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맞춤, 자폐 판단의 중요한 잣대
자폐는 대부분 아주 어릴 적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폐 판정을 받은 김기한(5세)군 역시 정상적인 운동발달이 이루어지다 생후 12개월에서 24개월 사이에 퇴보가 일어났다.
엄마 아빠와의 대화가 급작스럽게 뜸해지더니 눈 맞춤도 잘되지 않았고, 놀 때도 친구들을 찾지 않는 등 주위 환경에 대한 관심 또한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별거 아닌 일에 고함을 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피가 날 때까지 머리를 긁기도 했다.
처음에 부모는 이러한 아이의 행동을 일종의 정신질환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자폐증은 어른에게서 보이는 정신질환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전반적인 발달장애의 범주에 속한다.
즉 자폐증은 사회성 발달은 물론 언어, 인지발달과 행동발달 등 발달 전반에 걸쳐 문제를 가져오는 질환으로, 넓게는 ‘자폐 스펙트럼’이라 불리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은 ADHD, 학습장애, 고기능자폐, 아스퍼거 등을 모두 포함하는 단어다.
특히 눈맞춤의 가능 여부는 자폐 판단에 있어 중요한 잣대가 된다. 자폐는 지능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에도 상대방과 눈 맞춤이 안 되거나 피하는 행동이 대표적 특징이다. 이로 인해 사회적 관계가 원만히 이루어질 수 없게 되고 나아가 학습에도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부모와의 교감을 위해서는 아이에게 금지와 꾸지람 대신 시선고정 훈련을 시키는 것이 옳다.
자폐는 과거, 유전적인 요소가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을 거라 생각했지만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로 미루어 볼 때 유전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요소들이 많이 작용된다고 보고 있다.
요즘 아이들의 경우 과거에 비해 감기나 아토피, 음식 알레르기, 비염 등 면역 기능약화로 인한 여러 문제가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뇌 자체의 감염 - 자폐 아이들은 생후 1~2년에 뇌 세포의 감염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백색질(white matter)이 커져 뇌의 크기가 또래에 비해 커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 등 뇌 손상에서 기인한 원인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해독기능 약화, 수은, 납과 같은 중금속 오염, 환경오염 물질도 자폐의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중금속과 같은 독성물질의 독성을 더 강하게 하기 때문에 자폐 아동 중에 남자 아이의 비율이 높다는 논문도 있다.
미국 자폐증 학회(ARI: Autism Research Institute)와 연구기관(DAN: Defeat Autism Now)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폐를 진단하고 있는데, 이는 뇌 자체가 아닌 전신체기능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자폐증 환자에게는 B6,B12,엽산 글루타치온,아연, 오메가 3가 많이 부족하다.
자폐 아동들의 경우, 사춘기에 들어서면 평소보다 더 많은 영양소가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아연섭취가 부족하면 슬픔이나 흥분 등 감정기복이 심해지는 것으로 연구결과 나타났다.
자폐는 근본 원인을 알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아이의 운동발달, 감각인지 발달 상태가 어떠한지, 시각인지능력, 청각인지능력, 눈의 운동성을 통한 좌우뇌의 기능적 불균형 을 보는 검사해 보아야 한다. 만약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뇌발달의 필수요소인 영양, 산소, 자극을 통해 뇌의 균형적인 발달을 도모해야 한다.
참고로 자폐의 치료는 어려서 시작할수록 효과가 좋고,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 되면 치료효과가 떨어지므로 가능한 일찍 치료 받는 것이 좋겠다.
변한의원 / 변기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