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만 치료제 산업은 다른 산업보다 5배 이상 빠르게 성장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비만 치료제 산업이 연평균 50%씩 성장해서 2030년에는 130조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녀노소 관심이 높고, 연예인 등 언론에서도 많이 언급되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뭐가 있고 각각의 효과와 부작용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자.비만 치료제는 ▲식욕을 억제하는 약 ▲식탐을 줄여주는 약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약 ▲지방 흡수를 막는 약 ▲탄수화물 흡수를 막는 약 ▲체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약 ▲흡수한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저장되는 것을 막는 약 ▲기초대사량을 증가시키는 약 ▲장 운동을 촉진시키는 약 ▲이뇨작용을 통해 부종을 빼는 약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대표적인 비만 치료제로는 ‘마운자로’ ‘위고비’, ‘삭센다’, ‘큐시미아’, ‘디에타민’, ‘콘트라브’, ‘제니칼’ 등이 있다.비만 치료제의 체중 감소 효과는 마운자로 주사가 약 20%, 위고비 주사는 약 15%, 삭센다 주사는 약 6%다. ‘나비약’이라고 불리는 펜터민 성분 디에타민은 약 9%, 식욕억제 복합제 큐시미아’도 9%다. 식탐과 식욕 둘 다 억제하는 콘트라브는 약 4%고, 지방흡수를 막아주는 제니칼은 3% 수준에서 체중이 감소할 수 있다.비만약 중에서 가장 부작용 걱정이 큰 약은 펜터민 성분의 약이다. 이 약은 식욕억제 효과가 강력해서 단기간에 체중 감소 효과가 크고 최대 9%의 체중이 감소하기도 한다. 뇌의 포만감 중추에서 긴장감을 증가시키는 ‘노르에핀에프린’이라는 물질을 분비시켜 식욕을 없애는 약인데, 너무 긴장감이 올라간 나머지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손이 떨리거나, 정신적으로 예민해지거나, 불면 증상을 겪게 된다. 이 약은 12주 이내로 단기간만 사용해야 한다. 장기간 복용 시에는 불안, 초초 등 성격이 이상해지는 부작용이 흔히 생기고, 심하면 정신질환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약을 안 먹으면 극심한 피로와 우울증 증상에 시달리기 때문에 약을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중독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펜터민을 저용량으로 줄이고 다른 식욕억제제 성분을 보강한 약이 큐시미아다. 고용량 펜터민이 중독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펜터민 용량을 낮추는 대신 ‘토피라메이트’를 추가했다. 토피라메이트는 진정 작용이 있는 GABA를 활성화시키고, 흥분작용이 있는 글루타메이트를 억제한다. 때문에 펜터민 부작용을 줄이면서 식욕 억제는 거의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 약은 펜터민처럼 12주 사용제한이 없고 장기간 복용할 수 있다. 그러나 펜터민이 소량 들어가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약간의 심장 두근거림이나 손 떨림, 불안증세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펜터민 단일제품에 비해서는 가격도 많이 비싼 편이다.의존성과 중독성을 없애면서 식욕·식탐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약도 있다. 음식을 먹을 때 쾌락을 못 느끼게 해주는 마약중독 치료제 성분인 ‘날트렉손’과 항우울제이면서 식욕을 없애주는 ‘부프로피온’ 복합제인 콘트라브다. 그러나 이 약은 중독성은 없지만 체중감소 효과가 다소 약하고 정형외과 진통제 ‘트라마돌’ 같은 마약류 진통제의 효과를 약하게 만드는 단점이 있어서 많이 사용하지 않는 약이다.음식물의 지방 흡수를 억제해 체중감소를 유도하는 제니칼이라는 약 역시 체중 감소 효과가 약하다. 소화관에서 흡수되지 않은 지방이 기름변을 만들어 속옷에 지방질 액체가 묻게 하거나 변실금처럼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선호도가 낮다.최근에는 삭센다, 위고비 등과 같이 중독성이 없으면서 체중 감소 효과는 강력한 비만 치료 주사가 인기다. 이들 주사는 위장에서 음식물 배출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증가시키고, 배고픈 느낌이 안 들게 한다. 펜터민 같은 식욕억제제에 비해 심혈관 부작용과 정신과적 부작용도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안전한 느낌이 드는 약이다.그러나 이들 비만 치료제의 경우, 위장장애가 많아서 구역, 구토가 더 심하고, 설사나 변비, 복부팽만 등의 부작용이 흔하게 나타난다. 드물게 급성췌장염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복통, 설사, 구토가 심하거나 변색깔이 회색이나 연한 노란색 등으로 바뀌면 췌장액 분비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비만 치료제를 처방한 의사와 상담해봐야 한다. 위고비 등의 주사가 망막에 손상을 준 사례도 있기 때문에 시력에 이상에 생긴 경우엔 안과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정리하자면,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은 펜터민 이상의 체중 감소 효과가 있고 중독성이나 심혈관, 정신과적 부작용은 거의 없는 대신, 위장관, 췌장염, 망막손상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약이라고 보면 된다. 참고로 췌장염과 망막손상은 극히 일부 사람에게만 나타나고, 고용량에서 위험성이 증가한다.위고비 등의 주사는 비만인 사람에게 허가된 약이다. 정상 체중인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살을 더 빼기 위해 투여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성이 증가한다. 약물 용량은 체중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체중이 적은 사람이 비만인 사람과 같은 용량의 약물을 투약하면 구역, 구토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인터넷 등에는 ‘위고비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4단계의 고용량 주사기를 1~2단계 용량으로 나눠맞으면 한 달 치 주사기 1개로 약 3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져있다. 산술적으로는 맞지만, 기계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일반 소비자들은 조작 단계에서 정확하지 않게 사용할 위험이 있다. 주사바늘 또한 재사용하지 말고 새로 구입해야 하며, 주사기 자체의 유효기간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 약은 최초 개봉 후 최대 6주 동안 보관 가능한 약이다. 그 이상 사용 시 변질, 부패 가능성이 존재한다. 냉장고와 상온을 왔다 갔다 하는 동안 약 성분이 분해되고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6주가 지나면 버려야 한다.그 외에 일부 비만클리닉에서 6가지 이상 다이어트 약을 한꺼번에 처방하기도 하는데, 그런 약들은 12주 이내에 단기간 사용하는 약이다. 장기간 복용 시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난다. 여러 효과가 있는 약을 동시에 사용하면 체중감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만, 심장 두근거림, 혈압상승, 손 떨림, 불면, 구역질, 복통, 설사 등 부작용도 더 심하다. 다른 비만약과 마찬가지로 약을 먹을 땐 살이 빠지지만, 약을 중단하면 다시 살이 찌는 요요현상 또한 발생할 수 있다.
