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정연이. 키가 또래보다 작은 편인 정연이는 매년 찾아오는 겨울방학이 두렵다. 방학이 끝나는 개학날 몰라보게 커버린 친구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방학동안 다들 부쩍 키가 크는데 혼자만 크지 않는 것 같아 고민이다. 방학을 대비해 벌써부터 각종 학원과 운동, 캠프 등을 알아보느라 분주하다. 키 성장을 위해서는 학기 중에 바쁘게 보낸 아이들에게 잠시라도 쉬는 시간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방학을 앞둔 자녀의 몸 상태와 신체변화를 살펴본 후 또래보다 작거나 뚱뚱하거나, 너무 급격히 크는 것 같다면 성장클리닉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장판 검사와 뼈 나이, 성호르몬의 분비 정도와 예측키를 살펴보고 미리 대처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의 학습을 위해서 책을 보는 것 뿐 아니라 자신의 몸을 단련하고 건강을 유지하고 더불어 최대한 클 수 있는 가능성을 살려서 최상의 조건으로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2∼3년 동안 급 성장기를 겪게 되는데 1년에 남아는 평균 7.0㎝ 여아는 평균 6.8㎝ 정도씩 자란다. 사춘기란 남아의 경우 고환이 커지는 시기부터라고 말할 수 있다. 2차 성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음모나 몽정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할 때이고 여자의 경우 가슴에 유선이 발달하는 시기를 말한다.
만약 사춘기 이전에 1년 동안 4㎝ 이하로 자란다거나 사춘기가 시작됐는데 키가 별로 눈에 띄게 크지 않는다면 성장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검사결과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특발성 성장장애라고 하며, 이런 경우가 한방 성장클리닉 치료 대상이 된다. 작년 12월에 정연이가 어머니와 함께 겨울방학 시작하자마자 성장클리닉을 찾았다. 방문 당시 키 135㎝에 체중은 37㎏로 평균 키보다도 작았고 약간 비만인 상태였다. 더구나 4학년 초반부터 유선이 발달하고 음모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 어머니는 주변에서 2차 성징이 일찍 시작되면 키가 덜 큰다는 말을 듣고 급하게 찾아왔다고 했다.
예상했던 것처럼 정연이는 성장판은 문제가 없었지만 뼈 나이는 1년6개월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고, 혈액검사 결과 여성호르몬이 나타나고 있었다. 성조숙증이라기 보다는 다소 빠른 사춘기라고 봐야 했다. 조기성숙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는 어렵지만 달걀을 하루에 2∼3개씩 꾸준히 먹었고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과 인스턴트 음식을 좋아하는 식습관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문제는 정연이가 앞으로 약 2년 정도 밖에 크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우선 정연이의 여성호르몬 수치를 낮추면서 키 성장 치료를 하는 한약과 하이키 성장탕을 처방했다. 그 결과 약 2개월 만에 정연이의 키는 1.7㎝가 더 자랐고 여성호르몬 수치는 처음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즉 키는 크면서 여성호르몬 수치는 늘어나지 않은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다. 1년 후에는 키가 143㎝로 또래와 거의 같은 키를 유지하게 되었다. 또한 여성호르몬 수치는 또래들과 거의 비슷하게 정상화되어 가고 있으며 아직 생리 전이라 이대로만 간다면 예후가 상당히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이키한의원 박승만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