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과 축농증은 자칫 감기 증상과 혼동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두통과 집중력 장애를 일으키는 이유도 감기인 줄 알고 오래 두어서 생기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몸이 약해 늘 감기에 걸린 것 같아요.” 라고 말하는 부모들을 위해 구분법을 소개한다. 코를 훌쩍이고 코맹맹이 소리를 내는 원인은 대부분 콧속에 있는 ‘인두 편도’라는 곳에 이상이 생기는 콧병 때문이다. 인두 편도는 몸속에 들어온 나쁜 병균을 물리쳐야 하는 공간으로 인두 편도가 심하게 커진 경우(아데노이드 비대증)에는 콧물이 난다.
만 1~6세 유아들이 콧물을 흘리는 원인도 대개 비염과 축농증 때문이라 과언이 아니다. 비염과 축농증은 다르다. 비염은 콧속을 싸고 있는 점막에 염증이 생겨 생긴 병으로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는 증상이 계속된다.
반면 축농증은 콧속의 ‘부비강’이라는 부분이 세균에 감염되어 생기는 것으로 고름이 생기기도 한다. 감기를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거나 비염이 오래되면 부비강에까지 영향을 미쳐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비염과는 달리 축농증은 3세 이상에게 나타난다. 아기는 면역 기능 자체가 약해 감기에 쉽게 걸리고, 또 낫는 듯하다가 또 걸리기도 한다. 콧속 역시 감기 때문에 지저분해 있는 상태에서 꽃가루나 집 먼지 진드기, 곰팡이, 동물의 털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환경에 잘 노출된다. 이렇게 알레르기 원인에 의해 발병되는 비염을 알레르기성 비염이라고 부른다. 알레르기 인자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나 자극적인 냄새 때문에도 발병할 수 있다.
그렇다면 비염과 축농증 등을 미리 알아챌 수는 없을까. 일단 감기가 꽤 오래간다 싶고, 콧물을 계속 흘리고 있으면 비염인지 확인해 봐야 한다. 코맹맹이 소리가 더 심해지거나 평소 그렇지 않았던 아이가 입을 벌리고 잔다면 비염일 가능성이 있다. 아이가 감기 후에 우유 등을 잘 먹지 않으려 하면 급성 비염으로 코가 막히면 그럴 수 있다. 낫는 듯하다가 갑자기 열이 오르고, 누런 콧물이 그치지 않으면서 열흘 이상 지속하는 경우라면 급성 축농증이다.
보통 알레르기 비염과 축농증이 별개인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비염을 앓는 아이의 70% 정도는 축농증 증세를 동반하기도 한다. 그러니 비염이나 축농증만 치료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병행해야 치료할 수 있다. 만약 6세 이상이라면 침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축농증을 점검하는 법은 다음과 같다.
코맹맹이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
코가 막히고 누런 콧물이 흐른다.( )
두통을 호소한다.( )
콧물에서 악취가 나기도 한다.( )
위 점검표에 한 가지라도 해당한다면 병원에 가는 게 좋다. 특히 13세 이전에는 부비강 구조가 하나로 연결돼 있어 코에 염증이 생기면 쉽게 부비강까지 침범할 수 있다. 감기 증상이 10일 이상 지속하고, 노란색 콧물을 흘린다면 급성 축농증일 가능성이 크다.
축농증을 미리 치료해야 하는 이유는 많지만, 특히 코막힘으로 뇌에 산소가 부족해져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본의 아니게 산만한 성격으로 변할 수 있다. 축농증 자체가 머리를 나쁘게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성격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는 있다.
/기고자 :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