-
최근에 ‘이혼 수면’이라는 말이 빈번하게 들린다. 부부가 함께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이 아니라, 각 방에서 따로 자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미국의 경우 31%의 부부가 이혼 수면을 선택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고 한다.이혼 수면의 긍정적 효과를 주장하는 연구자들의 기본적 입장은 ‘잠을 잘 자야 결혼 생활이 좋아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수면이 부족한 경우에는 주의력과 기억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인지 기능과 정서적 안정성이 떨어지고, 따라서 일상적인 업무 수행이나 대인관계에 모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부가 함께 침대를 사용할 경우, 서로의 수면을 방해하고, 그 결과 부부 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주장한다.사실 평생을 혼자 잠을 자다가 결혼해서 함께 잠을 청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상대방의 코골이나 이갈이, 혹은 수면 중 뒤척거림이 나의 수면을 방해할 수 있을 뿐 더러, 서로 다른 생활 패턴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만 해도, 새벽 3~4시까지 일을 하는 올빼미 생활에 익숙한 반면, 아내는 저녁 10시만 돼도 잠을 청하는 바른 생활파여서 어려움이 있었다.하지만 신혼 때에는 함께 잠을 자는 공동 수면의 문제점이 그렇게 크게 부각되지 않는데, 이는 신혼이라는 시기 자체가 서로 간에 조율을 꾀하는 시기이고, 그 조율 자체가 결혼의 재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 수면 무호흡, 하지불안 증후군, 만성 통증 등 수면을 방해하는 신체적 요인이 늘어나고, 또 만성 질환으로 인한 약 복용 시간이나 화장실 빈도 등으로 수면 패턴이 달라지면서 공동 수면의 문제점이 더 도드라진다.문화와 관련된 측면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출산을 하면 자연스럽게 이혼 수면을 하는 경우가 많다. 수유 등의 이유로 엄마가 아이와 함께 자고, 아빠는 다른 방에서 수면을 취한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아이가 생후 6개월이 지나면, 부모와 따로 독립 공간에서 잠을 재우도록 권고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형태의 이혼 수면이 흔하진 않다.물론 이혼 수면의 문제점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은 부부간의 친밀감 및 정서적 유대감이 약해진다는 점이다. 잠을 자면서 침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스킨십은 생각보다 부부관계 유지에 큰 도움을 준다. 기본적으로 애정적 접촉은 관계 만족도, 파트너에 대한 신뢰감, 파트너에 대한 의존성을 높여주고, 위기 상황에서 정서적 지지를 많이 느끼게 하는 등의 관계 안정감을 높여준다. 뇌과학적으로도 애정적 접촉은 옥시토신의 분비를 촉진해, 사회적 유대감과 신뢰 형성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한다. 특히 근무 시간이 길고, 출퇴근에 소모되는 시간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그리 길지 않은데, 이혼 수면까지 이루어진다면, 언제 애정적 접촉이 발생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은 이혼 수면을 하더라도, 깨어 있는 시간 동안에 애정적 접촉의 빈도를 높이라는 권고를 하고 있다.그런데 정말로 이혼 수면을 하면 수면의 질은 높아질까? 경험적으로는 둘이 자는 것보다는 혼자 자는 것이 숙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의외로 부부가 함께 자는 것이 더 양질의 수면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들도 많다. 공동 수면을 하는 부부가 이혼 수면을 하는 부부에 비해 약 10% 더 많은 REM(렘) 수면을 취하며, 한 번 시작된 REM 수면이 더 오랫동안 이어진다고 한다.REM 수면은 수면 중 눈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수면 단계로, 기억 통합과 정서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REM 수면에서 이득을 취한다는 것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고, 더 나아가 부부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배우자까리 서로 포옹하며 잤을 때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 또한 공동 수면의 경우에는 배우자들끼리 수면 단계의 동기화가 이루어지는데, 이런 경우에는 배우자의 작은 움직임에 깨는 일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수면 효율성이 좋아지게 된다.그래서 결국 함께 자라는 이야기인가, 아니면 따로 자라는 이야기인가? 정답은 함께 자는 것이 맞을 듯하다. 공동 수면은 양질의 수면과 부부 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배우자의 수면 방해 활동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을 때의 이야기. 심한 코골이 등으로 심각하게 수면의 질이 낮아진다면, 이혼 수면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결국 잘 자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어떻게든 양질의 수면을 취할 수 있다면, 부부 관계에는 긍정적 효과가 발생한다. 이혼 수면도 수면을 잘 하기 위한 방법이지, 편하자고 하는 일은 아니다. 숙면을 위해 이혼 수면을 선택했으면서, 오늘도 늦게까지 핸드폰 불빛에 몸과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될 듯 싶다. 잘 자고, 행복하게 살자!
-
-
여름 휴가, 방학 시즌을 맞이해 시력교정술을 고려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대부분 근시를 교정하기 위해 라식, 라섹, 스마일라식 등을 고려하곤 한다. 하지만, 난시가 심한 경우 기존의 라식이나 라섹 수술만으로는 완벽한 시력 교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 실크 스마일라식이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실크 스마일라식은 기존 스마일수술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난시 교정에서 더욱 정밀한 교정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제공한다.스마일수술은 각막에 2mm 미세 절개를 통해 시력을 교정하는 방법이다. 기존의 라식과 라섹은 각막을 절편으로 분리하거나 상피를 제거하지만, 스마일수술은 절개가 작고 각막 신경 손상이 적어 회복이 빠르며, 부작용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실크 스마일라식은 기존의 스마일라식 방식에 후보정 기능을 더해 난시 교정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이 기능은 수술 중 레이저 조사 각도와 부위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난시로 인한 시력 저하를 보다 정확하게 교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도난시나 각막이 불규칙한 환자들에게도 효과적인 교정이 가능해진다.기존 라식과 라섹은 주로 각막을 일정하게 깎는 원리로 시력을 교정한다. 하지만 난시가 심한 경우, 이러한 방식으로는 충분한 교정 효과를 얻기 어려웠다. 실크 스마일라식의 후보정 기능은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오차를 바로잡아 시력 교정의 정확도를 높이며, 난시를 정밀하게 교정할 수 있다. 또한, 이 기능은 수술 후 교정된 시력의 안정성을 높여준다.실크 스마일라식은 난시뿐 아니라 불규칙한 각막이나 고위 수차가 큰 환자들에게도 적합하다. 또한, 회복이 빠르고 부작용이 적은 특성 덕분에 바쁜 일정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적합한 수술법이 될 수 있다.시력교정을 위한 여러 선택지가 생기고 있는 만큼 난시로 인해 시력이 불편한 경우, 실크 스마일라식을 고려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모든 수술은 자신에게 적합한지를 판단한 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눈 상태에 맞는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이 칼럼은 창원 예일안과 심형석 원장의 기고입니다.)
-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OECD 보건통계 2025’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3.5세로 OECD 평균보다 2.4년 더 길다. 이에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엔 ‘저속노화(Slow Aging)’ 트렌드와 함께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이른바 ‘욜드(YOLD)’ 세대에 대한 주목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욜드는 'Young'과 'Old'의 합성어로, 문화생활, 자기계발, 여행 등에 적극 나서는 시니어들을 뜻한다. 이러한 욜드 세대는 요즘과 같은 여름 휴가철에 더욱 눈에 띈다. 국내 한 항공사에 따르면, 작년 여름 2030세대가 소수 노선에 집중한 반면, 시니어층은 일본, 베트남, 중국 등 여러 국가로 떠나는 경향을 보였다. 일부 노선에서는 시니어 여행객 수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고령층의 여행 수요가 다변화됐고, 청년층보다 더 다채롭고 주도적인 여행 경향을 보인 것이다.그러나 무더위가 지속되는 여름철은 시니어에게 각종 건강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저하되기 쉬운 만큼, 열사병이나 탈수, 만성질환의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건강한 여름 여행을 위해 시니어들이 기억해야 할 건강 관리 팁 세 가지를 소개한다.먼저 면역력 강화는 건강의 기초다. 더운 날씨에 무기력함과 감염 질환에 대비하려면 기초 체력을 유지하고 면역을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돕기 위해 주로 한약을 활용한다. 그중 공진단에 육미지황탕을 더한 ‘육공단’은 면역세포 사멸 억제와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인터루킨-10(IL-10) 수치를 높이는 등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있으며, 해당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헬리온(Heliyon)’에 실리기도 했다. 아울러 인삼, 맥문동, 오미자 등으로 구성된 ‘생맥산’은 갈증을 해소하고 심장의 기운을 보하며, 땀의 과도한 배출을 조절해 여름철 원기 회복에 효과적이다.뿐만 아니라 열사병으로 인한 두통과 어지럼증은 물론, 냉방병에 의한 소화불량, 수족냉증, 요통 등에는 침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증상별 주요 경혈에 진행되는 침 치료는 체내에 쌓인 열을 발산시켜 혈액순환과 체온 조절에 도움을 준다. 만약 근골격계 통증이 동반될 경우 통증 및 기능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여기에 한약재 성분을 추출·정제해 경혈을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염증 반응을 빠르게 억제하고 근육과 신경 안정, 기력 회복 등에 빠른 효과를 나타낸다.마지막으로 기초 체력을 다져놓는 습관이 중요하다. 여행을 온전히 즐기기 위해선 체력 관리가 필수다. 이를 위해 시니어들이 가장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이 바로 걷기다. 걷기는 근육과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으면서 고혈압·고지혈증 예방 등 심혈관 건강도 함께 챙길 수 있다. 특히 빠르게 걷는 습관은 건강뿐만 아니라 사망률 또한 낮출 수 있다. 미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성인 약 8만 명을 대상으로 16.7년간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15분 빠르게 걷는 것만으로도 전체 사망률이 19% 감소했다. 또한 하루 60분 이상 빠르게 걷는 이들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27% 낮았다.여름철 여행은 시니어에게 단순한 여가를 넘어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즐거운 여행이 되기 위해선 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 여름철 고온 환경에 잘 적응하고, 체력과 면역을 유지한다면 청년들 못지않게 활기찬 여행이 될 것이다. 시니어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응원한다.(*이 칼럼은 평촌자생한의원 박경수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
-
