이 어깨 중간을 통과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스스로 측정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동료에게 봐 달라고 하면 된다. 이호 교수는 “그 선이 중간보다 앞으로 2.5㎝ 정도 나와 있으면 이미 거북 목으로 변해간다는 신호며, 5㎝ 이상 나와 있으면 이미 거북 목이 심각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북 목으로 인한 통증은 자세를 교정하고, 스트레칭으로 목 뒤쪽 근육과 인대의 비정상적 긴장 상태를 풀어주면 어느 정도 해소된다. 목이나 어깨의 근육이 뭉쳐서 단단한 띠처럼 느껴질 경우엔 핫팩을 하거나 마사지를 해서 뭉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또 목이나 어깨의 특정 부위를 눌렀을 때 심한 통증이 전기처럼 뻗치는 경우엔 이미 근막통증증후군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이때는 적극적인 통증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황지혜 교수는 설명했다.
■목을 보호하는 올바른 자세와 방법
책상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뒤쪽에 바짝 밀착시켜야 하며, 허리와 가슴을 쭉 펴고 고개를 꼿꼿이 세워야 한다. 책상이나 식탁에 팔을 대고 상체를 숙이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서 있거나 걸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호 교수는 “어깨를 움츠리면 머리가 앞으로 나오게 되므로 좀 어색하다 싶을 정도로 당당하게 가슴을 내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체가 자연스레 숙여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두꺼운 책 등을 받쳐 모니터를 눈과 수평이 되는 높이까지 올리는 게 좋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춘성 교수는 “아무리 좋은 자세도 20분 이상 유지하면 척추와 주변 조직에 무리를 주므로 최소 20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꿔줘야 한다”며 “수시로 기지개를 켜고, 1시간에 한 번은 일어나서 목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마취통증의학과임호준2004/06/08 09:41
산부인과임호준2004/06/08 09:41
피부과2004/06/08 09:40
종합임호준2004/06/08 09:39
고혈압임호준2004/06/08 09:38
◆ Q 보통 때는 괜찮은데 가끔씩 눈이 사팔뜨기가 됩니다. 미용상 보기가 좋지 않고 대인관계도 기피하게 되는데, 수술받으면 정상이 될까요?
◆ A 간헐성 외사시는 눈을 모아주는 기능이 약해서 눈동자가 자꾸만 바깥, 즉 귀 방향으로 돌아가는 현상입니다. 눈이 코 쪽으로 모아지는 내사시와 달리 간헐성 외사시는 선천성인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3세 이후 서서히 나타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상생활에서 줄곧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자고 일어났을 때나, 몸이 피곤할 때, 멍하게 다른 생각을 할 때, 몸이 아플 때 자주 나타나는 게 특징입니다.
외사시는 사실상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며, 가급적 조기에 수술할수록 수술 결과도 좋아지므로 외사시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에 데려와야 합니다. 외사시를 가진 어린이의 경우, 멍하게 있을 때 눈동자가 돌아가고, 햇볕에 나가면 눈을 잘 못 뜨고 한 눈을 감는 경향이 있습니다. 햇볕에 나가면 눈이 부셔서 눈을 모아주는 힘이 약해지고, 이 때문에 눈이 바깥쪽으로 벌어져 사물이 두 개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간혹 텔레비전 등을 시청할 때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도 외사시가 있는 어린이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증상이 하루에 5차례 이상 목격되면 빨리 수술해 주는 게 좋습니다.
수술 후 시력이 회복되는 정도는 내사시에 비해 좋은 편입니다. 수술 직후엔 잠시 물체가 둘로 보이는 복시(複視)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어린이는 수일 내에 적응하며, 성인은 이보다 훨씬 오래 걸립니다. 성인의 경우, 수술 직후 간헐성 외사시가 재발해 눈이 다시 돌아갈 확률이 20%쯤 되며, 어린 나이에 수술할수록 재발률도 낮아집니다.
(한승한·영동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건강 Q&A에 참여를 원하는 독자는 임호준 기자의 건강가이드(http://imhojun. chosun.com) ‘임 기자에게 묻기’ 코너에 질문을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안과2004/06/01 11:15
뚱뚱한 여성은 제왕절개 분만율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박지현 교수팀은 최근 첫 아이를 분만한 1242명을 산전 체질량 지수(BMI=㎏/㎡)에 따라 저체중군(BMI 18.5 미만), 정상체중군(18.5~22.9), 과체중군(23~25), 비만군(25 초과) 등 4그룹으로 나눠 제왕절개 빈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저체중군 12.6%, 정상체중군 25%, 과체중군 35.3%, 비만군 52.4%로 체중이 높을수록 제왕절개율도 급격하게 높아졌다.
조사 대상 전체의 제왕절개 비율은 25.14%였다. 각 체중군의 태아 몸무게는 저체중군 3222g, 정상체중군 3328g, 과체중군 3402g, 비만군 3418g으로 큰 차가 없어 태아 몸무게와 상관없이 뚱뚱할수록 제왕절개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분만시 태아가 내려오는 산도(産道) 주변의 과다한 지방이 자연분만을 어렵게 하는 데다, 과체중이나 비만 여성은 임신 중독증이나 임신 중 요로감염, 태반 질환 등의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자연히 제왕절개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산부인과임호준2004/06/01 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