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9세 청소년의 35.1~50.5%, WHO 권고량의 2배가 넘는 나트륨 섭취
성장기 아이들이 짜게 먹는 식습관에 길들여지고 있다.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 조사 결과, 어린이•청소년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1~2세 1283㎎, 3~5세 2017㎎, 6~11세 3134㎎, 12~18세 4110㎎으로 나타났다.
2세 이하를 제외하곤 이미 15세 이상의 기준치(1500㎎)보다 많이 먹고 있는 것이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비만은 물론 고혈압,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키 성장까지 방해할 수 있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위암 발병률을 2.7배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박정환 교수와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팀이 2009~2011년 국민건강영양 조사 참가자 1만9083명을 분석한 결과 하루 소금 섭취량이 14.1g 이상인 사람들의 위암 발생률은 1.6%로, 싱겁게 또는 보통으로 먹는 사람(하루 14g 이하)의 2.7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소금의 과다 섭취로 위의 나트륨 농도가 증가하면 위 점막이 손상되고 염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질산염과 같은 발암 물질에 대한 방어가 약해져 위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소금을 과다 섭취하면 위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늘어나 위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주장도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나트륨이 과도할 때 생존과 성장, 세포변화 등을 더 많이 일으킨다.
아이들의 소금 과다섭취는 어른의 식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국인의 나트륨 과다섭취 문제는 그 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는데 부모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아이들도 짜게 먹는 식습관에 길들여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라면, 햄버거, 프렌치프라이, 치킨 등과 같이 나트륨 함량이 많은 음식을 아이들이 자주 섭취하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이러한 음식에는 소금은 물론 설탕과 트랜스지방이 많이 들었고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는 부족하다.
7~19세의 35.1~50.5%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의 2배가 넘는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는데, 이는 비만을 유발하며 키 성장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건강상의 문제로 봤을 때도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이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건강한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부모가 꼼꼼히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소금 1일 권장 섭취량은 5g이다. 아이들이 짠맛에 익숙해지지 않도록 음식의 나트륨량을 조절하고 인스턴트 식품을 안 먹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 바나나, 배, 키위, 감자, 브로컬리와 같이 체내 나트륨의 배출을 돕는 식품을 먹는 게 좋다.
불규칙적인 식사, 편식, 빨리 먹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나쁜 식습관이 있으면 건강에 곧장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아이들의 키도 잘 자랄 수 없다. 살코기와 유제품에 풍부한 단백질과 칼슘은 물론 비타민,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을 길러야 자녀의 면역력이 높아지고 키도 잘 자랄 수 있다.
/ 하이키한의원 강남본원 윤가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