“다시 고쳐 쓸 수 있을까요?”“깨진 그릇을 정말 다시 고쳐 쓸 수 있을까요?” 부부치료를 하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이다. 특히 외도를 겪은 부부에게서 이 질문은 더욱 절실하게 나온다. “배우자가 외도를 했고,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는 있지만… 저는 여전히 너무 괴롭습니다.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요?”이처럼 외도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부부 사이의 가장 근본적인 토대를 흔드는 충격이다. 이 질문에 단순히 "가능하다" 혹은 "불가능하다"라고 답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관계가 완전히 손상된 이후에는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회복의 과정은 시작된다.되돌리는 것은 안되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가능하다많은 부부가 관계 회복을 시도하면서도 좌절하는 이유는, 과거로 돌아가려 하기 때문이다. 외도를 없었던 일로 만들고 싶고, 다시 예전처럼 지내고 싶다는 바람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기대는 오히려 회복을 막는 걸림돌이 되곤 한다. 부부 관계는 시간을 통해 형성된 신뢰와 감정의 안정감을 기반으로 한다. 외도는 이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사건이기에, 예전의 상태로 복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관계는 다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빚어가는 것이다. 깨진 그릇을 다시 맞붙이는 것이 아니라, 그 조각들을 재료 삼아 함께 새 그릇을 빚는 과정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바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태도이다.관계가 회복되는 마법같은 방법을 알려주세요처음 연애를 시작했을 때를 떠올려보자. 두 사람은 서로를 잘 몰랐고, 신뢰도 없었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대화를 나누며, 경험을 공유하면서 비로소 믿음이 자라났다. 외도 이후의 관계 회복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단번에 복구할 수는 없다. 신뢰는 시간을 먹고 자라는 생물이며, 인내와 반복되는 정성, 그리고 진심을 통해 조금씩 회복되어야 한다.많은 이들이 묻는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세요” 내가 하고 싶은 말, 표현하고 싶은 방식이 아니라,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 기대하는 행동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진심 어린 사과, 책임 있는 행동, 반복적인 노력, 그리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지지해주는 태도. 그 모든 것들이 쌓여야 금이 간 사이로 따뜻함이 스며들기 시작한다.신뢰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시간과 경험으로 쌓아가는 구조물이다. 외도처럼 관계를 깊이 흔드는 사건 이후, 몇 달의 노력으로 모든 것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부부 관계의 회복은 '년 단위'로 생각해야 한다. 그만큼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 많은 대화와 반복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기간이 고통스러운 인내의 시간만은 아니다. 서로를 다시 알아가고, 새롭게 마주하며, 관계의 뿌리를 더 깊게 내려가는 귀한 여정이기도 하다.예전으로 돌아갈 수도, 그럴 필요도 없다나는 치료실에서 수많은 부부가 외도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회복되는 많은 부부들에게서 꼭 듣는 이야기가 있다. “저희가 예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요즘이 더 잘 지내는거 같아요” 이 말이야말로 회복의 진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된다.관계의 회복은 과거를 복원하는 일이 아니다. 상처를 없애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상처를 껴안고, 그 위에 새로운 신뢰와 애정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 일이다. 깨진 그릇을 다시 붙이는 것이 아니라, 조각들을 재료 삼아 새로운 그릇을 함께 빚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삶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면서, 회복된 부부가 돌이켜봤을때 가장 의미있고 가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김모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담석증 진단을 받았다. 특별한 통증이 없던 그는 초음파 검사에서 2.5cm 크기의 담석이 발견되자 놀라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응급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을 권고했다. 이처럼 건강검진이나 복부 초음파에서 우연히 담석이 발견되는 사례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2023년 한 해 동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담석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약 21만 명에 달한다. 특히 40대에서 60대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견되며, 최근에는 식생활의 변화로 인해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담석은 담낭(쓸개) 내에 콜레스테롤, 색소, 칼슘 등이 뭉쳐 형성된 결석으로, 환자의 약 70~80%는 증상이 없는 ‘무증상 담석’ 상태로 지내게 된다. 하지만 담석이 담낭관이나 담관을 막으면, 복부에 통증이 발생하며 급성 담낭염이나 담관염, 췌장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주요 증상으로는 식사 후 오른쪽 윗배나 명치 부근의 통증, 소화불량, 더부룩함, 구토, 발열 등이 있으며, 등이나 오른쪽 어깨로 뻗치는 방사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소화 장애가 아닌 담석의 신호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또한 담석이 담낭관을 막거나 담낭벽에 염증을 일으킬 경우, 급성 복통, 발열, 구토를 동반한 담낭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신속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무증상 담석의 경우에도 모든 환자가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예방적 복강경 수술이 고려된다.첫째, 담석의 크기가 3cm 이상으로 큰 경우. 둘째, 담낭벽에 석회화가 진행된 도자기 담낭이 확인된 경우. 셋째, 담낭 용종이 함께 발견되었거나 담낭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넷째, 당뇨병이나 면역저하 질환이 있는 환자. 마지막으로, 향후 증상 발생 가능성이 높은 젊은 연령층이다.현재 담석증의 표준 치료법은 복강경 담낭절제술이다. 특히 단일통로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배꼽에 1~2cm 정도의 작은 절개를 통해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삽입한 뒤, 담낭 전체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수술 시간은 약 1시간 이내이며, 흉터가 작고 회복이 빠른 고난이도 수술법으로 알려져 있다.담낭염증 정도에 따라 다르나 평균적으로 수술 다음날부터 식사와 보행이 가능하며, 1~3일 내 퇴원, 1주 이내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수술 후 특별한 식이 제한은 없으며, 담낭을 제거하더라도 간에서 계속 생성되는 담즙은 간담관을 통해 장으로 직접 배출되므로 소화 기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일부 환자에게서 수술 초기 일시적인 설사나 복부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수주 내 자연스럽게 호전된다.무증상 담석이라 하더라도 장기간 방치할 경우 담낭암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도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건강검진에서 담석이 발견된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전문의 상담을 통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단일통로 복강경 담낭절제술의 경우 고난이도의 수술로 수술 경험이 풍부한 외과 의료진과 다학제 협진이 가능한 대장항문 및 복강경 특화병원에서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김모씨는 "담석증 진단을 받고 나서 많은 걱정을 했지만,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수술을 결심하게 되었다"며 "정기적인 검진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담석증은 무증상일지라도 방치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전문의 상담이 필수적이다. 건강검진을 통해 담석이 발견된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이 칼럼은 한솔병원 김태규 진료과장의 기고입니다.)
-
최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시력교정술 후 회복 기간이 짧아지면서 수술을 고려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중 ‘스마일(SMILE, Small Incision Lenticule Extraction)’, 일명 ‘스마일라식’은 각막을 최소 절개하는 방식으로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어, 바쁜 일상 속에서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시력교정술로 알려졌다. 검사와 수술을 하루에 진행하는 당일 시력교정술도 가능해 짧은 일정 내 수술과 일상 복귀를 동시에 계획하는 환자가 많다.시력의 질 높이는 스마일 수술의 고도화스마일라식 물리적 회복 속도 외에도 시력의 질을 높이기 위한 맞춤 수술방식을 적용해 수술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로우에너지 스마일(Low Energy SMILE)’은 스마일 수술 시 레이저 에너지를 낮춰 각막 손상을 줄이고 각막 표면을 더 부드럽게 남겨 고위수차(Higher-order aberrations) 발생을 억제하는 방식이다.최근에는 렌티큘 생성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고속 펨토세컨 레이저 기반의 ‘스마일프로(SMILE Pro)’수술에 순수 플라즈마(Plasma)만을 일으키는 초저에너지 펄스를 활용해 순수 플라즈마만을 유도해 수술하는 ‘플라즈마 스마일(Plasma SMILE)’이 시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각막 절단면 정밀도와 시력 만족도가 더욱 향상되었으며, 관련 임상결과는 최근 SCI 안과학술지 Journal of Refractive Surgery 2025년 7월 호에 게재됐다.고도근시·얇은 각막, 라섹·ICL이 대안될 수 있어스마일 수술이 어렵거나 부적합한 경우에는 라섹이나 렌즈삽입술(ICL) 등의 대안이 고려된다. 라섹은 각막 상피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잔여 각막을 많이 보존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통증과 회복 부담을 줄인 무통 프로토콜이 적용되고 있다. 필자는 특히 '커스텀아이즈(CustomEyes)' 수술로 라섹수술 후 고위수차 발생을 억제하는 방식의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고해상도 정밀 진단장비(MS-39, PERAMIS)로 각막 및 안구 전반의 데이터를 분석해 1대1 맞춤형 레이저 패턴을 설계하는 고정밀 시력교정술로 첫 시력교정술 뿐 아니라 재수술, 백내장수술 전 불규칙한 각막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ICL렌즈를 이용한 렌즈삽입술은 눈 속에 렌즈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각막이 얇거나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경우에도 시행할 수 있다. 렌즈삽입술은 수술 설계부터 사후 경과 관찰까지 의료진의 숙련도가 수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고난도 수술로, 수술 전 정밀 검사를 통해 렌즈 위치와 내피세포 상태 등을 평가하고 수술한다.시력교정술 후 물놀이나 비행기 탑승 언제부터?시력교정술 후 물놀이는 일반적으로 스마일, 라섹, 라식의 경우 수술 1주일 뒤, 렌즈삽입술은 약 1개월 뒤부터 가능하다. 눈에 물이 직접 닿는 것을 피하고, 물안경 착용과 인공눈물 세척을 통해 안질환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 비행기 탑승은 수술 다음 날부터 가능하다. 단, 기내 건조 환경에 대비해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다.같은 수술 방식이라도, 정밀검사를 바탕으로 맞춤 수술 여부에 따라 시력만족도는 달라질 수 있다. 좋은 수술 결과를 위해 숙련된 의료진과 체계적인 검사와 수술, 사후관리 시스템이 갖춰진 의료기관인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칼럼은 아이리움안과 정병훈 원장의 기고입니다.)
