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뇌의 3가지 기능
소뇌(cerebellum)는 뇌에서 두 번째로 큰 부분으로 대뇌 뒤쪽 아래에 위치한다. 바깥의 소뇌겉질은 회색질로 되어있고, 신경섬유들이 지나가는 소뇌속질은 백색질로 구성되어 있다. 소뇌속질은 나뭇가지 형태와 닯아서 소뇌나무(소뇌활수, arbor vitae)라고도 한다.
자료=<생리학>(박억숭 공저/수문사)
소뇌의 주요 기능은 미세조절, 평형유지, 위치조절 세 가지이다. 소뇌가 손상을 입으면 ‘소주를 세 병 마셨을 때’ 같은 만취상태가 된다고 이해하면 쉽다.
사실, 술의 급성 부작용은 알코올이 주로 대뇌에 영향을 주어 운동과 지적 행동 장애가 생기는 것이지만, 일시적으로 소뇌기능 장애도 유발할 수 있다.
소뇌 기능 장애가 생기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① 먼저, 소뇌는 근육의 미세한 조절을 통해 뼈대근육의 수축이 부드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만취한 사람의 걸음걸이를 보면 앞으로는 걸어가지만 미세조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비틀 비틀거리는 보행 장애가 나타난다.
② 뼈대근육의 활성을 조절하여 평형과 자세를 유지한다. 만취한 사람은 일어설 때 옆 사람의 부축이 없으면 곧 쓰러질 것처럼 균형 감각이 없어지고 자세도 유지하지 못한다.
③ 소뇌는 근육과 관절의 고유감각정보(proprioceptive information)를 받아 신체의 위치조절에 사용한다. 만취한 사람이 “눈을 감고 코를 만져 보세요!”라고 하면 정확하게 코를 만지지 못하고 코 주변을 더듬거리는 것처럼 고유감각정보의 감지 불능이 나타난다.
어지럼증은 두통과 더불어 신경과를 방문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다. 어지럼증이 있으면서 천장이 도는 느낌(현훈, vertigo), 자세 불안과 눈 떨림(nystagmus)이 동반되는 경우는 그 원인이 귀(속귀)인지, 중추신경(소뇌)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경색(infarction)의 위치가 소뇌인 경우에도 위와 같은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속귀의 염증에 의해 발생하는 어지럼증은 원인이 해결되면 금방 회복될 수 있지만, 중추신경의 손상 즉, 소뇌의 경색에 의한 손상은 회복될 수 없다. 따라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혈관을 손상할 만한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갑자기 어지럼증이 생겼다면, 뇌 CT와 MRI 등을 통해 뇌출혈, 소뇌의 뇌경색 등이 있는지 확인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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