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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흡연’, 금연을 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

정진규 교수의 평생건강관리 클리닉

충남대학교병원 /정진규 교수

2013년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 바라는 소망은 개인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그중에 공통된 것을 꼽으라면 ‘나와 사랑하는 나의 가족이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건강을 지키는 쉽고도 중요한 방법 하나가 금연이라는 것은 더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올해도 흡연을 하는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 또 가족과 주변 사람을 생각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매년 금연계획을 세우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삼차 흡연(제 3 간접흡연)이란?
우리는 직접 흡연, 간접흡연이라는 용어는 매우 익숙하다. 간접흡연이란 비흡연자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담배연기를 마시는 것으로, 간접흡연이 각종 암의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부모가 흡연을 할 경우 영아돌연사증후군이나, 각종 호흡기 감염이 증가된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그다지 친숙하진 않은 '3차 흡연(Third-hand smoke)‘이란 무엇인가? 이는 최근에 만들어진 용어로 아버지가 집 밖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또는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골초 흡연자와 같이 있는 상황에서 직접 또는 간접 흡연자의 몸, 옷, 머리카락 묻은 담배 연기가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달되는 현상이다. 우리가 최근 송년회를 하다보면 술을 가까이 하면서 담배를 가까이 하는 경우는 많이 접하게 되는데, 귀가 후 흡연은 하지 않거나 혹은 직접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주변 사람들이 피운 담배 연기에 옷에 배인 담배 냄새가 매번 찝찝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기에 잘 이해 할 것으로 생각된다.

즉, 3차 흡연은 집 밖에서나 자녀가 집에 없을 때 담배를 피우거나 본인이 직접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주변의 담배 연기가 옷에 배일 경우 담배의 독성물질이 그대로 나의 사랑하는 가족, 아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기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인 것이다.

3차 흡연, 내 아이의 체내 니코틴은?
흡연자인 아버지가 실외에서 담배를 피우더라도 부인과 12세 이하 자녀의 모발 속 니코틴 농도를 조사하여 보았다. 그 결과 비흡연자 가정에 비해 두 배 가량 높게 나온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특히 흡연자 가정의 만 6세 이하 영유아는 모발 니코틴 농도가 비흡연자 가정에 비해 네 배나 높았으며, 최고치를 기록한 생후 6개월의 아기는 니코틴 수치가 6.346Nic(ng/mg)로 하루 1-2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성인 흡연자의 기준치 5.0Nic(ng/mg)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처럼 영유아 특히 아기들에서 모발내에 니코틴 농도가 더 높고 3차 흡연에 더 취약한 이유는 부모의 머리카락이나 옷에 묻은 소량의 미립자를 항상 들이 마실 수 있고, 기어다니면서 빨 수도 있다. 또 몸무게에 비해 체표면적이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도 하나의 이유도 풀이된다.

3차 흡연은 얼마나 위험한가?

1. 3차 흡연이 자녀들에게 미치는 영향
소아과전문의인 미국 위니코프 박사는 지난 2009년 1월 '소아과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담배연기가 옷과 의자, 카펫의 유해물질과 결합하면 며칠이 지나도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어린이에게는 더욱 해로울 수 있다며 3차 흡연의 폐해를 경고했다. 또, 세포 유전자의 비정상적인 발현으로 인한 폐암 유발 과정을 보면 니코틴에 적게 노출되더라도 그 양과는 상관없이 위험도는 같았다. 즉, 간접흡연과 3차 흡연에 아무리 적게 노출돼도 안전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앞에서 보인 모발 니코틴 농도 실험을 보더라도 유아나 어린이는 성인보다 3차 흡연으로 인한 유해물질로 피해를 볼 확률이 더욱 높아 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2. 3 차 흡연은 새로운 발암 물질을 유발 시킨다.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옷 등의 섬유소에 붙어 있던 니코틴이 공기 중의 아질산과 반응해 암을 유발하는 니트로자민(Nitrosamine)을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실시된 또 다른 실험에서도, 담배에서 원래 발생되는 물질이 아니라 흡연 후에 옷 등에 배인 잔류물과 실내의 유해물질이 결합해 암을 유발하는 새로운 오염물질이 생성돼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사람들은 누구나 나와 나의 가족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란다. 특히 사랑하는 나의 자녀들이 ‘예쁘고 건강하게 잘 자라 줬으면’ 하고 바랄 것이다. 금연의 과정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애초에 시작을 않는 것’이 흡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나의 가족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3차 흡연으로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반복하면 금연의 길이 덜 험란하지 않을까?


/기고자 : 충남대학교병원 정진규 교수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진규 교수의 평생건강관리 클리닉

독자들과 함께 하는 정진규 교수의 평생건강관리 클리닉!
현대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각종 성인병과 아울러 스트레스 대해 의학적으로 풀어봅니다.

충남대학교병원 /정진규 교수
1998년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2004년 가정의학과 전문의
2007년 의학박사
현재 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장/부교수
세계 가정의학회 회원
TJB 객원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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