-
감별 진단이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여러 질환 중에서 증상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말한다. 허리가 아프거나 다리가 저리다고 반드시 요추 디스크, 협착 질환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비슷한 증상이어도 실제로는 다른 질환에서 비롯된 증상일 수 있기 때문에 감별 진단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실제로 다른 질환으로 오인돼 수년간 엉뚱한 치료를 받은 뒤에야 정확한 진단을 받은 환자가 많다. 심지어 잘못된 진단으로 필요 없는 수술까지 받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뇌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인 뇌졸중과 같은 질환은 빠른 진단과 치료가 생명을 좌우하기도 하는데 이 질환의 초기 증상은 척추 질환과 유사하여 진단이 지연되면 영구적인 마비나 후유 장애가 남을 수 있다.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가지 연관통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한다.경추 질환은 어깨, 팔, 손까지 통증이나 저림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질환은 회전근개 질환, 손목터널증후군, 주관 신경포착증후군 등과 혼동되기 쉽다. 또한 경추 질환은 경추성 두통뿐 아니라 어지러움, 이명, 안통 등 이비인후과. 신경과, 안과 등의 문제와 혼동이 되는 경우도 많다. 요추 디스크나 협착증 등 잘환은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통증이 방사될 수 있으므로 고관절, 슬관절, 발목, 발 관절 문제나 정맥 부전 등 혈관에 대한 질환 가능성과 말초 신경 질환과 감별이 필요하다. 또한 요추 협착증이 심해져서 방사통뿐 아니라 하지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고령의 파킨슨 등 신경과적인 질환, 뇌출혈, 뇌경색 등의 증상과 혼동이 되는 경우도 많다.내과적인 질환으로는 심혈관계 질환인 협심증, 심근경색은 등과 어깨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고, 소화기 질환으로는 담낭염, 췌장염, 간질환 등도 등 부위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비뇨기계 질환인 신우신염, 요로결석은 허리 옆쪽으로 강한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척추가 아닌 내부 장기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통증이 허리 주변 또는 목, 등 주변의 통증인 연관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척추 질환과 여러 다른 관절의 질환 더 나아가 타과적인 문제가 척추 질환과 혼동이 되는 경우는 매우 다양하다.정확한 진단이 치료의 시작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위와 같은 사례들이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학에서는 정확한 진단이 없으면 올바른 치료도 없다는 원칙을 강조한다.척추 질환은 다양한 다른 질환과 증상이 겹치므로, 겉으로 드러난 통증만 보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은 위험하며, 특히 수술 여부를 판단할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같은 부위의 통증이라도 그 원인이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무작정 치료에 들어가는 것은 오히려 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정확한 감별 진단을 해서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겠다.(*이 칼럼은 신세계서울병원 조창희 원장의 기고입니다.)
-
무더운 여름, 쉽게 지치고 입맛도 떨어지는 계절이다. 체력은 저하되고, 속은 더부룩하고, 땀은 끊임없이 나며 시원한 물을 마셔도 갈증은 가시질 않는다. 이런 여름철 허약 증상과 소화기 문제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전통 처방이 있다. 바로 조선시대 왕실도 즐겨 찾았던 제호탕이다.제호탕은 한의학적으로 기허증과 비위허약을 개선하는 처방이다. 쉽게 말해 여름철 기를 북돋고 찬 음식으로 약해진 소화기계를 강화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호탕의 구성 약물들은 위장관의 운동성을 촉진하며 소화 효소 분비를 증가시키고 위점막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어, 현대적인 의미의 기능성 소화장애에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항염, 항산화 작용이 함께 나타나 더위로 인한 체력 저하와 면역력 약화 방지에도 효과적이다.이렇다 보니 역사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는데 특히 조선 왕실에서 여름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애용된 처방 중 하나다. 세종실록에서는 세종대왕이 여름마다 속이 불편해 식욕을 잃었을 때 어의들이 올린 제호탕을 복용한 뒤 ‘속이 맑고 기운이 도는 느낌’이라며 극찬한 기록이 남아 있다. 또한, 영조 임금 역시 더위에 약한 체질로 알려져 있는데, 여름철 컨디션이 나빠지면 제호탕을 복용해 컨디션을 조절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비극적인 일화에도 등장하는데, 뒤주에서 더위와 굶주림에 지쳐가던 사도세자에게 궁인들이 몰래 제호탕을 담아 들여보냈다는 일화도 존재할 만큼 제호탕은 여름철 더위와 기력 회복에 애용된 처방이었다.제호탕의 가장 주요한 약재가 바로 매실이다. 오매육이라고 하여 매실의 과육을 사용하는데 매실에는 구연산, 사과산, 호박산 등 다양한 유기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피로물질인 젖산의 분해를 촉진하고 체내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또한, 매실은 강력한 살균 작용을 통해 장내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위산 분비를 촉진해 소화력을 높여준다. 이 때문인지 여름철 찬 음식 섭취로 인한 위장 기능 저하, 설사, 복부팽만 등에 예로부터 사용됐었다. 제호탕에는 매실 외에도 사인과 초과, 백단향이 들어가는데, 재미있는 점은 모두 따뜻한 성질을 가진 약재들이라는 것이고 우리는 여기에서 한의학의 묘미를 다시 발견할 수 있다.여름철 생기는 배탈이나 소화기 장애는 주로 더워서 발생하는 것보다는 더운 날씨에 찬 음식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것으로 겉은 덥지만 속은 차가워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렇게 인체의 외부는 뜨겁고 내부는 차가운 상태를 치료하면서 더위와 갈증까지 날려버리는 것이 바로 제호탕으로 안과 밖을 한 번에 아우르는 한의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가정에서는 어떻게 섭취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흔한 방법은 매실청을 만들어 복용하는 것이다. 다만, 매실청에는 당분이 과하기에 당뇨병 환자는 묽게 희석하여 복용하길 권장한다. 매실을 술로 만들어 먹기도 하는데 이때는 매실의 양을 충분히 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단, 매실은 생으로 다량 섭취하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에 충분히 숙성된 상태에서 섭취해야 하며 제호탕을 처방받기 위해서는 전문가인 한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
-
우울증이 한결 나아졌는데도 뇌 기능은 예전같지 않다고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객관적으로 보면 증상이 확실히 좋아졌는데도 주관적으로 느끼는 인지 기능은 병 이전 상태로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 이런 환자들은 “머릿속에 안개가 낀 듯 멍하고, 방금 한 말도 금세 잊어버린다”고 말한다. 책을 봐도 내용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활자에 집중할 수 없어 읽는 둥 마는 둥 하다가 덮어버린다고 한다. 진료 보러 가서 “머리가 맑지 않다”고 말해도 의사는 “우울증은 많이 좋아졌다”고만 하니 답답해 하기도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항우울제로 기분이 나아져도 인지 기능 저하가 지속되는 사례는 60%에 이른다. 우선 우울증의 여러 증상들이 호전되는 경과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우울감, 불면, 식욕 저하 등은 비교적 빨리 나아지지만 기억력과 집중력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디다. ‘항우울제를 복용했는데도 완전히 좋아지지 않는 것을 보니 치료에 문제가 있다’라고 오판하면 안 된다. ‘약을 먹어봤자 소용 없다’는 잘못된 생각에 빠져 있으면 곤란하다. ‘반드시 좋아진다.’라는 믿음을 갖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꾸준히 치료를 유지해야 인지 기능이 완전히 회복된다. 인지 기능을 끌어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다. 운동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수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운동을 하면 뇌로 가는 혈류와 산소 공급이 늘고, 뇌 유래 신경영양인자(BDNF)가 증가해 뇌세포 회복이 촉진된다. 땀이 날 정도의 중강도 운동을 주 150분 실천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속 5~6km 정도의 빠른 걷기나 가벼운 조깅, 자전거 타기를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하면 된다. 이 정도 강도의 운동을 3개월 정도 계속하면 주의력과 정보 처리 속도가 유의미하게 좋아진다. 처음부터 무리할 필요는 없다. 체력에 맞게 낮은 강도로 시작해서 점차 늘여가면 된다. 숙면도 중요하다. 잠은 뇌의 피로를 풀고 기억을 단단히 하는 시간이다. 우울증으로 이미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잠까지 부족하면 판단력도 흐려진다. 생체 리듬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인지 기능이 개선된다. 밤에는 7~8시간 숙면을 취하고, 낮 동안 햇빛을 쬐며 활동한다. 수면 전 전자기기 사용을 줄이고, 음주와 카페인을 절제한다. 필요하면 의사와 상의해서 멜라토닌 보조제를 쓸 수 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수면다원화검사로 진단하고 치료 받는 것이 좋다. 이런 질환은 수면 중 뇌 산소 공급을 떨어뜨려서 우울증으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를 더욱 악화시킨다.우울증 환자에게 컴퓨터로 인지훈련을 시행했더니 도움이 되었다는 연구 결과들도 많이 보고돼 있다. 이와 같은 전문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소소한 두뇌 활동으로 뇌를 자극하면 좋다. 퍼즐 맞추기, 일기 쓰기, 책 읽기, 새로운 기술 배우기처럼 뇌에 자극을 주는 활동을 일상에서 실천하면 된다. 명상, 요가, 복식호흡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현재에 집중하는 연습을 하면 주의력이 개선된다. 음식도 중요하다.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 등 뇌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다.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 BDNF 감소가 인지 기능 저하의 원인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항염증제와 항산화제 보충을 권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지행동치료가 우울증 환자의 집중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내가 왜 이렇게 멍청해졌지. 이러다 치매가 걸리면 어쩌지’와 같은 부정적 사고를 교정하고, 주의력을 흐트러 뜨리는 반추(어떤 일을 되풀이해 생각하는 것)를 다뤄주면 환자가 효율적으로 자신의 인지 자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음이 안 맞으면 현을 죄주어야 하는 것처럼, 잘못된 생각으로 주의력이 흐트러지면 목표를 향해 마음의 초점을 다시 맞춰야 한다. 부정적 생각이 떠오를 때는 ‘지금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행동은 무엇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묻고 그것을 실행한다. 우울증이 완치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치료와 자기관리를 실천하면 우울증이 남긴 안개가 걷히고 맑은 정신은 반드시 되돌아온다.
