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같은 안면통증과 안면경련… 수술해야 치료 됩니다.”

입력 2019.08.13 11:23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삼차신경통·안면경련 명의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

얼굴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거나 이유 없이 떨림이 나타나는 병이 있다. 삼차신경통과 안면경련이다. 두 질환 모두 얼굴에 분포한 뇌신경이 압박을 받아 발생한다. 엄청난 통증과 떨림 때문에 환자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진다. 두 질환 모두 대부분 원인을 모른다. 삼차신경통·안면경련 명의인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를 만나 치료 방법에 대해 들었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경희대병원 제공

-삼차신경통은 어떤 질병인가?

삼차신경통은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병이다. 삼차신경은 제 5번 뇌신경을 말하며 얼굴에 3개의 갈래로 뻗어있다. 첫번째 신경은 이마로, 두번째 신경은 뺨과 코 주변으로 뻗어있고, 세번째 신경은 아래턱과 입 주변으로 뻗어있다. 삼차신경은 얼굴에 오는 통각 등을 뇌에 전달하는 신경인데, 신경이 혈관에 의해 압박을 받으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신경이 압박을 받으면 신경이 과흥분 되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삼차신경통은 칼로 찌르거나 전기를 쏘는 듯한 예리한 통증이 수초에서 수분 가량 지속된다. 칫솔질을 하거나 세수를 할 때, 물을 마실 때 등 사소한 행동을 할 때 불시에 통증이 나타난다. 통증이 극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삼차신경통은 1930년 대에 병에 대해 처음 알려졌고, 1960년대에 병이 증명됐으며 1970년대 치료 목적으로 수술을 시작했다.

-삼차신경통이 왜 나타날까

태어날 때부터 제5번 뇌신경과 혈관이 붙어있는 경우가 있다. 노화로 인해 혈관이 늘어지면서 신경에 늘러붙어 신경을 압박할 수도 있다. 삼차신경통은 중년 이후 여성에게 많이 생긴다.

-삼차신경통은 진단이 잘 되나

그렇지 않다. 제대로 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삼차신경통이라고 알고 나에게 온 환자의 절반이 삼차신경통이 아닐 정도이다. 삼차신경통은 턱주변 신경에 가장 많이 나타나 치통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밖에 비정형 안면통, 후두부 신경통을 잘못 진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확한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나

일단 증세를 유심히 봐야 한다. 삼차신경통은 순간적으로 감전되듯이 통증이 와야 한다. 양치, 식사를 할 때나 찬바람을 쐴 때 벼락 같은 통증이 수초에서 수분 가량 나타나다 없어진다. 양치 등 특정 자극이 없이 오는 통증은 삼차심경통이 아닌 경우가 많다. 통증이 긴 시간 지속돼도 삼차신경통이 아니다. 삼차신경통은 증상이 특징적이기 때문에 경험있는 의사에게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삼차신경통이 확실하다 싶으면 해부학적인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MRI를 찍는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약물부터 쓴다. 스테로이드제, 신경통증을 없애는 진통제나 항경련제를 쓴다. 삼차신경통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이 치료하면 80%에서 효과를 본다. 그러나 이들 약은 몸이 늘어지는 부작용이 있어 환자가 일상 생활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또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효과가 떨어져 약물 용량을 늘려야 한다. 약물을 써도 좋아지지 않으면 수술을 권한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경희대병원 제공

-수술은 어떻게 하나

삼차신경통에는 미세혈관 감압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삼차신경통의 다른 치료법인 알코올 주입술, 신경자극술, 방사선 수술과 비교해도 결과가 좋고 재발률도 20% 내외로 다른 치료법에 비해 낮다. 수술 방법은 귀 뒤에 500원 정도 크기의 뼈를 자른 다음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을 찾고, 이 신경을 압박하는 혈관을 떼어낸다. 우리 병원의 경우는 신경을 분리한 후 그 사이에 1~2mm 굵기의 ‘테프론’이라는 물질을 삽입해 혈관의 박동이 신경에 전달되지 않도록 한다. 간단해보이지만 소뇌 주변의 공간이 작아 조금만 피가 차도 환자 증세가 확 나빠진다. 수술 시간은 3시간 정도 걸리며 수술 후에는 치료 반응이 바로 나타난다. 한 달 정도는 뇌의 압력이 올라가는 코풀기, 물구나무서기 등은 피해야 한다.

