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진료를 하다보면 향긋한 봄향기가 진료실 창문을 통해 온 몸으로 스며들어 기분이 좋아진다. 진료 받는 아이들도 봄기운을 받아서인지 대부분 활기 있는데 몇몇은 의기소침해 있거나 주눅이 들어있다. 겨울 내내 성장치료를 하면서 성장에 좋은 생활습관을 잘 지킨 아이들은 키도 훌쩍 커 활기 있고 밝았지만 그렇지 못했던 아이들은 힘이 빠져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 진다.
키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들은 많다. 그 중에서도 소아비만은 소아 성인병이라 불리는 소아 당뇨, 소아 고혈압, 소아 중풍 등의 원인 뿐 아니라 키크기를 방해하는 원인으로도 작용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며칠 전 보건복지부와 동국대 일산병원이 음식을 짜게 먹는 청소년들의 비만위험을 조사하여 분석결과를 발표하였다. 분석 결과 짜게 먹을수록 비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은 같은 양의 나트륨을 먹더라도 성인보다 비만의 상대적 위험도가 4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짜게 먹는 청소년은 싱겁게 먹는 청소년보다 비만위험이 80%가량 높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도 염분이 많은 음식을 먹은 어린이들은 비만 아동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주로 인스턴트 음식이나 과자와 같은 스낵류를 먹을 때 자연스럽게 염분 섭취량이 증가하기도 한다.
비만은 외모만의 문제가 아니며 신체질환이나 정신적 문제까지도 야기 한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과도한 열량 섭취와 활동량 부족으로 뚱뚱한 아이들이 늘고 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분해하면서 키가 클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비만한 아이는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 때문에 성장호르몬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또 지방이 많을수록 피하 지방에 ‘렙틴’이 높아져서 성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하여 사춘기를 빨리 오게 만든다.
비만인 남자아이는 사춘기 시작이 1년 이상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만인 여자아이는 37.5%가 초경을 11세 이전에 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정상체중의 아이보다 4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살이 많이 찌면 성장판과 뼈나이도 빠르게 진행이 되는 경우가 흔하다. 뚱뚱하면서 키는 작은 아이들에게는 체지방을 줄이면서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감비조경(減肥調經) 요법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그간 성장치료를 하면서 뚱뚱한 아이들에게 감비조경 요법으로 치료한 결과 성장호르몬 IGF-1이 29.4%가 증가했고 키는 연평균 7.2㎝가 자라면서 여성호르몬의 진행이 억제되어 빠른 사춘기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었다.
위기에 처방된 감비조경 요법은 율무와 인진쑥, 강황과 같은 콜레스테롤이나 지방 분해를 도와주는 효과가 있는 약재를 위주로 치료해 살을 빼면서 여성호르몬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자녀의 평생건강은 어릴 때부터 지켜야 하므로 비만예방을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계단으로 오르기, 학교나 학원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기, 심부름하기, 텔레비전 볼 때 제자리 걷기나 스트레칭 하기, 밥 먹고 바로 눕지 않기 등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또 매일 30~60분 이상 뛰어놀게 해줘야 하고 텔레비전과 컴퓨터 사용시간을 2시간 이내로 하게 해야 한다. 인스턴트 음식과 탄산음료수를 먹지 않고 저지방 우유를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기고자 :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