-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 어지럼증이나 순간적인 의식 소실을 경험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뜨거운 날씨 속에서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하거나, 실내에서 오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선 후 어지럼증이나 실신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대표적인 여름철 실신 증상 중 하나는 '기립성 저혈압'이다. 앉거나 누운 자세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며,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해 의식이 희미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와 유사하게 '미주신경성 실신'은 통증, 긴장, 더위, 감정 자극 등의 요인으로 자율신경계 조절이 일시적으로 무너지며 혈압과 맥박이 함께 떨어지는 경우다.기립성 저혈압과 미주신경성 실신은 대개 수분 부족, 과로,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 일상적인 요인에서 비롯되지만, 일부에서는 심혈관 이상이나 신경계 질환이 배경에 있을 수 있어 단순 증상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 특히 고령자나 기존에 뇌혈관 질환 또는 말초신경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자율신경계 기능이 약해져 실신 위험이 더 높아진다.기립성 저혈압이나 미주신경성 실신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지만, 반복되거나 낙상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증상이 계속된다면 원인을 확인하고 필요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이러한 증상은 일반적으로 수액 보충, 충분한 휴식, 자율신경 안정 등으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반복된다면 보다 정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혈압 측정, 심전도, 스트레스 반응, 수면 상태 등의 요소를 함께 고려하면 원인 파악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일부 항목은 건강검진 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여름철 실신은 순간의 증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심할 경우 낙상이나 외상, 뇌 손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갑작스러운 체위 변화는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과도한 활동을 줄이는 것이 기본적인 예방법이다. 반복되는 어지럼증이나 의식 저하 증상이 있다면 단순한 피로나 더위 때문으로 넘기지 말고,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건강한 여름을 지키는 길이다.(*이 칼럼은 동탄시티병원 최봄 원장의 기고입니다.)
-
“나도 나를 못 믿었는데, 내가 올 거라고 믿고 계속 기다려준 거야. 미지가.”최근 빠져있던 드라마 ‘미지의 서울’. 바쁜 일정에 정신없는 하루하루였지만, 명언의 향연이라고 할 만큼, 연달아 나오는 의미심장한 대사들은 본방 사수에 나설 수밖에 없게 했다.주인공인 미지는 쾌활발랄한 여고생, 동급생 호수는 교통사고의 휴유증으로 몸이 불편한 상황이었다. 이들은 학교에서 체육 활동의 일환으로 등산을 했다. 평소처럼 체육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던 호수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갑자기 산을 오른다. 결국 불편한 몸을 이끌고 정상에 올라가는 데 성공한다.먼 훗날 호수는 이 사건을 기억하며, 위에서처럼 말한다. 자신이 비틀거리며 산을 오를 때 많은 친구들이 하산하며 자신에게 응원을 해줬지만, 단 한 명의 친구, 미지는 끝까지 보이지 않았단다. 간신히 도착한 정상에서, 미지는 호수를 향해 환하게 웃어 주었다. 그곳에 호수가 올 것이란 사실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은 듯한 얼굴로.‘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회자되는 이유는 스스로 자신을 알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나를 아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고, 특히 대부분 타인과의 비교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본인이 키가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학교에서 또래와 만났을 때나 가능하다. 항상 자신보다 큰 아빠, 엄마를 비롯한 어른들과 생활했다면, 스스로는 언제나 작은 ‘쪼꼬미’라는 정체성을 갖게 된다. 그래서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사회 비교 이론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의견을 타인과 비교하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고 전제했다. 스스로를 알기 위해서 자신의 내면을 여행하는 친구들이 대부분 어려움을 겪는 것도 이와 관련될 수 있다. 비교군이 없는 판단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비교군만 있다고 단순히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어떤 집단 혹은 사람들을 비교군으로 삼는지가 더 중요할 때가 있다. 온 가족이 모의고사 전국 1등 경험이 있는 상황에서, 겨우(?) 전교 1등 정도의 수행을 보이는 자녀가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능력은 생각보다 높지 않을 수 있다. 사회 비교 이론에서는 자신보다 더 우위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하는 경우를 상향 비교, 더 열등한 사람들과 비교하는 경우를 하향 비교로 구분했다. 일반적으로는 상향 비교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향 비교를 통해 자신이 우월한 집단에 속한 구성원이라는 믿음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단, 위기 상황에서는 하향 비교가 발생하곤 하는데, 이를 통해 자신의 자아상을 보다 긍정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이러하니,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스스로 지각하는 자신의 능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준다. 심리학자 알버트 반두라는 특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개인의 신념을 자기효능감이라고 정의했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들은 ▲도전 지향적이고 ▲회복탄력성이 높으며 ▲전략적 학습을 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자기효능감이 낮은 사람들은 ▲도전에 회피적 성향을 보이고 ▲실패에 대해서 본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향이 있어 ▲높은 불안 및 스트레스 수준을 보인다.자기 효능감은 다양한 방식으로 형성된다. 대표적인 것이 직접 경험한 성취 경험이다. 그 성과가 객관적으로 작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직접 결과물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냈다면, 이 경험은 자기 효능감을 올려준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 구체적이고 단기적으로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뤄내는 성공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라고 충고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꼭 본인의 경험이 아니어도 괜찮다. 자신과 유사한 사람의 성공 경험도 자기 효능감을 높인다. 대학에서 졸업생들의 특강을 자주 여는 것도, 나와 동일한 대학, 동일한 학과를 졸업한 유사한 사람이 이뤄낸 성과를 보면,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겨 자기 효능감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혹은 자신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사람의 성공 경험도 마찬가지다.성공 경험만이 자기 효능감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인들의 격려와 믿음도 중요하다. “네 능력을 믿어”, “넌 충분히 해낼 수 있어”라는 긍정적 응원의 말은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를 반두라는 ‘언어적 설득’이라 했다.물론 영혼 없는, 무조건적인 응원의 말이 항상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은 아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낙관적 격려의 말은 듣는 이의 마음에 아무런 울림을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또 지나친 칭찬과 응원은 자기 효능감만 높을 뿐 실제 능력이 부족한, 허세만 가득 찬 사람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하지만 타인의 기대는 실제로 나를 변화시킨다. 교사에게 거짓으로 담당 학생이 매우 유능한 학생이라고 이야기했을 때, 이 거짓말이 만들어낸 교사의 믿음과 기대가 실제 그 학생의 실력을 향상시켰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떠올려보자. 진정한 타인의 믿음과 응원은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치트키가 된다.드라마 속의 호수도 그랬을 것이다. 말을 듣지 않는 몸, 줄어들지 않는 정상까지의 거리. 몇 번이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것이고, 자신도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산을 오르려는 행동은 맘속에서 풀리지 않은 상처가 만들어낸 객기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런 말없이, 정상에서 나를 기다려 주는, 나의 가능성과 능력을 믿고 기다려주는 한 사람의 비언어적 설득은 혼자서는 올라가지 못했을 정상에 도달하게 했다.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마디만 덧붙인다면, 미지가 호수에게 보내 주었던 것은 진실되며 ‘말 없는’ 응원과 믿음이다. 응원을 빙자한 잔소리는 그들의 성장 동기를 억압하고, 반항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요인임을 잊지 말자.
