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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착성 관절낭염, 바른 자세와 꾸준한 운동이 치료 지름길

전문의가 알려주는 통증, 재활의학 이야기

다남재활의학과/천윤목 원장

올해로 40대 중반인 가정주부 S씨는 평소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편이다. 동네 공원 산책로에서 꾸준하게 운동도 한다. 수개월 전부터 원인 모를 좌측 어깨 통증이 생겼다. 어깨를 다치거나 크게 무리한 것도 없었다. S씨는 아픈 어깨에 자극이 될까 싶어 좌측 팔의 사용을 줄였다. 통증이 발생하는 자세도 피했다. 그럼에도 통증은 점차 심해졌다. 오히려 팔의 움직임에 제한도 발생했다. 찬장의 그릇을 꺼내기가 어려워 졌고 혼자서 옷을 입고 벗기도 힘들어 가족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병원을 찾은 S씨는 좌측 어깨 유착성 관절낭염 진단을 받았다

유착성 관절낭염, 매우 낯선 질환 같이 느껴지지만 사실은 아니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회전근개질환, 충돌증후근 등과 함께 어깨통증의 주된 원인질환이다. 흔히 사용하는 다른 이름은 ‘오십견’이다. 의학적 관점에서 ‘오십견’은 여러 원인에 의한 어깨통증을 뭉뚱그려 표현한 부정확한 진단명이다. 게다가 유착성 관절낭염이 50대에 겪는 병이라는 그릇된 편견도 준다. 유착성 관절낭염 환자 다수는 40대에서 60대 사이의 여성이다. 드물게 더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환자도 있다. 

환자들은 왜 병이 발생했는지 궁금해한다. 병의 원인이 아리송하기 때문이다. 유착성 관절낭염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한다. 어깨 사용 정도와 큰 관련도 없다. 오히려 덜 사용하는 어깨에 더 많이 발생한다. 오른손 잡이인 경우 왼쪽 어깨에 더 많이 발생하는 식이다. 물론 어깨 질환 또는 수술 및 외상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경우는 이차성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 한다. 병은 보통 한 측 어깨에 발병하나 20~30%의 환자에서 양측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동일 어깨에 재발하는 경우는 드물다. 아프지 않던 어깨에 다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당뇨병, 갑상선질환 등의 내분비계 질환이 있으면 더 흔히 발생한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 통증, 여러 방향의 어깨 운동 범위 소실을 유발한다. 병이 일상 생활에 불편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싶다. 고약한 것은 환자들의 달콤한 밤잠마저 빼앗는 것이다. 환자들은 통증 때문에 아픈 어깨 방향으로 드러눕지 못한다. 잠결에 몸을 뒤척이다 어깨 통증에 놀라 잠에서 깨기를 반복한다. 어깨가 눌리면 염증이 있는 관절낭이 압력에 팽창되고 혈액 순환이 감소하면서 통증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경험을 통해 스스로 아픈 어깨를 위로 하고 자는 방법을 터득한다. 이게 어렵다 싶으면 쿠션, 베개를 어깨, 팔, 다리에 적용하여 체중을 분산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치료 중 다시 만난 환자에게 교육 해드린 어깨 운동 열심히 했냐고 필히 묻는다. 환자 다수는 대답 없이 그저 웃기만 한다. 운동을 못했다는 나름의 표현이다. 병원에서 교육받은 운동은 복잡하지 않다. 어깨 스트레칭과 관절 가동 범위 운동으로 단순하다. 하지만 꾸준히 하기는 어렵다. 약물 복용과 주사 치료로 당장의 통증도 감소되어 있다. 게다가 아픈 어깨를 소중하게 아끼고 싶은 심리도 작용한다. 유착성 관절낭염에서 운동은 치료 기간을 줄이는 필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운동은 꼭 해야 한다는 말이다. 단 의사가 이차성 유착성 관절낭염을 유발하는 어깨 질환 유무를 확인 후 시행해야 하겠다.

드물게 유착성 관절낭염이 치료 없이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증상 호전에 수년 이상이 걸린다. 일부 환자는 증상이 지속된다는 보고도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치료는 관절낭의 염증을 감소시켜 통증을 줄이고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를 점차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핫팩, 초음파 등의 온열치료와 물리치료, 관절강 내 스테로이드 주사요법, 수압 팽창술 등을 적용한다. 이외에 드물게 마취하 도수 조작법, 관절경적 관절낭유리술 등의 수술적 치료도 시행해 볼 수 있다.
불과 수십 년 전까지 어깨 질환은 치료가 쉽지 않았다. 지금은 관련된 의학의 발전으로 언제든지 어깨 질환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의학적 치료가 아픈 어깨를 건강한 어깨로 바꿔주는 도깨비 방망이는 아니다.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적절한 운동을 해주는 것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문의가 알려주는 통증, 재활의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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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남재활의학과 /천윤목 원장
서울대 졸업
CHA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대한 재활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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