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원하는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특히 노화로 인해 퇴행성 질환을 앓기 시작한 분들이 더 자주 말씀하시곤 한다. 나이가 들면서 몸 이곳저곳이 뻐근하고 아픈 부위가 나타날 수 있는데, 만성적인 미세염증 반응이 그 원인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통증을 없애기 위해 소염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한다면 통증 없이 지낼 수 있을까? 간혹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통증에 대해 좀 더 들여다보면 오히려 건강에 위험한 발상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겪는 통증의 대부분은 염증 반응으로 발생하는 통증이다. 염증 반응은 쉽게 말해 생체 조직이 손상을 입었을 때 체내에서 일어나는 반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외상이나 바이러스, 세균 등에 우리 몸이 반응하면서 부분적으로 충혈이나 부종, 발열, 통증 등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비유하자면 몸 곳곳에서 외부 침입과 전쟁이 벌어지는 셈이다. 이런 염증 반응은 손상된 조직을 다시 회복하거나 조직에 손상을 가한 원인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괴사한 조직 등을 제거하는 과정 등을 통틀어 말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범위가 넓다.
염증 반응의 가장 큰 특징은 위에서도 말한 우리를 괴롭히는 주범, ‘통증’이다. 어딘가 붓고 아프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신경이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어 우리는 예전부터 통증을 나쁘게만 인식하고 있지만, 사실 염증 반응은 우리 몸이 보내는 가장 원초적인 신호이다. 몸이 감염이나 상처의 악화 등으로부터 빠르게 대처하면서 발생하는 반응이기 때문이다. 치료 방법 중 인위적인 염증 반응을 만들어 체내 재생 효과를 끌어올리는 치료도 있을 정도로 염증 반응은 우리 몸을 건강히 유지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히려 만성적인 염증으로 신호 체계가 무너지게 되는 경우가 악화하기 더 쉽고 치료 기간도 길어진다.
염증으로 나타나는 통증은 말초신경이 전기신호로 대뇌를 자극해서인데, 몸에서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 혈류 흐름을 증가시켜 회복 과정에 들어간다. 이때 늘어난 혈류로 발열도 같이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만성 염증의 영우 이 신호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염증이 발생하여도 대뇌 자극까지 이어지지 않아 정상적인 반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면역대사가 활발해지지 않으니 우리 몸 회복을 도와주는 백혈구나 림프구의 양이 충분히 늘지 못해 복구 기간이 길어진다. 그러면서 또 염증이 발생해 악화가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염증은 크게 급성염증과 만성염증으로 나뉘는데, 두 경우에 주로 작용하는 혈구가 다른데, 급성염증은 호중구가 만성염증은 대식세포와 림프구가 작용한다. 근골격계 질환에서 발생하는 염증의 경우 만성적인 질환으로 악화된 경우가 아니라면 급성염증인 경우가 많다. 앞으로 연재할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위적 통증들 역시 이 염증 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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