-
앞선 칼럼에서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운동·인지훈련·식습관·건강기능식품을 살펴봤다. 마지막으로는 약물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지기능이 연령 대비 정상이고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를 진단받지 않았다면 약물보다는 규칙적인 운동, 인지 활동, 균형 잡힌 식단이 1순위다. 이른바 ‘뇌 영양제’라 불리는 건강기능식품은 연구 설계나 표본 크기 등 근거 수준이 제한적이므로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 치매, 그중에서도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진단 받으면 네 가지 경구 약물이 표준 치료로 쓰이며 ‘인지기능개선제’로 통칭한다. 인지기능개선제를 복용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인지기능 저하 및 일상생활 기능 저하가 덜하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승인됐다.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콜린에스터라제 억제제), 메만틴(NMDA 수용체 길항제)이다.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은 인지기능과 주의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분해되는 것을 막아 인지기능을 개선한다. 리바스티그민의 경우 파킨슨병 치매 치료에도 승인을 받은 약물이다. 메만틴은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뇌에 미치는 독성 작용을 차단해 인지기능을 개선한다.다만, 인지기능개선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기억력이 더 악화되지 않거나 좋아지는 건 아니다. 복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양호한 상태를 좀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정도다. 알츠하이머병 치매 진단 초기에 인지기능개선제를 복용하면 6~12개월 인지기능 호전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일찍 약물 치료를 시작할수록 인지기능이 양호한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약물 치료와 함께 기억력에 좋은 운동, 식습관, 인지활동까지 더해지면 인지기능 유지 기간이 더 길어진다. 치매는 치매 진단 시기, 치매 종류, 동반질환, 생물학적 개인차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약물 치료와 비약물적 개입(인지활동, 운동 식습관 등)도 무척 중요한 질환이다.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치매 신약 레카네맙은 기존 인지기능개선제와 작용 방식이 다르다. 알츠하이머병의 주원인인 뇌에 쌓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한다. 치매 진행을 유의하게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임상 현장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구 복용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2주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정맥 주사로 투약 받아야 한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뇌 축적이 확인된 경도인지장애 혹은 초기 치매 단계의 알츠하이머병에만 사용 가능하다. 뇌출혈이나 뇌경색 과거력이 있거나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경우에는 부작용 위험으로 투약이 어려울 수 있다. 아직 건강보험 급여대상이 아니라 약값이 고가이고 부작용 감시를 위한 정기적인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비용도 본인 부담이라 치료비용이 상당하다. 인지기능개선제는 투약이 필요한 단계에 제때 처방받아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 치료가 필요한 단계인지 판단하기 힘든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혹은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기억력 저하를 비롯한 일상생활 속 어려움에 대해 상담받기를 권한다. 다만, 약물만으로 치매를 예방하거나 진행을 완전히 멈출 수 없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인지활동, 신체활동, 사회활동, 영양 섭취, 기분 관리 등 삶의 영역에서 뇌 건강을 유지하려는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치매 예방과 진행 지연에 모두 도움이 된다. [본 인지 건강 캠페인은 대한인지중재치료학회와 헬스조선이 함께합니다.]
-
네일케어 문화가 확산되면서 네일에나멜은 물론 젤네일, 큐티클오일, 손톱영양제, 네일리무버, 전용기기 등 다양한 네일케어 제품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네일케어 제품을 고를 때, 우리는 그 성분과 안전성, 손발톱에 좋지 않게 작용하는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을까?네일 제품을 화장품으로 인식하지만, 실제로는 그 범위와 기능에 따라 법적 분류가 다르다. 예를 들어, 단순히 색을 입히는 네일에나멜이나 탑코트, 큐티클 오일 등은 일반 화장품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손톱의 갈라짐이나 부러짐을 방지한다는 ‘기능’을 표방하는 손톱 강화제, 혹은 무좀 치료용 손발톱 도포액은 의약외품이나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보다 엄격한 허가 절차를 거친다. 제품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능성 화장품 심사나 의약품 허가가 필요하며, 특히 치료 효과나 생리학적 작용을 기대하게 만드는 표현이 있는 경우라면 반드시 관련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네일 제품은 안전할까?소비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제품들이 실제로 얼마나 안전하게 설계되어 있는지다. 일부 저가 제품이나 해외 직구 제품에서는 유해 성분이 포함된 사례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국제 피부과 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Dermatology)에 게재된 한 리뷰 보고에서 네일 제품 안전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평가했는데 일부 제품은 유해할 수 있으며 피부질환 및 전신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일 폴리시에 함유된 다양한 화학 물질은 프탈레이트를 포함하여 인체에 독성을 나타낼 수 있고 디부틸 프탈레이트(DBP)는 생식 및 발달 독소로 밝혀졌으며 톨루엔은 중추신경계, 심혈관계, 생식계, 피부과 계통의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포름알데히드와 함께 톨루엔과 DBP는 3대 독성 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네일 제품에서 이러한 성분을 종종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아세톤은 손톱의 수분을 빼앗아 자주 사용하면 손발톱의 건조 및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소비자뿐만 아니라 네일 아티스트도 노출 기간과 빈도에 따라 위험에 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 보고에 따르면 기존 천식의 악화, 신규 천식 발병, 비염 등이 관찰되었다. 여러 제품들은 매니큐어에 특정 독소가 없다고 표시하고 있지만, 테스트 결과 여러 가지 잠재적으로 유해한 성분이 검출되었다고 보고하면서 연구 저자들은 훨씬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국내에서는 이러한 성분에 대한 규제가 비교적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제품이 안전기준을 지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수입 화장품의 경우 전성분 표시가 불충분하거나, 허위로 기재된 경우도 있다. 또 SNS나 해외 쇼핑몰을 통해 구매한 제품은 정식 수입 절차를 거치지 않아, 성분 확인이 어렵고, 사용 후 부작용이 발생해도 책임 소재를 따지기 힘든 문제가 있다. 네일을 위한 자외선 경화기나 전동 연마기와 같은 기기도 안전 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UV 네일 램프가 암 위험을 증가시킬까?유럽 피부과학회지(European Journal of Dermatology)에 발표된 문헌고찰에 따르면, UV 네일 램프와 관련된 암 위험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9건의 연구가 검토 대상에 포함되었는데 대부분의 연구에서 UV 네일 램프가 피부암 발생에 유의미한 위험 요인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실험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노출 시 피부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현재까지의 보고에 따르면 UV 네일 램프에 장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피부암 위험이 낮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근거가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문헌고찰 연구저자들은 사용자들이 아직까지는 제한된 데이터에 기반한 결과임을 알아야 하고 최신 근거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임을 이야기 하고 있다.네일케어 제품의 사용법은?네일케어제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손톱에 색을 내는 네일에나멜이나 젤네일 제품이 있으며, 이를 오래 유지하거나 보호하기 위한 탑코트, 베이스코트가 존재한다. 큐티클 오일이나 손톱 영양제는 손톱 주변 피부의 보습과 손톱 건강을 위해 사용된다. 손톱이 쉽게 부러지거나 갈라지는 경우에는 손톱 강화제를 사용하는데, 이 제품은 기능성 화장품 또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될 수 있으므로 표시 사항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젤네일을 제거할 때 사용하는 리무버는 대개 아세톤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사용 시 손톱 및 피부 건조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젤네일을 제거한 후 크림이나 오인트 제형의 보습제를 손톱에 바른 후 충분히 보습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젤네일, 계속 하고 싶다면?최근 가장 많은 주의가 요구되는 제품군은 젤네일이다. 젤네일은 자외선 또는 LED 광선을 통해 경화되는 특수 레진 제품으로, 지속력이 뛰어난 대신 손발톱 손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젤네일을 반복적으로 시술하면 손발톱이 얇아지고, 박리되며, 표면에 흰 반점이 생기거나 손발톱 구조 자체가 약해지는 경우도 있다. 젤네일을 경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UV/LED 램프 역시 문제의 소지가 있다. 피부에 자외선을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만큼 광노화의 위험이 있으며,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시술 전 손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거나, 손가락 부분만 노출된 전용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젤네일을 연속적으로 하면서 진균에 노출될 경우 샤워 등에 의해 물이 닿은 후 손발톱과 젤네일 사이에 물기가 남아있게 되면 진균이 증식하기 좋은 조건이 되면서 손발톱 무좀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그러므로 젤네일을 제거 하는 경우 정상적인 손발톱의 모양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색깔이 노랗게, 혹은 거뭇거뭇하게 변해 있다면 추가 젤네일을 중단하고 피부과전문의 병의원에서 손발톱 무좀균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처럼 고온다습한 여름에 젤네일을 오랜기간 하고 있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손발톱 건강은 단순한 미용을 넘어서, 전신 건강과도 연결된다. 실제로 손발톱에 생기는 변화는 철분 결핍, 빈혈, 갑상선 질환 등의 징후일 수 있으며, 손발톱이 지나치게 부러지거나 갈라지는 경우는 내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따라서 단지 ‘예쁘게 보이기 위해’ 손발톱을 과하게 꾸미거나 반복적으로 화학 제품에 노출시키는 습관은 장기적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네일케어 제품의 선택 포인트는?안전하게 네일케어 제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실천이 필요하다. 첫째,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전성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DBP 등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둘째, 네일 시술은 적절한 간격을 두고, 손발톱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UV 램프 사용 시에는 자외선 차단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리무버 사용 후에는 충분한 보습을 해주어야 한다. 넷째, 공용 도구를 사용할 경우에는 반드시 소독 여부를 확인하거나 개인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손발톱에 색이 변하거나 부서지는 등 이상 증상이 생기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