-수술 시 원인 혈관이 보이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수술 환자의 30%가 통증의 원인이 되는 혈관을 못 찾는다. 그래도 신경을 자극하는 치료를 한다. 신경은 마치 전선 피복처럼 신경을 덮고 있는 막이 있다. 중추신경에서 말초신경으로 이어지는 부위의 막이 벗겨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태가 통증을 유발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이 부위를 자극한다. 수술 경험상 이런 자극만 줘도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신경 일부를 자르고 나오기도 한다. 감각이상 등의 부작용이 있지만 삼차신경통으로 인한 통증이 워낙 크기 때문에 호전 가능성이 있어 이런 처치라도 해주고 나오는 것이다. 65세 이상의 경우에는 일단 수술대에 올라가면 향후 재수술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경 자극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다.

-안면경련은 어떤 병인가

제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안면경련증이 생긴다. 신경의 압박·과흥분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삼차신경통과 병의 기전이 비슷하다. 안면경련증이 있으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시로 얼굴 한쪽 근육이 떨리고 일그러지며 눈을 찡긋 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얼굴에 나타나는 변화이기 때문에 환자는 움츠러들고 우울증도 잘 생긴다. 내 환자 중에 40대 중반인데 5년 동안 바깥생활을 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반대로 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한편, 두상이 옆으로 넓은 동양인은 안면경련증이 흔하고, 두상이 앞뒤로 큰 서양인은 삼차신경통이 많다. 머리 뼈의 형태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 병원의 환자 비율로 따지면 안면경련이 90~95%를 차지하고, 삼차신경통은 5~10%를 차지한다.

-안면경련증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하나

안면경련 환자 중에 치료가 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안면경련은 시간이 지날 수록 발작 횟수와 강도가 강해진다. 먼저 증상을 살피고 신경 검사를 한다. 수술 결정을 하면 수술 전 MRI를 찍는다. MRI를 찍으면 안면경련의 경우는 95%가 문제 혈관이 보인다. 삼차신경통은 70%만 원인 혈관이 보이는 것과 다른 점이다. 그래서 안면경련증이 치료율이 더 높다. 안면경련의 경우는 치료율이 90~95%, 삼차신경통은 80~85%이다. 안면경련증도 삼차신경통 수술과 마찬가지로 신경에 붙어있는 혈관을 떼어내는 미세혈관 감압술로 치료를 한다. 미세혈관 감압술은 안면경련증에서 유일한 완치법이다. 미세혈관 감압술의 10년 이내 재발률은 안면경련은 10% 내외, 삼차신경통은 20~30%로 알려져있다. 안면신경은 최대한 신경을 안 건드리면서 수술을 해야 하고, 삼차신경통은 일부러 자극을 주기도 한다.

-미세혈관 감압술 시 합병증은?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청력 저하나 청력 소실이다. 안면신경과 청신경은 붙어있어 수술을 하다가 청신경이 손상될 수 있다. 3% 정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역시 3% 정도에서 안면마비가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안면경련과 안면마비는 다른가.

그렇다 안면마비는 안면신경 손상으로 나타난다. 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입해 안면신경을 손상시킨다고 추정하고 있다. 안면마비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회복이 된다. 안면경련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얼굴과 눈을 찡그리는 것으로, 안면신경이 과흥분해 발생한다. 안면경련은 갈수록 증상이 심해진다. 한편, 안면마비 회복 후에 후유증으로 안면경련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신경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과흥분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수술을 해도 치료율이 80%에 불과하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박봉진 교수/경희대병원 제공

박봉진 교수는

경희대 신경외과 교수, 안면경련과 삼차신경통의 근본적인 치료법인 미세혈관 감압술을 2011년부터 2000건 이상 시행했다. 국내에서 가장 수술을 많이 했으며, 과흥분된 신경과 혈관 사이에 자체 개발한 공업용 물질 ‘테프론’을 삽입해 완치율을 높이고 있다. 테프론은 인체에 무해하며 시간이 지나도 변형되지 않는다. 알코올 주입술이나 고주파 시술 등의 시술 보다 처음부터 수술을 하는 의사로 학계에 유명하다. 미세혈관 감압술은 세밀한 술기가 요구되는 어려운 수술이지만,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수술 합병증 발생률은 3% 미만이다. 미세혈관 감압술과 관련해서는 SCI급 저널에 매년 논문을 꾸준히 개재하고 있다. 2018년 아시아-오세아니아 두개저외과학회 학술상 수상을 했으며 개원 45주년 기념 2017 경희 미원임상의학상 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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