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봄 꽃 축제가 열리고 있다. 출퇴근길 알록달록 피어난 꽃들 덕에 마음까지 절로 화사해진다. 봄 소식은 진료실에서도 느낄 수 있다. 늘 이 맘 때가 되면 내원 환자들에게 자외선차단제에 관한 질문을 받기 때문이다. 대부분 비슷한 단골 질문인데, 오늘은 자주 받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들려주고자 한다.
자외선차단제, 비오는 날엔 비비 크림만 발라도 된다?
‘NO’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햇볕이 있을 때의 자외선만을 피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햇볕이 강한 날에만 차단제를 바르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피부를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자외선의 80퍼센트는 흐린 날에도 존재하므로 자외선차단제는 1년 365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만성적인 햇빛 노출은 피부 노화를 불러 오는데 어려서부터 자외선 노출의 누적 효과에 의해 발생하므로 출생 6개월 이후에는 자외선 노출 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특히 성인이 되기 전까지 일생에 받는 자외선 량의 80%를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이 노출되므로 학동기에 야외에서 뛰어놀 때도 발라주는 것이 좋다.
자외선차단제는 제형별로 차이가 없다?
이 또한 필자는 ‘NO’라고 답하고 싶다. 자외선차단제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피부타입, 용도, 장소 등에 따라 가장 효과적으로 선택해서 사용해야 한다. 우선 자외선차단 선택에 가장 중요한 기준은 ‘본인 피부 상태’ 이다. 피부 타입이 건성이라면 기본적으로 부족한 유, 수분을 보충해주면서 피부에 쉽게 밀착되는 크림이나 로션 타입을 바르는 것이 좋다. 지성 타입은 유분이 많은 썬크림을 사용하면 모공을 막아 트러블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비교적 가벼운 오일프리 타입이 낫다. 만약 여드름 피부라면 크림이나 스틱 제형보다는 가벼운 제형을 쓰는 것이 좋다. 중성 타입인데 겨울엔 건조하고 여름엔 기름지다면 계절 따라 다른 제형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프레이 타입은 얼굴에 분사되면 좋지 않으므로 팔, 다리 등에 사용하는 게 좋다.
자외선차단제는 많이 바르면 좋다?
대답은 ‘Yes’ 또는 ‘NO’이다. 자외선차단제의 사용 적당량은 크림, 로션 타입을 기준으로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이다. 한번에 대략 2g을 바르라고 한다. 30g의 썬크림을 샀다면 보름 만에 다 써야 하는 양이므로 사실 한번에 바르기에는 많은 양이다. 한번에 많은 양을 발라야 하는 것은 맞지만, 무턱대고 자주 바르면 오히려 모공을 막을 수 있다. 먼지 위로 덮여진 자외선 차단제 때문에 피부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음을 기억하자.
자외선차단제의 성분이 피부에 흡수되어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적어도 외출 30분 전에 발라야 한다. 햇빛 노출 부위인 얼굴 외에도 팔, 목, 다리, 귀 등에도 꼼꼼히 발라야 한다. 보통은 하루에 1~2회 정도 바르면 충분하지만 햇빛이 강하거나 야외활동이 길어질 땐 3~4시간마다 덧발라야 한다. 여성들의 경우 화장한 상태에서 계속 자외선차단제를 덧바르면 트러블이 생기거나 화장에 얼룩이 생길 수 있다. 이럴 경우 밀리지 않는 파우더 타입을 가볍게 덧바르는 것이 좋다.
끝으로 자외선차단제는 꼼꼼한 클렌징이 중요하다. 1차 세안 제품으로 가볍게 닦아내고 2차 세안으로 구석구석 잘 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