무릎을 비롯한 각종 관절 등이 아픈 ‘골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지거나 손상돼 발생한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에 이어 네 번째로 흔한 만성질환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약 37.8%가 관절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골관절염 환자가 많아지면서 관절 건강기능식품 판매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로 인기 있는 제품은 ▲콘드로이친 ▲MSM ▲초록입홍합추출물 ▲보스웰리아 ▲글루코사민 ▲콜라겐 ▲강황추출물 ▲전칠삼추출물 ▲참당귀추출분말 ▲난각막가수분해물 ▲칼슘 ▲비타민D 등이다. 많고 많은 관절 영양제 중에서 나에게 맞는 제품은 무엇인지 선택에 참고할 수 있도록 각각의 차이를 알아보자.관절 영양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연골을 구성하는 성분의 원료로 작용해 연골 재생을 돕고 연골 손상을 줄여주는 영양제고, 다른 하나는 관절의 염증을 감소시켜 연골 손상을 줄여주고 통증을 완화시키는 영양제다.연골 구성 성분으로 작용하는 영양제는 콘드로이친·글루코사민·난각막 가수분해물·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 등이 있다. 콘드로이친은 연골의 탄력성과 유연성을 유지해주고 연골 분해를 막아줘, 골관절염 환자의 통증과 경직, 기능적 어려움을 측정하는 지표인 WOMAC 점수와 통증 평가 VAS척도,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통증·기능 상태를 평가하는 Lequesne 지수에서 모두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일부 논문에 의하면, 정형외과에서 처방하는 관절염의 소염, 진통제만큼 효과가 있다고 입증됐다.콘드로이친 제품을 선택할 때는 주의할 점이 있다. ‘콘드로이친 1200’이라고 표시돼 있어도 실제 함량은 그에 못 미치는 제품이 많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기타가공품, 당류가공품. 캔디류 등)은 함량이 적다. 일부 일반식품 콘드로이친은 1일 섭취량 기준 겨우 20~160mg 정도만 함유됐을 뿐이다. 물론 실제 함량이 적은 만큼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무조건 안 좋다고는 말 할 수는 없다. 가격 대비 실제 함량을 보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참고로 건강기능식품은 뒷면에 콘드로이친 실제 함량이 적혀있기 때문에 알아보기 쉬운데, ‘뮤코다당류 1200 콘드로이친’이라고 표시된 제품은 ‘실제 콘드로이친이 50% 이하로 들어가 있다’고 해석하면 된다. 소연골과 상어연골의 흡수율 차이의 경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논문을 보면 소연골이 더 많은 근거가 있다.또 다른 연골 구성 성분인 NAG(글루코사민)는 연골 구성 성분 합성을 촉진해 연골 보호 효과가 좋은 제품이다. 관절염 환자들의 연골 재생·관절 통증 감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은 같이 섭취해도 좋다. 다만 일부 연구에 의하면 글루코사민이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하니, 당뇨환자는 주의해서 섭취할 필요가 있다.이외에도 난각막가수분해물은 계란 껍데기 안쪽의 막(난각막)을 효소 처리해 분해한 물질로, 콘드로이친, 콜라겐, 히알루론산 등 연골 구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관절 통증 완화·연골 손상 개선 효과가 입증됐다.관절 염증을 감소시켜주는 영양제에는 MSM·보스웰리아·초록입홍합추출물·강황추출물·전칠삼추출물·참당귀추출물 등이 있다. MSM(식이유황)의 경우, 누구나 생산 가능한 고시형 원료이면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MSM과 글루코사민이 같이 들어가 있는 제품도 많고, MSM만 별도로 파는 제품도 있다. MSM은 콘드로이친과 같이 섭취해도 좋다. 연골 염증을 완화하는 성분과 연골 재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골 구성 성분을 조합했기 때문이다.염증완화 성분인 보스웰리아는 관절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효소를 억제해 연골 세포의 생존을 돕고 연골 분해를 막아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콘드로이친은 연골 손상 예방과 탄력 유지에 효과가 있는 반면, 보스웰리아는 당장의 관절 염증과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연골 자체를 재생해주는 데는 효과가 약한 편이다. 보스웰리아는 원료에 따른 품질 차이가 존재하는데, ‘보스웰리아 분말(기타가공품)’보다 ‘보스웰리아 추출물(기능성 원료)’이 더 품질이 좋고, 보스웰산 표준화추출, ABKA 표준화물은 더 품질이 좋다는 연구가 있다.초록입홍합추출물은 뉴질랜드산 초록입홍합에서 추출한 오일로, 리프리놀, EPA, DHA, DPA, ALA 같은 오메가3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관절 염증을 줄여주고 연골 손상을 억제해 관절 통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인 제품이다. 초록입홍합추출물은 오일과 분말 제품이 있는데 오일 형태가 분말보다 유효 성분 함량이 높고, 건강기능식품으로 기능성을 인정받은 제품이라는 점을 참고해 선택하면 된다.강황추출물은 말 그대로 강황(울금)에서 추출한 성분이다. 주로 커큐민을 함유하고 있다. 커큐민이 염증반응에서 각종 염증요소들을 감소시켜주고 통증 전달 수용체 민감도를 감소시켜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커큐민은 뇌를 비롯한 온몸 전체에 작용하기 때문에 관절뿐 아니라 전반적인 염증과 통증을 줄여주기도 한다. 전칠삼, 참당귀, 오메가3도 마찬가지로 몸 전체에 전반적인 염증 완화효과를 통해 관절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성분이다.정리하면, 관절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영양제는 연골 구성성분으로서 관절에 도움이 되는 성분(콘드로이친, 글루코사민, 난각막 등)과 관절 염증을 완화해서 통증에 도움이 되는 성분(MSM, 보스웰리아, 초록입홍합, 강황, 전칠삼, 참당귀, 오메가3 등)으로 나뉜다. 둘 중 하나를 섭취해도 좋고, 두 가지 모두 섭취해도 좋다. 또한 관절에만 집중적으로 효과가 있는 성분(콘드로이친, 글루코사민, 난각막, MSM, 보스웰리아, 초록입홍합 등)이 있고, 온몸 전체에 전반적으로 효과가 있는 성분(강황, 전칠삼, 참당귀, 오메가3 등)이 있으니 목적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가격도 저렴한 제품이 있고 비싼 제품이 있는데, 성분명은 같아도 실제 함량 등이 다르니 함량과 가격, 들어간 성분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얼마 전 60대 여성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최근 들어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까지 저리고 힘이 빠져 걸을 때마다 불안하다고 했다. 이 여성 환자처럼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모두 디스크 때문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검사 결과 황색인대 골화증으로 확인됐다. 황색인대는 척추를 구성하는 여러 인대 중 하나로 척추의 만곡을 보존하고 척추를 세우는 역할을 하며, 척추를 굽히고 피는 동작을 돕는다. 정상적인 황색인대는 말랑말랑하고 탄력성이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두꺼워지고 딱딱해진다. 특히 칼슘이 침착되면서 뼈조각처럼 단단하고 두꺼워지는 상태를 '황색인대 골화증'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렇게 두꺼워지고 딱딱해진 인대가 척추관 안쪽으로 자라면서 신경을 압박한다는 것이다. 허리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이 눌리면 허리 통증뿐 아니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까지 저리고 당기는 방사통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데, 치료 시기가 늦어지면 보행 장애나 대소변 장애로까지 악화될 수 있다. 그런데 통증이 등(흉추)을 중심으로 나타나 이 질환을 단순 요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실제로 근육통과 분간되지 않아 바로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가 적지 않다. 황색인대 골화증은 주로 50~60대 이후에서 많이 발견되지만, 척추에 무리가 가는 일을 오래 해왔다면 척추 노화가 빨라져 더 이른 나이에 나타나기도 한다. 허리 통증이 계속되거나 다리 저림, 보행 장애가 동반된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MRI나 CT 검사를 통해 황색인대의 두께와 신경 압박 정도를 평가한다. 황색인대의 상태와 증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가 결정되는데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신경 압박이 심하거나 보행 장애, 대소변 장애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났다면 수술적 치료를 피할 수 없다. 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해 딱딱하게 굳은 인대를 제거하고, 압박된 신경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소 절개만으로 수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고령 환자도 비교적 부담 없이 수술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변 조직이나 관절 등의 손상이 적고 출혈과 염증의 위험성이 낮아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황색인대 골화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진행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따라서 단순한 허리 통증으로 여기지 말고 조기에 원인을 확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허리 주변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생활화한다면 척추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이 칼럼은 강서K병원 김태현 원장의 기고입니다.)
