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가글로 없앤다? 과용하면 부작용만

입력 2020.03.26 14:39

올바른 구강 살균법

(가글하는 여성 사진)​
클로르헥시딘 성분의 가글액을 과용할 경우 세포 손상, 착색 등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이후 구강 살균을 위해 가글액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특히 대표적인 가글액 성분 중 하나인 '클로르헥시딘'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소문이 번지기도 했다. 클로르헥시딘이 살균 효과를 지닌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과하게 사용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클로르헥시딘 성분, 치아·잇몸 손상시켜

스페인 플리머스대 연구팀이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연구에서 클로르헥시딘 성분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0.2% 농도의 클로르헥시딘으로 하루 2번씩 가글한 결과, 이들의 타액 pH 농도가 낮아져 산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산성화된 타액은 치아·잇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치주과 김태일 교수는 "클로르헥시딘은 세균을 죽이는 살균력이 있으므로 과용하면 세포 손상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필요할 때 적정량만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연구가 더 많다"고 말했다.

클로르헥시딘은 '헥사메딘', '퍼스크린' 등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으로 출시돼 있을 만큼 안정성과 살균력을 인정받은 성분이다. 그러나 이는 적정량을 적정시간 사용했을 때 얘기다. 시중에 출시된 0.1~0.2% 농도의 클로르헥시딘은 한 번에 15mL 정도만 머금고 30초~1분 가량 가글하는 게 올바른 사용법이다. 하루 2번 이상 사용하거나, 열흘 이상 연달아 사용할 경우 치아나 혀가 착색되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클로르헥시딘은 소독약으로 널리 쓰이는 '포비돈 요오드'와 달리 치아와 점막에 일정 시간 달라붙어 효과를 내므로 자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치과선, 잇몸 수술 후 등 필요할 때만 처방

치과에서는 클로르헥시딘을 ▲발치를 한 후 ▲잇몸 수술을 받은 후 ▲치아에 문제가 있어서 치료를 받아 살균이 필요한 경우에 처방한다. 염증이 있거나 치료 중이어서 세균 감염이 걱정될 경우, 필요한 동안에만 사용하는 것이다. 김태일 교수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클로르헥시딘을 사용하는 것은 과유불급"이라며 "건강한 사람은 평소 손을 잘 씻고, 하루 세 번 식사 후 양치하는 것으로 충분한데, 걱정된다면 의약품이 아닌 일반 가글용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