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 만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이애란 씨의 ‘백 세 인생’의 노랫말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재는 장수시대다. 65세면 정부에서 공인한 노인에 해당한다. 10년 전만 해도 이때쯤 되면 ‘할머니’, ‘할아버지’란 단어가 익숙한 시기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자신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고 나의 건강을 위해 좋은 음식은 마다하지 않는다. 신체나이도 역시 젊다. 인생 후반기에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분들을 액티브시니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액티브시니어에 해당되는 연세가 55~65세였다면 지금은 69~85세으로 이전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전체 60대 인구 중 1.18%만이 난청 진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2013년 기준). 액티브시니어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난청치료는 우리에게 아직 먼 이야기이다
노인성 난청은 유전, 노화, 소음, 이독성 약물, 흡연으로 발병한다. 우리 귀에 있는 달팽이관 속의 유모세포와 청신경이 퇴행하며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표현이 어울릴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난청은 귀뿐만 아니라 뇌와도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다.
노인성 난청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귀의 청각기능의 장애뿐 만 아니라 뇌의 청각기능에 장애도 오게 된다. 시끄러운 곳에서 듣고 싶은 소리만을 골라 들을 수 있고, 소리가 나는 정확한 방향을 감지하며, 넓은 광장에서도 울리는 마이크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는, 뇌에서 소리를 구분하고 분석해서 정확히 들을 수 있게 하는 능력이 현격히 저하되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말소리를 듣고 이해하는 베르니케 영역이라는 부위가 있는데 난청이 있는 사람에게선 이 부위의 뇌피질부가 위축되는 결과를 보인다. 이는 난청 후에 발생되는 치매와의 연관성을 증명하는 사실이다. 또 치매환자의 뇌에 발견되는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난청을 가진 쥐의 뇌에서 축적되는 결과를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난청 자체로 인한 우울감이나 자신감의 상실, 상대방에 대한 부담감으로 점점 고립되고 혼자 지내기 시작함으로써 뇌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는 기회를 잃게 되는 사실도 치매의 병발원인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렇게 치매 확률을 높이는 노인성 난청은 아쉽게도 완치할 수 없다. 다만 노인성 난청 조기에 보청기를 착용하면 청력 손실의 진행을 막는다는 사실이 우리를 안심시켜준다. 더욱이 치매와도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사실이다.
지금 나의 청력을 생각해보자. 가족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거나 소리는 들리지만 이해하기가 어렵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단과 올바른 보청기처방을 통해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