-
병원 밖에서의 삶이 두려운 환자들이 있다. 장루·요루 수술을 받은 분들이다. 장(요)루는 대장암, 방광암, 염증성 장질환, 외상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배변·배뇨 기능이 어려운 경우, 수술을 통해 장의 일부분을 복벽에 고정시켜 몸 밖으로 배설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을 말한다. 장(요)루 보유자는 복부에 착용한 주머니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비워줘야 하기 때문에 자주 화장실에 간다.우리 모두는 내 몸의 상태와 상관없이 어디든 이동하고 화장실에 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장(요)루 보유자에게 거의 모든 화장실은 문턱이 높다. 주머니를 비울 때 높이가 맞지 않아 항상 허리를 구부리거나 불편한 자세에서 주머니를 비워야 해서 밖에 나갈 때는 가급적 공중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장(요)루 보유자들이 많다. 게다가 부득이하게 이용할 경우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빨리 처리해야 한다.기존 장애인 화장실에는 보행이 어려운 환자를 위한 장치는 설치돼 있으나 주머니를 비우고 세척할 수 있는 다목적 변기는 전국에 거의 없는 실정이다. 2023년, 대한대장항문학회에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장(요)루 보유자가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전국에 10개 미만으로 확인됐다. 공공건물에 장(요)루 보유자용 화장실 설치를 의무화하는 일본과 대조적이다. 이러한 차이는 장(요)루 보유자가 일상생활로 돌아가 진정한 재활을 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공간은 우리의 삶을 규정한다. 내 몸의 상태에 따라 갈 수 있는 곳이 제한된다면 장(요)루 보유자에게 진정한 의미의 재활을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이들에겐 일반 화장실도, 장애인 화장실도 아닌 ‘조금 더 배려된 공간’이 필요하다. ‘다목적 화장실’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첫 국무회의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한국의 자살률이 왜 높은지에 대한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이는 장(요)루 보유자들과도 관련된 내용이다. 한국의 장(요)루 보유자들은 일반인보다 우울증 이환율이 높고, 스스로를 고립하며 단절된 삶을 선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이는 단지 의료 문제를 넘어 심리적, 사회적 고립이라는 복합적인 문제로 이어지며, 자살률과도 연관될 수 있다.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병원상처장루실금간호사회’(KAWOCN)에서는 7월부터 ‘다목적화장실을 찾아라’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이 캠페인은 단순히 화장실의 위치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 장(요)루 보유자들을 위한 인프라가 얼마나 부족한지 사회에 알리고 변화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한 첫걸음이라 볼 수 있다. 다목적화장실 설치가 확대되려면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장(요)루 보유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가장 큰 장애물은 ‘사람들의 시선’과 ‘공공시설의 부재’이다. 다목적 화장실이 늘어난다면 일상생활을 다시 시작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
지하철 빵집을 매우 좋아한다. 건강을 생각해 당장 살 수 없더라도 발견하면 꼭 어떤 제품을 파는지 꼼꼼히 보고 기억에 담아둔다. 다음에 지나가면 꼭 사겠다는 다짐도 한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지하철 빵집들이 늘어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작년 말 서울교통공사의 자료에 의하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414역 가운데 빵집이 있는 역사는 총 160곳이다. 역 세 곳 가운데 한 곳 꼴로 빵집이 있다.1000원, 최근 물가를 반영해서 1500원이 기본가가 된 이들 지하철 빵집의 운영 및 생존 비결은 표면적으로는 ‘박리다매’다. ‘빵플레이션’이 일어나 서울의 빵값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킬로그램당 1만7600원으로 뉴욕 같은 도시보다도 두 배 가까이 높다. 그런 가운데서도 지하철역 세 곳 가운데 한 곳에서 1000원, 1500원에 팔고도 살아 남는 빵들이 공존하는 현실이다.그런데 이 ‘박리다매’를 가능케하는 원동력이 사실은 따로 있으니 바로 알코올이다. 술에 취한 이들이 탄수화물에 홀려 빵을 대량구매한다. 아침에는 식사 대용으로 한두 개 정도 사지만 밤에는 술에 적당히 취한 기분으로 한 보따리를 넘어 ‘싹쓸이’를 해 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엔 아버지가 술을 마시면 나무 도시락에 담긴 군만두를 사왔는데, 이제 지하철 빵이 바톤을 이어 받았다.왜 술을 마시면 탄수화물을 먹고 싶어지는 걸까? 그러니까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그렇게 군만두를 사왔던 어린 시절, 밖에서 식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의아했었다. 그건 간이 알코올을 우선적으로 해독하려고 하다 보니 포도당 생성이 느려지기 때문이다. 알코올 해독을 하느라 원래 기능을 못하다 보니 저혈당이 돼, 회복을 위해 뇌에 음식을 먹으라고 신호를 보내는 결과이다.그런 가운데 아무래도 혈당으로 전환율이 가장 높은 탄수화물, 또한 단맛 위주의 지하철 빵이 맛있어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빵을 먹어 주는 것이 나쁘지 않다. 아무래도 단순 및 정제탄수화물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음주로 인한 저혈당을 방어해준다는 것이다. 혈당이 낮아지면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고 반동효과도 일어날 수 있는데, 빵이 이때 적당히 도움을 줄 수 있다.물론 술에 너무 취해 ‘음주 폭식’을 하면 곤란하지만, 귀가길에 3분의 1 확률로 만난 지하철 빵집이 의외로 혈당 방어의 귀인 노릇을 할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떤 빵을 고르면 좋을까? 여러 곳의 지하철 빵집에서 두루 먹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 보자면 1위는 ‘모카번’이다. 2000년대 후반까지 엄청나게 유행이었다가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신기하게도 지하철 빵집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다만 많은 지하철 빵집 모카번이 ‘업그레이드’되어 뱃속에 크림치즈를 품고 있다. 물론 새콤하고 부드러운 크림치즈가 달콤하고 바삭한 빵의 뚜껑과 맛 및 질감 면에서 좋은 대조를 이뤄주기는 하는데, 이왕이면 그냥 빵을 좀 더 먹고 싶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다. 두 번째 추천 빵은 (생)크림 카스테라로 모카번 만큼 흔하지는 않으니 눈에 띄면 반드시 살 것을 권한다. 부드러움과 달콤함의 조화가 매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